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최종회)

혜원1008 | 2018.12.25 10:57:08 댓글: 26 조회: 4564 추천: 23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802755

나 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혜원

5 장 새삶의 꽃

(최종회)

그대들은20대때의 들끓는 열정을 느껴봤는가? 그 열정은 무한한 힘으로 다가왔고 누가봐도 가냘펏던 경숙이는 그 열정 하나로 가족들의 삶을 위해 그 한 몸 불살랐다. 그대들은 30대의 발전을 겪어는 봤는가? 30대에 경숙이는 더할나위 없이 사업적인 성과들을 거뒀고 남들은 늦었다고 생각하는30대 후반에 동생들 공부 다 마치고 나서는 자기의 석사학위도 받았다. 그리고 그대들은 40대에 서서히 다가오는 차분함은 체험해봤는가? 인생전성기에 들어서는 우리의 경숙이는 40대엔 자기가 배운대로 겪어본대로 사업을 펼쳐나갔다. 안정적으로 하지만 드넓은 포부를 가지고 말이다....

40대에 들어서면서 경숙이는 해외를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젊고 유망한 직원들을 꼭 마치 젊었을때 그 자신을 빼닮은 직원들을 거느리고 미국이고 유럽이고 전시회를 돌면서 그 아이들의 안목을 키워줬다. 그리고 그 자신도 느꼈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서로 다른 나라에 다른 인종들이 살고 있는 가를 말이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드는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는 해외 전시장에서 그는 직원들에게 말했다. ‘보아라... 세상은 이리도 넓고 우리의 제품들을 사겠다고 모여드는 바이어들은 이렇게도 많단다.. 얼마나 희망적이냐고 말이다.

2014년 미국 메가쇼에 참가한 경숙이는 그 날도 자신의 부스를 잠간 젊은 직원들에게 맡기고는 최신기술 상품들을 찾아보러 전시회 구석구석 돌면서 정보수집을 하였다. 그리고 영국기업관에서 익숙한 그의 몸짓을 보았다. 어쩌면 신은 우리의 경숙이 한테 언젠간 그 아팠던 사랑을 다시금 되짚을 기회를 만들어 줄려고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경숙이 눈앞에 있는건 누가봐도 우진이였다. 이제 눈까에 주름도 짙게 잡히고 살도 더 찌고 전체적으로 엄청 성숙된 그런 모습이였지만 경숙이는 한눈에 알아볼수 있었다. 발걸음은 움직여 지지 않고 돌부처마냥 그 자리에 굳었고 우진이는 그 익숙한 발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와서는 경숙이 앞에 떡 하니 멈춰섰다. 두 사람은 한동안 무어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기만 했다. <좋아보이네> 우진이가 먼저 입을 열었고 경숙이는 웃으면서 고개만 끄덕였다. <너도 좋아보여> 이번엔 우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미처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저 뒤편에서 이뿐 여자애가 대디하면서 뛰여와서는 우진이 한테 안겼다. 하얀 피부에 오똑한 코에 매력적으로 가늘게 늘어진 눈은 누가봐도 아빠 판박이였다. 우진이는 엄마에 대한 원망으로 영국에서 공부가 끝나고 나서도 한국에 돌아오지를 않았고 거기서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 이쁜 딸을 낳고 런던에 정착하고 살았다고 한다. 잠간의 티 타임 잠간의 대화를 나누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 돌아서려는 경숙이한테 우진이는 마지막으로 한마디 했다. <경숙아~ 그때 너 만나서 참으로 많이 행복했었다.너도 많이 행복해지면 좋겠어....> 잠깐 머뭇거리더니 우진이는 이말 한마디 보탰다. <넌 여전히 아름다운 꽃이야~ 나한테는 ...> 경숙이는 웃으며 돌아섰다. 지난 십수년 되는 세월동안 한번도 제대로 정리를 한적이 없었다. 한순간도 잊은적이 없었다. 그 마지막 시 한구절을 적어 우진이 집 우체통에 끼워넣은게 다 였으니 말이다. 이제 40대에 들어서서야 지구 반대편의 수만명이 방문하는 그 전시회에서 하필이면 그런식으로 만나게 되었고 그 가슴시렸던 사랑은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었다.

전시회에서 돌아온 경숙이를 공항에서 반갑게 맞아주는건 역시나 창휘였다. 묵묵히 경숙이 짐을 뺏어서는 자기가 먼저 앞에서 성큼성큼 걸었다. 창휘는 결국 기러기 아빠 몇년만에 아내한테 이혼통보를 받았다. 부부가 떨어져만 살았으니 그 어찌 부부라고 할수 있겠는가... 그는 덤덤하게 이혼서류를 준비해서 보내주고 아이가 유창한 영어를 어쩌면 원어민 보다 더 잘 하는 영어발음의 댓가로 자신의 혼인생활을 희생했다. 그리고 그 뒤론 계속 저렇게 경숙이 주변을 지켜주었다. 가끔 농담처럼 말하기도 했다. ‘우리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그러셨어. 너 지켜주라고’. 그리고 그날도 그들은 술한잔 기울였고 전시장에서 우진이 보았다고 눈물까지 흘리면서 말하는 경숙이를 창휘가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괜찮다고그냥 인생의 한 획이라고 이제부턴 슬픈 일이 없을거라고 말하면서.

고생끝엔 낙이 온다고 말했던가.. 경숙이는 고생끝에 충분한 낙을 보았다. 동생들 다 떵떵거리면서 잘 살게 되었고 경숙이의 사업은 나날이 승승장구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고생끝엔 낙만 있는게 아니라 사실 고생끝엔 병도 따라온다. 전시회 다녀온 다음해 연말 경숙이는 국가건강검진을 받았고 자궁암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고생을 했는데 왜 하늘이 무심하냐고? 그건 어찌 보면 경숙이의 선택의 결과 였지 결코 하늘의 잘못은 아니라고 경숙이는 생각했다. 남들이 다 결혼하는 나이에 경숙이는 밤새고 신경쓰는 자신의 사업에만 매진했고 남들이 애를 두세명씩 순풍순풍 낳을때 경숙이는 스트레스 땜에 건너뛰는 월경주기도 무시한채 동생들 일에 아버지의 건강까지 신경써야만 했으니... 거의 예상했던 결과라는듯이 경숙이는 담담했다. 그리고 의사는 그나마 초기진단이라 다행이라면서 자궁적출술을 권했다. 어차피 결혼해서 애 낳을 생각은 없었지만 제 아무리 쓸모 없는 자궁일지라도 그렇게 쉽게 들어내라고 하니 마음속으론 많이 서러웠다. 경숙이는 동생들한테 맏언니 맏누이로서 그 임무를 다 했고 엄마같은 언니였고 엄마같은 누이라는 소리를 듣는 대신에 평생 자기 자식은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경숙이는 더 이상 불쌍하다는 소릴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그 고생을 했는데 나이 먹고 애까지 낳으면 늘그막에까지 푹 쉬지 못할까봐 하늘이 도운것이라고말이다. 주변 친구들은 돌아앉아 눈굽을 찍었다.그렇게 우리의 경숙이는 44살이라는 꽤 이른 나이에 빈궁마마가 되었다. 한국에선 농담삼아 그리 부른다. 참 머리들도 좋지 않은가? 경숙이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 곁에 지켜주는 사람은 당연히 우리의 강창휘였다.

수술후 퇴원해서 집에 가는 길에 창휘는 경숙이 한테 프로포즈를 했다. 장미도 없었고 멋있는 말도 없었다. 60돼가는 이 꼰대한테 멀 더 바라겠는가? <경숙아~ 어차피 너도 이젠 빈궁마마고 나도 이젠 머 그걸 잘 써먹지도 못할 나이가 됐으니....> 잠간 뜸을 들이다가 결국은 그 한마디 뱉어냈다.<우리... 남은 인생 그냥 같이 살까?>

하하하하 경숙이는 한참동안 배를 끄러안고 웃었더랬다. 아마 이 세상에서 최고로 웃기는 프로포즈가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웃다가 울었다. 아주 어린애처럼 엉엉 소리까지 내면서 울어버렸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경숙이는 이제부턴 진짜로 외로이 혼자 남았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어쩌면 고생에 고생을 다 하고 결국은 외로이 집에서 홀로 고독사 할수도 있겠구나라고도 생각했었다. 그런데 기억들 하는지 모르겠는데 우리의 신은 공평하다고 했었잖은가. 신은 결코 경숙이가 그리 외롭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것이라는걸 어슴프레 경숙이는 알고 있었다. 한참을 그리 울던 경숙이는 이내 눈물을 닦고는 기다렸다는듯이 창휘한테 다가가서 손가락으로 깍지를 꼈다. <그래요..까짓거 죽을때까지 같이 살지머... 짜장면은 원없이 먹겠네 허허허> 그렇게 경숙이는 자신의 반쪽을 찾았다. 아주 가까운데서 말이다. 이제 더이상 외로움은 없으리다...

덤덤한 프로포즈와 달리 창휘의 사랑은 따뜻했고 포용적이였다. 서로 알게된지 20년이 넘어가는 두 사람은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서로의 반쪽이였다. 정신적으로 서로 속해 있는 사이 사실 그건 육체적인 관계 보다는 훨씬 더 끈끈한 관계 였다. 영혼의 반려자-쏠메이트라고 들어보았는가? 바로 창휘랑 경숙이 같은 관계를 뜻하는 말이다. 쏠메이트라 함은 두 사람의 나이와 국적과 재산조건등등등 그 어떤것과도 상관이 없이 오로지 두 사람의 마음이 나아가서 영혼이 하나가 되는걸 말한다. 그건 아무나 얻을수 있는게 아니였다. 어쩌면 경숙이 험난했던 인생과 한시도 쉬지 않았던 노력으로 받은 최고의 댓가가 창휘였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우월한 의료기술과 창휘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경숙이는 이내 기력을 회복하였고 든든하게 지켜주는 창휘의 사랑을 등에 엎고는 해외를 오가며 자신의 사업을 씩씩하게 확장 해 나갔다.

그 뒤에 경숙이는 사업적으로 잠간 고충을 겪었다. 2013~2015년까지 전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중국관련 무역사업은 2016년 뜻하지 않은 사드문제로 곤두박질을 쳤고 중국 관련 여행사업 및 무역사업들은 거의 마비시 되었다. 경숙이는IMF때를 떠올렸고 그맘때 여러명의 중소기업사장들이 운명을 달리했다.그 옛날 정대표처럼 말이다. 다행이 경숙이는 사업확장에 항상 조심을 기울였고 중국사업에만 매진을 했던게 아니라 그때 다들 돈이 않된다고 포기했던 베트남등 동남아지역과 러씨아시장까지 진출하고었었다. 그리고 싸드 문제가 불거지는 지난 2년동안 결국 그 시장들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줬다. 주변 사람들은 경숙이의 사업적 안목을 칭찬했지만 경숙이는 안다. 그건 정대표가 죽음으로 남겨준 교훈이였다는것을... 끝 날것 같지 않던 외교문제는 2018년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봄을 맞이 했다. 티비화면속에 다정히 담화를 나누는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지도자를 보면서 경숙이는 새로운 가능성까지 보았다. 이제 그는 제3물류센터를 연변지역에 두기로 계획하고 앞으로의 남북철로등 육로를 통한 유럽무역을 대비 연변에 사업장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건 곧 우리 연변지역의 새로운 기회를 뜻하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의 경숙이는 자신의 몸으로 자식을 낳을수는 없었지만 해마다 새로운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다. 매 경제분기때마다 그는 자기 회사 순이익의 10%를 부모 없는 아이들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을 위하여 썼다. 그게 중국아이던 한국아이던 말이다. 세상에는 자궁에서 잉태하여 낳은 아이들도 있지만 가슴으로 낳는 아이도 있다는걸 경숙이는 많은 사람들 한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는 자기의 기업에 취직하여 들어온 젊은이들에게 많은걸 보여줄려고 애썼다. 특히 중국에서 들어온 조선족 대학생들한테 말이다. 그 들중 대부분은 동년을 부모없이 보낸 아이들이였다. 부모가 못다한 제대로 된 교육을 경숙이는 자기라도 나서서 메꿔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중국조선족은 세계에서도 세번째로 큰 나라에서 태어났다. 그럼에도 우린 연변이라는 작은 지역에 한국이라는 채 9만제곱미터밖에 않되는 작은 우물안에 갇히는 경우가 많았다. 나가서 이 세상을 더 큰 눈으로 더 큰 마음으로 바라보면 그때엔 알게 될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아웅다웅하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그 눈티만한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같은 태생의 조선족들끼리 싸우고 헐뜻고 채 200만명밖에 않되는 사람들끼리 지역별로 연변사람 흑룡강사람 요녕사람 등등 나눠가면서 험담하는것들이 타국사람들 앞에서 얼마나 웃음거리 였는지 경숙이는 우리의 아이들 한테 그걸 알려주고 싶었고 해마다 많은 비용을 들여서 세계각국을 방문하며 그런 아이들의 안목을 키워주었다.

경숙이는 1970년대라는 특별한 년대에 중국 연변이라는 특별한 지역에서 태어나 한국에 거의 최초 발을 들인 조선족이라는 흔치 않은 신분으로 지난 세월을 살아왔다. 그리고 이제 이 2018년도 다 지나가는 시점에 우리의 꽃다웠던 경숙이는 어느새 반백년을 넘어보는 불혹을 넘겨가고 있는 47살 먹은 멋있는 여성사업가가 되어있었다. 희끗희끗한 귀밑머리와 눈가에 이젠 화장품으로는 더이상 덮여지지 않는 잔주름들이 알고 싶지 않은 나이를 자꾸만 증명해 해주었다. 동생들 시집장가 다 보내고 2년전엔 고생만 하셨던 아버지도 좋은 곳으로 모셨고... 이제 서서히 경숙이 인생을 뒤집어 볼때가 아닌가 싶다.

2018년도 성탄절을 며칠 앞두고 경숙이는 한국무역협회에서 주관하는 연말 무역인의 밤총회에 초청받았다. 수백명의 한국사업가들이 참석한 그 자리에서 경숙이는 그간 수출실적을 치하하는올해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상패를 받은 우리의 경숙이는 한국 수출사업의 미래에 대한 관점을 마음껏 펼쳤고 회의장이 떠나갈듯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제 경숙이는 수 많은 젊은이들이 따라배울려는 사업가롤모델이 되어 여러 청년창업지원 사업에도 이바지 하며 여기저기 강의하러도 다니는 박선생으로 불리웠다. 그는 전도 유망한 젊은 기업가들한테 자신이 쌓은 노하우와 사업적 정보를 아낌없이 공유하였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다 퍼주지말라고 혹여 그 사이들에 너의 경쟁자가 나타날수도 있다고 경고를 해왔다. 경숙이는 당당히 말했다. < 내 사업정보를 듣고 나를 제치고 그 아이가 성공했다 함은 곧 내 정보가 들어 맞았다는 내용이고 또한 내가 뒤떨어져 젊은이들한테 밀렸다는 뜻이니 그건 발전을 멈춘 내 잘못이지요.>

앞으로도 경숙이 사업은 성공과 실패를 오갈것이라고 영원한 불패는 없을것이라고 경숙이는 생각했다. 그날 무역인의 밤행사에서 경숙이는 이렇게 말했다. < 오늘 웃고 있는 우리들은 언젠가 또 다른 외환위기나 사드문제 같은 불가피한 환경요인에 맞닥들수도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같은 중소사업가들한테 또 다른 악재가 닥칠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이리 생각합니다. 제 사업이 언젠가 실패하고 회사가 부도나고 제가 지금 가지고 있던 그 모든 부를 탕진한다고 하여도 저는 무섭지가 않습니다. 왜냐면 제 주변엔 그동안 제가 정을 쌓아왔던 친구들이 있고 제가 신뢰를 구축해왔던 사업파트너가 있으며 제가 한때나마 잘나갈때 조금씩이라도 도왔던 사람들이 있고 제가 키워왔던 수많은 후계자들이 있으니까요...그리고 그러한 사람이라는 재산은 저로 하여금 다시 일어나게 해줄수가 있을것입니다. 저는 이 점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물론 돈은 아주 중요하다. 경숙이는 항상 그 돈을 개도않먹는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돈이 있어서 우리는 가족들의 꿈을 이루어 줄수 있었고 돈이 있어서 더 나은 아이들의 미래를 만들어 갈수 있으니까 말이다. 사업도 어찌 보면 더 많은 을 벌기 위한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 돈을 쓰는것에 있어서는 많은 방향이 있다. 오로지 그 돈으로 자신의 허영과 남들의 눈속에 조금이나마 있어 보이는사람이 되고자 하는것이면 내 지난 인생을 통털어서 장담해줄수 있으리다. 그렇게 쓰는 돈은 점점 줄어들수 밖에 없고 언젠가 그대는 점점 더 빈곤하여 돈밖에 남지않은 거지가 될것이라는것을.... 그리하여 그렇게 이루고자 했던 드디어 있어보이는사람이 되었을때 그대는 쳐다봐주는 친구한명 없이 마음은 점점 더 궁핍해 질것이라고 말이다. 돈이 얼마까지 쌓여본적이 있는가? 정말이지 돈이 진짜로 많은 사람들 한테 사실 통장에 찍히는 그 동그라미들은 그냥 한개의 반점 하나의 부호에 밖에 지나지 않는다. 그만큼 돈은 중요하지만 부질없는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돈이라는것은 항상 악마의 혀바닥처럼 우리를 유횩해 왔고 그걸 위해서는 자신의 건강도 가족의 안위도 명예도 자존심도 그리고 우리 조상의 얼굴 따위는 다 팔아먹을수 있었다. 이 피터지게 싸우고 노력하는 한국에 사는 수십만의 조선족이라는 이름들까지 팔아먹으면서 말이다. 경숙이는 주변에 조선족들이 그걸 언젠간 깨우쳤으면 좋겠다고 항상 말하고 다녔다. 그리고 그런 부분에서 그는 항상 솔선수범하였다.

2018년도 그렇게 마무리 되어 가고 있고 무역의 밤 행사도 끝났다. 상패를 들고 경숙이는 창휘랑 함께 오랫만에 산책을 했다. 눈오기 직전이여서인지 날씨는 참 푸근했다. 창휘랑 손깍지 끼고 산책할때면 경숙이는 20대로 돌아간듯 했다. 두껍고 커다란 창휘의 손바닥은 항상 따뜻하게 경숙이 손을 시릴새 없이 감싸주었다. 말없이 저벅저벅 걷던 창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마누라 오늘 보니 진짜 멋있던데... 정말 자랑스러워.> 그렇게 말하면서 창휘는 얼굴까지 붉혔다. 그 나이때 아저씨로서는 그게 최고의 극찬이였고 낯 간지런 말이였다. <나도 알어. 내가 멋있다는걸> 경숙이는 당당하게 말했다. 두 사람음 허허허 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는 먼 허공까지 퍼져나갔다.

우리의 경숙이는 이제 완전한 한국인이다. 하지만 그는 또한 조선족이기도 하였고 연변사람이기도 하였으며 그리고 그는 중국사람이였다. 굳이 나누어서 말하라고 하지 말라. 칼로 자른듯이 나눌수 없는 상황도 있는 법이 니까... 주변 사람들은 아직도 경숙이 한테 묻는다. 이젠 완전한 한국사람이 됐냐고? 경숙이는 항상 웃으면서 대답했다. ‘난 태여나기전부터 이 한반도의 피를 이어받았고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조선족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으며50년 가까이 살아온 이 시점에서 결코 국적하고 상관없이 두 나라에 다 속하는 사람이다라고 말이다. 너무 욕심이 많은거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 그 부분 만큼은 한껏 욕심 낼수 있는거 아닌가 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의 조상들은 그 고생을 하면서 중국이라는 나라에 넘어가 터전을 잡았고 그 덕으로 우린 태어날때부터 두가지 언어에 두 나라의 문화를 접하며 태생적으로 유리할수 밖에 없는 무역인으로 거듭난것이며 우린 그 부분을 한껏 뽐내며 살아도 되는게 아닌가 라고말이다. 그리고 경숙이는 말할수 있다. 20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던 중국이라는 나라도 30년가까이 살아왔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도 둘 다 사랑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약속컨대 두 나라에 다 이롭게 나머지 인생을 이바지하겠다고... 경숙이는 두 나라의 아름다운 꽃이 되어 피어날 자신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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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1990년대초부터 많은 조선족아가씨들이 한국에 국제결혼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저는 그 중 한명의 실화를 들을수 있었습니다. 친구의 이모인 그분의 일생담을 기반으로 이 작품을 기획하여 우리의 조선족들의 아프기도 하지만 휘황찬란한 역사이기도 했던 그 분의 이야기에 살을 더 해 오늘 이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작품속 경숙이는 단 한사람이 아니라 지금 까지도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열심히 분투하는 조선족 여인들의 삶을 종합한 것이라고 보아도 무난합니다.이 글속에 모든 사건들은 실제 있던 일이고 우리의 조선족들이 정말로 겪었던 일입니다. 정말이지 저는 이 나라에 와서 떵떵 거리면서 잘 사는 조선족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타향살이라는게 그렇게 쉬울리가 없잖아요? 대부분 조선족들은 고생을 참 많이 하면서 삽니다. 지금까지도... 한국에 오기 전까지 저는 그 고단함을 몰랐고 지난 5년동안 한국에 살면서 우리 조선족들의 삶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그런 생각들을 이 작품에 담았습니다. 모두 다 제 개인적인 견해지만 많은 우리 조선족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담은것이니 양해하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 주변엔 수많은 경숙이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랑스럽습니다. 같은 조선족이라서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들도 조선족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는 노력을 할것입니다. 우리 조선족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말입니다.사랑합니다. 우리모든 조선족을... 족선족 만세!

......

성탄절 행복한 하루 보내시고 여러분들한테 내년엔 더없이 희망찬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제 글을 읽고 응원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글재주가 제한적이여서 사실 여러분들의 극찬이 항상 부끄러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연말 바쁜 대목 지나고 나서 새로운 작품으로 여러분들 만나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아마추어 글쟁이 혜원

행복그까짓것님이 100포인트 선물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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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gz (♡.238.♡.126) - 2018/12/25 11:13:00

우선 댓글을 달고 읽어보겠습니다
최종 결과가 엄청 기대 됩니다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하고 새로운 글도 계속 써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혜원1008 (♡.148.♡.5) - 2018/12/25 11:59:28

항상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형단 (♡.94.♡.86) - 2018/12/25 11:17:19

너무나도 좋은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경숙이의 의지와 노력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항상 이 글을 읽으면서 더욱더 노력하며 살아야겠다고 느꼈어요. 다음 작품도 기대하고 있을께요. 작가님 수고하셨습니다 ~

혜원1008 (♡.148.♡.5) - 2018/12/25 11:59:57

ㅎㅎ 감사합니다. 최대한 빨리 새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hengz (♡.238.♡.126) - 2018/12/25 11:49:39

그동안 감명깊게 잘 보았습니다.
첨엔 그냥 안타깝게 읽었는데 담주 마흔살 되는 80년생으로서
고향 선배신 주인공한테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민족관,세계관,인생관에 대하여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고
일을 더 열심히 하고 가족을 더 소중히 하고 주위에 더 많이 베풀고저 하는 동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s. "문대중대통령" ^^

혜원1008 (♡.148.♡.5) - 2018/12/25 11:58:50

헐. 큰 실수 했네요. ㅎㅎㅎ 수정 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동해원 (♡.35.♡.186) - 2018/12/25 11:53:16

고생끝에 락 경숙이 그분한테도 끝내는 찾아왓네요,,,그간 얼마나 많은 고통과 아픔으로 바꾸어온건지 글로만으로도 가슴이 찡해오는데 본인은 얼마나 힘들엇을까요?

작가님
"태여나기전부터 이 한반도의 피를 이어받았고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조선족이라는 이름으로 태여난 "그들의 이야기를 더많이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혜원1008 (♡.148.♡.5) - 2018/12/25 12:00:49

ㅎㅎㅎ 넵. 최대한 빨리 새로운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신짱 (♡.228.♡.82) - 2018/12/25 12:06:37

당신의 가치관에 찬사를 보냅니다. 항상 소신잇게 사는 모습이 멋집니다.
사랑합니다^^

혜원1008 (♡.148.♡.5) - 2018/12/25 12:19:15

ㅎㅎㅎ 응원 감사합니당~

heanzu (♡.196.♡.41) - 2018/12/25 12:41:20

마지막회까지 정말 잘봤습니다.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고 문학적 가치와 시대적 가치를 느낄수 있는 글입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작가님의 다음 작품도 기대합니다.

이쁜아짐 (♡.131.♡.162) - 2018/12/25 12:41:36

덕분에 그동안 글 잘 봤습니다

경숙이가 결국 행복하게 잘 산다니

안심되면서도 왠지 짠한 마음은

여전하네요

앞으로는 꽃길만 걷길 바랍니다

혜원님도 항상 행복하시길 빕니다

^^

해무리 (♡.29.♡.79) - 2018/12/25 13:06:46

글 마무리 축하 드립니다.
문장 정말 잘 쓰시네요. 인생 서사시 같네요...
경숙이의 삶에서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갑니다.
작가님 새해 또 더 좋은글 기대할게요
크리스마스 잘 보내시고 멋진 새해가 되기를..

보라빛추억 (♡.137.♡.147) - 2018/12/25 13:24:38

경숙이의 삶을 통해서 30년간의 연변조선족들의 바뀌여지는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너무 잘 표현했습니다.
곡절많은 경숙이의 인생보다도 여러가지 인생의 도리와 철학이 담겨져있어 글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바쁜 년말이지만 짬짬이 작가님의 글을 보면서 행복했습니다. 많은 도리를 깨닫고 많은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바램처럼 경숙이가 강창휘와 이어져서 너무 기뻤습니다.

근데 첫사랑 정호는 후에 한번도 안나왔네요. 정호가 경숙이에 대한 감정은 아마 청춘시절의 설레임정도였겠지만 그래도 한번쯤 더 등장하는가 했었는데. 조금 궁금합니다.

정말 수고하셧습니다. 다음글도 기대하고 있으니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세요.

kim제니하루 (♡.34.♡.209) - 2018/12/25 13:28:57

작가님의 문장 실력에 감탄 합니다.그 지난주 부터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엇다" 글에 취하여 살아 왔습니다.한국 돈벌이 간 사람들 그리고 실제 한국 사람들 많이 힘들게 사는걸 이글로 인하여 차츰 이해가 되였습니다.우리 민족은 뿌리가 하나라는 것만은 한국이나 조선족 서로의 개념 통일이 앞으로 발전에 유일할것으로 보입니다.작가님도 성탄절 잘 보내세요.

chunyup88 (♡.173.♡.198) - 2018/12/25 13:57:51

글 쭉 넘 잘 봤어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매리 크리스마스

행복그까짓것 (♡.253.♡.47) - 2018/12/25 14:21:59

글 잘읽었음다̆̈

퇴근시간에도.항상.새로엎뎃됫냐고.기대도.많이했음다̆̈

역시.해피엔딩이여서.마음.후련함다̆̈.

글속주인장님도.너무멋진분이시고

여직.글쓰시느라̆̈.수고하셧어여

행복한크리스마스되시구여,미루시

새해인사도.드림다̆̈

새해에.복많이많ㅇㅣ받으셔요

다음글도 더욱.기대됨다

잘살아보세839 (♡.67.♡.136) - 2018/12/25 14:29:55

글 쓰시느라.수고많으셨습니다.자신의 희생을 통하여 가족을 일떠세우고 자신의 사업까지 성공시킨 주인공이 너무 존경스럽습니다.산전수전을 겪으면서 지금까지 왔으니 앞으로는 잘 사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글을 읽으면서 많은걸 배웠고 생각하게 되였습니다.감사합니다.

해피투투 (♡.60.♡.134) - 2018/12/25 17:37:08

글을 너무 잘 읽었습니다!
첨엔 너무 안타깝고 속상하고 읽는게 슬펐습니다. 하지만 차차 전개되는 내용에 빠져들게 되었으며 많을걸 느끼고 배웠습니다.
우리의 경숙이란 친근한 호칭에,
특히 조선족 만세에 맘이 찡했습니다.

좋은 글을 써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리며, 또한 우리의 경숙이에 감사드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해피뉴엘~

천리지척 (♡.59.♡.56) - 2018/12/25 19:06:42

경숙이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브꿋타임 (♡.227.♡.67) - 2018/12/25 20:11:33

그동안 좋은 글 쓰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많은 여운을 느끼면서 자신의 삶의 방향도 돌이켜 보게 되는 글이였습니다!감사합니다~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핑핑엄마 (♡.194.♡.121) - 2018/12/26 09:30:00

아,막 울컥하네요! 이건 그냥 글이 아니라 훌륭한 작품입니다! 우리의 조선족들이 꼭 보았으면하는 바램입니다. 이 글을 보는동안 한국에서 고생하는 가족 친척 친구들 얼굴이 비껴갔습니다. 많은걸 배우고 느끼게 되는 글이군요.오늘부터 경숙이가 저의 우상입니다. 작가님,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성의있게 써 주셔서 전 보는내내 행복했습니다.감사합니다.다른 작품도 기대합니다.

SILK (♡.158.♡.161) - 2018/12/26 12:41:09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작가님 그동안 참으로 고생이 많으셨어요 .덕분에 출근을 하면서 짬짬이 작가님 글 보는것 또한 재미가 쏠쏠 했어요. 해피엔딩이라 참 다행이네요. 작가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좋은글 더 많이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뷰티불미너 (♡.91.♡.81) - 2018/12/27 03:09:10

하고픈 말이 많다만 포인트와 추천으로 마음을 전할게요.
이렇게 멋진 이야기를 전해주신 혜원님 수고하셨고 감사함당.
경숙이 그리고 우리 작가님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승승장구하시길 바랍니다!

바이러스3 (♡.178.♡.22) - 2019/01/01 07:29:18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잘 읽었습니다.

새해를 맞는 오늘 아침에 임신중인 무거운몸을 이기면서 뒤척거리며 잠 못들어 어제 다 보지못한 마지막회를 마감해봅니다.

몇해전에 한국서 고생을 많이 하고 돌아가신 강인하고 늘 긍정적인 저희 이모님의 얼굴이 떠올라서 읽는내내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그리고 새로운해에 제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훑어보면서 한국은 아니지만 타향에서 난 과연 주인공처럼 잘하고있는지 뒤돌아보면서 마음을 정리하는 타임을 가졌습니다..

글쓰시느라 애쓰셨고 좋은 한해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Ligun77 (♡.50.♡.21) - 2019/01/16 09:31:02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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