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사랑이야기(5)

balabala | 2018.03.14 12:06:25 댓글: 6 조회: 3051 추천: 8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3575010

5.그녀한텐 내가 필요해

연이야!! 지금 어디야? 내가 갈께. 지금 당장 갈께!”

전화를 끊었다. 아무말도 하기 싫었다. 전화를 끊고 나는 몇시간을 멍하니 공원벤치에 앉아 있었다. 집에 돌아갔을땐 밤 12시가 넘었다.

불은 켰더니 호야가 머리는 헝클어지고 넥타이는 풀어헤친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 나를 보더니 호야가 다가와서 손을 잡는다.

4월밤, 아직은 날씨가 쌀쌀했다. 내 손은 얼음장 같이 차가웠다.

예전같으면 한없이 따듯하게 느껴졌을 호야의 손이 더이상 따듯하지 않았다.

손이 닿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너무 역겨웠다.

호야의 손을 뿌리쳤다. 더이상 그손을 잡을수가 없었다.

호야:연이야…. 미안해….

연이:뭐가?

호야:전부….….. 미안해……

연이:그 여자…. 사랑하니?

호야:………………….

연이:대답해봐….. 그 여자 사랑하니?

호야:미안해…………..

연이:뭐가? 그 여자를 사랑해서 미안하다는 거야?뭐가 미안해?

호야:미안해…………..

연이:내가 듣고 싶은 건 미안해가 아니야. 대답해.그 여자 사랑하니?

호야:은영이는…………..은영이는……… 나 없이 못살아……………….

연이:사랑하냐고!!!!!!!!!!!!!!!!!!!!!!!!!!!!!!!!!!!!!!!!

호야:너는 나 없이도 잘 살수 있잖아. 은영이는 내가 지켜줘야돼………..

………………………6년을 사랑한 내 남자가

나의 첫사랑이 였고 첫 남자였던 이 남자가

18살에 만나 나의 꽃다운 나이를 함께 보낸 이 남자가….

가장 어려운시기를 함께 보내고 성공하면 꼭 호강시켜 주겠다던 이 남자가

하늘이 두쪽 나도 나를 버리지 않겠다던 이 남자가….!

얼마전 까지만 하여도 내년에 결혼하자고 하던 이 남자가

지금……… 내 앞에서 다른 여자를 지켜줘야 한다고 한다….

순간 나는 이성의 끈을 놓고야 말았다.

미친듯이 그의 가슴을 때리며 울부짖었다.

그럼 난???그럼 난!!!!!! 난 너한테 뭐였냐고!!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가 있어??? 니가!!!!! 더이상 울지 않게 한다며? 니가 성공하면 꼭 호강시켜 준다며? 결혼하자고 했잖아….이럴꺼면 왜 결혼하자고 했어! 이럴거면 왜 있지도 않을 미래를 꿈꾸게 했어?나쁜놈!!! 나쁜놈!!!!!!!!!!넌 죽어서도 지옥갈꺼야!!!내가 꼭 그러라고 매일매일 저주 할꺼야!!!!!! 우리가 어떤사이인데!!!! 우리가 어떤 사이인데!!!!!!!!!! 니가 어떻게 우리 사이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수가 있어?니가 어떻게 나를 배신할수가 있어? 니가 어떻게!!!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가 있어?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될수 있냐고!!!!!!!!!!!!!!!!!”

배신감에…. 악에 받혀 울부짖는 날 호야는 있는 힘껏 껴안고 진정시키려고 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나의 울부짖음은 점점 흐느낌으로 변했고 나중엔 소리없이 눈물만 흘렀다.

호야:연이야미안해미안해처음부터 이럴려고 했던거 아니야..

연이:내가 듣고 싶은건 미안하다는 말이 아니야. 설명해봐. 이 상황을

호야:……………………

호야는 한숨만 쉴뿐…. 말이 없었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던 걸까?

연이:“그래오랜 시간을 함께 하다보면 잠깐 흔들릴수도 있겠지. 잠깐 니가 흔들렸다고 생각할께그러니까 얘기 해봐봐. 니가 아니라고 하면 믿어줄께. 잠시 실수라고 하면 용서해줄께.그러니까….설명이든 변명이든 해보라고!!!”

호야:“연이야….처음엔 정말 그럴 마음이 없었어. 마냥 어린 동생이 였고그런 그애한테서 20살의 너를 보았어. 그래서 내 마음이 흔들렸나봐. 지금의 넌 내가 버거울 만큼 강해졌어. 너와 함께 하면 난 늘 너한테 부족해 보이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너와 너의 가족, 친구들한테 인정받으려고 노력해야 했어. 그래넌 늘 괜찮다고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다고 했지. 연아나도 남자야.. 나도 내 여자 앞에서 근사해 보이고 싶고 내 여자가 나 아니면 안된다고 했으면 좋겠고 나한테 의지하는 느낌을 느끼고 싶었었어.하지만 넌 누구보다 독립적이고꼭 내가 아니여도 되잖아근데…….. 은영이는 나 아니면 안된대. 은영이는 나 있는 그대로 받아 주는 사람이였어.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도 은영이는 자기 우상을 보는것 마냥 바라보았어. 내가 굳이 잘 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은영이는 너무 좋아했어.처음엔 존경받는 느낌이 좋았어. 누군가 나한테 의지하고 나 아니면 안된다는 느낌이 좋았어그래서…. 점점 내 마음이 갔나보다. 미안해연아…. 미안해……”

담담하게 그들의 얘기를 하는 호야가 낯설었다.

바람 핀 이유가내가 너무 강해서라고 한다.

헛웃음이 나온다. 가증스러웠다. 어찌 저렇게 뻔뻔해 졌을까…..

S시라는 큰 도시에 와서 우리가 살아 남으려면 누군가는 강해져야 했다.

호야는 그 잘 난 자존심을 조금만 건드려도 회사를 그만두기 일수였고 그리고 작은 회사는 체면을 구긴다며 들어갈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늘 힘들었다. 매월 월세도 내기 버거울때가 한두번이 아니였다. 디자이너인 내가 옷 사입는것도 아까워서 회사에서 품평하고 초이스 받지 못한 샘플들을 가져다 입으면서도 호야의 옷은 늘 좋은걸로 사서 입혔다.호야의 자존심을 지켜주려면 내가 강해지는 수 밖에 없었다. 나는 힘들어도 힘들다고 표현을 할수가 없었다. 언제부턴가 감정표현을 숨기는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호야를 무시하거나 사랑하지 않았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늘 마음속 깊은곳에 호야는 나의 영원한 1순위였다.그가 어떤 모습이여도 나는 다 받아줄수 있었다. 단지 그걸 내놓고 표현을 하지 않았을 뿐…. 사랑하지 않은건 아니였다. 그리고 그가 아니여도 된다는 생각 한번도 한적 없다. 왜냐면 난 그가 내 옆에 없을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않았으니까……….

연이:”호야나도 너 없으면 안돼나도 너가 필요해. 실수라고 해줘잠시 흔들렸다고 해줘그냥 잠깐 정신이 나간거라고 해줘너 없으면 나는 어떻하니?제발…. 흔들리지 말아줘…. 제발…. 이 모든게 꿈이라고 해줘…..”

꿈이길 바랬다. 악몽이길 바랬다. 악몽이 아니라면

잠깐의 스치는 바람이길 바랬다. 그가 빌면 용서해줄수 있을것 같았다.

그는 6년동안 내 전부를 걸고 사랑했던 사람이였으니까

호야:”연이야…… 너 답지 않게 그러지마….. 넌 나 없어도 잘 살수있을꺼야.”

연이:”나 다운게 뭔데?? 어떻게 해야 나 다운데???”

호야:”미안해….. 나 용서 하지마…”

용서해줘가 아닌 용서 하지마였다.

그 말에 포함된 뜻을 알고 있었다.

연이:“사랑하니?많이?”

왠지 이 말의 답을 들으면 포기할수 있을것 같았다.

내 마음이 철저히 죽어버릴수 있을것 같았다.

호야:”나 없으면 안되는 사람이야. 지켜주고 싶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멈췄다. 더이상 눈물이 나질 않았다.

끝이구나…. 이젠 우리 정말 끝났구나…. 정말…. 끝이구나….

연이:”그렇구나…..니 맘 알았으니까가 이젠.”

호야:”연아….….

연이:”꺼져!”

그의 미안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 사이는 쉽게 끝났다.

함께 했던 6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만큼 너무 쉽게 끝나버렸다.

그날 호야는 짐을 싸서 집에서 나갔고

호야가 나간 다음날 나는 회사에 휴가를 냈다.

그리고 호야의 흔적을 지우려고 미친듯이 청소했다.

하루종일 밥 한톨 먹지않고 그의 흔적을 지워나갔다.

정말 내 인생에 한번도 함께 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흔적없이 사라졌다.

그의 흔적을 지우고 나니 이미 밤 8….미용실로 향했다.

그가 좋아하던 긴 생머리를 짤랐다.

눈시울이 빨간 여자가 와서 긴 생머리를 단발로 짜른다고 하니

미용사는 아무말 없이 머리를 짤라줬다.

아마도 나같은 여자들이 가끔있나 보다.

깔끔한 단발머리로 하니 머리도, 머리속도 가벼워 진것 같았다.

미용실 바닦에 널부러져 있는 머리카락을 보며 다짐했다.

이 머리카락 마냥 너라는 사람 내 인생에서 잘라내겠다고.

6……………. 지우는거 별거 아니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 침대에 누웠다.

하얀 천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래….. 마지막으로 실컷 울자…..그리고 잊자!

너 없이도 난 살수 있으니까…..

추천 (8) 선물 (0명)
IP: ♡.131.♡.166
오렌지나라 (♡.86.♡.35) - 2018/03/14 12:41:02

매회마다 잼있게 잘 봤어요.

상콤상콤상콤상콤 (♡.7.♡.179) - 2018/03/14 19:06:18

사랑이 너무 슬프네요 안하기만도 못한듯 ㅜ

20141006 (♡.108.♡.115) - 2018/03/14 23:16:17

가슴이 아리네요..그 마음이 몇년지난 지금에도 글에서 절절히 느껴지네요

가시나무521 (♡.208.♡.130) - 2018/03/15 08:48:01

지나간 아픈 사연이지만 어쩐지 아직도 눈물을 흘리며 배신한 그남자가 그리워서가 아닌 자신의 충실햇든 사랑에 대한 배신감을 서러워하며 아파할것 같아요.

하지만 시간이 약이고 성숙대가는 과정이엿다고 생각해요.똑부러지고 강한 당신한테 존일만 생기길~~~

헤드레공주 (♡.150.♡.2) - 2018/03/16 13:31:57

남자들은 바람피울려면 이유도 가지가지 인거지요 흠 ~~누굴 위해서 대체 왜 이렇게 강해졋는데 결론은 상대가 부족하니깐 살아가기위해서 내가 강해지는것인디 ㅠㅠㅠ 똑똑한 멋진 카리스마잇는 여자라 정말 호야를 아주 그냥 깨끗이 잊어줄거예용

kimtaitai (♡.136.♡.48) - 2018/04/05 01:23:01

ㅣ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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