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나이트 3장

나단비 | 2024.05.19 12:56:12 댓글: 0 조회: 126 추천: 0
분류명작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69342
3장

상인과 지니 요정

 
 
 
 
옛날에 땅과 돈과 재산이 많은 한 상인이 있었다. 어느 날, 중요한 볼일이 있어 먼 길을 떠나게 된 상인은 식빵과 대추가 든 가방을 챙겨들고 말을 타고 출발했다. 거대한 사막을 지나는 동안에는 식량을 구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한 상인은 일을 끝낸 후 다시 말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여행을 떠난 지 나흘째 되는 날, 상인은 햇볕이 너무 따가워 길에서 벗어나 나무 그늘 아래로 갔다. 거기에는 맑은 호수가 있었다. 상인은 말에서 내려 말을 나무에 묶고 호숫가에 앉아 가방에서 식빵과 대추를 꺼냈다. 상인은 대추를 먹은 후 무심코 돌멩이를 집어들어 아무렇게나 던졌다. 충실한 이슬람교도였던 상인은 식사를 끝내자 손과 발과 얼굴을 씻고 기도를 했다. 그런데 기도가 채 끝나지 않아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을 때 엄청나게 큰 지니 요정이 커다란 칼을 휘두르며 몹시 격분하여 다가왔다. 그리고는 무시무시한 목소리로 상인에게 말했다.

“네가 내 아들을 죽인 것처럼 이 칼로 널 죽여주겠다!” 지니 요정이 무섭게 고함을 쳤다. 괴물의 소름끼치는 모습과 위협에 겁을 먹은 상인이 벌벌 떨며 대답했다.
“아니! 어떻게 해서 제가 당신의 아들을 죽였단 말입니까? 아들을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데 말입니다.”

“네가 여기서 가방에서 대추를 꺼내 먹을 때 여기저기로 돌을 던지지 않았더냐?” 하고 지니 요정이 물었다.
“네, 그랬지요, 그건 사실입니다.” 하고 상인이 대답했다.
“네가 아무렇게나 돌을 던질 때, 내 아들이 지나가다 그 돌에 눈을 맞아 죽었느니라. 그러니 너를 살려두지 않겠다.” 하고 지니 요정이 말했다.
“아이고, 지니 요정님! 용서해 주십시오!” 하고 상인이 울부짖었다.
“절대로 용서 못한다, 절대로!” 하고 지니 요정이 소리쳤다. “다른 이를 죽인 사람은 죽어 마땅하지 않느냐?”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요정님의 아들을 결코 죽인 적이 없습니다. 죽였다면 그것은 저도 전혀 모르고 한 일이고 악의로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저를 용서해 주시고 제발 목숨만 살려 주십시오.” 하고 상인이 대답했다.
“안 된다, 안 돼, 내 아들을 죽였으니 널 살려둘 순 없다.” 하고 지니 요정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상인의 팔을 잡고 땅에 얼굴을 처박게 한 다음 칼을 치켜들고 상인의 목을 치려 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마친 셰에라자드는 날이 밝자 이야기를 중단했다. 그녀는 황제가 아침 일찍 기도를 하고 어전회의를 소집하러 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언니, 정말 재미있어!” 하고 디나르자드가 말했다.

“그 뒷이야기는 더욱더 흥미진진하단다. 황제께서 오늘 날 죽이지 않고 내일 아침까지 그 뒷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다면 해줄 수 있을 텐데.” 하고 셰에라자드가 말했다. 셰에라자드의 이야기를 매우 흥미 있게 듣고 있던 황제는 셰에라자드를 그날 죽이지 않고 이야기가 끝나면 죽이기로 결심했다. 황제는 일어나서 기도를 하고 어전회의실1로 향했다.
1. 임금의 앞에서 중신들이 모여 국가 대사를 의논하던 곳
 
이 즈음에 재상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재상은 한숨도 못 자고 딸의 운명을 애통해하면서 밤을 지샜다. 얼마 후면 자신이 직접 딸을 죽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재상은 이런 암울한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황제를 만나기가 두려웠다. 그래서 뜻밖에 황제가 회의실에 들어와서도 그에게 딸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자 놀랐다.
황제는 평상시대로 업무를 보며 하루를 보낸 후 밤이 되자 셰에라자드와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날이 밝기 전, 셰에라자드가 황제의 허락을 구하기도 전에 지니 요정과 상인의 이야기를 계속하라고 명했다. 이에 셰에라자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니 요정이 자신의 목을 치려 하자 상인이 외쳤다.
“잠깐만요, 제발! 한 마디만 하게 해줘요. 아내와 아이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내 재산을 나눠줄 수 있도록 1년만 기다려 주세요. 내년 바로 이 날에 이 나무 밑으로 돌아올 테니 그때 내 목숨을 거두어 가 주세요.”
“하늘에 대고 맹세하느냐?” 하고 지니 요정이 말했다.
“그럼요, 내 맹세를 믿어 주세요.” 하고 상인이 대답했다.
이 말에 지니 요정은 상인을 호숫가에 남겨두고 사라졌다.
집에 돌아온 상인이 지니 요정과의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이야기 하자 그의 아내가 자신의 얼굴을 때리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통곡을 했다. 아이들도 울음을 터뜨려 집 안이 온통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상인 역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마침내 약속한 1년이 지나 상인은 집을 떠나야 했다. 그는 죽을 때 입을 옷을 가방에 챙겨 넣었다. 그러나 아내와 자식들에게 작별인사를 할 때가 오자 말로 다할 수 없는 슬픔으로 가슴이 미어졌다. 가족들과 헤어져야 하는 슬픔을 가득 안고 상인은 지니 요정을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갔다. 그리고는 호숫가에 앉아서 비탄에 젖어 지니 요정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상인이 고통스럽게 마음을 조이며 그렇게 기다리고 있을 때 한 노인이 암사슴을 끌고 나타나더니 그에게 다가왔다. 서로 인사를 나눈 후 노인이 상인에게 왜 그렇게 사막 한가운데 앉아 있는지를 물었다.
상인이 자신이 겪은 일을 얘기하자 노인이 놀라며 소리쳤다.
“세상에 이처럼 놀랄 일이 있나! 도저히 어길 수 없는 맹세를 했구먼. 하지만 당신이 지니 요정과 만나는 장면을 봐야겠소.”
그러고 나서 노인은 상인의 옆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상인과 암사슴을 끌고 온 노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또 다른 노인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검은 개 두 마리가 그 노인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 노인 역시 상인의 얘기를 듣자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잠시 후 회오리바람에 먼지구름이 일듯이 두터운 연기가 솟아오르더니 그들을 향해 움직여 왔다. 연기가 그들 앞까지 오자 갑자기 걷히더니 지니 요정이 나타났다. 요정은 그들에게 인사도 없이 칼을 빼들고 상인에게 간 뒤 상인의 팔을 붙들고 말했다.
“일어나거라. 네가 내 아들을 죽였듯이 너를 죽여주마.”
상인과 두 노인이 탄식하며 통곡하는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지니 요정이 상인을 붙들고 죽이려 하자 암사슴을 끌고 온 노인이 그 괴물 요정의 발 아래 몸을 던져 발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지니 요정님, 부디 노여움을 잠시 푸시고 제가 겪어온 제 인생 얘기와 여기 보이는 암사슴에 관한 얘기 좀 들어주십시오. 만일 제 얘기가 상인이 겪은 일보다 더 놀랍고 흥미롭다면 상인이 저지른 죄를 반만 용서해 주십시오.”
그 제안에 지니 요정은 한참 생각을 하더니 마침내 대답했다. “그렇다면, 좋다. 그렇게 하지.”
 
첫 번째 노인과 
암사슴에 관한 이야기
 
 
 
 
지니 요정님이 보고 있는 이 암사슴은 제 아내랍니다. 아내가 12살 때 결혼했는데 결혼한 지 20년이 되도록 아이가 없었지요.
저는 아이가 갖고 싶어서 노예의 아들을 양자로 들였는데, 아내가 이를 질투한 나머지 그 아이와 그 아이의 어미에게 증오심을 품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그런 증오심을 감쪽같이 숨기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지냈어요.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때였지요.
제가 긴 여행을 떠나느라 오랫동안 집을 비운 사이 아내는 마법을 배워서 마법으로 아이를 송아지로, 그 어미는 암소로 만들어 내 농장 일을 하는 농부에게 넘겨 버렸답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아이와 그 어미가 어디 있는지 물었지요. “그 노예는 죽었어요.” 하고 아내가 말했어요. “그리고 당신의 양아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몰라요. 지난 두 달 간 본 적이 없으니까요.”
나는 그 노예가 죽은 것이 가슴이 아팠지만 무엇보다 아들이 사라지고 없었기 때문에 아들이 곧 돌아오기만을 바랐지요. 그러나 8개월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어요. 대大바이람 절기2가 다가오자 나는 농부에게 사람을 보내 제물로 바칠 가장 토실토실한 암소 한 마리를 보내라고 했지요. 농부가 암소 한 마리를 보내오자 나는 그 소를 묶었어요. 그런데 그 소를 죽이려 하자 소가 애처롭게 울어댔어요. 소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지요. 너무도 기이하여 연민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차마 죽일 수가 없어서 농부에게 다른 소를 데려오라고 명령했어요.
2.이슬람교도의 최대 연중 축제
 
옆에 있던 아내는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이자 노발대발하며 명령을 거두라며 소리쳤어요.
“당신, 뭐 하는 거예요? 저 소를 제물로 바쳐요. 농부에게 그보다 더 좋은 소가 어디 있다고 그래요? 축제에 쓸 만한 다른 소가 어디 있다고요?”
나는 아내의 말에 따라 나보다 더 동정심이 적은 농부에게 그 소를 죽이라고 명했어요. 하지만 농부가 소가죽을 벗기자 우리 눈에 그렇게 통통해 보였던 그 소는 뼈밖에 없었다고 했지요.
“갖다 치우거라.” 하고 나는 농부에게 말했지요. “가져다 자선이나 하거라, 아니면 너 좋을 대로 치워 버리든지. 대신 통통한 송아지가 있거든 끌고 오너라.” 농부는 통통한 송아지를 끌고 왔어요. 그런데 그 송아지는 나를 보자마자 목에 맨 끈이 끊어질 정도로 기를 쓰고 내 옆으로 와서 머리를 땅에 대고 내 발밑에 무릎을 꿇고 앉았어요. 마치 내 동정을 사려는 듯, 그리고 자기를 죽이는 잔인한 일은 하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듯이 말이에요.
송아지의 이런 행동을 보니 앞서 눈물을 흘리는 소를 보았을 때보다 더욱 놀랍고 마음이 아파 아내를 돌아보며 말했어요.
“여보, 이 송아지를 죽이지 않겠소. 그러니 반대하지 마시오.”
사악한 아내는 내가 원하는 바는 아랑곳하지도 않고 내가 굴복할 때까지 계속 나를 다그쳤어요. 그래서 나는 결국 그 가엾은 송아지를 묶고 칼을 빼들고 목을 치려 했지요. 그런데 송아지가 눈물이 그렁거리는 눈으로 그리운 듯이 나를 쳐다보는 바람에 차마 죽일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칼을 내려놓고 다른 송아지를 잡겠다고 아내에게 단호하게 말했어요. 그리고는 다음 해 바이람 절기 때 그 송아지를 잡겠다고 아내를 달랬지요.
다음날 아침, 농부가 나를 찾아와 나랑 단둘이 할 얘기가 있다고 했어요. 마법에 대해 좀 아는 딸이 있는데 그 딸이 나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딸을 만났는데, 내가 여행을 떠나 집을 비운 사이 내 아내가 노예를 소로 만들고, 노예의 자식은 송아지로 만들어 버렸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러면서 소의 모습으로 죽임을 당한 노예를 되살릴 수는 없지만 내 양아들은 되돌려 줄 수 있다면서, 그 양아들을 남편으로 삼게 해주고 내 아내에게 마땅한 벌을 내릴 수 있도록 해 준다면 아들을 되돌려 주겠다고 했지요.

내가 그리 하겠다고 하자 농부의 딸은 그릇에 물을 가득 채워 오더니 그 물 위에 대고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는 송아지에게 물을 부었어요. 그러자 송아지가 즉시 사람의 모습으로 변했지요.
“내 아들, 내 아들이구나!” 하고 나는 너무 기뻐서 아들을 껴안으며 소리쳤어요. “이 처녀가 너를 끔찍한 마법에서 구해 주었단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너의 아내로 삼겠다고 약속했단다.” 아들은 그 약속을 기쁘게 받아들였지요. 그리고 농부의 딸은 내 양아들과 결혼을 하기 전에 내 아내를 암사슴으로 만들어 버렸어요. 이 암사슴이 바로 내 아내랍니다.
 
그 이후 내 아들은 홀아비가 되었고, 여행을 떠났어요. 여러 해 동안 그 애 소식을 듣지 못했지요. 그래서 그 애를 찾으러 이렇게 나섰답니다. 아내는 맡길 만한 사람이 없어서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데리고 다니는 게 좋을 것 같아 이렇게 함께 다니지요. 이것이 나와 이 암사슴에 얽힌 이야기랍니다. 참으로 놀랍고도 기이한 이야기이지않습니까?
“인정하지. 그러니 상인의 죄를 반만 용서해 주마.” 하고 지니 요정이 말했다.
첫 번째 노인이 이야기를 마치자 두 마리의 검은 개를 끌고 나타났던 두 번째 노인이 지니 요정에게 말했다. “저와 이 검은 개 두 마리에게 일어난 일을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얘기를 해 드리면 이 상인의 나머지 반의 죄도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지, 이 암사슴 이야기보다 더 놀라우면 말이야.” 하고 지니 요정이 대답했다. 그러자 두 번째 노인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두 번째 노인과 검은 개 두 마리에 얽힌 이야기
위대한 지니 요정님, 이 두 마리 개와 나는 세 형제랍니다. 아버지는 우리 형제에게 각각 1,000시퀸[插图]씩을 남기고 돌아가셨지요. 그 돈으로 우리는 모두 상인이 되었답니다. 형들은 외국을 돌아다니면서 장사를 했지요.
옛 터키의 금화
 
그런데 1년 후 형들이 장사가 망해 무일푼으로 돌아왔어요. 나는 형들이 집으로 돌아온 걸 반기며 다시 장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1,000시퀸씩을 주었지요. 형들과 달리 나는 장사가 잘 되어 많은 돈을 벌었거든요. 얼마 후 형들은 내게 와서 함께 외국으로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자고 했어요. 나는 그 자리에서 거절했지요. 그런데 형들은 내가 싫다고 하는데도 5년 동안이나 졸라댔어요. 그래서 결국에는 함께 장사를 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막상 함께 장사를 할 물건들을 사려고 하니까 형들은 내가 준 1,000시퀸을 이미 다 써버리고 다시 무일푼이 되어 있지 뭐예요. 그래도 나는 형들을 나무라지 않았어요. 오히려 금고에 6,000시퀸이 있었기에 형들에게 각각 1,000시퀸씩을 또 줬지요. 그리고 나도 1,000시퀸을 갖고 나머지 3,000시퀸은 집 모퉁이에 묻어 두었지요.
 
우리는 물건을 사서 배에 싣고 순조롭게 항해를 했어요. 2개월을 항해한 끝에 다행히도 항구에 도착했지요. 우리는 배에서 내려 물건들을 좋은 가격에 팔았어요. 특히 내 것은 아주 잘 팔려서 거의 다 이득을 봤어요.
장사를 끝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려고 준비를 하던 차에 나는 해변에서 차림새는 볼품없지만 아주 아름다운 한 여인을 만났어요. 그녀는 우아하게 내게로 걸어오더니 내 손에 입을 맞추고는 너무나도 진지하게 자기와 결혼해 달라고 청했어요. 내가 청혼을 받아들이는 것에 난색을 표하자 그 여인은 자기가 가난하기 때문에 청혼을 거절해서는 안 되며, 어느 모로 보나 그녀와의 결혼에 매우 만족하게 될 것이라고 온갖 말로 설득했어요. 그래서 결국 나는 청혼을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나는 그녀가 입을 제대로 된 옷을 주문하고 형식을 갖추어 결혼을 한 다음 그녀를 데리고 배에 올라 항해를 시작했어요. 알고 보니 나의 아내가 된 그 여인은 장점이 아주 많은 사람이어서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은 하루하루 커져갔지요. 한편 장사에서 나만큼 이득을 못 본 나의 두 형은 나의 성공을 시기했어요. 그들은 시기심이 지나쳐 나를 죽이기로 공모를 했지요. 그리하여 어느 날 밤, 아내와 내가 잠든 사이에 우리를 바다 속으로 던져 버렸어요.
내가 물속으로 빠지자 아내는 즉시 나를 들어올려 어느 섬으로 데려갔어요.
“당신의 생명을 구해 주었으니 저에게 베풀어 준 당신의 친절에 대해 배신한 것은 아니네요, 여보.” 하고 아내가 말했어요. “아셔야 할 일이 있어요. 저는 요정이랍니다. 당신이 배를 타고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저는 당신의 선함을 시험하려고 일부러 변장을 하고 해변에 나타났어요. 당신은 저를 너그러이 대해 주었지요. 그에 대한 보답을 할 수 있게 되어 기뻐요. 하지만 당신의 두 형이 한 행동에 너무도 화가 나서 그들을 살려둘 수가 없어요.”
나는 감격스런 얼굴로 그 얘기를 들었어요. 그리고 내게 베풀어 준 친절에 대해 최대한의 감사를 표했지요. “하지만, 요정님, 저의 형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형들의 행동을 생각하면 참으로 괘씸하지만 난 그들을 죽일 정도로 잔인하진 못하답니다.” 하고 내가 말했지요. 그리고는 형들을 위해 내가 해준 일들에 대해 얘기해 줬지요. 그러자 요정은 더욱더 분개했어요. 요정은 당장 배은망덕한 배신자들을 쫓아가서 복수를 해줘야 한다고 소리쳤죠.
“그들이 탄 배를 부숴서 바다 밑으로 가라앉혀 버려야겠어.”
“요정님, 제발, 참으십시오. 노여움을 가라앉히고 그들이 나의 형님들이라는 걸 생각해 주세요. 악도 선으로 갚아야 하는 형제 말입니다.” 하고 내가 대답했지요.
이렇게 해서 요정의 분노를 진정시켰지요. 내가 말을 마치자 요정은 눈 깜짝할 사이에 섬에서 우리 집 지붕으로 나를 데려다 줬어요. 나는 지붕에서 내려와 집 안으로 들어가 예전에 감춰두었던 3,000시퀸을 파냈지요. 가게로 나가자 다른 상인들과 이웃들이 돌아온 걸 환영해 주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집으로 돌아와 보니 검은 개 두 마리가 집 안에 있었어요. 개들은 매우 순종적인 자세로 내게 올라탔지요. 나는 어찌된 일인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어요. 그때 갑자기 요정이 나타나더니 말했어요.
“여보, 이 개들을 보고 놀라지 말아요. 바로 당신 형님들이에요.”
나는 깜짝 놀라서 어떻게 해서 형님들이 개로 변했는지를 물었지요. “내가 그랬어요, 그리고 형들이 탔던 배는 가라앉혀 버렸어요. 배에 있던 당신의 물건들을 모두 잃게 됐지만 달리 보상해 줄게요. 형들은 앞으로 5년 동안 개로 살도록 주문을 걸어놨어요. 그들은 배은망덕한 행동을 했으니 그런 벌을 받아 마땅해요.” 하고 요정이 말했어요. 요정은 이렇게 말하고 어디 가면 자기 소식을 알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사라져 버렸답니다.

이제 5년이 거의 다 되어가기에 요정을 찾으러 가는 길이지요. 이게 바로 나에게 얽힌 사연이랍니다. 요정 중의 요정님! 참으로 기이한 이야기이지 않습니까?
 
“그렇군.” 하고 지니 요정이 대답했다. “그러니 상인이 내게 저지른 죄의 나머지 절반도 용서해 주겠다.”

이 말과 함께 지니 요정은 일어서더니 기쁘게도 연기구름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상인은 목숨을 구해 준 두 노인에게 정중히 감사를 했다. 두 노인이 상인을 위험에서 구해 낸 것을 기뻐하며 서로 작별인사를 하고 각자 갈 길을 갔다. 상인은 아내와 아이들 곁으로 돌아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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