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탐내도 될까? (41회)

죽으나사나 | 2024.03.16 07:43:29 댓글: 12 조회: 268 추천: 1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54218
너를 탐내도 될까? (41회) 온전히 너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
새벽 2시가 넘어가는데 기혁은 집무실에서 나올 줄을 몰랐다.
몇 개월 치 업무를 한 번에 다 볼 것처럼 일에만 열중했다.
본가로 다녀온 뒤로 이번 주 내내 저 상태였다.
"똑, 똑."
저기압인 보스를 내버려두고 저 혼자 퇴근을 할 수 없었던 이한이가 노크를 하며 집무실로 들어왔다.
기혁이 시선은 여전히 책상 위에 가득 쌓인 서류에만 집중되었다.
멀뚱히 서있던 이한이가 그의 책상 앞으로 다가갔다.
"퇴근 안 하십니까? 대표님."
"먼저 가."
짧은 답을 끝으로 시선은 그대로였다.
"윤하정 씨를 따로 만나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나무랄 게 뻔했지만 그 이름을 또 입에 올렸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기혁이 손에 들려있던 서류가 책상 위로 떨어졌다. 금방이라도 두 눈을 뒤집을 듯이 이한을 노려보는 기혁에 오늘따라  물러서고 싶지 않았던 그다.
"전 이해가 안 갑니다. 좋아하면 직진을 하면 되지 왜 이리 어렵게 삽니까?"
신경을 거스르는 말을 한다고 설마 자르진 않겠지?
말하면서도 이한은 이러다 당장 실업자가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말없이 그를 한 번 더 노려보던 기혁이가 서류철을 확 덮더니 드디어 몇 시간 만에 의자에서 일어났다. 봉에 걸려있던 슈트를 집어 성큼 문을 향해 걸어가더니 고개만 틀어서 이한에게 지시했다.
"같이 가지. <k> 로"
<k> ??
거긴 어디지? 이한은 처음 듣는 영문 숫자에 의문이 커졌다.
그러나 대표실을 금세 빠져나간 그의 뒤를 쫓느라 그 의문은 바로 지웠다.
...
"대표님, 여긴..."
이 새벽에 갑자기 어디를 가나 했더니 알려준 주소대로 내비게이션을 찍고 온 이곳은 룸살롱이었다.
기혁의 뒤를 바짝 따라 룸살롱 복도에까지 다다른 이한은 당황함에 입이 바짝 말랐다.
대표님께서 이런 취미생활이  있었나.
권기혁이 가는 길마다 다 자기가 운전을 해서 모셔다드리지만 어쩌다 한 번씩은 절로 운전을 한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냥 가끔 드라이브를 즐기나 하고 생각했는데 낯선 느낌 하나 없이 스스름없이 발을 집어넣은 여기는 룸살롱이었다.
어느 한 룸을 그대로 들어갔다.
웨이터가 들어와서 '대표님' 이라고 친근하게 인사를 하는 걸 보자 이한은 기혁이가 평소 여기를 꽤 드나들었단 생각이 들었다.
"이 실장. 나랑 같이 일한 게 얼마나 되었지?"
눈만 껌뻑 대던 이한에게 무감한 시선을 두며 기혁이가 질문을 했다.
"음... 2년이 좀 넘었습니다."
왜 묻는지는 몰랐지만 속으로 계산을 마친 이한이가 답했다.
"회사 일에는 일체 관심이 없던 내가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게 되고, 정략결혼까지 하게 된 이유는 여기에 있어."
어딘가 확고한 기혁의 표정을 살피던 이한은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그의 말에 눈을 둬 어번 더 깜빡이었다.
뭐, 
오고 가고 들은 말은 있었다. 오래전에 권기훈 전무(그 당시 직급) 가 홀연 사라지지만 아니었다면 승계는 그분이 했을 거란 얘기들을. 
근데 회사에 들어온 거랑, 정략결혼이 왜 이 룸살롱이랑 상관이 있다는 거지?
자기가 모르는 뭐가 여기에 있는 거지?
상황 파악이 안 돼 눈을 굴리는 이한을 힐끗 보고는 기혁은 금방 웨이터에게 부탁했던 양주를 제 잔에 기울였다.
"아, 제가 따라 드리겠습니다."
이한이가 양주병을 뺏을 기세로 일어섰다.
"됐어."
콸콸콸,
심란한 마음과 같이 양주는 거침없이 잔에 들이부어졌다.
이한이 입사하기 전 기혁이 옆에는 꽤 능력 있는 청년이 있었다. 눈치가 빠르고 일을 잘해 꽤 마음에 들어 했던 비서실장이었다.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었던 기혁은 이 가게로 올 때도 스스럼없이 그와 동행을 했다.
입이 무거운 사람이니 어데 가서 딴 소리를 할 거라 생각은 절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언론사에서 확인차 먼저 연락이 왔다.
제보를 받았단다. 거액의 돈을 바라고.
뭐,
어렵지 않게 신고한 자를 색출했다. 믿었던 자한테서 받은 배신감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바로 해고를 했고 어데 가서 입 한번 뻥끗 못하게 단단히 못 박았다.
곁을 함부로 주면 안 된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많은 사람들을 직접 면접을 보았다. 그중 그래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게 이한이었다.
그저 욕심이 덜 해 보이는 사람으로 뽑았다.
그러나,
다시는 이 가게에 대해서는 이한에게 입에 올리지도,
같이 동행을 하지도 않았다.
또 그런 실수는 하고 싶지 않았다.
"똑, 똑"
노크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들어왔다.
"대표님."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은 여자가 사뿐히 들어왔다. 오트밀 칼라의 린넨 투피스를 입은 여자였다.
무슨 생각을 하고 저한테 이상한 소리를 하는지 궁금해 기혁에게 시선을 두었던 이한의 고개가 소리가 나는 그 방향으로 틀어졌다.
"안녕하세요."
여자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예쁘게 웃었다.
"안녕하...."
이런 곳에서 처음 보는 여자에게 하는 인사 자리가 몹시 불편했지만 자고로 인사는 눈을 마주치면서 해야 해서 그녀와 시선을 맞춘 이한은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윤하정 씨?"
그 입에선 당연히 제 머릿속에 있는 그 이름을 불렀다.
웃으며 다가오던 여자가 멈칫하며 자리에서 멈추었다. 

”이 실장, 여긴 이 가게 강은서 실장이야. 은서야, 이쪽은  이한 비서실장이고.“

”아…,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은서는 그제야 알겠다는 듯 방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이한은 당연히 윤하정으로 보이는 여자가 다른 이름으로 불리니 어안이 벙벙해져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은서야. 아픈 건 어때?“

”이제 괜찮아졌어요. 그때 급해 보이던 일은 잘 마무리했어요?“

여전히 고운 미소를 흘리며 은서가 기혁이 옆에 앉았다. 

”응.“

이 분위기는 뭐지?

똑같게 생긴 것도 충격인데 대표님과 서로 마주 보는 이 표정들은 뭐지?

애뜻해 보이는 이건 뭐냐고?

이한의 눈은 더없이 커져갔다. 
​은서는 잠깐만 얼굴을 비추고 가게 일 때문에 다시 나갔다. 

”대표님. 이게 웬…“

놀라움을 숨기지 못한 이한이가 마른 세수를 하며 하얘진 정신을 찾았다. 

”강은서는 윤하정의 쌍둥이 언니야.  내가 10년 넘게 바라본 사람.“

에…?!

그만 놀래줬으면 좋겠지만 그동안 풀지 못했던 말들을 다 풀기라도 하듯 기혁은 막힘없이 다 얘기했다. 

“은서는 윤하정을 기다리고 있어. 기억을 잃은 동생이 자신을 다시 기억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 회사로 처음 찾아온 그날 난 윤하정이 은서의 동생이란 걸 알 게 되었고 그냥 궁금했던 거야. 그래서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거고. 그냥 그것뿐이야. 윤하정과 나는.“

이제야 퍼즐이 들어맞는 거 같다. 그동안 바라보기만 하면서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권대표의 뜻을….

진짜 옆에 있을 여자는 윤하정이 아니라 그녀의 언니인 강은서 라고? 

그래서,

그래서 그랬던 거구나. 

내가 무슨 실수를….

이한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설치고 다녔던 저를 나무랐다. 그러다 뭔가를  떠올렸는지 설핏 괴로워하는 기혁의 얼굴을 곁눈질을 해보았다. 

찡그린 미간 사이, 주름은 더 깊어져 가는 것만 같았다. 

왜…,

윤하정이 그냥 사랑하는 여자의 동생이기만 하다면 왜 그녀를 떠올린 그 얼굴은 그리 슬퍼 보이는지. 

제 속을 온전히 모르고 있는 거 아닙니까. 대표님?

***

다음날 아침. 

”아기 상어 뚜루루루두루~ 귀여운 뚜루루루뚜루~“

경쾌하고 요란한 ‘아기 상어’ 알람이 하정이네 집에서 울려댔다. 

“으으… 이놈의 지지배. 뭔 알람을.”

그 요란한 알람 소리를 정작 설정한 사람은 여태 못 깨고 늦잠을 자려던 하정이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참다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오정연! 알람 좀 꺼!!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겠잖아!“

베개를 집어 든 하정이가 옆에서 아직도 꿈나라에 있는 정연을 마구 때렸다. 

평생직장처럼 여겼던 회사를 그만둔 지 한 달이 되어간다. 좀 마음을 추스르며 조용히 살고 싶었다. 늦잠을 자는 것도 이제 좋아져서 이런 삶이 나쁘지 않았다. 

근데,

요 며칠 다시 출근을 하는 기분이 드는 건 다 이 오정연 때문이다. 내 서랍에서 약봉지를 발견한 이후부터, 정확히는 내가 아프단 걸 알고 난 후부터 제 집에 갔던 정연이가 크나큰 캐리어를 끌고 다시 왔다. 

내 옆에서 도와줄 거란다. 어제도 치매에 좋다고 몇 시간이나 같이 고스톱을 쳐대는 바람에 힘들어 죽겠는데 이 이른 아침에 아기 상어 알람이나 듣고 있자니 미칠 지경이었다. 

“일어나!!”

이불을 걷어차고 정연의 엉덩이를 찰싹 내리쳤다. 

“아야,”

얇은 잠옷 위로 닿은 손바닥의 힘이 꽤 컸는지 정연의 입에서 아픈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조용하더니 게스름한 눈을 천천히 떴다. 

“아~~ 일하러 가기 싫다.”

자리에서 부스스 일어나며 아직 잘 떠지지 않는 눈을 비볐다. 

많이 피곤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그리 편치 않았다. 

난 하루 종일 뒹굴다가 늦게 잠든 거였지만 정연은 엄연히 회사 일을 다 마치고 몸이 힘들었을 텐데도 날 도와준다고 고스톱을 몇 시간이나 쳐댔다. 

그러니 안 피곤하겠냐고. 

“왜 그런 눈으로 봐?”

측은하게 저를 바라보는 하정을 한쪽 눈으로 힐끗 보던 정연이가 툭 뱉었다. 

“아니야.”

고개를 돌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노력을 안 해도 되는데,

난 진짜 괜찮은데,

구인 너에 대한 기억은 항상 좋았어. 

그거면 됐어. 

비록 내가 원하는 만큼의 사랑을 준 부모님은 아니었지만 내가 저지른 잘못에 화 한번 안 내고 살펴준 건 그분들이었어. 

너 하나면 됐어. 

지금까지 좋았으면 되었어. 

”빨리 준비나 해. 난 계란 후라이나 해줄게.“

등을 돌린 채 아직도 침대에서 안 내려오고 있는 정연에게 퉁명스레 쏘아붙이고 주방으로 갔다. 

***

피곤했던 하루를 끝으로 정연은 오늘은 이한과 만나기로 했다. 요즘 하정의 병을 알고 난 후로 갓 연애를 시작한 이한하고는 회사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걸 빼고는 만나지 않았다. 

만나자는 문자를 먼저 보낸 건 더 기다리지 못한 이한이었다. 

“미안해요!“

식당 의자에 앉자마자 눈을 질끈 감은 정연이가 저도 모르게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가 큰 목소리로 사과를 했다. 

갑작스러운 이유 모를 사과에 그녀 앞에 앉은 이한은 눈만 껌뻑이었다. 

스르르 눈꺼풀을 들어 올린 정연은 그런 이한과 눈을 마주쳤다. 

“아, 사과하는 이유는…”

“설마, 우리 헤어지는 건가요?”

꽤 억울한 이한의 얼굴이 설핏 비추자 당황한 정연은 두 팔을 세차게 흔들어댔다. 좌우로. 

“아니에요. 그건 절대로!”

정연은 제 자신이 좀만 흥분하면 올라가는 이 목소리는 이럴 때는 조금 창피했다. 다른 테이블에서 힐끔 쳐다볼 법도 한데 오해를 하는  이한 앞에서 이것저것 신경 쓸 여건이 안 되었다. 

“저 이한 씨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헤어지다니요.”

발갛게 얼굴을 붉히며  갑자기 고백을 해오는 정연을 빤히 쳐다보던 이한은 픽 하고 웃어버렸다. 

“알겠어요. 긴장하지 말고요. 그냥 해본 소리니까.”

흔들리던 정연의 눈동자가 그대로 뚝 멈추었다. 그러다 바로 반달을 만들어냈다. 

몇 주 전,

회사에서  마주치면 서로 가벼운 목례로 인사만 주고받던 이한이 같이 저녁을 먹을 수 있냐고 물어와서 정말 놀랐다. 

그러다 밥을 먹자고 한 이유가 하정에 대해 궁금한 걸 물으려고 했다는 걸 알고는 김이 약간 샜지만 괜찮았다. 

오래전부터 짝사랑해왔던 상대와 이렇게 단둘이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거에 감사하고 또 고마웠다. 하정이 친구인 게 고마웠다. 

“무슨 생각을 그리해요?”

정연이 앞에 냅킨을 깐 위에 수저를 내려놓으면서 이한이가 물어왔다. 

“아, 아니에요.“

하얗고 고른 이를 보이며 방긋 웃어넘기는 정연이었다. 

”정연 씨를 이번 주말에는 못 만날 거 같아서 오늘 보자고 했어요.“

”왜요?“

“실례하겠습니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부대찌개가 알바생에 의해 테이블에 놓였다. 

“맛있게 드세요~”

알바생은 공깃밥 두 그릇을 마지막으로 테이블에 올리고 금방 자리를 떴다. 

알바생에 고맙단 인사로 고개를 까딱 움직인 이한이가 뜨거운 공깃밥을 들더니 아래 위로 흔들었다. 

뚜껑을 여니 그에 잘 흔들려진  밥은 밥공기에서 깔끔하게 떨어져 있었다. 

정연이 앞에 그걸 내려놓고 그녀 앞에 있던 공깃밥은 저한테로 당겨갔다. 

“주말 어디 가요?”

궁금해 죽겠다는 정연을 마주하자 그제야 이한은 입을 벌렸다. 

“급하게 홍콩지사에 주말 회의가 잡혀서 대표님과 홍콩에 다녀와야 해요.”

“갑자기요?”

“네. 크루즈 선 계약 관련해서 문제가 좀 생겼어요. 대표님이 직접 가서 해결을 하신 답니다.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서 거기 호텔에서 잘 거고요.  일은 아마 토요일 낮에 끝날 거 같습니다. 다만 제 고모네가 홍콩에서 살고 있어서 거기 들렸다가 일요일 밤늦게 오려고요.”

아… 자세한 이한의 설명에  정연이 수긍을 하고 머리를 끄덕끄덕했다. 

”빨리 들어요. 찌개가 너무 졸면 짜기만 하니까.“

이한이 손에는 정연의 수저가 들려있었다. 

”일은… 토요일 낮에 끝난다고 했죠?“

”네.“

”토요일 저녁부터 이한 씨는 자유 시간이고요?“

”네.“

”대표님은요?“

”주말까지 일 시키는 게 미안하다고 대표님은 홀로 돌아오시겠다고 하지만 공항까지는 모셔다드려야죠.“

”이한 씨.“

정연이 앞 접시에 부대찌개를 담아주던 이한을 불렀다. 

하던 행동을 멈춘 이한이가 오늘따라 요상하게 배시시 웃는 그녀를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고모네 집 꼭 가야 해요?”

“그런 건  아닌데, 그냥 갔던 바에 얼굴 한 번 볼까 하는 생각이죠. 사실 한 달 전에 우리 집에 왔던 터라…”

“그럼 일 끝나고 저랑 만나면 안 돼요??”

“네?”

정연의 두 눈이 유난히 반짝이었다. 

”저 홍콩 가서 이한 씨랑 딤섬 먹고 싶어요.“

”네?“

놀란 이한에 반해 정연의 눈은 여전히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하정아,

이 언니가 너한테 멋진 다리를 놔주마. 

기대해.
추천 (1) 선물 (0명)
IP: ♡.101.♡.179
나단비 (♡.252.♡.103) - 2024/03/16 10:01:35

은서와 기혁의 관계가 가족처럼 애틋하네요.

죽으나사나 (♡.214.♡.18) - 2024/03/16 15:32:49

네. 진짜 가족이면 탈도 없을 듯한데..

힘나요 (♡.208.♡.50) - 2024/03/25 14:03:19

잘 보고 갑니다 ㅎㅎㅎ

힘나요 (♡.208.♡.50) - 2024/03/25 14:03:31

잘 보고 갑니다 ㅋㅋㅋ

힘나요 (♡.208.♡.50) - 2024/03/25 14:03:42

잘 보고 가요 ㅎㅎㅎ

힘나요 (♡.208.♡.50) - 2024/03/25 14:03:53

잘 보고 가요ㅋㅋㅋ

힘나요 (♡.208.♡.50) - 2024/03/25 14:03:58

ㅎㅎㅎ

힘나요 (♡.208.♡.50) - 2024/03/25 14:04:04

ㅋㅋㅋ

힘나요 (♡.208.♡.50) - 2024/03/25 14:04:09

ㅎㅎㅎ

힘나요 (♡.208.♡.50) - 2024/03/25 14:04:14

ㅋㅋ

힘나요 (♡.208.♡.50) - 2024/03/25 14:04:19

ㅎㅎㅎㅎ

힘나요 (♡.208.♡.50) - 2024/03/25 14:04:24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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