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친구가 살해되었다 (30회)

죽으나사나 | 2024.01.25 09:21:24 댓글: 0 조회: 153 추천: 1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43002
내 여자친구가 살해되었다. (30회)    너를 다시 만난다면.  

”주혁아. 30분 지났어. 이제 촬영 시작이야.“

뭐지…

눈을 뜰 수가 없다. 분명히 어두운 밤이었는데 날이 저물기 전의 오후 햇살이 어찌나 밝은지 눈이 제대로 떠지지가 않았다. 

”남주혁 배우님. 일어나세요.“

이 목소리는 … 민수다.

민수?

정신이 번쩍 들면서 눈을 떴다. 

여긴…

주혁이가 촬영장을  옮길 때 맨날 타던 벤이다. 

왜 갑자기 여기에 있는 거지?

여기저기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데 앞에는 안 나오고 뭐 하냐는 눈길을 던지고 있는 민수가 보였다. 

”나 왜 갑자기 여기에 있어?“

”왜 여기에 있냐니. 한 타임 쉬고 촬영을 다시 하기로 했잖아. 30분 뒤에 깨워달라고 해서 내가 지금 깨우는 중이고.“

민수가 시큰둥해서 대답을 했다. 

”지금… 며칠이야?“

이상한 꿈을 꾸었나. 왜 저러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민수는 그 질문에 답을 했다. 

“9월 8일. 왜?”

“뭐라고?”

주혁이가 눈동자가 확 커지면서 다시 물었다. 

“9월 8일이라고.  왜 그러냐?”

민수가 역정을 냈다. 

난 분명 혜주의 몸이 아닌 내 몸 안에 있다. 날짜는 9월 8일. 혜주가 죽기 한 달 전이라는 소리다. 

그러면… 그러면 혜주가 아직 살아있다는 얘기다!!!

김혜주!!!

그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갔다. 민수가 부르는 소리 따위 들리지도 않았다. 

확인해야 한다. 혜주가 진짜 살아있는지 확인을 빨리해야 한다. 

”드르륵-“

”어?? 남주혁. 이 시간에 왜 집에…“

어떻게 혜주네 집까지 왔는지 모른다. 미친 듯이 뛰었다. 다행히 촬영장이 혜주네 집이랑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미친 사람처럼 현관문을 때려 부수듯이 문을 열어젖혔다. 

내가 그렇게 바라던 사람. 네가 그렇게 되고 나서 한 번이라도 좋으니 만나게 해달라고 그렇게 밤마다 빌었던 소원. 

그 소원이, 그 꿈이 이루어졌다. 

주혁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 못 한 채 혜주를 꽉 끌어안았다. 더 이상 자기 품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게. 

촬영장에서 촬영을 해야 할 시간에 여기에 온 이유를 몰라 눈꺼풀을 깜빡대던 혜주한테 설명을 할 수가 없었다. 

아니, 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은 그냥 혜주의 이 따뜻한 체온과 항상 향수를 뿌린 듯 은은한 향이  퍼지는 혜주의 체취를 느껴야 했다. 

“주혁아?”

주혁은 혜주의 어깨를 살짝 웅켜잡고는   그녀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했다. 

얼마나 보고 싶고 그립던 얼굴인지… 

주혁이가 들어와 있을 땐 항상 그늘진 얼굴이었는데 지금 보니 이렇게 맑고 깨끗한 눈을 하고 있을 줄이야…
이런 혜주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적응이 안 되었다. 

“혜주야. 사랑해.”

내가 정말 많이 너를 사랑해. 

주혁은 고개를 살짝 비스듬히 하고 혜주의 입술에 다가갔다. 눈물이 섞인 입맞춤은 달콤하면서도 짜고 썼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혜주를 생각해 조심스러워져야 하는데 어미 잃은 아이가 제 어미를 겨우 찾아 파고들듯이 집요했다. 할딱이는 그 숨결 하나라도 놓칠세라 거칠게 그녀를 삼키고 또 삼켰다. 
도저히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다. 

머릿속에선 그동안 혜주의 몸으로 들어와 있으면서 그녀를 마주하지 못해 느꼈던 감정이 떠오르면서 더더욱 슬퍼졌다. 

“자, 잠깐만. 주혁아. 왜…”

혜주는 떨리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입을 벌렸다가 다시 집요하게 다가오는 주혁이 때문에 현관 벽에까지 밀리고 말았다. 

앞으로 밀어낼 듯 말 듯하게 주혁이의 복근 위에 걸터 있던 손은 어느새 그의 커다란 손아귀에 잡히더니 이내 깍지를 꼭 껴진 채 옴짝달싹 못하게 되었다. 

혜주는 정신이 아찔해지는 순간에도 머릿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아침까지 별다를 게 없었던 주혁이었다. 

갑자기 왜 이러는지. 왜 이렇게 안달 났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어느새 폭풍이 휘말아치고 지나간 뒤였다. 

몸에 기운이 다 빠져나간 혜주는 침대에서 꼼짝을 못 했다. 

오늘의 주혁은 미쳤다. 자신이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닌듯했다. 

평소에 순둥순둥한 레트리버였다면 지금은 맹렬히 돌진하는 사나운 맹견 같았다. 입에는 사랑해 만 연발하면서. 

한바탕 불태우고 갈증이 나는지 주방에 물 마시러 갔다 온 주혁이가 침대 위로 다시 올라오면서 이불 속으로 손을 넣더니 혜주의 허리를 감싸려고 했다. 

“나 건드리지 마.”

눈을 감고 있던 혜주의 볼멘소리가 들려와서 깜짝 놀라 손을 뺐다. 

“더 건드리면 화낼 거야. 나 지금 몸이 여기저기 쑤셔.”

입을 삐쭉 내밀며 긴 속눈썹을 살짝 올리며 눈을 뜬 혜주였다. 주혁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그 눈길은 살짝 원망이 섞여있었다. 

”미안해. 내가 조심한다는 게…“

주혁이가 난처해하며 사과를 했다. 

아니, 사과할 거까진 아닌데…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삼켜버린 혜주는 주혁이를 유심히 살폈다. 

무슨 일인지 물으면 말해줄 거야? 주혁아. 

“내가 이상하겠지만… 너한테 왜 이러는지 말해줄 수가 없어.”

와… 내 몸속에 들어와 있는 거 아냐? 
남주혁. 아주 가끔이지만 이럴 때의 너는 무섭다. 

주혁이의 말에 가슴이 철렁한 혜주였다. 

“키스는… 괜찮아?”

… 뭐?

어울리지 않게 쭈볏거리면서 입을 뗀 주혁을 보고 픽 하고 웃음이 나갔다. 

“해도 되는 거지?”

말과는 다르게 아주 짧게 입술만 쪽 하고 맞춘 주혁이가 침대에 모로 누워서는 혜주를 깊고 찐한 눈동자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혜주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

“…”

말이 없이 눈동자만 뱅글뱅글 굴리던 혜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너 설마...”

“설마 뭐?"

무슨 질문을 하려는지  얼굴이 발그레해진 혜주의 모습에 주혁은  빵 터지고 말았다. 연신 킥킥 웃으며 짓궂은 미소가 걸린 주혁이가 벌떡 일어나 누워있는 혜주의 몸 위로 올라갔다. 

“한 번 더?"

난 괜찮아. 너만 괜찮다면. 

“저, 저리 가!”

얼굴이 뜨거운 태양처럼 발개진 혜주가 힘을 주며 주혁을 확 밀어냈다. 

“짐승…”

“뭐라고?”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에 주혁이가 옆으로 쓰러져 누우면서 물었다. 또 턱을 괴고는 혜주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짐승이라고!”

아까는 진짜 사람이 아닌 줄….

“그래서 싫기만 했어?”

뭘 또 이런 질문을 진지하게 하냐. 그렇지 않아도 뜨거웠던 가슴이 간질 거리게.

“뭐… 그건 아니지만. 놀랐지. 좀.”

투덜대듯이 내뱉는 혜주의 말이었다. 미친 듯이 달려들던 주혁이의 모습이 생각나 가슴은 또다시 눈치 없이 쿵쾅댔지만 겉으로는 내심 아무 일 없는 듯이 굴었다. 

그런 혜주를 보며 주혁은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에 드리운 머리카락을 옆으로 쓸어주었다. 

“이렇게 살아있는 너를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어.”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말이었다. 놀란 두 눈을 하고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혜주의 표정을 보기 전에는 깨닫지도 못했다. 잘못 말했다는걸. 

“아, 아니야. 오늘 꿈을 꾸었는데 기분 나쁘게 네가 죽는 꿈을 꿔서 그래.”

기분 나쁜 꿈을 꿨다고  둘러댔다.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말해봤자 믿지 않을 뿐더러 지금 이 고요한 순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혜주야. 
네가 죽으면 죽겠다던 나는 사실 그러지 못했어. 

너를 그렇게 만든 범인도 찾아야 했고  갑자기 들어가게 된 너의 몸에서 몰랐던 일들이랑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이 생겨버렸지. 너의  몸으로 들어오면서 사실 난 너랑 헤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몰라. 같이 데이트도 하고 웨딩드레스도 입어보며 너와의 못했던 추억들을 쌓으려고 했지. 

오늘 이렇게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건 나한테 이제 마무리를 지어주려고 한 신의 마지막 배려인가 봐.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더 보고 싶은 너인데,

널 다시 잃었을 때는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까…

마지막으로 너한테 안길 수 있는 기회를 주었나 봐. 

그냥 살아가라는 뜻… 아닐까 싶어. 

아쉬움이 많은 나한테 다시 와줘서 고마워. 

사랑해. 혜주야. 


진짜 많이 시달렸던 걸까. 얼마 안 가서 침대에 누운 그대로 혜주는 잠이 들어버렸다. 주혁이 품에서 옅은 숨소리를 내며 곤히 자는 모습을 보며 이마에 살짝 입술을 갖다 대고는 조심스레 침대에서 내려왔다. 

“뚜르르르르..”

베란다로 가서 누군가에 전화를 걸고 있는 주혁이. 
"여보세요..."
늦은 밤이라 잠결에 받는 듯한 목소리다.
"나 주혁이야."
"어, 어?"
주혁이란 말에 잠겼던 목소리가 올라간다.
"주혁이 네가 이 시간에 웬일이야?"
모르겠다. 내가 하는 말들이 미래에 별 도움도 안 되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엄마."
"어, 어. 그래. 주혁아."
통화를 직접 걸어온 적이 없는 주혁의 전화라 몹시나 당황한 심건희였다. 뭔가 불안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그 100억 투자건 내가 도와줄게."
"응?"
혜주가 말했구나. 드디어...
"내가 도와줄 테니까 더 이상 혜주한테 찾아오지 마. 제발 부탁이야. 우리 불쌍한 혜주 엄마까지 괴롭히면 안 되는 거잖아. 제발 내가 부탁이야."
떨리는 목소리의 주혁이 때문에 심건희는 마음이 착잡해지기 시작했다. 
주혁이한테 말해달라고 부탁 아닌 협박을 하긴 했지만 사실 주혁이가 안다고 해도 큰 골치거리긴 했다.
자신을 찾아내서 얼마나 난리를 칠지 무서웠었다. 근데도 말해달라고 했던 건 그만큼 감옥에까지 가고 싶지도 않았던 마음이었다.
얼마나 난리를 치던 도와만 준다면 다 견뎌낼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렇게 수없이 생각한 상상과는 너무 다른 아들의 반응이었다.
직접 전화를 걸어와서는 흐느끼면서 도와주겠으니 혜주를 괴롭히지 말라니...
"너희들 무슨 일이 있는 거니?"
50년 넘게 살아온 인생 쭉 염치가 없었던 엄마지만 갑자기 아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들의 이런 모습은 미치고 날뛰던 모습보다 더 무서웠다.
"아니, 지금은 아무 일도 없어."
이제 얼마 안 남은 시간이지만... 남은 시간이라도 엄마만큼은 혜주를 괴롭히지 말았으면 좋겠어.
나의 이 마음이 이 과거에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해야만 했다. 
그렇게 알겠다는 심건희의 말을 듣고는 통화를 끝내고 주혁은 또 부지런히 통화기록을 살폈다.
[성현인 거 같아. 박성현.]​

민수의 마지막 통화에서 했던 그 말이 떠올랐다.
박성현인 거 같다는 그 말은...
성현이가 혜주를 죽였다는 말일까, 아니면 그냥 의심 간다는 말이었을까.
나는 언제 어떻게 여기서 다시 현실로 돌아갈지 모른다. 어찌 되었던 민수한테 말하는 게 좋을 거 같다.
"응, 주혁아."
통화 연결음이 거의 안 울리었다. 민수가 전화를 받는 속도는.
"이 시간에 폰 보고 있었나 봐? 바로 받네."
"어..."
민수는 뭐 하고 있는지 뭔가에 정신이 팔려있는 느낌이었다. 
"오늘 미안했어. 갑자기 현장을 뛰쳐나가서 네가 해명하느라 고생했지?"
"... 괜찮아. 네가 그랬다는 건 무슨 이유가 있었겠지."
꽤 담담한 말투였다.
"나한테 말은 해줄 거니? 왜 그랬는지."
"그것보다... 민수야."
"..."
민수는 말이 없이 듣고만 있었다.
"꿈을 꾸었는데 혜주가 죽었었어."
무슨 소리냐 싶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설명은 이게 최선이야.
"꿈에서?"
"응."
"굉장히 안 좋은 꿈을 꿨구나."
"응."
정적이 흘렀다. 말은 꺼냈지만 뭐라 전달할지 고민이 되었다.
"꿈에서 네가 그랬어. 성현인 거 같다고. 그게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범인이라는 말 같았어.
"혜주가 그렇게 된 거랑 상관이 있는 거 같았어. 너는 알고 있었고."
"성현인 거 같다고 했다고?"
민수의 목소리가 낮게 잠겼다.
"그래. 그래서  성현이를 찾아야 된다고 생각을 했어. 근데 꿈에서 깼네. 내가."
"..."
"민수야. 내 말 뜻은..."
"남주혁."
뭐라고 더 둘러대려고 하는 주혁이를 멈추게 한 건 민수의 나지막한 부름이었다.
"네 말 뜻은 성현이를 잡아야 하는 거지? 잡아서 진짜 혜주를 죽게 만든 사람이 성현이가 맞는지 알아야 하는 거지?"
"어?"
맞는 말이긴 한데... 민수는 왜 말 같지도 않는 내 말을 이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거지?
"내 말이 맞냐고! 남주혁."
전화기 너머 목청이 커진 민수의 소리였다.
"어, 맞아."
"... 알았어."
"민수 너 어쩌려고?"
이상한 기분이 드는 건 그냥 나의 착각일까.
"성현이를 잡아야지. 꿈에서라도 혜주가 죽었다는 건 너나 나나 용납을 할 수가 없잖아."
맞는 말이긴 한데...
"부르릉-"
전화기 너머에 시동을 거는 소리와 함께 가속 페달은 밟은 듯한 큰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하민수. 너 지금 어디야? 뭐 하려는데!"
이상하다. 이건 절대 이상하다.
민수가 이상하다.
"성현이 잡으려고."
담담한 민수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전화기에 대고 민수를 아무리 불러도 답은 없었다.
근데...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소리와 오피스텔 밖에서 나는 소리가 왠지 같다.
조용한 이 새벽에 밖은 엄청 소란스러웠다.
조심스레 주혁은 창가로 다가가 밖을 내다보았다.
사람들이 몇 명이 모여들어 비명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그 앞에는 피를 흘리며 쓰러진 남자와 또 그 앞에는 범퍼가 찌그러진 검은 색 세단이 멈춰있었다. 
운전자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주혁이는 누군지 알 거 같았다. 
설마, 
민수 너 왜 이렇게까지...
복잡한 심경을 뒤로하고 주혁은 비틀거리며 현관 밖으로 미친 듯이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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