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21-

heanzu | 2018.12.02 10:35:36 댓글: 8 조회: 1626 추천: 9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3782547
어머니 소원대로 선 한번 보고 월말 재무마감하고 나니 유난히 사건 사고가 많았던 5월도 지나가버렸다.

해볕 좋은 주말 오전 CPA책 하나들고 쇼파에 앉았다.어디까지 공부했던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마음이 여유를 찾아가니 공부할 생각도 난다.책들고 앉아 멍 때리고 있으니 청소기 다 돌린 선우가 한마디한다.

선우:<<책들고 머하냐 보지도 않으면서>>
나:<<전용베개 기다리는 중 누워 보려고>>

어이없다는듯 웃으면서 쇼파에 앉아 자기 다리를 내준다.

선우:<<아무래도 내가 너 습관 잘못들이는거 같아 내 다리가 어쩌다 전용베개로 전락했지?>>
나:<<무려 전용인데 감사히 받아들여ㅋㅋ>>
선우:<<그러세요.그럼 하던바에 전용 안마기는 어때요 고객님>>

말하면서 내 몸 여기저기 간지럼 피운다.누운상태라 자세부터 불리해 어디로 피할수도 없다.

나:<<ㅎㅎ ㅍ ㅋㅋㅋ 야 ㅎ 그만해 흑 ㅋ 내가 잘못했다 >>
선우:<<ㅎㅎ 알았어 그정도로 간지럽나>>
나:<<어 너무 웃어 눈물 날번 했다>>
선우:<<CPA시험 보려고?>>
나:<<응>>
선우:<<이런 시험 안쳐도 나 너 평생 먹여살릴 자신있는데>>
나:<<풉 멘트가 왜 그러냐 여자 꼬시는것도 아니고 나도 너 먹여살릴수 있어>>
선우:<<수현아 그거 고백으로 들리는데>>
나:<<고백아니야>>
선우:<<하~어렵다 어려워 너도 나 싫지 않잖아 멀 기다리는데?>>
나:<<내 마음에 온전히 너만 있기를 기다리는거다.그래야 공평하거든>>
선우:<<난 안 공평해두 좋아.>>
나:<<ㅋㅋ 머가 그리 급해 지금도 동거 중인데 조용히 하세요 장선우씨 책 좀 보자>>

책장 몇페이지를 못 넘기고 내 머리카락 만지작 거리는 선우놈 손길과 창문으로 들어오는 해볕 때문에 눈꺼풀이 스르르 내려온다.점심전부터 생전 자지않던 낮잠이 오는게 이상하긴 했지만 들고 있던 책으로 얼굴 덮고 본능에 충실했다.

진짜 오랜만에 느껴보는 낮잠의 달콤함에 빠져 있을때 문 여는 소리에 눈을 떴는데 미처 일어나지도 못하고 내 이름을 부르며 들어오는 승현이랑 눈이 마주쳐 버렸다.몇초간의 정적이 한평생 처럼 느껴질즘 승현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승현:<<둘이 지금 머하냐?>>
나:<<오랜만에 책봤더니 잠이와서 잠들었어>>
승현:<<베개는 다 어쩌고 남의 다리에 누워 자게>>
얼굴이 빨개 질거 같아 대충 얼버무리고 말을 돌려버렸다.
나:<<쿠션 베고 있으니 너무 낮아서.전화도 없이 웬일이야?>>
승현:<<내가 언제부터 여기 올때 전화하고 왔어.>>
승현이는 툴툴거리며 쇼파에 와서 앉더니 불만 스럽게 선우랑 나를 번갈아 보면서 말한다.
승현:<<새 절친 생기더니 내가 오는게 별로 반갑지 않나보지?>>
나:<<아니 그렇다기 보단 주말에 제수씨랑 같이 안있고 여기 쳐들어오니 이상해서 하는 소리지 머>>
승현:<<친구 결혼식 있어 한국에 갔어 다음주 수요일대야 올거 같은데>>
나:<<어 그래>>
승현:<<그래서 화요일까지 여기 있을거다 내방 써도되지?>>

갑자기 들어와 한다는 소리하고는 당당히 자기방 쓰겠단다.어떻게 대답할지 망설이는데 선우가 대답해준다.

선우:<<승현씨방 쓰세요>>
나:<<??>>
그럼 너는 하는 눈길을 보냈더니 자기는 쇼파에서 자면 된단다.둘은 동갑인거 알면서도 계속 서로 존대말 쓴다.어떤 방면에서는 묘하게 닮아 있는거 서로 모르는거 같다.

승현:<<점심에 머 먹어?나 아침도 안먹었어 배 고파>>
나:<<머 먹고 싶은데?>>
승현:<<국, 소고기 무우 국 먹고싶어>>
나:<<날씨가 더운데 국 먹고 싶나>>
승현:<<이열치열>>
선우:<<내가 사러 갈게 소고기랑 무우 사오면 돼?>>
나:<<밑에 마트에 배달 시켜달라면 돼 나갈필요 없어 넌 머 먹을래>>
선우:<<네가 편한걸로 먹자>>

내가 마트에 전화해 채소 배달시키는 사이에 둘이 대화한다.

승현:<<선우씨는 언제까지 여기 있는겁니까?은주말 들으니 집이 없는것도 아니던데>>
선우:<<글세요.수현이가 나가라고 할때까지 있죠>>
승현:<<자기집 나두고 굳이 여기 있으려는 이유가 머죠?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 되는데요>>
선우:<<그 이유는 수현이만 알면 되는게 아닌가요?>>
승현:<<수현이 까칠하고 똑똑해 보이죠 ?그런데 다른사람 힘든 사정 다 봐주거든요.내가 걱정하는 이상한 목적으로 접근한거 아니 였으면 좋겠네요>>

나:<<야야 김승현 사람 앞에 앉혀놓고 이상한 소리 그만해라>>
선우:<<괜찮아 수현아 뒤에서 하는것보다 나아>>
나:<<그런데 두사람은 언제까지 존대말 할거냐.듣고 있는 내가 다 불편하다.>>
승현:<<좋은 사람인거 확인되면>>

제멋대로 김승현 자기 생각나는대로 아무말이나 막던진다.열받아서 발로 녀석 종아리를 차고 눈빛 경고 한번했더니 꼬리 내리고 폰게임을 시작한다.

선우:<<배달 다 시켰어?마늘 필요해?먼저 마늘 까줄가?>>
나:<<좀있다 까도 돼 승현아 저 쪽으로 가서 앉아 나 누울거다>>
승현:<<또 다리에 누울라고?베개 가져다줘>>
나:<<남이사 다리 베고 눕던 배 베고 눕던 먼 상관이냐 너때문에 낮잠 다 달아 났는데 좀 누웠다 채소오면 밥 할거니깐 조용히 해라>>

승현이는 입 다물고 게임에 집중한다. 태연하게 선우 다리에 누워서 선우 얼굴을 올려다 보니 선우가 당황하는 눈치다.평소 처럼 내 머리카락 만지작 거리지도 못하고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핸드폰 화면 한번보고 내 얼굴 한번 내려다 보고 한다.승현이는 내 앞에서 단순하다.이렇게 대놓고 행동하면 다른 의심같은건 안할거다.나중에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가끔씩 만나 술한잔 할수 있는 사이로 남게 됐으면 하는 욕심이다.

점심에 소고기 무우국하고 건두부 오이냉채에 계란 양파 볶음해서 먹으면서 내가 제안 하나 했다.

나:<<오늘저녁엔 양꼬치에 맥주 한잔 하면서 너희둘 말 트는건 어때?>>
승현:<<싫은데>>
선우는 대답없이 가만히 있는데 딱히 원하는 표정은 아니다.
나:<<싫으면 여기와서 밥 먹지마 내가 내집에서 불편하다>>
승현:<<왜 나한테만 그래 선우씨가 이후 여기 쭉 있는거냐 네가 가라 할때까지 있는다며>>
나:<<응 쭉 있을거다 너도 결혼전에 쭉 있었잖어>>
승현:<<쳇 알았어 저녁에 기분봐서>>

늦은 오후 해볕 뜨거울때를 피해 학교에가서 후배들이랑 오랜만에 3:3농구 한판했다.내기에서 져서 후배놈들한테 맥주 한박스 사줬지만 땀 흘리니 기분은 좋다.

나:<<승현아 니가 찜한 후배들과 치면 항상 지는거 같아.다음엔 좀 우리랑 수준이 비슷한 애들이랑 치자>>
승현:<<잘치는 애들이랑 쳐야 재밌어 승부욕도 생기고>>
나:<<그건 또 그래 하얗게 불태웠다.우리도 맥주 사가지고 올라가자.저녁에 양꼬치 배달 시키고>>

집에 와서 승현이부터 샤워하라고 화장실에 집어 넣었다.안그러면 땀범벅 그대로 쇼파나 침대에 들어 누울게 뻔하다.나와 선우는 식탁에 앉아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었다.운동하고 먹으니 꿀맛이다.순서대로 샤워하고 나오니 몸도 개운하고 기분도 최고다.
추천 (9) 선물 (0명)
IP: ♡.196.♡.8
해피투투 (♡.111.♡.20) - 2018/12/02 10:46:39

글 읽으면서 글 내용에 기분이 참 좋네요^^
기대해서 더 좋겠죠.

수고하셨어요. 즐건 주말 되세요 ^7^

heanzu (♡.196.♡.8) - 2018/12/02 10:50:33

우왕 너무 빠르시네요.20회에 답글 다는 사이에 읽으셨네요.지금 22회 쓰러 갑니다.잘하면 저녁 늦게 업뎃 가능 할거예요.

악마의향기악마의향기 (♡.117.♡.23) - 2018/12/02 11:46:46

승현이 은근 질투 ㅋㅋㅋㅋㅋ귀여워요~

heanzu (♡.196.♡.243) - 2018/12/02 13:28:50

저 질투 얼마 못가요 ㅎㅎ

잘살아보세839 (♡.94.♡.136) - 2018/12/02 15:23:50

승현이가 진실을 알고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담집 기대합니다.

heanzu (♡.104.♡.110) - 2018/12/02 15:36:29

수현이 앞에서는 눈치 없이 사는 친구라 자기 혼자 알아 차리기에는 힘들어요(^^)

큐큐커피 (♡.4.♡.67) - 2018/12/03 21:48:54

电灯泡왓네요.ㅎㅎ

heanzu (♡.196.♡.174) - 2018/12/03 22:31:59

승현이=땐떵포 ㅎㅎ 1000w짜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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