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여왕 네 번째 이야기

나단비 | 2024.01.29 09:22:10 댓글: 0 조회: 151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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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이야기 : 공주와 왕자

Acoustic Café - Old Friends


 
게르다가 쉬고 있을 때 맞은편에서 커다란 까마귀 한 마리가 눈 위를 깡충깡충 뛰어 게르다에게 다가왔다. 까마귀는 잠시 게르다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흔들며 “까악까악!” 하고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리고는 혼자 어딜 가느냐고 물었다.

게르다는 ‘혼자’라는 뜻을 잘 알고 있었다. 혼자 외톨이가 되어 떠돌면서 외로움을 절절히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르다는 까마귀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혹시 카이를 보았는지 물었다.

까마귀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본 것 같아. 그 애가 카이일지도 몰라.”

“뭐라구? 정말이야?” 게르다는 기뻐서 소리치며 까마귀가 숨이 막힐 정도로 꽉 껴안고 키스를 퍼부었다.

“진정해, 진정하라구! 그 애가 카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지만 그 애는 공주 때문에 널 완전히잊어버렸을 거야.”

“카이가 공주랑 산다구?”

“그래. 잘 들어 봐. 하지만 사람의 말은 너무 힘들어. 까마귀 말을 알아듣니? 그럼 더 잘 설명할 수 있을 텐데.”
“아니, 까마귀 말은 배우지 못했어. 하지만 우리 할머니는 할 줄 아셨지. 배워 두었더라면 좋았을걸.”

“어쩔 수 없지 뭐. 잘 안 되겠지만 최선을 다해 설명해 볼게.” 까마귀는 그가 들은 얘기를 게르다에게 해주었다.

“이곳 왕국에는 공주가 한 명 살고 있는데 아주 똑똑하지. 세상에 있는 신문이란 신문은 다 읽는단다. 하지만 가끔은 읽은 것을 잊어버릴 때도 있지. 얼마 전에 공주는 여왕이 되었어. 사람들 말로는 그 자리가 그렇게 편한 자리는 아니래. 그러던 어느 날, 공주는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어. 그 노래는 바로 이렇게 시작돼.

‘왜 난 결혼해선 안 되는가?’

공주는 결혼해선 안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결혼하기로 결심했지. 그렇지만 공주는 자기가 얘기할 때 멍청히 앉아만 있는, 얼굴만 잘생기고 따분한 남자하곤 결혼하기 싫었어. 자기의 이야기를 알아듣고 맞장구도 칠 줄 아는 그런 남자랑 결혼하고 싶었지. 공주는 궁녀들을 모아 놓고 북을 치게 했어. 궁녀들은 여왕의 뜻을 알고 매우 기뻐했단다.

‘이런 소식을 듣게 되어 기뻐.’

‘여왕님이 결혼할 거라고 예상했었잖아.’

궁녀들은 이렇게 떠들어댔지.

내가 하는 말은 모두 사실이야. 내게는 싹싹한 애인이 있는데, 그녀는 궁전 주위를 날아다니지. 이건 모두 그녀가 해 준 이야기야.” 까마귀가 말했다.

물론 까마귀의 애인도 까마귀였다. 끼리끼리라고들 하지 않는가. 더구나 까마귀는 늘 까마귀와 사귀는 법이니까 말이다. 까마귀는 얘기를 계속했다.

“곧이어서 공주의 서명이 들어 있는 하트 모양의 광고가 신문에 실렸어. 잘생기고 젊은 독신 남자라면 누구나 궁전에 와서 공주와 이야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어. 그리고 용기 있게 대답하는 남자는 궁전에서 살 수 있고, 말을 제일 잘하는 남자는 공주의 신랑감이 된다는 것이었지. 정말이야. 그건 내가 여기 이렇게 앉아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실이야. 그때부터 사람들이 떼를 지어 궁전으로 몰려들기 시작했어. 서로 짓밟고 뛰어다니며 온통 난리였지. 하지만 첫째 날에도 둘째 날에도 행운을 얻은 사람은 없었어. 그들은 모두 궁전 밖에서는 말을 잘했지만 궁전에 들어서서 은빛 제복을 입은 호위병과 계단에 서 있는 금빛 정복을 입은 시종들을 보기만 하면 온몸이 얼어붙어 버렸지. 그리고 공주 앞에 서기만 하면 공주가 한 마지막 말만 떠듬떠듬 되풀이할 뿐 아무 말도 못했어. 공주는 똑같은 말을 또 들어야 하는 것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지. 사람들은 궁전에 들어서기만 하면 정신이 몽롱해지는 약이라도 먹은 것처럼 바보가 되어 버렸단다. 그러다가 다시 거리로 나오면 말짱해졌지. 성문에서 궁전까지 이어지는 길이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어. 그걸 보려고 나도 거기에 갔었지. 궁전에서는 물 한 모금 얻을 수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배가 고프고 목이 말랐어. 몇몇 똑똑한 사람들은 버터 바른 빵을 가져가긴 했지만 옆 사람과 나눠 먹지 않았단다. 배가 고파 기운 없어 보이는 사람은 공주가 상대도 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그래서 자신들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한 거야.”

“그런데 카이, 카이 말야! 카이 이야기는 언제 나오지? 그 사람들 중에 카이가 있었어?” 게르다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좀 기다려 봐! 이제 곧 카이 얘기가 나올 거야. 셋째 날이 되었어. 한 작은 소년이 말도, 마차도 없이 용감하게 궁전으로 걸어 들어갔지. 너처럼 눈을 반짝이며 말야. 그의 머리카락은 길고 아름다웠지만 옷차림은 초라했어.”

“맞아, 카이야! 오, 이제 카이를 찾았네.” 게르다가 기뻐서 손뼉을 쳤다.

“그는 등에 작은 배낭을 지고 있었어.”

“아니야, 그건 틀림없이 카이의 썰매였을 거야. 카이는 썰매를 타고 사라졌거든.”

“아마 그럴지도 몰라. 자세히 보진 못했으니까. 싹싹한 내 애인이 그러는데, 그는 궁전으로 들어서서 은빛 제복을 입은 호위병과 계단에 서 있는 금빛 정복을 입은 시종들을 보고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대. 그는 시종들을 보면서 ‘계단에 서 있는 건 따분하겠지? 안으로 들어가는 게 낫겠어’ 하고 말했대. 복도는 불빛으로 휘황찬란했고 고문관과 대신들은 금그릇을 들고 맨발로 걸어다녔지. 누구라도 그런 곳에 들어가면 정숙해지게 마련이지. 그런데 그 소년은 요란하게 장화 소리를 내면서 조금도 거리낌없이 행동했어.”

“틀림없이 카이야. 그는 새 장화를 신고 있었는데 할머니 방을 걸어다닐 때면 장화 소리가 요란했지.”

“그래, 정말 요란했어. 그는 대담하게 공주에게 갔단다. 공주는 물레바퀴만큼이나 큰 진주 위에 앉아 있었지. 그리고 궁중의 귀부인들은 시녀들과 함께, 기사들은 하인들과 함께, 하녀들은 자기가 부리는 하녀들과 함께, 그리고 기사의 하인들은 자기가 부리는 하인들과 함께 모두 나와 있었어. 그들은 공주를 가운데 두고 빙 둘러 서 있었는데, 문 쪽에 가까이 서 있는 사람일수록 표정이 더욱더 거만해 보였지. 늘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하인의 시동들은 문 옆에서 너무나도 거만하게 서 있어 감히 쳐다볼 수도 없었단다.”

“정말 끔찍했겠다. 그런데 카이가 결국 공주와 결혼했니?”

“내가 까마귀만 아니었다면 공주와 결혼했을 거야. 약혼자가 있긴 하지만 말야. 그는 나처럼 말을 잘했대. 내 애인이 그랬어. 아무튼 그는 아주 대범하고 싹싹했어. 그는 공주에게 구혼하러 간 것이 아니라 공주의 지혜를 얻기 위해 간 것이었지. 그런데 공주를 보자 마음에 들었고, 공주도 그가 마음에 들었어.”

“그래, 틀림없어. 그건 카이야! 카이는 분수도 암산으로 계산할 만큼 머리가 좋거든. 날 궁전으로 데려다 주지 않을래?”

“그거야 어렵진 않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싹싹한 내 애인한테 얘기해 볼게. 그녀가 좋은 방법을 일러 줄 거야. 너 같은 작은 아이가 궁전에 들어가려면 허락을 얻기가 정말 어렵단다.”

“아니야, 쉽게 허락을 얻을 수 있어. 카이에게 내가 왔다고 말하면 당장 날 데려갈 거야.”

“여기 울타리에서 기다리고 있어!” 까마귀가 이렇게 말하고 머리를 흔들며 날아갔다. 그리고는 저녁 늦게서야 다시 나타났다.




“까악, 까악, 내 애인이 네게 안부 전하래. 자, 빵이야. 애인이 부엌에서 가져다준 거야. 거기에는 빵이 많거든. 네가 무척 배고플 거라면서 애인이 줬어. 정문을 통해 궁전으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대. 호위병과 하인들이 못 들어가도록 막을 테니까. 하지만 울지 마. 어떻게든 들여보내 줄게. 내 애인이 좁은 뒷계단을 알고 있는데, 그 계단은 침실로 통해 있대. 그리고 열쇠가 어디 있는지도 안대.”

그렇게 해서 게르다와 까마귀는 큰 가로수 길을 지나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 뒹구는 정원으로 들어갔다. 그때 궁전의 등불이 하나 둘씩 꺼지기 시작했다. 까마귀는 게르다를 뒷문으로 데리고 갔다. 문은 살짝 열려 있었다. 게르다의 가슴은 두려움과 그리움으로 두근두근 뛰었다. 마치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게르다는 카이가 어디 있는지 알고 싶을 뿐이었다. ‘그래, 맑은 눈과 긴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카이가 분명해.’ 장미에 둘러싸여 밝게 웃던 카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게르다를 보면 카이는 얼마나 반가워할까? 게르다가 자신을 찾아서 이 먼 곳까지 왔다는 것과 카이가 돌아오지 않아 가족들이 슬퍼하고 있다는 걸 알면 카이는 매우 감격해 하리라. 게르다는 카이를 만날 것을 생각하니 너무나 두렵고도 기뻤다.

게르다와 까마귀는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 꼭대기에 있는 작은 방에서 등불이 새어나왔다. 그 방 한가운데에는 까마귀 애인이 서 있었다. 까마귀 애인은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게르다를 살폈다. 게르다는 할머니가 가르쳐 준 대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내 약혼자가 당신 칭찬을 많이 했어요. 당신에 관한 얘기를 듣고 매우 감동했어요. 당신이 등불을 들래요? 내가 앞장설게요. 똑바로 이 길만 따라가면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 까마귀 애인이 게르다에게 등불을 내밀며 말했다.

그때 누군가 급히 게르다 옆을 스쳐 갔고 휘날리는 갈기와 가는 다리를 가진 말들과 사냥꾼들과 말을 탄 귀족들이 미끄러지듯 옆을 지나갔다. 그것들은 마치 벽에 비친 그림자 같았다.

“누가 우릴 따라오고 있는 것 같아요.” 게르다가 몸을 사리며 말했다.

“그건 꿈일 뿐이에요. 그들은 높은 분들의 꿈을 사냥하는 곳으로 데려가려고 온 거예요.”

“잘됐어요. 그들이 자고 있다면 더 안전할 테니까요. 당신들이 높은 자리에 오르면 우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해요.”

“그거야 두 말 하면 잔소리지.” 숲에서 온 까마귀가 말했다.

그들은 첫 번째 방으로 들어갔다. 벽은 꽃으로 수놓인 장밋빛 공단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여기서도 꿈들이 그들 옆을 휙휙 지나갔다. 그러나 너무 빨리 지나가는 바람에 게르다는 높은 사람들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방들은 갈수록 점점 더 호화스러웠다. 누구라도 눈이 휘둥그레질 만했다.

마침내 그들은 침실에 도착했다. 천장은 값비싼 수정으로 만든 잎이 달린 커다란 야자수 같았다. 방 한가운데에는 백합과 같은 금 기둥에 매달린 두 개의 침대가 놓여 있었는데, 공주가 누워 있는 침대는 흰색이었고, 다른 하나는 빨간 색이었다. 빨간 색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이 카이인지 확인해야 했다. 게르다가 붉은 꽃잎 하나를 젖히자 갈색의 목덜미가 보였다. 오, 그는 카이가 틀림없었다. 게르다는 큰 소리로 카이를 부르며 등불을 갖다 댔다. 꿈들이 말을 타고 다시방 안으로 들어왔다. 침대에 누워 있던 사람이 잠에서 깨어 고개를 돌렸다. 실망스럽게도 그는 목덜미가 카이와 비슷했을 뿐 카이가 아니었다. 그는 젊고 잘생긴 왕자였다. 그때 공주가 흰 백합과 같은 침대에서 고개를 내밀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게르다는 흐느끼며 지금까지 있었던 일과 까마귀와 함께 들어온 사연을 얘기했다.

“가엾기도 해라.” 왕자와 공주는 이렇게 말하며 게르다를 도와준 까마귀들을 칭찬했다. 하지만 다시는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만은 착한 일을 했기 때문에 까마귀들에게 상을 내리겠다고 하였다.
“자유롭게 세상을 날아다닐래, 아니면 부엌에 있는 온갖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궁중 까마귀로 일하고 싶니?” 공주가 까마귀들에게 물었다.

두 까마귀는 절을 하고 일자리를 청했다. 나이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늙었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 좋지요.” 까마귀들이 말했다.

그렇게 해서 까마귀들은 궁중 까마귀로 일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왕자가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게르다에게 자기 침대에서 자라고 했다. 그것은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의 표시였다. 게르다는 침대에 누워 두 손을 모으고 생각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모두가 나한테 참 잘해 주네.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그러는 사이에 게르다는 스르르 눈이 감겨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꿈들이 다시 게르다를 찾아왔다. 그들은 마치 천사와 같았다. 그 중 하나는 카이가 앉아 있는 작은 썰매를 끌고 와 인사를 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꿈이었고, 게르다가 깨어나자마자 사라져 버렸다.

다음날, 그들은 게르다를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비단과 벨벳으로 치장해 주었다. 그리고는 며칠 동안 궁전에 머물면서 푹 쉬라고 하였다. 그러나 게르다는 마차 한 대와 장화 한 켤레만 달라고 부탁했다. 다시 세상으로 나가 카이를 찾으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게르다는 말쑥한 옷차림에 장화에 토시까지 얻어 신고 떠날 준비를 끝냈다. 순금으로 된 마차 한 대가 문 앞에 와 멈추었다. 마차에는 공주와 왕자의 문장이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마부, 하인, 안내자들은 모두 머리에 금관을 쓰고 있었다. 공주와 왕자는 게르다가 마차에 오르는 것을 손수 도와주며 행운을 빌어 주었다. 이제 결혼하여 신랑이 된 숲 속 까마귀가 성 밖 3마일(5km)까지 배웅해 주기로 하였다. 까마귀는 거꾸로 마차를 타는 것이 힘들어 게르다와 나란히 앉았다. 아내 까마귀가 문 옆에 서서 날갯짓을 했다. 그 까마귀는 일자리를 얻은 후 너무 많이 먹어서 두통에 시달렸기 때문에 그들과 동행할 수 없었던 것이다. 마차에는 과자가 잔뜩 실려 있었고 의자 밑에는 과일과 생강이 든 비스킷이 가득했다.

“안녕! 잘 가!” 공주와 왕자가 외쳤다. 게르다도 울고 아내 까마귀도 울었다. 헤어지기가 너무 아쉬웠다.

게르다와 숲 속 까마귀는 마차를 타고 몇 마일을 달렸다. 이제 숲 속 까마귀와 작별할 시간이었다. 게르다와 숲 속 까마귀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별을 했다. 까마귀는 나무 위로 날아가 마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검은 날개를 퍼덕였다. 마차는 밝은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이며 멀리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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