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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아빠! 나도 많이 사랑해

묘산 | 2019.01.24 11:16:46 댓글: 3 조회: 2577 추천: 1
분류단편 https://life.moyiza.kr/mywriting/3831567


미란이는 오늘도 여전히 퉁퉁 불어터진 얼굴로 등교를 한다.
아침에 일찍 깨워주지 않아서 머리 끝까지 심통이 난 것이다.
"미란아.! 그래도 아침은 먹고 가야지"
"됐어!" 학교가면 배 고풀 텐데 조금이라도 먹고가!"
"싫다고 했잖아! 아빠나 먹으란 말야!"
현관까지 미역국에 밥을 말아들고 나와 한 숟가락이라도
먹이려 하시는 아빠를 짜증스런 말투로 쏘아 붙치고는
도망치듯 나와버렸다.
학교로 뛰어가는 내내 깨워주지 않은 아빠가
원망스러웠다. 30분만 일찍 깨워 줬으면
예쁘게 머리를 하고 옷도 깔끔하게 다림질 해서
입고 나올 수 있었을터인데...
요즘 미란이는 한 학년 위인 태영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항창 외모에 신경을 쓰는 참이었다.
어제는 아빠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한장을 훔쳐
큐빅이 촘촘히 박힌 머리띠도 샀다.
물론 태영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였지만
같은 반의 진영이에게 뒤지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미란이는 학기초부터 진영이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무조건 다 가지고 싶었고 그래서 아빠 주머니에서
돈을 훔쳐서라도 결국엔 사고 말았다.
가난한 집이 창피해서 부잣집 딸인 척 하는 미란에겐
등교하면서 기사 아저씨가 모는 고급 승용차에서 내리는
진영이가 마냥 부러운 것이었다.
그 뒤로는 진영이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이 얄밉고 심술이 났다.
그러던 터에 좋아하는 태영오빠도 은근히 진영이에게
관심이 있는 눈치였기에 미란이는 진영이에게
곱지않은 시선이 날로 더해만 갔다.
미란이는 교실문을 들어서는 순간 머리띠가 너무 예쁘다며
모두들 부러운 눈초리로 쳐다보자
자신이 진영이 못지않은 부잣집 딸이 된것 같아
우쭐하는 기분이 들었다.
미란이는 아빠에게 퉁명스럽게 대했던 기억은
아예 남아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지나고 갑자기 선생님께서 불러
교무실로 내려간 미란이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아빠가 오신 것이다..
후즐근한 옷차림에 더러운 운동화.
고생한 흔적이 역력한 두 볼이 움푹 패인 파리한 얼굴에
한쪽 다리를 절며 막노동을 하시는 아빠에게서 나는
역한 땀 냄새와 초라해 보이는 아빠의 모습이
미란인 너무 창피했다.
고개만 푹 숙이고 누가 볼까 내내 불안하고
수치스런 기분마져 들었던 미란이는 교무실을 나와
현관으로 향하는 내내 쥐 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그런데 마침. 저 쪽에서 걸어오는 태영 오빠가 보였다.
태영 오빠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기사 아저씨, 오늘은 먼저 가세요"
미란이 자신도 모르게 내 뱉는 말이었다.
순간 아빠의 표정이 굳어지며
당황한 빛이 역력했지만 미란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현관을 나서는 순간 미란이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더욱 화가 나 소리를 질렀다.
"여긴 뭐하러 와!" 누가 아빠보고 학교에 오랬어?"~
얼른 가. 애들이 보면 창피하단 말야.!
"미란아! 아빠가 그렇게 창피하니?"
"몰라서 물어. 얼른 나가기나 해.!"
아빠는 더 이상 묻지 않으셨고 미란이는 누가 볼까
조마조마한 마음 뿐이였다.
다음 날 아침'
아빠는 여전히 세벽부터 준비하신 도시락 가방을
쥐어 주시며 아침밥을 먹으라 하신다.
하지만 미란이는 그날 아빠가 학교에 오신것에 대해
여전히 화가 나 도시락도 그냥두고 나와 버렸다.
아빠는 변변찮은 살림에도 항상 내 도시락 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으셨다.
점심시간 수위실에 기사 아저씨가 맡겨 놓으셨다며
친구가 도시락 가방을 건내 주었다.
기사 아저씨란 말이 내심 걸리긴 했지만
미란이는 친구가 그렇게 한 말이거니
대수럽지 않게 넘어갔다.
도시락은 쳐다보기조차 싫었다.
그리고 수업을 거의 마칠 즈음이었다.
선생님께서 황급히 부르신다며 빨리 교무실로
내려오라는 친구의 말에 미란이는 덜컥 겁이났다.
또. 아빠가 오신걸까'..
"미란아. 아빠가 지금 병원에 계신단다.
얼른 가방 챙겨와라. 선생님이랑 같이 가자!"
미란이는 잠시 머릿속이 멍해지며
'설마 별일이야 있겠어?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왜 선생님 까지 가세요? 저 혼자 가도 돼요"
그 때까지 미란이는 그리 큰일이 아닐꺼라고
생각했지만 안쓰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선생님에 눈에 고인 눈물을 보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다.
병원에 가는 내내 미란이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가난 때문에 미워하고 원망했던 아빠지만
안계신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무섭고 두려웠다.
영안실에서 아빠의 얼굴을 확인하고 돌아선 미란이는
그토록 감추고 싶어했던 아빠가 사무치게 그리웠다.
온통 상처와 시퍼런 멍으로 가득한 뼈와
햇볕에 그을려 거무티티하게 벗겨져 버린 아빠의 얼굴과
열개중에 반이상 손톱이 빠져버린..
세벽에 도시락을 싸시던 거친 손이 그제서야
미란이의 눈에 들어왔다.
간암 말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아빠는 혼자서 그렇게
견뎌내셨고 고통속에 그렇게 떠난 것이다.
그날 학교에 다녀가신 것도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미란이가 졸업 할 때까지 들록금을 내기 위해서 였다는 것을
선생님의 말씀에 미란이는 그날..
자신이 아빠를 향해 내 벹았던 싸늘한 말들과
아빠의 슬픈 얼굴이 떠 올라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 주시던...
아빠가 너무나 보고 싶었다.
아빠가 미란에게 남긴건 아무것도 없었다.
막막했지만 이제는 혼자 모든것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을
미란이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아빠의 모든 옷가지며 물건들을 정리한 후
이제 미란이도 학교에 가야 하는 날이 왔다.
도시락을 싸야 할 생각을 하니 아빠의 얼굴이 아른거리며
참을수 없는 눈물이 흐렀다.
그날 점심시간,
아빠가 수위실에 맡겨놓고 가신 도시락을 열어보지도 않았던 미란이는
그제서야 도시락을 풀었다. 그리고 도시락에
들어있던 하얀 봉투를 발견했다.
아빠의 편지와 예금통장.
"사랑하는 내딸 미란아"...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너한테 해준것도 없이 이렇게 험한 세상에
널 혼자두고 가야하는 아빠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 해줬으면 한다.
병원에 갔더니 간암이라고 하더구나.
수술을 하면 조금 더 살수있다고 하지만
아빠는 수술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단다.
아빠가 없는 미란이가 더 행복할수 있을것 같아서
그리고 수술할때 써야하는 돈으로
우리 미란이 더 좋은 옷 좋은 음식 먹이고 싶었단다.
혹시나 나중에 아빠에게 미안한 생각갖고
후회하거나 하지는 마라.
그러면 아빠가 더 미안해 지니까.
아빠는 미란이를 이세상 누구보다도 사랑한단다.
힘들 때마다 우리 미란이를 생각하면서그렇게 견뎌 왔단다.
너에게 부족한 아비가 되어서..
이렇게 또 널 혼자두고 가는게 너무나 미안해..
우리 예쁜 딸 미란이
한번 안아보는게 소원이었는데..후훗~
마지막일꺼 같은 느낌이 들어..
아빠 없다고 밥 굶고 다니지 말고
아침밥 꼭! 꼭! 먹고 다니고
귀찮더라도 조금만 일찍 일어나서
도시락 챙겨가지고 다녀!
아빤 우리 공주가 밥 잘먹고 건강한것 밖에는
바라는 것이 없단다. 아빠가...
하늘에서 지켜 볼거야, 사랑한다... 아빠가~~
눈물로 얼룩진 아빠의 편지.
그리고 도시락 안에 들어있는 통장에는
아빠가 입을것 못 입고 먹을 것 못 먹고
그렇게 그렇게 아픈것 참아내며.. 그렇게
평생을 모으신 1억이라는 숫자가 찍혀 있었다.
'아빠! 나도 많이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살아계실 때 그렇게도 아빠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사춘기 시절 누구나 가졌던 어리석은 생각이 아닐까요!
그래도 너무 가슴 아픕니다.


"님들"...
어영부영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리도 갈망하던
내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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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금이 (♡.112.♡.139) - 2019/01/28 20:40:28

쟐보고 갑니다

옥민 (♡.122.♡.49) - 2019/02/06 15:24:07

이노래 제목 뭐죠

묘산 (♡.41.♡.21) - 2019/02/06 15:42:48

굿바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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