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가는 길(240126)

원모얼 | 2024.01.26 15:33:10 댓글: 9 조회: 721 추천: 5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4543308
10년전 잠깐 만났던 그때 그 어여쁜 모습을 떠올리며 눈빠지게 기다리던
그날이 드디어 왔고, 난 어느 오거리에 잠깐 주차하고 그녀를 기다렸다.
세월은 흘렀어도 더 세련되고 더 멋지게 변했으리라...
생각만해도 흐믓한 미소가 절로 나오는데,,,,

저 멀리서 누군가 씩씩하게 걸어온다.
아! 저 씩씩한 걸음??!! 꾹 눌러쓴 저 일본황군모 같은 모자?! 설마? 아니겠지?
아니겠지??????

아닌게 아니구나! 설마 설마 했어도 역시..역시... 그녀는 너무나 확실하게
내 쪽으로 걸어온다
하아~~~ 젠장!
그냥 가버릴가? 는 생각이 잠깐 머리를 스쳤지만.

난 그런놈 아니야! 절대 아니야! 라는 인간성이 내 마음에 브레이크를
밟아준다. 그래, 난 그런놈 아니야! 최소한의 매너는 지키는 놈이지.
아암~~ 그렇구말구...
찡그러졌던 내 얼굴엔 자본주의 미소도 아닌 매너로 위장된
억지 미소가 다시 활짝 피어올랐다.

그녀는 내차에 탓고. 우리는 간단한 인사를 하고, 어색한 분위기속에서
해변가 다빈치카페로 향했다.
낭만적인 첫 만남을 그리며 해변가를 선택했고, 명장면들을 추억에
담으려고 다빈치라는 카페를 내가 미리 찍어두었는데
웬지 뭔가 기대와 현실이 서로 뒤엉켜 삐걱거리는 느낌이다.

어찌됬던 우리는 카페에 도착했고 전망좋은 위치 차지하려
2층으로 올랐왔다.

흐음....

평일인데도 창가 좋은 위치들은 뽀글머리 아즘마들이 차지하고
수다떨고 있다.

젠장! 집에서 설겆이나 할거지.
난 아니꼽게 그들을 흘겨보며 어쩔수 없이 아무 전망도 없는
옆좌석에 앉을수밖에 없었다.

' 저...복자씨 ! 어쩔수없군요. 여기 앉으시죠?'
' 아..네.' 하며 그녀는 맞으편에 앉는다.

그렇게 우리는 자그마한 원형탁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며 앉아있었다.
난처하기 짝이 없다. 안그래도 어색한데 이렇게 코 맞다을듯이
쫴꼬만 탁자사이두고 마주 보고 있자니 웬간이 어색한게 아니다.

이런 분위기를 모면하고저 난 자세를 옆으로 살짝 틀고
다리를 꼬았다. 그리곤 힐끗 ~ 그녀를 쳐다보고
싱겁게 웃어주었다. 허허.....허허...

그녀도 나랑 마찬가지 느낌인지 어색하게 호호...호호...
답소한다. 그리곤...
' 저 .... 잠깐 화장실 다녀올게요.'

'아...네!'

그녀가 화장실 다녀오자.
' 저...저도 잠깐 화장실 다녀 올게요. 허허'
' 아...네! 호호.'

이러는 사이 어색한 느낌도 어느정도 사라지고 마음에
여유도 생겼다.

' 저 ...복자씨, 십년전에 우리 잠깐 만났었던거 기억나세요?'
하며 난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 글세요...잘 기억은 안나는데 , 만났었겠죠? 호호'

비로소 그녀의 얼굴이 내 눈에 제대로 들어온다.
십년이란 세월이 흐르긴 했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얼굴이다.
하지만, 끌리지는 않는다. 어색하게 웃는 눈과 입 주변,이마엔
잔주름들이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었고...
갈라터질듯한 피부위로 억지로 바르다 제대로 발라지지 않은듯한
파운데이션이 들떠 있다.

흠~~ 나도 나이 들면서 점점 건조해지고 탄력 잃고 처져가는
피부에 신경 쓰이고 스킨,로션 등 피부관리에 어느정도 관심이 있는지라
대충 봐도, 그녀는 피부에 전혀 신경쓰지 않은것처럼 보인다.
꾹 눌러쓴 모자밑으로 드러난 긴 머리도 감지 않은 티가 났다.

언뜻, 이런 느낌이 들었다.
이 사람 선보러 나온 사람 맞나?

보통 여자들은 누군가를 만나기전 거울 뚫어지게 쳐다보며
적어도 30분은 다듬고 나오는걸로 알고 있는데 이 분은 그냥
모자 대충 꾹 눌러쓰고, 파운데이션 둬번 얼굴에 때리고 잠깐
밖에 나갈때 대충 걸치고 나가는 그런 옷을 걸치고 나온듯한
차림이였다.

젠장! 나도 거울 십분정도는 쳐다보며 머리도 올렸다내렸다
여러번 반복하고 나왔는데. 뭔가 무시당한듯한 요 묘한 느낌!

다행이도 얼마 안돼 창가에 앉았던 뽀글머리 아즘마들이
우르르 나간다. 우린 널찍한 창가에 앉았고
한결 편안해졌다.
대화도 그럭저럭 어색함이 없이 잘되갔고...
무슨 얘기가 오고 갔는지는 생각이 잘 안나지만 아마도 시시
껍질한 무미건조한 얘기들 오고갔겠지...

어느덧 날도 저물어 가고, 커피도 바닥을 보이고
이젠 일어날때가 된것같았다.
어찌가? 속이 복잡해진다.

여기서 오늘 즐거웠어요 허허 하고 끝내버릴가?
아님, 집까지 태워드릴게요 하고 끝내버릴가?
아님, 한번 더 만나봐?

아니지! 내가 백키로정도 거리 달려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에는
뭔가 썩 내키지 않는다.
어차피 만난김에 술이라도 한잔 하고 가자.

' 저...복자씨, 식사라도 할가요? 아님, 술 한잔도 괜찮으시다면...'
' 아...네! 전 상관없어요. 모얼씨 편한대로요...'
' 아...네. 그럼, 저 복자씨 집 근처에서 술 한잔 합시다. 저도 지금 집
가도 딱히 할 일이 없고...허허.'
' 호호..네 . 그러죠뭐.'

어느덧 날도 어두워졌고
우린 커피숍에서 나와 그녀의 집 근처로 향했다.

' 아, 맞다. 복자씨 집 근처 혹시 모텔 있죠?'
'네?! 그건 왜요?'
' 아...다름 아니고, 술 마시면 대리 찾아야되는데. 거리도 멀고 그래서
대리비 만만치 않거든요. 차라리, 모텔에서 하루밤 자고 가는게
훨씬 편하고 딱히 집에 가 별 볼일도 없고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허허'
' 아...네. 아마도 있을걸요.'

그렇게 우린 모텔로 향했고, ,,,,,,



추천 (5) 선물 (0명)
IP: ♡.192.♡.23
글쓰고싶어서 (♡.136.♡.221) - 2024/01/26 20:16:28

원래 매짜지
모아산처럼
얼마나 좋소

원모얼 (♡.192.♡.23) - 2024/01/26 23:04:27

뭣이 매짜다는건지 ㅎㅎ

봄날의토끼님 (♡.65.♡.126) - 2024/01/26 23:57:16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그는 그녀에게 반하지 않았다'로 읽어지네요.
잘 보고 갑니다~

원모얼 (♡.192.♡.23) - 2024/01/27 00:04:50

네. 그렇긴 합니다만.
이건. 첫만남. ^^

달나라가자 (♡.116.♡.252) - 2024/01/28 18:03:23

어떤 사람은 첫눈에 반하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알아 갈수록, 날이 갈수록 더 좋아지죠 ㅎㅎㅎ

원모얼 (♡.224.♡.14) - 2024/01/28 22:33:57

이건 희망적인. 메세지구만. ㅋ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4/01/29 08:56:56

나이먹음 다 귀찮아져.난 만약 선보러 나간다면 립스틱만 바르고 나갈거임 ㅋㅋ

원모얼 (♡.224.♡.14) - 2024/01/29 09:45:52

귀찮으면. 선두. 보지 말아야지므. ㅎㅎ

오늘도즐겁게1 (♡.106.♡.44) - 2024/02/08 06:03:53

눈 높이 낮추면 금방 장가 갈텐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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