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랑 20회 (마지막회)

저문들녘바람처럼 | 2016.01.14 15:42:01 댓글: 19 조회: 3768 추천: 7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965409

출근했소?”

수찬의 문자가 새해의 첫출근을 기분좋게 맞아주었다.

년시에는 별로 안바쁘죠?”

안바쁘긴,빈곤부축땜에 오후에 향진에 내려가야 하오.”

같이 가요.”

은하는 은근슬쩍 장난끼가 발동했다.

엉뚱한 사람, 새해의 특대뉴스 될려구?”

뉴스, 그것도 괜찮네요. 당신과 함께라면.”

그래,우리 같이라면 두려울게 없지.”

수찬은 다시 진지해졌다.

은하,우리 백년 살기오.”

그랬다.아마도 백년쯤은 살아야 둘이 같이 날이 올듯했다. 아내나 남편을 떠나보낸후에라야 홀가분히 같이할수가 있을것이다. 그게 또한 순리를 거스르지않는 최상의 선택이다.

당신을 만난게 내겐 행운이요.은하는 내게 분에 넘치는 사람이요. 기질이 있고 여성스럽고 고상하고 학식이 있고 사업력이 뛰여나고……너무 우수하오. 그래서 내가 잊을래야 잊을수가 없고, 지울래야 지울수가 없는 존재지.”

수찬은 간만에 진지한 감정표현을 하였다. 은하는 수찬의 그런 평가가 은근히 맘에 들었다.

당신이 바로 나를 제대로 읽어주는 사람입니다.”

그렇다.사람이 사람을 느끼는건 바로 사람의 마음을 읽는것이다.

사람은 성숙될수록 외모나 재산보단 마음을 읽을줄 아는 대인관계가 더욱 페부로 느껴진다. 세계관과 가치관,사유방식이 부동한 사람들은 서로를 읽을수가 없다. 천박함이 박식을 읽을수 없고 옹졸함이 넓은 흉금을 헤아릴수 없듯 같은 사유권에 있지않는 사람들은 서로를 느낄수가 없다.

수찬은 은하라는 한권의 교과서를 열심히,정중히 탐독하며 배우고 느끼고 음미한다.

은하는 자신을 제대로 읽어주는 수찬이라는 충실한 독자를 얻은걸 무엇과도 바꿀수없는 소중한 가치로 가슴깊이 고스란히 간직했다.

나란 사람은 본분을 지키는 사람이요. 그래서 제노릇은 못하고 일만 하는 바보지.”

제노릇을 못한다 말이 의미하는지 은하는 알고있었다. 딸애의 편제를 아직 해결못한게 아빠로서 마음에 걸리는 숙제였다.이럴땐 평생을 바쳐 일해온 자신의 유일한 걱정거리를 해결안해주는 시장이 여간 못마땅하지 않았다.

본분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점이 바로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지요.”

관계처리와 실적공정에 허세로 자리차지를 하고있는 사람이였다면 아예 은하의 선망의 대상이 아니였을것이다. 믿어의심할바없는 수찬의 정직한 성품과 인정받는 실력이 바로 존경하고 흠모하고 사랑하는 전제였다.

은하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나는 일과 집사람을 돌보는것밖에 모르는 바보사내였을거요.”

그래서 우리의 감정을 특별히 소중히 여깁니다.”

나도 그렇소……우리 오래오래 사랑하기요.”

참으로 오래만에 나누는 진지한 대화였다.그동안 일과 가정을 우선으로 하다보니 사랑의 끈끈한 정은 그저 마음으로만 주고받았었다.

우리 이제 한번 시간내서 B시로 가기요.가서 영화도 보고 맛있는것도 먹고 하루 묵다가 이튿날 돌아오기요.”

여태껏 헛소리 한번 없는 수찬이기에 그말이 그냥 해본 소리가 아님을 은하는 알고 있었다.

전번에 같이 가기로 계획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일이 생기는 바람에……하지만 빠른 시일내로 시간 짜내서 한번 가기요.”

은하에게 말은 안했었지만 수찬은 은하와의 밀회를 주밀히 계획해왔었다.

같이 손잡고 영화보고, 마주앉아 식사하고, 팔짱끼고 거리를 거닐고……

평소 내색을 안하던 수찬이 그런 데이트를 계획하고 있었다는게 은하는 무등 고마웠다. 그리고 수찬이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느낄수있어 좋았다.

사랑하니까, 원하니까,너무 간절하니까……

은하는 수찬의 마음을 충분히 리해할수 있었다. 장기환자 아내를 두고있는 수찬의 간절함을 모를수가 없었다.

은하는 언젠가 다가올 아름다운 순간을 상상해보았다.

사람들의 시선을 외면한채 둘만의 세계에 빠지고싶었다.

수찬의 팔짱을 끼고 나란히 걷고싶다.

같이 장보고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여 식탁에 마주앉고싶다.

뒤에서 살며시 허리를 감싸안는 수찬에게 고개돌려 입맞춤하고싶다.

수찬의 팔베개에 누워 재잘거리고싶다……

은하, 당신을 그저 품에 안고만 있어두 좋겠소. 바라는게 없소. 그저 그러안고만있어두 좋아……”

그래요, 그저 바라볼수만 있어도 좋은 당신이니까……”

이제 퇴직해서 기업에 갈때 우리 같이 다니기오. 출장도 같이 가고 가끔 려행도 가고, 사람들앞에 소개도 시키고.”

수찬은 머나먼 기약을 해왔다.

그게 3년뒤일지 10년뒤일지, 아니면 다른 세상에서일지 예언할수 없다.

아마도 수찬의 말처럼 백년은 살아야겠다.

건강하게 그리고 멋지게……

설령 얼굴에 밭고랑주름이 파이고 머리에 흰서리 내린대도 수찬에게 은하는 여전히 아름다운 오늘날의 모습일거고, 은하에게 수찬은 직장에서 패기에 넘치는 능력자의 멋진 모습일거다.

백년을 살아 함께하는 , 서로를 마주보며 먼길 돌아 힘겹에 사랑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리라.

그리고 당신을 만나 행복한 인생이였다고, 당신을 가슴에 품은것만으로도 뿌듯한 한생이였다고 말하리라!

추천 (7) 선물 (0명)
IP: ♡.62.♡.38
싫은데 (♡.62.♡.61) - 2016/01/14 16:17:26

늦게나마 참사랑을 만난것에 축복드리며 현실적으론 어려울것같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사랑 꼭 이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평생 진정한 사랑은 한번쁜이라합데다 그것이 결혼전이던 후에던 서로를 알고만나게된것이 틀린시간이라안타깝지만 그래도 늦게나마 진정한 사랑을 만낫다는존재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이고 축복받을일임가 부디 행복하세요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6/01/14 16:26:56

넘넘 고맘습니다.축복해주셔서......
진정한 사랑은 한번뿐이라 ---맘에 드네요.동감입니다.
꼭 이루고싶다만 현재로선 욕심일뿐입니다.
좋은 사람을 가슴에 품은것만으로 잠시 만족하고있어야지요.
나중에 ,이뤄질때 그때가서 다시 속편 잇겠습니다.

아들애엄마 (♡.236.♡.114) - 2016/01/14 16:27:13

소원성취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싫은데 (♡.8.♡.237) - 2016/01/14 18:24:44

속편을 읽을날이 어느날엔가 있기를 바라며. 고달픈 현실도 앞으로에 더 나은 인생을위함이라 여기고 ...아름다운 <그날>을 위해 힘냅시다^^ 여기에 속편을 기대하고 또 응원하는 독자 가 있단것도 기억해주십쇼 ㅎㅎ

저문들녘바람처럼 (♡.31.♡.121) - 2016/01/14 19:31:17

속편....오래 기다려야할텐데.....우리 다같이 백년 삽시다!!

anyushi (♡.201.♡.112) - 2016/01/14 20:43:46

잘 읽었습니다. 늦게나마 만난 인연 소중히 소중히 사랑하면서 꼭 행복하세요. 살다나면 이런저런 모순도 생기고 시련도 겪게 되겠지만 두분 꼭 끝까지 견지하세요. 축복합니다.

저문들녘바람처럼 (♡.31.♡.121) - 2016/01/14 21:05:30

@anyushi님은 첨부터 쭉 지켜봐주시는 고마운 분이지요.
님의 댓글이 글을 견지해가는데 큰힘이 되였습니다.
말씀대로 꼭 아끼고 지켜갈겁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화룡투도 (♡.166.♡.222) - 2016/01/15 08:51:37

노래에 이룰수 없는 꿈은 슬프다 했습니다.
인생길이 순탄한적도 없고...
그 수많은 고난을 이겨가며 인생의 목표라기보다는 하루하루 의의있게 사는 것이 중요한 같습니다.

기타 가족분들한테 저주가 될수 있겠지만
사랑하는 두분이 서로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노력하고 바라던 사연이 현실로 되면
뭔가 허전하지 않을 가 근심도 없지는 않습니다.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6/01/15 09:34:50

그렇겠죠? 이룬후의 허무함이겠지요?
나하나 좋자고 다른 사람을 아프게할수 없습니다.
남의 불행을 딛고선 행복은 온전한게 아니지요.
하기에 순리를 따를 뿐입니다.

짧은 생에 좋은 사람 만나 뜨거운 사랑 나눴다는것만으로도
가슴 벅찹니다.

zinnia (♡.250.♡.67) - 2016/01/15 13:42:11

마지막회라니 너무 아쉽습니다, 어느날(?).. 속편을 꼭 볼수 있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입니다.
두분의 관계에 어울리는 제가 참 좋아하는 문장을 적어볼가 합니다, 아름다운 사랑 계속 응원할게요~~
人真正的魅力
不是你给对方留下了美好的第一印象,
而是对方认识你多年后,仍喜欢和你在一起;
也不是你瞬间吸引了对方的目光,
而是对方熟悉你以后,依然欣赏你;
更不是初次见面后,就有相见恨晚的感觉,
而是历尽沧桑后,能由衷地说,能认识你真好。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6/01/15 13:47:53

맘에 드는데요,맞는 말입니다.그분에게도 추천해드리고싶습니다.

꽃돼지마미 (♡.207.♡.177) - 2016/01/18 09:05:54

마지막회라 아쉽웁네요.. 순리대로 하려는 두분이 모습도 축복으로 지켜주고 싶구요.
실화라서 더 맘이 아려오네요~ 꼭 좋은 결실의 인연이 되길 바래요.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6/01/18 10:07:16

아픈 이 사랑,
그래도 사랑해서 행복합니다.

축복 고맙습니다!!!

SILK (♡.175.♡.199) - 2016/01/21 11:52:18

실화인줄 모르고 지금까지 눈팅을 했었습니다.실화라니 놀랍네요.서로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들이지만 이사랑 응원하고 싶네요.사람은 가끔씩 정신상의 안식처가 필요한것 같아요.두분의 사랑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상처받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저문들녘바람처럼 (♡.226.♡.237) - 2016/01/21 14:12:37

현대인들은 사회,가정,사업으로 오는 거대한 압력에 짓눌려잇지요.
정신적 안식처의 충전으로라도 버텨내야죠.
단, 분촌있게

블레이타임 (♡.27.♡.12) - 2016/01/23 13:08:03

재미있게 보았슴니다...^^

지여니맘 (♡.65.♡.86) - 2016/01/26 12:07:00

드문씩 시간내서 들려보다나니 제가 젤 맨 마감이네요.참 벌써 마지막회군요.넘넘 아쉽군요.두분 다 내하나만 좋자고 옆사람들 아프게 하는 그런 사랑 아니여서.또 그럼에도 서로들의 마음을 잘 읽고 잘 헤아리면서 정신적으로 끈끈하게 이어나가는 그 사랑 그 자체가 아프지만도 행복하게 만들고 또 고달픈 인생살이에서 잠시나마 따스함을 느끼게하는 아름다움이 아니겠어요.정신적으로나마 맘껏 누리고 사랑하세요.안타까운 사랑이지만 응원할게요.물론 쭉 잘 견지해오듯이 다른 사람을 최대한 더 아프게 하는일은 없게 했음 하는 바람이네요.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6/01/27 12:35:31

막회에 마지막댓글이지만 쭉 지켜봐주시는 그 성원의 마음은 따뜻한 온기 그대로 전해옵니다.감사합니다!

해빛00 (♡.240.♡.51) - 2016/02/05 09:59:59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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