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탐내도 될까? (32회)

죽으나사나 | 2024.03.10 07:20:48 댓글: 18 조회: 630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52850
너를 탐내도 될까? (32회) 드라마 속 주인공과 조연의 차이.

“윤하정 씨?”

기혁은 제 눈을 의심하며 전에 본 적이 있는 네이비 벙거지 모자를 꾹 눌러쓴 채 제 집 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잠든 여자를 불렀다. 

얕은 잠이었는지 그 목소리에 바로 고개는 들려졌다. 

맞네. 윤하정이. 

“대표님!”

눈을 껌뻑이던 하정은 정신이 제대로 들자 당황하며 벌떡 일어서려 했다. 

“아앗.”

오래 쭈그리고 있은 탓에  다리가 저려 힘이 풀린 하정이가 휘청거리자 기혁의 손이 그녀의 팔과 허리를 확 끌어올렸다. 

하정이 비틀 거리면서도 이내 다리에 힘을 빡 주며 고맙다는 목례를 하며 그에게서 한 발 뒤로 내뺐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죄송해요.“

”여긴 왜 왔습니까?”

내가 언제 올지 알고 이렇게 연락도 없이. 

뒷말은 생략한 기혁이 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뚝 떨어졌다. 

“아, 그게…”

연락 없이 무작정 집 앞까지 찾아와서 불쾌하겠지? 

근데,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고맙습니다.”

하정이 갑자기 허리까지 숙여가며 예의를 갖춘 인사를 했다. 

아무 반응 없이 조용했고 허리 굽혀 닿은 그의 구둣발 끝이 살짝씩 바닥을 내리찍고 있었다. 살며시 고개만 들어 올려다보니 몹시나 의아한 얼굴을 한 기혁이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머쓱해진 하정이가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는 어색하게 웃으며 낮에 부장한테서 들었던 말들을 떠올렸다. 

[윤 팀장. 이제 슬슬 회사로 나올 생각 없어?]

오랜만에 전화가 와서 하는 부장의 말이란, 또 회사로 나오란 얘기였다. 

[저 사표 냈잖아요. 왜 그래요. 부장님.]

자꾸 그리 까먹는 걸 봐서는 저보다 증상이 심한 거 같으니 병원에 한번 가보라고 추천을 해줄까 하다가 참았다. 

[새로운 좋은 소식 전해줄까?]

부장은 하정의 말이 귀에 안 들어온 듯 딴 소리를 떠들어댔다. 

[뭔데요.]

그래봤자 회사 얘기일 거고 저랑 일체 상관이 없는 얘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부장이 전하는 말은 하정으로 하여금 가슴이 벅찬 기분을 한없이 들이부었다. 

[영진 그룹에서 갑자기 태도를 바꿨어. 예정대로 리더스 인원 중 60프로는 해고 대상이야. 근데 그 해고될 인원들 다 어떻게 되는지 알아?]

[어떻게 되는데요?]

[영진 그룹 각 계열사에서 받아주기로 했어. 기밀 사항이니까 어데 가서 떠들지는 말고.]

갑자기…

왜?

저택 앞에서는 그렇게 단호하던 사람이었는데. 

그냥 막 뱉은 내 말을 새겨 들었다고? 

굳이…. 왜?

어찌 되었던 다행이었다. 그 많은 인원들이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될 뻔했는데 대기업 계열사로 들어가게 되다니,

[아마 그러면 여기에 남아 있을 사람들이 더 배가 아파질 거야. 우리보단 아무래도 그쪽이 더 나을 거니까. 나도 가고 싶네.]

부장이 입을 쩝 다시며 아쉬워했다. 

“윤하정 씨?”

자신을 다시 부르는 기혁이 소리에 정신이 든 하정은  입꼬리를 올리며 입을 떼었다. 

“구조조정은 어차피 합법이었고 제 얘기를 굳이 안 들으셔도 되었을 텐데 그분들을 내치지 않고 품어주신다니 너무 고마워서 그만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왔어요.”

기혁은 그제야 뭔 얘기를 하는지 알아차렸는지 아, 하는 작은 감탄만 내었다. 

“고맙단 인사를 꼭 직접 보고 말하고 싶었는데 회사는  찾아갈 명분이 없어서요.”

“전화를 하면 되지 않습니까?“

“번호가… 없어요.”

아, 

기혁이 또 처음 알게 된 얘기처럼 옅은 반응을 보였다. 

바보 같긴, 이 실장한테 연락하면 되지. 

“그럼 안녕히 계세요. 그만 가보겠습니다.“

하정이 한번 고개를 더 숙이며 인사를 했다. 

“그러지 말고 들어오세요.“

하정은 고요하기만 한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언제부터 기다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이렇게 보내는 건 아닌 거 같으니 차라도 한잔하고 가죠.“

”전 괜찮…“

<꼬르륵…>

아….

하정이 얼굴이 순간 홍당무처럼 새빨개졌다. 눈치 없이 우렁차게 울리는 제 뱃속 그 소리에. 

피식  웃던 기혁이가 도어락에 엄지를 올리니 드륵- 하고 열림음이 들렸다. 

“차 말고 식사를 해야겠네요.”

부끄러움은 왜 오늘도 자신 몫인지 자기 머리를 콩 쥐어박던 하정은 곧 뒤돌아 본 기혁의 시선에 주먹을 스르륵 내려놓았다. 

“뭘 드시고 싶습니까?”

집에 들어서자마자 주문을 하려는 듯 기혁이가 휴대폰을 잡았다. 

“아, 아니에요. 저 금방 갈 거예요.“

하정이가 당황하며 급히 손사래를 쳤다. 

진짜 여기서 권대표랑 밥을 먹는다는 건 이상했다. 

그냥 진짜 잠깐만 차를 마시면서 저 잘난 얼굴을 훔쳐볼 생각뿐이었다. 

”저도 여태 저녁을 안 먹었습니다. 혼자 먹기 그러니 같이 먹죠.“

아…

하정이는 뭐라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머리를 끄덕이었다. 금방 한 거절이 무색해질 만큼. 

”근데… 대표님.“

”네.“

”대표님 같은 사람도 배달 주문을 해서 드세요?“

열심히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기혁을 보다가 하정이가 물었다. 

집에 항상 고용인들이 줄 서 있을 줄 알았다. 저번에는 미리 약속을 하고 온 거라 사람들 다 비운 줄로만 알았는데 집이 너무 조용했다. 

“본가에는 일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여긴 제 요청으로  한 번씩 와서 청소해 주고 반찬을 두고 갑니다. 어차피 집에서 먹을 시간이 없기도 하고.”

휴대폰 화면을 슥슥 올리며 답하던 기혁이가 괜찮은 가게를 발견했는지 빠르게 움직이던 손이 멈추었다. 

”혹시 초밥 드세요?“

”네. 좋아하죠.“

무심한 그 잔잔한 시선에도 하정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숨이 멎는 듯했다. 

단단히 미쳤다. 

“음…”

이제는 뭘 주문할지 고민하는 기혁이가 입술을 더 꾹 다물며 집중을 했다. 

“하정 씨 특별히 좋아하는 스시 있습니까? 아니라면 모둠으로 하게요.“

다시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하정 씨?“

”네?“

 깜짝 놀란 하정이가 뭐라도 들킨 듯이 확 커진 눈동자가 흔들리며 우왕좌왕했다. 

”모둠으로 주문해요?“

기혁이가 다시 물어왔다. 

”네, 네.“

하정이가 왜 갑자기 이러는지 모르는 기혁은 그녀를 몇 초 더 응시하다 다시 휴대폰에 집중했다. 

꾹 담아버린 그 두툼하고 섹시한 입술에 정신이 팔려서 못 들었다고 할 수는 없었다. 

얼마 안 지나, 기혁이가 주문한 음식이 배달되었다. 

“우아아아아…”

감탄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보통 배달음식이라 하면은 일회용 용기에 랩이 씌어 있는 게 정상 아닌가?

도대체 어디에서 주문을 하면 저리  예쁜 접시에다가 돔 뚜껑까지 덮어서 온단 말인가.

하정이 입을 다물지 못하는 사이 기혁은 트롤리에 올려져 있던 음식들을 하나씩 식탁으로 옮기고 있었다. 

“저, 저도 도울게요.”

뒤늦게야  반응이 온 하정도 같이 허둥지둥 음식을 날랐다. 

크고 작은 접시들을 옮기고 나니 이건 뭐… 진짜 그냥 일식 식당에 앉아 있는 느낌이었다. 

아카시아 우드 스시 보드 위에 차곡히 올려진 초밥에, 일식 집에 가면 있을 미소 장국을 담은  적색 칠기. 그것보다 더 대단한 건  너무나도 고급 져 보이는 쇼유 디스펜서가 그대로 왔다는 점. 

“저… 대표님.”

“네.”

그는 곱게 담긴 음식들 자리를 다시금 배치하며 무심하게 답을 했다. 
"혹시 어떤 앱에서 주문을 하는 거예요?"
단순히 궁금해서였다.
"네?"
하던 행동을 멈춘 기혁이가 하정이와 시선을 맞췄다.
"그게... 배달 음식이 이렇게 오는 게 드물어서요."
"그래요?"
거실에 두었던 휴대폰을 챙겨오며 화면을 터치하던 기혁이가 하정이 앞에 내밀었다. 진짜 보여줄 줄은 몰랐던 하정이가 얼떨결에 그의 폰을 받아 쥐었다.
우리가 능히 알고 있던 '배달의 xx' , '여기요'가 아니었다.
"이건 뭐죠?"
"글쎄... 대중적으로 공개된 앱은 아니에요. 회원은 아마 저 혼자일 겁니다."
무심히 던지는 그의 말에 하정은 깨달았다.
권대표 한 사람을 위한 배달 앱이었구나. 회원이 혼자라는 건 집에는 그분들이 없지만 어딘가에서 항상 대기 중이란 소리인가. 권기혁 한 사람을 위해.
그럼 그렇지. 역시 재벌은 달랐다.
하정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 사람을 상대로 좋아하네 마네 했다니...
"어서 드시죠."
아까보다 왜인지 가라앉은 하정을 보며 기혁은 빨리 먹으라고 눈치를 줬다.
머리만 끄덕인 하정이가 제 앞에 놓여있는 초밥 한 점을 입안에 넣었다. 넣자마자 솜사탕 마냥 스르르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마치 입안에 들어온 적이 없었던 것처럼. 

“우아아아…”

 살면서 초밥이란 음식을 처음 먹는 것처럼 두 눈에서 별빛을 쏟고 있는 하정을 보며 기혁은 저도 모르게 또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회사 그만뒀다면서요."
식사가 거의 끝날 때쯤, 궁금했던 그 말을 꺼냈다.
구수한 장국을 한 술 뜨던 하정이가 입가를 슥 닦았다.
"네."
"왜요?"
왜라니... 
자기 회사 직원도 아닌 내가 퇴사를 하든 말든 왜 궁금하실까.
"이제 좀 쉬려고요."

“왜요?”

그렇게 자신의 일에 열정이 넘쳐 보이더니. 

“쉴 타이밍이 온 거 같아서요.”
하정의 간결한 답에 기혁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고개만 끄덕이었다.
이한에게서 전해 듣기까지는 하정은 그냥 밝게만 살아온 여자인 줄 알았다. 자기가 생각한 일에는 수단을 가리지 않고 무데뽀처럼 직진을 하는 성격이었으니까.
근데 그런 밝은 모습 안에는 또 다른 어둠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생일은 어떻게 지냈어요?"
"네?"
순간, 뜬금없는 기혁의 질문에 하정이 두뇌가 풀가동 되었다. 
내 생일...
아, 저택까지 쫓아갔던 날, 서울이랑 하는 통화 내용을 들었었지.
"뭐.. 친구랑 지냈죠."
가벼운 그녀의 답에 기혁은 자연스레 떠오른 얼굴이 있었다.
"누구요?"
그 박서울이란 남자요?
"정연이요. 어제 저랑 같이 있었던 오 비서요."
앗,
제대로 기억이 안 나는 어제 얘기는 안 꺼내고 싶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제 입으로 뱉어버렸다.
"아..."
다행히 기혁은 어제 일에 대해선 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하정은 물을 쭉쭉 들이켰다.
근데, 
다행이 맞는 건가.
이 사람은 참 이상하다. 그 룸에서도 그렇고 어제도 그렇고 사실 일반적인 사이로는 있을 수가 없는 신체 접촉이었다. 근데 어떻게 이렇게 아무 일도 없듯이 자신을 대하는지.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던가.
자신은 지금 이렇게 마주 보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심장이 미치겠는데.
저만 그런다는 생각에 또 비참해지는 기분이었다.
"매년 그렇게 오 비서와 생일을 지냈던 건가요."
부모님 없이? 오직 친구하고만?
"음... 네. 그렇죠."
기혁의 의도는 모르지만 그게 사실이었으니 그대로 답했다. 부모님이랑 같이 살 때도 뭐 그리 기억에 좋은 생일은 아니었지만 그분들이 떠나고 나서는 정연이가 거의 자신의 생일을 챙겨준 건 맞았다. 늦더라도 꼭 12시 전에 와서 생일 축하 노래와 함께 소원을 빌게 끔 강요했다. 사실 정연이가 없었으면 매년 찾아오는 생일이 조금 더 힘들어졌을 수도 있었겠다.
"형제자매는 없습니까?"
굳이 알고 있는 걸 묻는 기혁은 그녀의 잊혀졌다는 기억에 대해 듣고 싶어서였다. 의아한 눈빛을 주던 하정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 사실 입양아인데, 부모님이 저를 입양하기 전, 아들이 있었다고는 들었어요. 본 적은 없죠."
초밥이 너무 맛있어서 일까, 아니면 진중하게 물어보는 그 눈빛을 거부할 수가 없어서 일까.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한테 본 적도 없는 남동생의 존재 얘기는 거의 한 적이 없었으므로 자신도 꽤 놀랐다. 말하면서도.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습니까? 윤하정 씨는?"
궁금했다. 윤하정이란 이 여자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드라마에서 가련한 주인공을 짚으라 하면 그 주인공은 무조건 은서 몫이었다. 온갖 역경과 풍파를 겪으면서 우뚝 버티고 있는 세상 대단한 의지의 주인공.
그거에 비해 조연은 항상 작은 일에도 무너지며 꺾이지 않는 주인공을 싫어하기 마련이었다. 시청자의 응원을 받는 자는 무조건 주인공을 향한 거였다. 그래서 조연의 아픔은 그렇게 자연스레 묻히는 편이었고.
10대 시절, 기혁은 우연히 그런 드라마를 보았었다. 20대 들어서고는 본 적이 없다만 그때 보았던 드라마들은 다 그랬다. 주인공만 무조건 감싸고 도는 드라마. 
잘했던 못했던 주인공만 각광받는 그런 내용들이었다.
하정은 드라마 속 조연이었을까.
다행히 오정연이라는 친구가 있었다지만 그 사람 빼고는 이 여자한테는 기댈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 싶었다.
은서는 적어도 자신이 있었는데.
"대표님께서 왜 그게 궁금하죠? 제가 어떻게 살았는지?"
굳은 얼굴로 자신을 응시하는 하정을 보며 기혁은 말문이 막혔다.
왜 이러는지 모를 하정한테는  자신의 질문이 이상했다는 걸 그제야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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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2) 선물 (1명)
IP: ♡.234.♡.142
나단비 (♡.252.♡.103) - 2024/03/10 07:27:25

하정이도 사는게 쉽지 않았네요.

죽으나사나 (♡.234.♡.142) - 2024/03/10 08:05:24

네. 어쩌다보니 하정도… 근데 일요일 아침인데 일찍 기상하셨나봐요.

나단비 (♡.252.♡.103) - 2024/03/10 08:24:58

네. 눈이 저절로 떠졌네요. 재밌게 보고있어요. 앞으로 로맨스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네요.

죽으나사나 (♡.234.♡.142) - 2024/03/10 08:28:43

>.<

글쓰고싶어서 (♡.208.♡.209) - 2024/03/10 10:33:54

흐뭇하게 몇시간동안 읽어본 일인입니다,하정이가 얄밉슴다...기혁은 은서에게로 가야하는데...그보다도 어느 나그네 심금을 울린분이 있는데,도연씨......작가님 화이팅.

죽으나사나 (♡.168.♡.144) - 2024/03/10 14:08:47

도연이요? .ㅋㅋ

글쓰고싶어서 (♡.208.♡.209) - 2024/03/10 14:11:55

도연이가 얼마나 좋슴가?나는 빠졋음다.

죽으나사나 (♡.234.♡.142) - 2024/03/10 18:38:12

많이는 안 나오는 인물이라 의외라서요.

힘나요 (♡.208.♡.170) - 2024/03/13 05:05:32

잘 보고 갑니다 ㅋㅋㅋ

힘나요 (♡.208.♡.170) - 2024/03/13 05:05:43

잘 보고 가요 ㅋㅋㅋ

힘나요 (♡.208.♡.170) - 2024/03/13 05:05:49

ㅎㅎㅎ

힘나요 (♡.208.♡.170) - 2024/03/13 05:05:55

ㅋㅋㅋ

힘나요 (♡.50.♡.250) - 2024/03/22 19:06:19

잘 보고 갑니다 ㅎㅎㅎ

힘나요 (♡.50.♡.250) - 2024/03/22 19:06:33

잘 보고 갑니다ㅋㅋㅋ

힘나요 (♡.50.♡.250) - 2024/03/22 19:06:46

잘 보고 가요 ㅎㅎㅎ

힘나요 (♡.50.♡.250) - 2024/03/22 19:06:57

잘 보고 가요 ㅋㅋㅋ

힘나요 (♡.50.♡.250) - 2024/03/22 19:07:03

ㅎㅎㅎ

힘나요 (♡.50.♡.250) - 2024/03/22 19:07:08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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