아픈 사랑 제19회

저문들녘바람처럼 | 2015.12.31 09:50:01 댓글: 7 조회: 3080 추천: 2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946720
매년 이맘때면 의례 그랬듯이 시에서는 两会때문에 바빴다.

올해에도 발언합니까?”

은하는 작년에 수찬의 제의안이 채납되여서 정협회의에서 보고를 하던 일을 떠올리며 물었다.

아니,이번엔 그냥 벙어리노릇하며 듣기만 할거요.”

수찬은 시정협의 상무위원이다. 몇년래, 우로는 정부의 부담을 분담하고 아래로는 군중의 곤난을 해결주며 건의성적인 제의안을 제출하여 주민생활최저보장과 사회복지에 보다 혜택을 가져다주었다.작년엔 정협회의에 이어정협위원이 보는 정부사업보고라는 특별탐방프로에 출연하기도 했다.

올해는 아내의 병치료에 뒤치닥거리느라고 정협일에 별로 신경을 못썼다.

한편 은하는 송년문예야회준비로 분주히 돌아쳤다. 매년 년말이면 학원들이 함께 모여 문예야회로서 송구영신을 하는게 H대학의 관례이다.

올해는 특별히 공회의 위탁을 받아 은하가 사회를 보게 되였다. 파트너는 예술학원의 나젊은 화술강사였다.

나이에, 그것도 새파랗게 어린 전업 사회자와 무대에 선다는게 주저되기도 하였다.

, 늦기전에 . 아직 볼만하다.”

친구는 몇년 있으면 나설 기회도 없다며 하라고 부추겼다.

사실 은하는 전업은 아니였기만 화술에 남다른 재능이 있었다.

사회말을 작성하고 파트너와 대사를 맞춰보는등 준비를 끝낸후 마지막 코스로 드레스 고르러 갔다.

은하는 웨딩샵직원의 도움으로 드레스를 바로잡아입고 거울앞에 섰다. 결혼 십여년만에 첨으로 입어보는 드레스였다. 어깨가 드러나고 허리라인을 살린 드레스를 은하는 아직 충분히 소화해내고 있었다.

문득우리 결혼하기오.”라고 속삭이던 수찬이의 말이 떠올랐다. 그땐 현실적으로 이루어질수 없거나 있대도 까마득히 후날의 일이라고 그냥 흘려버렸던 말이였다. 하지만 이순간만은 그게 진실로 다가왔음하는 간절한 바램이였다.

은하는 거울에 비친 천사같은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수찬이가 턱시더를 입고 옆에 나란히 서는 그림을 상상해보았다. 아마도 어울리는 한쌍일것 같았다. 수찬이의 팔짱을 끼고 단아한 미소를 지으며 평생을 기약하고 싶었다. 수찬도 먼길을 돌아돌아 어렵게 사랑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름름하게 서있겠지……

은하는언젠가 누구랑같이 나란히 섰을때 나이차가 너무 나진 말아야지.”라고 우스개를 하며 얇아지는 머리숱을 부지런히 관리한다던 수찬이의 얘기를 되뇌였다.

쑥스러워 무대에 나선다는 말을 못했지만 드레스를 입은 자신의 모습을 보는 순간 수찬에게 보여주고싶은 마음이 불쑥 생겨났다.

드디여 공연시간이 임박했고 남녀사회자의 환상적인 호흡으로 멋진 무대가 펼쳐졌다.

오호~ 김처장 잘하는데! 이런 재주도 있었습니까?”

“20 아가씬줄 알았어.”

웨딩홀에 신부같네!”

여기저기서 동료들의 찬사가 들려왔다.

오늘은 머했소?” 때를 맞춰 수찬의 문안메시지가 도착했다.

,사회봤는데……”

? 얘기안했소? 알았더라면 보러가지.”수찬은 못내 아쉬워하였다.

사진 빨리 보내보오.”수찬은 저으기 조급세를 보였다.

그동안 은하에게 이런 숨은 재능이 있는줄은 몰랐다. 그냥 그대로 있어도 사랑스럽기만한 그녀인데 이런 예술적재능까지 있다니 더욱 대견스러웠다.

수찬은 사진을 받아보고 흥분한다.

너무 아름답소,눈부시요.은하는 영낙없는 여자요.”

제가 드레스를 입고 무슨 생각했는지 압니까? 당신옆에 서고싶었다구요.” 은하는 능청스런 말을 다소곳이도 했다.

그래,그래야지. 나중에 ……”

어쩜 수찬도 그날을 바라고있는지도 모른다. 하루라도 빨리 그날이 오기를 내심 바랄지도 모른다.

수찬은 도덕의 울타리속에서 어떤 원망도 푸념도 인생사전에서 지워버린채 한사람을 묵묵히 가슴에 새겨가는 일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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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5/12/31 15:43:53

그동안 저의 글을 아껴주신 여러분,다사다난했던 2015년을 잘 마무리하시고 병신년원숭이해를 새롭게 시작하길 바랍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유학천사 (♡.50.♡.239) - 2015/12/31 15:50:14

마지막 하루를 마무리 하는 바쁜 일상임에도 어김없이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올 한해 마무리 잘하시구 내년에는 좋은일.웃을일이 가득찬 한해가 되길 기원드립니다.오늘도 어김없이 잘 보았습니다

misunkim74 (♡.226.♡.212) - 2016/01/04 12:24:50

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6/01/05 08:47:52

이번회는 넘 슴슴하죠?제가 보기에두 썼던중 젤 맘에 안드는 한편입니다...ㅠㅠ

싫은데 (♡.104.♡.137) - 2016/01/13 15:02:24

잘봣슴다 ^^

아들애엄마 (♡.236.♡.114) - 2016/01/13 16:26:09

오늘 처음으로 봣슴니다.
마감회부터 거꾸로 보는 격이 되엿는데..짠해지는 맘 어쩔수 없네요..
그런 두근거림 그런 아픔도 비슷한 중년사랑을 해온터라..
중년에도 이렇게 사랑을 할수 있구나를 느꼇던거엿슴다.
단지 저희는 인제는 부부로 되엿는 상황이구요..ㅜㅜ
저는 이혼,남편은 사별입니다..
암튼 힘내세요..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6/01/14 12:22:47

인생의 반을 넘긴 불혹의 나이에 와서 느끼는 사랑이 더욱 끈끈합니다.
훌륭한 사람이여서 소중한 감정을 공유하였다는것만으로도 가슴 벅차지요.
욕심이라면 단 하루라도 같이 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것......
님은 부부로 되였다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어렵게 온 사랑 오래오래 색바래지 마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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