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친구가 살해되었다 (40회)

죽으나사나 | 2024.01.30 14:32:15 댓글: 0 조회: 184 추천: 1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44202
내 여자친구가 살해되었다. (40회) 뜨거운 온돌방.

“뭐해?”

“회사에.“

”오늘 쉬는 날이잖아.“

”그렇지.“

새해 들어서면 저번부터 추진 중이던 새 프로젝트를 실행할 건데 요즘 갑자기 나타난 민수 때문에 너무 정신줄을 놓았었다. 

이것저것 문서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휴대폰 진동이 울렸고 
전화를 한 사람은 민수였다. 

그래서 심심한 통화를 하는 중이고.

“우리 민서 바쁘네.”

굳이 ‘우리 민서’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말을 꺼냈는데도 전화기 너머는 조용했다. 밀린 문서들을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는 게 뻔했다. 

”그럼 수고해. 끊을 게.“

”어, 응.“

전화는 매정하게 뚝 끊겼다. 

”같이 크리스마스 저녁 보내려고 했는데…“

민수는 끊어진 휴대폰을 쳐다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

샤워를 끝내고 나온 혜주가 눈에 띈 건 많이 피곤했는지 아직 제대로 펴지 않은 이불에 등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있는 주혁에 시선을 고정했다. 

주혁이 깰 세라 고양이 발걸음으로 조용조용 걸어가 주혁이 앞에 가서 쭈그리고 앉았다. 

아직 덜 마른 앞머리엔 물기가 촉촉하게 젖어있었고 금방 씻은 얼굴은 로션 하나 안 바르고 이렇게 광이 나다니…

속눈썹은 왜 또 저리 짙고 긴지… 

머리에 대롱대롱 달려있던 물방울 하나가 구김 하나 없는 주혁의 이마에 톡 하고 떨어졌다. 혜주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이마에 떨어진 물방울을 손등으로 쓱 닦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덥석 잡힌 손목과 중심을 잃은 몸은 앞으로 기울어졌다. 자는 줄 알았던 주혁이가 어느새 천천히 눈꺼풀을 깜빡이며 혜주를 지그시 쳐다보고 있었다. 

“자는 거 아니었어?”

“어, 잠깐 눈만 붙이고 있었는데 누군가 얼굴이 뚫어져라 쳐다보는 바람에 따가워서 눈이 저절로 떠졌어.“

치- 하는 소리와 함께 혜주는 입을 삐쭉 거렸고  그 모습이 귀여워 주혁은 픽 하고 웃었다. 

혜주를 응시하던 주혁은 두 손으로 그녀의 볼을 감싸고 얼굴을 가까이했다. 가볍게 쪽 - 하고 입술에  닿았다 뗐다. 

혜주는 여전히 사랑스러운 얼굴을 하고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잠깐 눈 감아.”

고요한 눈에 온통 주혁이만 가득 채웠던 혜주가 눈을 바로 감으며 말을 잘 듣는다. 

주혁은 이불 옆에 숨겨두었던 반지를 꺼내들었고 혜주의 가느다란 손을 잡고 손가락에 껴주었다. 한 번에 미끄러지듯이 손가락 끝에 들어가는 게 역시 사이즈는 딱 맞았다. 

“음?”

손가락에 딱딱한 무언가가 들어오는 느낌에 혜주는 눈을 떴고 생각지 않은 반지에 주혁이한테 갑자기 뭐냐는 눈빛을 보냈다. 

주혁은 씩 웃으며 반지가 끼워진 혜주의 손가락 사이로 깍지를 꼈다. 

“어?”

주혁이 손가락에도 어느새 똑같은 반지가 껴있었다. 

“언제 준비했어?”

혜주가 빙그레 웃으며 묻는다. 

“좀 됐지. 너 없는 동안 산 거니까. 근데 이게 좀 신기해. 회전도 가능해.”

주혁이의 말대로 반지 가운데 또 다른 링이 있었는데 그걸 만지니 빙글빙글 회전한다. 

”와, 신기해!“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혜주를 보니 잘 샀다고 생각되었다. 

오늘을 위해 여기저기서 한참을 알아본 반지였다. 

“결혼하자. 혜주야.”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보며 방긋 웃던 혜주의 입꼬리가 스르르 내려왔다. 아까 휘청거리면서 주혁이 품에 안겨있던 몸도 뒤로 슬쩍 뺐다. 

“이제는 제발 결혼하자.“

이렇게 애원을 하잖니. 내가. 

”근데 주혁이 넌…“

“배우 생활 나한테 이제 중요하지 않아. 난 네가 중요해. 더 이상 너를 숨겨진 내 여자친구로만 두지 않을 거야.“

머뭇거리는 혜주에 비해 주혁은 너무나 단호했다. 

또다시 눈시울을 붉히는 혜주다. 

“왜 나를 안 찾아온 건지 말해줄래?”

슬퍼진 그녀의 표정을 마주 보며 뺨을 어루만졌다. 

”사실…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기억들이 생기기 시작했어.”

이상한 기억이라니… 혜주 설마 너,

”매일 똑같은 꿈을 꾸게 되더라. 여기를 와서까지도. 꿈에서의 나는 매번 죽어있고 네가 오열하며 슬퍼하는 저주가 걸린 악몽…“

설마 했는데 미래가 바뀐 혜주한테는 바뀌기 전에  기억이 남았다는 말인가.

불안한 동공 위 눈꺼풀을 떨구어 감춘 혜주가 말을 이어갔다. 

”난 내가 죽는 게 무서운 게 아니었어. 혼자 남겨진 너의 그 슬픔이 나한테 고스란히 전해졌어. 아니면, 네가 그 정도로 힘들어할 거 같았어. 너무 무서워서 일단 도망을 쳐야겠다는 생각으로 엄마한테 왔는데 꿈은 안 없어지더라.”

내가 네 몸에 들어가면서 너의 무의식이 남아있었던 걸까,

그동안 혼자 끙끙 앓느라 고생을 많이 했겠네. 우리 혜주. 

내가 네 몸에 들어가는 바람에 그때 그 감정이 너한테 남은 거였어. 

주혁은 혼자서 힘들어했을 혜주가 안타까워 조용히 그녀를  안아주었다. 

“이제 다 끝난 일이야. 그리고 그건 꿈이고 현실이 아니야. 혜주야.”

이제 혼자서 미련하게 다 이겨내려고 하지 마. 

“내가 옆에 있을 테니  같이 극복해 보자. 혜주야.”

“진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게 그냥 꿈일까? 이제는 구분이 안 가. 어떤 게 진짜고 어떤 게 꿈인지. 혼란스러웠어.”

주혁이 품에서 살짝 떨어진 혜주가 여전히 가늘게 뜬 눈꺼풀 아래 눈동자에 불안을 가득 담은 채 그를 올려다보았다. 

“여태 네가 나를 위해 살았으니 이제 나한테도 너를 위해 살 기회를 줘.”

주혁이의 속삭임은 너무 달콤했다. 

혜주는 옅은 미소와 함께 오늘따라 유난히 더 든든한 주혁의 가슴에 다시 얼굴을 파묻었다. 

그날 밤, 주혁이 품에 꼭 안겨 잠든 혜주는 이상하리만큼 잘 잤다. 매일같이 자신을 괴롭히던 악몽은 안 왔고 아예 온 적이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편한 밤이었다. 

어떡하지. 난 역시나 주혁이 네가 없으면 안 돼. 

네가 나 때문에 아파하는 게 싫고 무서워서 도망을 쳤는데 보고 싶어 죽겠으니 나 데리러 오라고 얼마나 연락을 하고 싶었는지 몰라. 

그럴 때마다 또 악몽을 반복했고 밤이 무서웠어. 그 악몽을 꾸면 온몸이 부르르 떨리면서 모든 기운이 빠져나갈 듯이 지치고 아팠었어. 

네가 힘들어지는 건 너무 싫었어. 

그래서 이를 악물고 버텼어. 마음속 한구석은 너를 한없이 기다리며 언젠가 그래도 나를 찾아올 너를 생각하며. 

사랑해. 주혁아. 

나 그냥 네 옆에 있어도 될까?

우리 진짜 행복해도 괜찮을까? 

다음날 아침,

“지이이이잉~”

끊임없이 울린 휴대폰 진동소리에 혜주가 눈을 비비며 눈을 떴다. 

오랜만에 너무 잘 잤더니 머리가 다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주혁이 폰이 불가마 위에 올라탄 개미처럼 부르르 떨고 있었다. 

주혁은 많이 힘들었는지 아직도 단잠에 빠져 있었다. 

’회사서 연락 왔나?‘

주혁이의 몸 위로 몸을 일으켜 그의 머리맡에 있는 폰을 잡았을 땐 이미 진동소리가 끊어진 다음이었다. 

”아앗.“

주혁이가 넓적한 팔뚝으로 자기 몸 위에서 폰을 만지는 혜주를 와락 끌어안으며 옆으로 다시 돌아누웠다. 깜짝 놀란 가슴을 내리 쓴 혜주는 움직이지 말라는 듯 꽤 힘이 들어간 그의 품 안에서 주혁이의 얼굴을 살폈다. 아직도 눈은 지그시 감고 있는 그를. 

”신경 쓰지 말고 좀만 더 자자.“

잠긴 목소리. 이마저도 섹시하게 느껴지다니…

혜주는 손을 뻗어 언제 봐도 조각 같은 그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 부드러운 손길이 졸린 주혁을 자극했을까,

얼굴을 내리쓰는 혜주의 손을 덮었고 한쪽 팔로 바닥을 짓 누르고 몸을 일으키더니 금세 혜주의 몸 위로 올라탔다. 

졸려서 그런지, 느리게 눈을 한 번 더 감았다 뜬 주혁이는 평소보다 더 짙어진 눈빛으로 당황한 혜주와 마주했다. 

”졸렸는데,“

네가 또 악몽을 꾸게 될까 봐 밤새 버티고 버티다 새근새근 잘 자는 너를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눈을 감을 땐 날이 거의 밝을 때였는데. 

”못 참겠어.“

나지막한 한 마디를 끝으로 따뜻하고 나른한 주혁이 숨결이 혜주의 입술을 덮어버렸다. 집요하게 파고드는 주혁에 다물었던 혜주의 입술이 잠깐 벌어지자 바로 기회다 싶어 잘 스며드는 그. 

서로의 숨결이 맞닿아 숨이 차 올라왔다. 주혁은 혜주의 팔을 따라 스르륵 훑어내려가더니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자신의 손가락을 밀어 넣어 깍지를 끼고 그녀의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똑같은 반지를 낀 두 손이  꼭 잡혔고 주혁은 혜주한테 집요하게 파고들었던 입술을 살짝 떼어 눈을 감고 있던 혜주의 얼굴을 마주했다. 

멈추어버린 주혁에 조용히 기다리던 혜주가 천천히 눈을 떴다. 워낙에도 더운 방 안에 뜨거운 열기까지 더해지니 둘의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주혁은 어떤 말도 동작도 없이 눈을 깜빡이는 혜주를 나른하게 쳐다본다. 

네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걸 뻔히 아는데,

네가 눈앞에 있는데,

난 자꾸 불안해. 네가 또 내 앞에서 사라질까 봐. 

혜주는 방황하는 주혁이 눈빛을 읽은 걸까. 그 작은 입에서 나온 나지막한 음성은 주혁이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결혼하자. 주혁아.”

“… 뭐라고?”

분명히 들었으면서 가는 눈을 하고 있던 주혁은 굳이 또 물었다. 눈동자가 확 커진 채로. 

“결혼하자고.”

재차 확인을 한 주혁이 입꼬리가 슥 올라가더니 환하게 웃었다. 

“그 말 물리면 안 된다?”

”당연하지.“

혜주도 소리 없는 웃음을 지었다. 

”뭐, 네 동의가 없어도 지금쯤 난리가 났겠지만.“

혼자 중얼거리는 주혁이 말에 의아해졌다. 

”무슨 뜻이야?“

”어… 지금쯤은 이미 기사가 많이 나가겠네.“

”응? 뭔 기사?“

놀라지 마. 

어차피 내가 너를 꼬시러 온 거였고 그 꼬드김에 정 안 넘어가도 도망을 못 치게 내가 좀 선수를 쳤어. 

”남주혁이 결혼할 여자가 있고 또 내년 봄에 바로 결혼할 거라는 기사.“

혜주의 입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주혁이 말이 끝나기 바쁘게 또 휴대폰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혜주의 시선이 그리로 향하자 주혁은 손을 뻗어 혜주의 얼굴을 자기 쪽으로 돌렸다. 

“우리 하던 거 마저 해야지.”

씩 웃으면서 혜주의 귓가를 간지럽히는 이 말은 온몸에 전기가 들어온 듯 그녀를 짜릿하게 만들었다. 

이어 주혁이 말캉한 입술이 다시 혜주를 덮쳤고 그리 얌전하지 않은 손은 혜주 위에서 능수능란하게 바쁘게 움직였다. 

혜주도 그에 호응이라도 하듯 주혁이 목을 와락 끌어안았다. 

***

“민수 씨, 혹시 멜로드라마 좋아해요?”

다들 자기 업무에 바쁘던 중 옆자리에 있던 유 대리가 칸막이 위에 두 팔을 올리고 턱을 괸 채 민수한테 넌지시 묻는다. 

“음… 싫어하는 건 아닌데 왜요?”

민수가 떨떠름해서 답한다. 

“저한테 공짜 영화표 두 개 있는데 같이 갈래요? 같이 갈 사람이 마땅히 없기도 하고 이번 달 안에 써야 하는데 이제 날짜가 얼마 안 남았잖아요.”

제법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저랑 대리님이요?”

되묻는 민수. 

“네. 언제 시간 되세요? 전 오늘도 괜찮은데.”

유 대리가 반달을 그리며 눈웃음을 쳤다. 

답을 안 한 민수의 시선이 자연스레 민서한테로 옮겨졌다. 

어?

잘못 보았나. 
민서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져서 쳐다본 건데 컴퓨터 모니터에 두 눈을 고정한 그녀를 보았다. 

유 대리는 시선이 자신한테서 벗어나자 민수의 앞에 더 다가간다. 

”같이 가요. 민수 씨. 네?“

”아, 저는…“

”유 대리!“

뭐라고 핑계를 대면서 거절을 할까 고민을 하며 입을 떼었는데 민서가 어느새 이들한테 가깝게 와 유 대리를 불렀다. 

둘의 시선이 민서한테로 갔다. 

”회의 때 얘기했던 그 기획안 다시 잘 다듬어서 나한테 줘. 문제점이 많아.“

”네? 아침엔 좋다고 하셨…“

”지금 다시 보니 별로야. 빨리 수정해서 다시 갖고 와.“

민서는 난감해하는 유 대리의 말을 끊고 딱딱한 명령조로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네에...”

축 처진 어깨 아래로 민서가 내민 기획안을 받아든 유 대리는 조용히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민서는 자신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민수를 힐끔 쳐다보고는 오늘도 몰려오는 졸음을 뿌리치려면 커피를 마셔야 했기에 바로  탕비실로 들어갔다.
졸린 눈을 깜빡이며 민서가  믹서 커피 봉지를 뜯어 컵에 붓고 뜨거운 물을 담으려던 때, 갑자기 탕비실 문이 열렸다.
민서가 누군지 확인하려고 고개를 돌렸고  빠르게 성큼 다가온 그 사람에 의해 손에 들었던 커피만 담긴 컵을 떨구고 말았지만 그걸 바로 처리할 수가 없었다.
얼굴에 장난기가 잔뜩 담긴 민수가 민서의 양 볼을 휘어잡고 순식간에 밀어붙여 들어왔으니...
바로 밀어내야 하는데 아찔해진 머리는 그러지를 못했고 뜨거운 입맞춤은 한참이나 이어진 다음에야 민서는 끝날 줄 모르는 민수의 가슴을 살짝 밀어냈다. 그제야 아쉬운 듯 촉촉히 젖어버린 입술을 슥 닦아내는 민수.
여전히 재밌다는 듯 웃으면서 당황해서 할 말을 잃은 민서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이제 덜 졸리지?"
회사에서 그것도 언제 누가 덥석 들어올지도 모르는 이 공개된 공간에서 민수가 민서한테 금방  한 짓은 졸리던 그녀의 잠을 쫓는 데는 진짜 효과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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