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척항

얼포쓰쓰삐 | 2023.05.06 08:25:26 댓글: 3 조회: 3450 추천: 9
분류수필·산문 https://life.moyiza.kr/mywriting/4467605

올해 칠순이신 저희 아버지가 쓴 글입니다.

대신 타이핑하여 <로년세계>잡지사에 메일로 보냇는데 회신이 없어서
여기에 이렇게 올립니다.

북경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다 안휘성성정부 소재지 합비를 지나 100킬로 떨어진 곳에 동성(桐城)이란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시가지가 나타난다.

수십만 인구의 작은 도시가 중국에서 알려지지 않은건 당연하지만 오히려 그곳의 작은 골목 6척항(六尺巷)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유명한 곳으로 수많은 유람객뿐만 아니라 중앙 령도동지들도 가끔 찾곤 한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6척항이란 이름 자체에는 듣는 사람들을 감동케 하는 이야기가 잇다.

청나라때 강희황제 밑에서 문화전 대학사 례부상서(지금의 문화, 교육 외교부장 직책에 해당) 잇던 장영(张英) 어느날 안휘성 동성의 고향집에서 보내온 편지를 받앗다. 내용인즉슨 장씨네 이웃에 사는 오씨네가 집사이에 담장을 쌓으려고 하는데 문제는 장씨네 지경너머까지 자기네 땅이라며 지경을 건너와서 자기네 담장을 쌓으려는 것이엿다. 그리하여 집사이에 하인들까지 동원해 여러번 말다툼과 싸움이 생겻고 그래도 해결이 되니 현관청에 송사를 걸엇지만 모두 내노라 하는 세력잇는 집안이라 현령 또한 량쪽 눈치를 보며 차일피일 미루기만 햇다. 여러달 지나도 관청에서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자 장씨네는 조정에서 벼슬하는 장영의 권세를 빌어 자신들한테 유리한 쪽으로 해결을 보고자 편지를 보낸것이엿다.

편지를 보고나서 장영은 없이 한수를 써보냇다.

<<천리를 날아온 집편지 오로지 담장때문이엿구려

석자쯤 양보한들 또한 어떠하리

장성은 만리에 뻗어 오늘도 여전하건만

그때의 진시황은 보이질 않는구나>>

(千里家书只为墙,让他三尺又何妨

长城万里今犹在,不见当年秦始皇)

회신을 받아든 장씨네는 그의 뜻에 따라 석자를 뒤로 물려 담장을 쌓앗다. 이웃의 오씨네도 장영이 권세를 리용해 억누를가 조마조마하던 차에 오히려 석자나 물러나니 이에 감동돼 그들도 역시 석자를 물려 담장을 쌓앗다. 그리하여 서로 다투던 땅에 여섯자 넓이의 골목 6척항(六尺巷) 생겨나게 되엇다.

이처럼 너그럽게 일처리를 장영은 자식교양에도 성공해 아들 장정옥(张廷玉) 아버지의 뒤를 이어 청나라 조정에서 강희 옹정, 건륭 3 황제를 보필한 공로를 인정받아 태묘(太庙-황제의 가족 위패를 모시는곳. 북경 천안문 동쪽에 잇음) 이름을 올렷다. 300 청나라 력사에 황족외에 26 외족이 태묘에 이름을 올렷는데 그중 만족 22, 몽고족 3명이고 한족으로는 오직 장정옥 한명뿐이엿으니 시기에 그의 공로가 어떠햇는지 짐작이 갈것이다.

모주석께서도 60여년전 , 변경문제가 복잡할떄 쏘련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유명한 시를 말씀하면서 국경문제를 론햇다고 한다.

몇해전 국가 부주석 왕기산도 륙척항을 둘러보고나서 이렇게 말햇다고 한다. <<관리가 되기 먼저 인간이 되여야 한다>>

21세기에 사는 우리는 그제날의 관리나 오늘날의 간부도 그리해야 하지만 보통 백성 모두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아래 사람, 약자에게도 겸손하게 대하는 좋은 기풍과 전통이 보다 광범위하게 전파되고 계승돼야 한다고 본다.

세상을 살아감에 잇어 자세를 낮춘다면 약자로 되는것이 아니라 강자의 여유로 보일것이니 어떤 일을 마주해 합리적인 양보를 할때 손해보는 바보가 아니라 경제학적으로는 계산이 되는 수익을 얻는 승자가 될수 잇다.

장씨네와 오씨네가 내놓은 여섯자의 땅보다 그들이 만들어낸 미담과 앞으로 오래도록 전해갈 아름다운 전설에서 그들과 후손들에게 안겨지는 영광은 수천수만배로 계산이 안될만큼 크다고 할수 잇겟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 과객(过客)일뿐 물질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 더구나 나이가 들면서 이웃, 친구, 친척 모든 인간관계가 보다 소중한 시점에 더욱 그러하다고 생각된다.

룡정시 동성용진 동성용촌 1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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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포쓰쓰삐 (♡.194.♡.29) - 2023/05/08 10:17:14

선물해주신 아이줌님 감사합니다. 저희 아버지 대신 잘 받겟습니다.
꾸벅

로즈박 (♡.208.♡.252) - 2023/05/09 04:55:56

지금시대에는 양보라는 단어가 보기가 힘든데 옛날사람들의 삶의 지혜가 보이는군요..
좋운 글 잘 보고갑니다..
조만간 로년세계 잡지에서도 이 글을 볼수 앗겟네요...

뉘썬2뉘썬2 (♡.169.♡.95) - 2023/06/03 03:22:55

이글을 읽으니 우리사장이 들려주던 이야기가 생각
나네요.

우리 강사장의 할아버지가 재산이 많앗는데 사장네
아버지가 욕심이 없어서 작은아버지가 땅을 전부
물려받앗대요.

근데지금 강사장네 육남매는 재산을 물려받지 못해
도 다들 잘살지만 작은아버지네 자식들은 그땅땜에
싸우고 합의를 보지못하여 지금까지도 그땅을 누구
도 나눠가지지 못하고잇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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