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친구가 살해되었다 (33회)

죽으나사나 | 2024.01.27 06:10:21 댓글: 0 조회: 159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43413
내 여자친구가 살해되었다. (33회)​ 바뀐 미래의 우리. 
"너 요즘도 쉬고 있냐?"
기나긴 한쪽 다리를 꼬고 몸을 뒤로 젖힌 주혁이가 민수를 삐딱하게 쳐다보면서 물었다.
"어, 좀 쉬려고."
민수가 언제부터 길렀을지 모를 긴 앞머리를 뒤로 슥 올리면서 답했다.
"너 지금 가만히 보면 이런 거지 같은 모습도 꽤 귀티 나는 거 같다?"
"뭐?"
주혁이의 올라간 입꼬리를 보며 민수도 픽하고 웃어넘겼다.
"네 뒤를 몇 년이나 쫓아다녔냐. 나도 많이 피곤했다. 네 뒤를 쫓으랴, 경영 수업도 따로 받으랴. 내가 얼마나 바빴는지 아냐?"
민수가 허탈한 한숨을 내쉬었다.
"눼눼~ 송구합니다. 재벌 집 외동아들을 몰라뵈고 어디 연예인 나부랭이가 막 부려먹었으니 죽을죄를 지었지요."
주혁이는 꼬던 다리를 풀고 몸을 앞으로 하고는 허리를 굽신거렸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하고선.
"근데, 혜주는 아직도 소식이 없어?"
민수의 웃던 표정이 가라앉으면서 장난이 넘치던 주혁이의 표정도 같이 굳어갔다.
"... 어."
"네가 나는 참견하지 말라고 해서 가만히 있긴 한데 너 혼자 안 될 거 같으면 나한테 맡겨. 금방 찾을 수 있을 거 같으니까."
"..."
"대신 내가 찾으면 너한테 못 보낸다?"
"뭐라고?"
주혁이의 눈썹이 일그러지자 민수는 손바닥을 바짝 펴더니 닿지 않은 주혁이의 가슴을 쓰러내리는 제스처를 했다.
"농담이야. 이 자식아."
민수가 낄낄 거리며 웃었고 또 민수의 장난에 넘어갈 뻔한 주혁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그를 흘겼다.
민수가 변했다.
당연히 민수도 혜주가 죽었었다는 건 까마득하게 잊은 거 같다. 그런 일이 아예 없었던 것처럼.
다만 이번에 차 사고 이후로 민수는 매니저 일을 그만두었으면서도 주혁이한테 자발적으로 접근을 했고 우스갯소리도 많이 했다. 이제 진짜 친구가 된 것처럼.
이제 그만 다 내려놓은 것처럼.
"너 언제까지 놀 거야? 너희 집 회장님이 너 그냥  놔두셔?"
"아... 사실 그것 때문에 오늘 보자고 했는데 나 내일부터 출근이야. 평일에는 이제 너랑 술을 못 마신다는 소리지."
민수가 소주를 들이켰다.
"출근? 어디? 아빠 회사로?"
묻는 주혁이의 질문에 민수는 답이 없는 채로 희미한 미소만 지어 보였다.
***
딱 기분 좋은 정도로만 마시고 민수랑 헤어지고 나서 홀로 이 집에 다시 들어왔다.
혜주가 죽은 후에 들어왔던 이 집은 그렇게 스산하고 무서울 정도로 찬기가 매돌았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다.
혜주가 없는 자리가 허전하긴 했지만 온기는 아직 남아있었고 또 언젠가는 금방 가득 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처지지는 않았다.
간단한 샤워를 끝내고 주혁은 침대에 털썩 누웠다가 맨날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자세로 자던 혜주의 모습이 생각나 모로 누워서 그 자리를 손으로 쓸었다.
과거에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혜주의 말들이 생각났다.
[나 진짜 그냥 궁금해서 묻는 건데...]
혜주가 아픈 몸을 옆으로 돌리고 주혁이랑 시선을 맞추었다.
[물어봐.]
주혁이의 눈동자는 너무 짙고 깊다. 그 눈동자에 맨날 빠져서 정신을 못 차렸지.
근데 그 눈동자에 오늘은 슬픔이 가득해.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물어도 너는 말을 안 해줄 거고 내가 생각한 질문은 이거야.
[우리 둘 중 누가 혹시 먼저 죽으면 어떡할 거야?]
주혁이의 견고하던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역시... 죽음이랑 상관이 있구나. 우리 둘 다 이렇게 사지 멀쩡하게 살아있는데 너는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지 이해가 안 가지만 또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왜... 그런 질문을 해?]
목소리까지 떨리는 주혁이.
[난 있잖아. 주혁이 네가 만일, 진짜 만일인데 말이야. 네가 나보다 먼저 가게 된다면.]
[가게 된다면?]
갑자기 궁금해졌다. 반대로 내가 죽었다면 너는 어떻게 할지.
[난 너 보란 듯이 엄청 열심히 살 거야. 밥도 하루 세끼 다 챙겨 먹을 거고 내가 하고 싶었던 모든 걸 다 해보고 아무런 미련이 없이 살 거야. 그리고 나중에 너를 만나면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자랑 스레 너한테 이야기해 줄 거야. 네가 없어서 힘든 날은 아주 짧을 거란 소리지. 이건 서운해도 어쩔 수 없어. 반대로  난 내가 죽고 나서 네가 슬픔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고 살다가 나중에 나한테 와서 슬퍼서  아무것도 안 하다 왔다고 하면  화가 엄청 날 거 같아.]
혜주의 눈빛이 단호했다. 
나한테 계시를 주는 게 틀림없었다. 슬퍼하지 말라고. 자기가 없어도 쭉 그대로 살라고 말해주는 거 같았다.
내가 티를 많이 냈었구나. 아무것도 모를 네가 이런 소리를 하게 만들다니.
주혁은 그런 생각이 들게끔 만든 혜주한테 미안함에 소리 없이 꼭 끌어안았다.
사랑해. 김혜주. 그리고 항상 나보다 어른스러운 너한테 너무 고마워.
네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나도 없는 거야.
그러니... 그러니 난 너처럼 그렇게 살 수 없을지도 몰라.
미안해. 혜주야.
[사랑해. 남주혁.]

주혁이의 품에 꼭 안겨있던 혜주가 잠 들기전 살포시 내뱉는 말이었다. 

혜주 넌 어쩌면 어딘가 불안한 나를 보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예상해서 그 편지를 남겼을지도 모르겠구나. 

너를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내가 너무 빈틈이 많다고 해야 하나. 

이런 나랑 평생 같이 있어달라고 하면 내가 너무 이기적인 거겠지. 너한테 한참이나 못 미치는 이 정신으로 너는 그동안 얼마나 답답했을까. 

이제 혜주 너를 놔주어야 할 때가 맞는 건가.

나한테 있으면서 꺾였던 날개를 이제 활개치고 펼쳐보렴. 

너무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한테서 멀어지는 시간이. 

보고 싶다. 김혜주. 

미치도록…

***

“좋은 아침~”

“오셨어요.  팀장 님.”

“오늘 화장 너무 잘 되신 거 같아요. 팀장 님~”

“고마워. 유 대리~”

또각또각  경쾌하게 들려오는 하이힐 소리에 다들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또 그리 심심하지 않은 검정 오피스룩을 차려입은 여자한테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한다. 

최근 민서는 그동안 열심히 달려온 회사 생활에 몸도 마음도 지쳐서 무려 한 달 정도의 휴가를 썼다. 그냥 다녀야 할지 고민하는 시기가 왔었다. 쉬는 동안 회사 다니면서 못했던 등산, 여행을 하면서 마음을 많이 다잡았다. 

얼마 전 민수가 동창 박성현을 차로 쳤다는 소리는 전해서 들었다. 주혁이네랑 상관있는 일인 거 같았다. 얼마 안 가서 바로 풀려나왔고 주혁이의 매니저 일도 그만두었다는 얘기까지.  그 후로는 그렇게 진탕 술을 안 마시는지 더 이상 민서를 찾지 않았다. 다행이라 생각했다. 어차피 끝난 인연이었으니 이 정도에서 끝나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마음 한구석이 아픈 건 오로지 자신의 몫이었고 그걸 해소하려면 쉬어야 했다. 

긴 거 같았던 한 달은 금방 지났고  연차를 다 쓰고 회사로 돌아간 민서는 출근하자마자 경기도에 있는 지사로 발령 통보를 받았다. 처음엔 무슨 일인가 싶어 많이 당황했지만 부장 님의 얘기를 들어보니 지사에 있던 팀장이 갑자기 임신을 하는 바람에 자리가 비게 되었단다. 마땅히 대체할 인력이 없어 고민하던 중 맡겨준 업무를 항상 생각 이상으로 해결하는 민서가 생각이 났다고 한다.

선임 팀장이 육아 휴직을 다 쓰고 돌아올 때까지만 그 자리를 지켜달라고 했다.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의 팀장 자리는 원래 민수가 앉았던 자리라 그 자리를 볼 때마다 민수가 생각나서 괴로울 정도였는데 잘 되었다 생각했다. 그래서 고민 없이 바로 가겠다고 했다.

돌아오면 이번에 바로 승진을 시켜줄 거라는 부장 님의 말에 힘이 났다. 돌아오면 바로 승진이라고 했다.

팀장이란 막중한 자리가 살짝 두렵기도 했지만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지사도 본사 못지않게 많이 바빴다. 더군다나 이번에 새로운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더욱 그랬다. 거의 회사에서 살다시피 하던 어느 날, 앞으로도 더욱 부족할 인력을 예상해 회사에서 신입을 대거 뽑아 들였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들.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쌓여있는 업무에 정신없이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데 신입을 챙기러 나간다던 김 과장이 누군가를 데리고 들어왔다.

하루 종일 불빛이 환한 모니터만 봐서 그런가, 문턱에 들어선 신입의 목소리에 고개를 쳐든 눈앞은 흐리기만 했다. 신입의 활짝 웃는 실루엣만 느껴졌다. 민서는 미간을 찡그리고 몇 번 더 눈을 천천히 깜빡깜빡 감았다 떴다.

이제야 잘 보이기 시작한다. 앞에서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자신을 바라보는 그 신입.

“팀장 님이시죠?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입사한 신입 하민수라고 합니다.”

이건… 

꿈일 거야. 

내가 민수 생각을 이렇게나 했다고? 

미친…

“팀장 님? 팀장 님.”

유 대리가 자리에 굳어버린 민서의 얼굴 앞에 손을 휙휙 저으며 그녀를 불렀다. 
“어?”

“신입이 왔다고요. 팀장 님.”

그래. 신입이 왔지.

“그리고 너무 잘 생긴 신입이에요.”
 
​유 대리가 민서의 옆에 바짝 붙으며 속삭이었다. 

그러건 말건 민서의 시선은 앞에서 아직도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 사람한테 정신이 팔려 아무 대꾸도 못했다. 
​하민수. 너 미쳤구나. 

왜 이러는 거야.

굳이 여기에 신입으로 들어오는 이유가 뭐야.

민서의 미간이 서서히 좁혀졌다. 


“팀장 님. 점심 어떤 걸로 드실래요? 오늘 하민수 신입도 왔는데 밖에서 맛있는 걸로 먹어요. 우리.“

유 대리가 거의 다가오는 점심시간을 확인하고 민서의 옆으로 다가왔다. 

“어쩌지? 난 아직 해야 할 게 남아서. 나 빼고 다들 가서 맛있게 먹어.”

민서는 테이블 위에 쌓여있는 서류들을 가리키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아… 어쩔 수 없죠. 그러면. 뭐 포장이라도 해올까요?”

“아니. 괜찮아.”

일말의 여지도 안 주고 사양하는 민서에 약간 아쉬운 표정을 하고 유유히 사라지는 유 대리다. 

모두들 식사를 한다고 다 나간 뒤 민서는 갑자기 배에서 느껴지는 꼬르륵하는 소리에 서류를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내 식당이나 가야겠네.”

...
구석진 자리를 찾아 휴대폰을 꺼내든 민서는 휴대폰 안에 들어있는 스케줄 표를 보면서 밥을 한입 입안에 넣었다.
혼자 먹고 싶은 마음이 컸던지라 자신의 앞에 사람이 앉는 것은 웬만하면 피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민서의 앞에 의자를 뒤로 빼더니 그녀의 앞에 앉는다.
“밥은 안 먹는다길래 어디 안 좋으신 줄 알았어요. 팀장 님.”

태연 덕스럽게 말을 걸어오는 건 다름 아닌 민수였다. 

“…”

민서가 아무 말 없이 식판을 들고 일어서자 민수가 나지막하지만 귀에 훅 꽂히는 한마디를 했다. 

“여기서 가기만 해봐. 큰 소리로 네 이름 부를 거니까.”

뭐야… 협박이야?

민서는 입술을 꽉 깨물고는 자리에 다시 앉아서 앞에서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민수를 노려보았다. 
 
“뭐 하자는 거야. 지금?”

궁금하지만 알고 싶지 않아. 네가 갑자기 이러는 이유. 

그냥 이제는 그렇게 살려고 마음을 굳혔으니.

“네가 보고 싶었어.”
민수의 별게 아닌 듯 말하는 저 표정에 민서의 미간이 또 마구 구겨졌다. 
너는 내가 아직도 우습구나. 하민수.
늦은 오후.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 민서는 내일 회의 때 토론할 자료들을 정리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친 몸을 일으키며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리며  기지개를 길게 했다.
"이제 집에 가볼까나."
혼자 중얼거리며 어둑해진 바깥을 내다보았다.
어...?
눈에 띈 검은색 세단.
흔히 보이는 차량이 아니라 눈에 확 들어왔다. 어디서 본 차 종인데...
설마.
찝찝한 느낌이 들었지만 쓸데없는 생각을 안 하기로 하고 밖으로 나왔다.
보자... 콜택시가...
민서는 휴대폰에서 콜택시 어플을 찾았다.
타고 다니던 차는 얼마전 에 문제가 생겨 수리센터에 맡긴 상태였다. 
"빵-"
근처에서 클락션을 누르는 소리가 아주 짧게 들려왔다. 마치 실례라도 되는 듯 아주 짧았다.
민서는 그 소리를 향해 고개를 들어보았다. 달칵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시선이 닿은 그 차에서 누군가가 내렸다.
민수다. 역시 아까 사무실에서 본 그 세단은 민수의 차다. 
민수는 말 대신 고개를 까닥해서 자기 차를 가리켰다. 데려다줄 테니 타라는 거 같았다.
됐네요.
민서는 속으로만 중얼거리고 고개를 돌려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이제 너하고 엮이는 일이 없을 거야. 
얼마 못 가서 민수의 크나큰 손에 손목이 잡혀버렸지만 민서는 그런 민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내가 그동안 미안했어. 민서야."
이제 와서? 그러기엔 너무 늦지 않았니. 우리가 헤어진 지 몇 년이 지났는데.
민서는 차가운 콧방귀를 뀌고는 여전히 자신의 손목을 꽉 잡고 있는 민수를 돌아서 쳐다보았다.
"네가 이제 와서 왜 이러는지 난 모르겠지만 나는 알고 싶지도 않아. 그만큼 난 옛날의 민서가 아니야. 너만 바라보고 있던 그 어리숙한 여자가 아니라고. 이제는."
이런 말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 굳이 이제 와서 이런 소리를 하는 것도 사실 조금 웃겼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뭐라도 잡아보겠다는 듯 다가오는 민수가 곱게 보이지는 않는다.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니."
민서가 빤히 쳐다본 민수의 눈빛이 흔들렸다. 민서는 그런 민수의 얼굴을 보며 한참을 아무말도 못 했다. 내가 원했던 너의 이런 모습은 지금이 아니라 그때 내가 떠난다고 했을 때란 말이다.
지금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마. 제발."
민서의 입에서 날선 말이 나왔다.
민수는 이런 민서는  예상치 못했던 건지 꽉 잡았던 손목을 느슨하게 풀어줬다. 민서는 그 틈에 바로 손목을 빼고 뒤도 안 돌아보고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뒤에서는 민수가 자신한테 중얼거리듯 말하는 그 한 마디를 들으면서.
"이제야 찾아와서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떴고 입술은 꽉 깨물었다.
마음이 여려져서는 절대 안 된다. 한 번이면 족하다. 절대로. 절대로 넘어가면 안 된다.
그동안 민서는 많이 단단해졌다. 처음엔 비워진 민수의 자리를 보면서 괴로워하다가 퇴사도 생각을 했다. 적어도 그가 머물던 자리를 보지 않아도 되니...
근데 어느 날 갑자기 민수한테서 전화가 왔다. 술에 만취가 되어서 전화한 민수였다. 취해서 한 전화인 걸 알지만 깨어나면 다시 연락을 해줄 거라 믿었다.
그게 이제는 몇 번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기다렸는데 한번을 연락을 안 했다.
그렇게 민서의 마음은 조금씩 조금씩 민수한테서 멀어지기 시작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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