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탐내도 될까? (26회)

죽으나사나 | 2024.03.04 05:54:15 댓글: 2 조회: 239 추천: 1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51432
너를 탐내도 될까? (26회) 그들의 후회.

“이사님한테 궁금한 게 있어요.”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남자를 신사라 칭한다면 오 이사를 비롯한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매너 넘치는 분이셨다. 은서가 비워진 자신 잔에 술을 따르려고 손을 뻗자 어느새 그녀의 잔에 술을 채워 주면서 조용히 응대했다. 

“이런 말 실례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사님은 연애 없는 정략결혼을 하셨다고 그랬었죠?“

조심스레 떼는 그녀의 말에 시선을 마주하던 오 이사는 이내 옅은 미소와 함께 답을 했다. 실례가 아니라는 눈빛을 하고서. 

”그렇죠. 와이프는 그저 얼굴만 아는 사이였지 연애하고는 거리가 멀었었죠.”

“그럼 사랑을 하게 된 계기나 시점이 언제였나요? 나중에는 엄청 사랑하셨잖아요.“

진짜 궁금했던지 은서의 두 눈이 어린아이처럼 초롱 해졌다. 

“흠…. 처음에는 마냥 싫었는데 한 집에서 맨날 그 얼굴을 보니까 싫은 마음은 차츰 사라지고 또 가족은 가족 같았지만 애정은 없었어요. 그러면서도 웃기게 부부 생활은 되었었고. 몸을 섞다 보니까 정이 생긴가 싶기도 했죠. 그래도 그냥 관심만 있다고 생각했지 그리 깊은 감정은 아니라 여겼었죠. 바보같이.”

후회가 밀려오는지 오 이사의 얼굴이 평온을 유지하던 아까와는 달리 괴로워 보였다. 

“어느 날 나한테 그러더라고요. 죽기 전에 소원이 하나 있다면서 그러는데, 그때 나한테 뭐라고 한지 알아요?”

괴로워하며 어둡던 표정이 다시 밝아진 오 이사가 은서한테 넌지시 질문을 했다. 

“뭐라고 했는데요?”

“연애를 하고 싶대요. 연애 없이 한 결혼이라 정말 나랑 연애 다운 연애를 하고 싶다고 했죠. 처음에는 뭔 소린가 했죠. 아직 그렇게 젊은데 왜 죽기 전이란 말을 그리 강조하는지 알 수가 없었죠.“

또 축 처진 표정…

”근데 생각해 보니 와이프랑 진짜 데이트라곤 한 번도 안 해봤더라고요. 그 흔한 여행 한번 못 가보고요. 그래서 생각을 달리했죠. 그때부터. 조금씩 해볼까 하는 마음에 가까운 바닷가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연애를 시작했죠. 와이프랑.“

냉탕과 온탕을 헤집고 다니 듯이 오 이사의 표정은 죽은 아내를 머릿속에 그리며 때론 설렘으로 상기되었다가 또 더 잘해주지 못한 마음에 후회로 풀이 죽어있다가를 반복했다. 

전에 그의 입으로 직접 들은 적이 있었다. 이제 사랑을 제대로 해볼까 할쯤, 아내가 암에 걸렸다는 걸 자신은 아주 나중에야 알았다고. 손을 쓸 새도 없이 말기였던 아내는 오 이사한테  연애를 하고 싶다고 한 거였다. 

“날로 말라가는 와이프를 옆에 두고 몰랐다는 게 너무나 괴로운 일이었죠. 그때 또 한참 회사의 몸집을 키우고 있을 때라 일에 정신없을 때였다지만 다 핑곗거리죠. 지 와이프 하나도 같이 이겨낼 믿음도 못 주고선 무슨 고객사한테 믿음을 달라는 말을 할 수나 있겠어요.”

“아내분은 그래도 마지막 소원을 이루었을 거예요. 가기 전에 하고 싶었던 걸 이사님이랑 했으니까요.”

은서의 따뜻한 그 말에 자책하던 오 이사의 표정이 한껏 누그러뜨렸다. 

“제가 부족해서 그래요. 처음부터 와이프한테 잘해주지 못한 게. 같이 사랑했던 시간이 너무 짧아서 그게 힘들었죠. 방황을 참 많이 했어요. 그래서.“

공허한 표정으로 허공을 쳐다보는 오 이사를 보며 은서는 내내 걸렸던 가슴이 오히려 가벼워지는 거 같았다. 
기혁이한테서 들었었다.
홀로 집에 있던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진 도연이는 친정으로부터 주기적으로 반찬을 갖다주는 주방 이모의 방문으로 발견되었다고 했다. 해외로 출장 중이었던 기혁이가 일정을 마무리도 하지 못한 채 돌아왔을 때는 이미 차디찬 도연을 마주하게 되었었다.
몇 개월 만에 가게에 나타난 기혁은 그때도 넋이 나가 있었다. 도연의 죽음은 웬만한 일로 흔들림 없이 굳세던 그한테도 큰 충격이었던 거 같았다.
은서의 앞에서 일부러 괜찮은 척을 했다. 그동안 잘 지냈냐면서 어둠이 짙은 시선을 보내왔었다. 
힘들어 죽을 거 같은 표정을 하고는 괜찮다고만 했다. 
기혁은 6년 넘게 자신의 아내였던 도연이를 저도 모르게 사랑을 했을까,
오 이사처럼 죽고 나서 후회막심이었을까...
은서는 한 번도 도연에 대해서 직접 물은 적이 없었다. 그도 딱히 깊게 꺼낸 적이 없었기에.
은서는 오늘 오 이사의 말을 듣고는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오 이사는 얼마 안 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일 또 일찍 미팅이 있어서 쉬어야 한다고 했다. 가게를 나가기 전 은서한테 고민거리 있으면 다음에는 꼭 얘기를 해달라는 말도 잊지 않고서. 오늘은 자기 이야기만 했다면서 억울하다고 하셨다. 은서는 알겠다고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텐프로 룸살롱에서 이런 고객은 정말 드물었다.
오 이사 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은서는 치맛자락에 생긴 주름을 탁 털고는 가게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띠리리링~"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에서 벨 소리가 울렸다.
"여보세요?"
"은서야. 뭐해?"
언제나 밝은 목소리의 준우였다.
"어, 가게에."
"아, 그렇구나. 호프집은 이때가 제일 바쁠 때긴 하겠네."
준우는 11시가 다 되어가는 이 시간에 가게에 있다고 해도 놀라지 않았다. 거짓말을 한 건 아니지만 호프집이라  단정 지은 준우한테 굳이 고쳐 말해줄 것까지는 없었으니까. 
"지영이 있잖아."
"응."
"이번 주 주말 지영이네 애 돌잔치가 있어. 너를 다시 만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불러야 할까 고민을 하길래 내가 너한테 얘기한다고 했어. 갈 수 있지?"
"그래? 지영이네 아기를 만날 수 있는 거야?"
"응."
"당연히 가야지! 누구 애돌인데."
준우의 조심스럽게 꺼낸 말과는 다르게 은서의 반응은 우호적이고 밝았다. 
"간다고 할 줄 알았어. 그럼 너한테 돌잔치 초대장 보낼게. 그날 맞춰서 와."
"응. 알았어."
사진에서 봤던 것처럼 엄청 귀엽겠지? 돌 아기라니... 너무 귀여울 거 같았다.
"그리고 은서야."
"응?"
준우는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은서한테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녀 이름을 불렀다. 반응을 보였는데 상대방은 말이 없었다.
"왜? 준우야."
은서가 다시 한번 반응을 했다.
"... 아니야. 그날 보면 다시 얘기하자. 밤늦게까지 너무 무리하지 말고. 고생해."
"어, 응..."
싱거운 준우의 태도에 은서는 픽 하고 소리 없는 웃음을 지었다. 지영의 아기 돌잔치를 다시 생각하며 괜히 설레기 시작했고 아까까지 고민이 많았던 머리가 말끔해지는 거 같았다.
***
다음날,
패션쇼가 의외로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요즘 한층 더 바빠졌다. 기혁은 결재 서류가 쌓인 책상에서 열심히 자기 업무를 보고 있었다. 요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소와 똑같은 태도로 일관했다.
"똑, 똑."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리면서 대표실 문이 열렸다. 서류에 잠깐 눈을 떼고 고개를 들어 누군지 확인했다.
김도하였다.
도하 역시 대문짝만하게 뜬 기혁의 스캔들 뉴스를 보았을 텐데 요 이틀 아무 반응이 없었다. 지금도 그저 기혁과 눈을 마주치자 조용히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그의 앞으로 다가왔다.
기혁이 앞에 크루즈 선에 관한 결재 서류를 내밀었다.
기혁은 쓱 훑어보고 바로 사인을 해주었고 다시 도하의 손에 올려주었다. 다시금 도하의 살짝 숙였다 올린 머리와 함께 사무실 문을 향해  몸을 돌렸다.
다시 업무에 시선을 돌린 기혁을 향해 나가려는 줄로만 알았던 도하의 낮은 음성이 귓가에 흘러들어 왔다.
"그, 대표님에 관한 소문 말입니다."
바쁘게 움직이던 기혁이 손과 눈동자가 멈칫했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도하와 눈이 마주쳤다. 기혁이 못지않게 도하는 무감한 표정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문들이 돌길래 각 팀 팀장들한테 주의를 줬어요. 회사 내에서 그리 말도 안 되는 소문이 퍼지고 있으면 안 되잖습니까."
말하는 도하의 표정이 미세하게 구겨졌다가 이내 평온함을 유지했다. 그러곤 기혁의 해명 같은 건 필요 없었는지 다시 목례를 하고는 그렇게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별 신경을 안 쓰는 듯했던 도하는 이미 죽은 누나에 대해 아직도 남들이 수군거리는 게 영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이번 같은 잡음은 누나가 살아 있을 때도 가끔 들려왔었다.
그때마다 누나는 아니라고 했었다. 누나가 선택한 결혼이었고 어떻게든 잘 살 거라고 했던 누나의 말을 믿었다. 부모님과 하나뿐인 동생한테도 아픈 사실을 숨기고 친정과는 동떨어진 삶을 택했었던 누나가 이해가 안 되었었다. 원래도 자기 속을 쉽게 드러내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결혼 전에는 그래도 많이 자상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었다. 그러던 누나가 결혼을 하고 많이 변해 있었다. 점점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고  그게 아파서 그런 건지, 아니면 권기혁 때문인지 구분이 안 갔다.
누나를 그렇게 만든 사람이 권기혁이 아닐까 원망도 잠깐 했었다.
그러다 어느 날 홀로 집에 있던 누나는 쓰러지면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기혁은 자신이 도착하기 전 이미 숨을 거둔 누나 앞에서 망부석이 되어버렸고 그 후로 한동안 흐트러져 사는 그 모습을 옆에서 직접 지켜본 뒤로는 고이 잠든 누나를 찾아가 위안을 했다. 
권기혁은 내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최악은 아니었다고. 누나한테 살아생전 그리 친절한 남편은 아니었을 수도 있겠지만.
도하는 이미 나와버린 대표실을 뒤돌아보고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제 권기혁이 누구를 만나던 자신이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이제는 매형이라는 호칭보다 대표라고만 부르는 게 맞는 거니까.
늦은 오후,
"오늘 저녁 7시, 웅진 호텔에서 일본 측  바이어들과의 미팅으로 오늘 일정은 끝입니다."
이한이가 태블릿 PC로 스케줄 일정을 훑으며 급한 건은 어느 정도 다 해소하고 소파에 앉아 조금 쉬고 있는 기혁이한테 오늘 남은 일정을 보고했다.
"그리고, 윤하정 팀장님 말입니다."
소파 등판에 머리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았던 기혁이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한 템포 쉬고 이한은 말을 이어갔다.
"본부장님 비서실에 윤 팀장 친구분이 있어서 제가 오늘 한번 물어봤거든요."
계속 말하라는 듯 기혁은 말없이 고개만 틀어서 소파 옆에 서있는 이한한테 시선을 돌렸다.
"어릴 때 사고로 기억을 잃고 보육원에 조금 있다가 지금의 양부모가 입양을 해서 살았었답니다. 그냥 겉 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집안이었지만 윤 팀장을 입양하기 전 부부한테는 아들이 한 명 있었는데 태어난지 얼마 안 가서 요절했고 그 충격이 상당했다는 걸로 들었습니다. 왜 윤 팀장을 입양하기로 마음을 먹은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라  윤 팀장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 게 없는 사이랍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하정에 관한 얘기에 기혁의 눈동자는 한없이 가라앉았다.
"애석하게도 입양은 해서 먹여주고 재워주긴 했지만 부모 자식 간의 애정은 그리 없어 보였답니다. 오죽했으면 아들이 죽은 날짜를 윤 팀장 생일로 정했고 그날은 생일 축하가 아니라 아들 기일 추모에 바빴답니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긴 합니다. 그리고 윤 팀장이 성인이 되고 얼마 안 되어서 자신들의 삶을 찾았다고 해외로 이민을 갔답니다. 그때부터 윤 팀장은 혼자 살았고요."
허,
기혁이 입에서 기가 찬 한숨이 배어 나왔다. 
무조건 은서보다는 잘 지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게 맞다고 은연 중에 믿고 있었으니까.
"그런 부모한테 윤 팀장은 애착이 강했다고 했습니다. 사랑을 받으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는 것까지 들었습니다. 자신을 두고 떠나가자 그때부턴 마음을 서서히 비웠는지 양 부모에 대한 얘기를 일절 안 했답니다."
이한이가 마지막 남은 말까지 다 털고는 다시 태블릿 PC에 시선을 두었다.
[불쌍한 사람이에요. 윤하정 씨와는 다르게 힘든 날들을 많이 견뎌냈죠.]
그 여자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으면서 어떨지 가늠이 안 가는 그 가슴속을 마구 후벼 댔다. 고의는 아니라고 해도 상처를 준 말이 분명했다.
기혁이 난감함에 자신의 관자놀이를 꾹 눌러댔다. 

***
웅진 호텔 라운지,
"고마워, 서울 씨."
"아닙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이사님."
서울은 마무리를 지어야 할 업무가 있어서 다른 동료보다 조금 늦게 퇴근할 참이었다. 다 끝내고 회사서 나가려는 그를 발견한 다른 팀 부장이 서류 하나를 손에 쥐여주며 강 이사가 웅진 호텔에서 미팅이 있는데 중요한 서류 하나를 못 챙겨 가셨단다. 자신은 지금 따로 마무리 지어야 할 게 있으니 가능하다면 갖다 줄 수 있냐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라운지에서 초조하게 대기 중이던 강 이사한테 서류를 넘겨주고 깍듯이 인사를 했다. 
웅진 호텔은 영진 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5 성급 호텔로 웅장함과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로 주목을 받는 유명한 호텔이다. 호텔 입구에 들어서면 로비 정중앙에 3미터는 되어 보이는 골드색 분수대가 눈에 확 들어왔다. 높디높은 천장 때문에 그리 위압감까지는 아니었지만 우러러보게 되는 분수대임은 틀림없었다. 
전체적으로 브라운과 골드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인테리어는 묵직한 느낌과 함께 범접할 수 없는 고급 짐이 물들어 있었다.
무감하게 두루 훑어보던 서울은 로비 끝 쪽에 차지하고 있는 카페로 가서 아이스커피를 하나 주문했다. 급히 집에 갈 것도 아니고 한잔 마시고 떠날 생각으로 로비 한쪽 한 줄로 배치되어 있는 소파로 향했다.
여전히 눈길은 여기저기 새로운 곳을 탐색하듯 훑었다. 그러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문으로 한 여자가 당당한 발걸음으로  들어오는 게 시야에 박혔다.
"... 어?"
잘못 보았나 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눈가를 좁혀서 집중을 했다.
누군가를 찾는지 두리번대던 여자의 고개가 서울이 쪽으로 향하자 당황한 그가 머리를 홱 옆으로 돌려버렸다. 

어른한테 혼났던 아이처럼 일단 몸이 자동으로 피했다. 

또각또각 밝은 하이힐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설마, 본 건가?
한쪽 눈을 찔끔 감고 단 한 눈으로만 주변을 슬쩍 살폈다.
그러다 익숙한 그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처음 듣는 남자 목소리가 그녀의 인사에 바로 응했다.
서울은 얼굴을 가렸던 손을 내리고 고개를 천천히 뒤로 돌렸다. 여자의 인사에 호응을 하던 남자의 얼굴은 바로 보였지만 등을 돌리고 앉은 여자는 뒤통수만 보였다.
'누나가 왜 여기에...'
그것도 회사에서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진한 화장에 꽤 도발적인 옷차림새였다. 치마가 너무 짧았고 색갈이 화려했다.
윤하정,
뭐 하는 거야, 여기서? 저 남자는 누구고?
그리고 자신은 왜 하정을 보고 갑자기 고개를 돌렸는지 이해가 안 갔다. 분명히 생일날 이후로 전화를 해도, 문자를 해도 씹었던 그녀가 궁금했으면서 말이다.
정작 앞에 나타나면 또 그날처럼 나무랄 것만 같아서 반사적으로 일단 숨고 보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와아...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너무 미인이십니다."
남자의 노골적인 감탄사가 담겼다. 바로 뒤에 앉아 있으니 너무나도 잘 들렸다.
기분이 확 상해버렸지만  일단 뭐 하는 건지 알고 싶었던 서울은 몸을 도로 돌려 아무 일 없듯이 커피 잔을 들었다. 
귀는 등 뒤에 앉아있는 그들한테만 집중되어 있었다.
추천 (1) 선물 (0명)
IP: ♡.214.♡.18
나단비 (♡.252.♡.103) - 2024/03/04 12:23:53

상처 없는 사람이 없네요.

죽으나사나 (♡.101.♡.242) - 2024/03/05 04:32:33

그러네여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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