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의 인연 - 히가시노 게이고 (3)

개미남 | 2019.05.28 12:44:37 댓글: 0 조회: 828 추천: 1
분류추리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3926246
유성의 인연
- 히가시노 게이고



1 - 3.

남자들은 형사였다. 두 사람 다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백발의 머리를 짧게 깎은 남자가 고이치의 정면에 앉고, 키가 큰 젊은 남자는 그 옆에 자리를 잡았다.
또 한 사람, 다른 남자가 조금 늦게 들어와 옆 테이블의 의자를 끌어당겼다. 그 사람이라면 고이치도 알고 있었다. <아리아케>에 손님으로 몇 번 온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얼마 전에도 왔었던 게 생각났다. 아버지와도 꽤 친했는지, 곧잘 카운터 너머로 골프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가 경찰관이라는 건 오늘 밤 처음으로 알았다. 경찰서에 신고한 뒤 식당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맨 처음 나타난 게 그 사람이었다. 가시와바라라는 성씨도 그때 들었다.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
백발 머리가 물어왔다.
고이치는 가시와바라 쪽을 보았다. 대강의 사정은 그에게 이미 말했다.
"지금이 어렵다면 내일로 해달라고 할까?"
가시와바라가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고이치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사실은 지금 당장이라도 다이스케와 시즈나에게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말을 하지 않으면 범인을 잡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결코 도망칠 수가 없었다.
"오늘 밤에 있었던 일을 되도록 자세히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는데."
백발 머리가 말했다.
"저어‥‥‥, 어디서부터 이야기하면 돼요?"
잠긴 목소리로 고이치는 물었다. 스스로도 놀랄 만큼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고 없었다. 몸이 가늘게 떨린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어디서부터든 괜찮아. 말하기 쉬운 데서부터 하면 돼."
그런 말을 들어도 머릿속이 뒤죽박죽 헝클어져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고이치는 다시 한 번 가시와바라를 바라보았다.
"음, 거기서부터 하면 좋지 않을까? 그거, 집을 빠져나갔던데서부터."
아, 하고 고이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백발 머리 형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12시쯤에 동생들하고 창문을 넘어서 바깥에 나왔어요. 페르세우스 유성을 보려고‥‥‥."
"응, 그랬다면서? 그 이야기는 당연히 부모님에게는 비밀이었던 거지?"
네. 라고 고이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집을 나갈 때, 부모님은 어디에 계셨지?"
"여기서 뭔가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표정은 어떠셨지?"
"그냥 별로‥‥‥, 보통 때하고 똑같았어요."
간밤에 집을 나서기 직전에 고이치는 일층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식당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소곤소곤 말했기 때문에 이야기 내용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아마 장사에 관한 이야기일 거라고 고이치는 짐작했었다. 요즘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이들의 귀에 그런 이야기가 들어가는 걸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눈치는 채고 있었다.
"그럼, 별을 보고 돌아온 건 몇 시쯤이야?"
"못 봤어요."
"응?"
"별똥별, 못 봤어요. 날씨가 안 좋아서. 그래서 그냥 집에 왔어요."
"아, 그랬구나. 그래서 돌아온 건 몇 시쯤?"
2시쯤이었을거예요. 하지만 별로 정확한 건 아니에요. 시계를 본 건 한참 뒤였거든요."
"응, 관찮아. 그 정도면 돼. 집을 나갈 때는 창문으로 나갔다고 했는데, 돌아올 때는 저기 식당 출입문으로 들어왔지? 왜 그랬어?"
"여동생이 있었거든요. 나하고 동생만이라면 창문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여동생을 데리고는 그건 못하니까요. 그리고 여동생은 도중에 잠이 들었어요."
"열쇠는 네가 갖고 있었니?"
"네."
"항상 갖고 다녀?"
"네. 지갑에 묶어놨어요."
이런 이야기까지 해야 되는 걸까. 이런 이야기가 무슨 도움이 될까? 혼자 생각하면서 고이치는 차례차례 질문에 대답했다.
"그래서 식당에 들어왔을 때의 일을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는데."
백발 머리가 그때까지보다 약간 더 신중한 어조로 말했다.
"식당 전깃불이 꺼져 있어서 아버지하고 엄마가 이제는 잠들었나보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열쇠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어요. 그랬더니 저쪽 문이 조금 열려 있고, 그 안에 전깃불이 켜져 있었어요."
고이치는 카운터 쪽을 돌아보았다. 그 뒤에 있는 문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혹시 아버지하고 엄마가 아직 안 자는가 하고 생각했는데요. 그때는 어쩔 수도 없고, 그냥 혼날 각오하고 저 문을 열었어요. 저기를 통하지 않고는 이층에 올라갈 수 없거든요‥‥‥."
카운터 뒤편의 문을 지나면 두 평 정도의 공간이 있어서 요리의 사전 준비 등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 오른편에 신발을 벗어놓는 현관이 있고 거기서 집 안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올라서서 정면이 계단이고 왼편이 거실 겸 아버지와 어머니의 침실이었다. 집 안으로 올라가지 않고 더 안쪽의 문을 열면 골목쪽의 뒷문으로 이어진 통로가 있었다.
고이치가 들여다보았을 때, 부모님 방의 미닫이문은 열려 있었다. 그것을 보고 그는 '이크, 큰일났다."하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잠을 잘 때는 반드시 그 문을 닫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이 집에서 빠져나간 것을 알고, 돌아오면 혼내주려고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시즈나를 업은 채 고이치는 슬쩍 방 안의 기척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ㅡ
"다리가 보였어요."
고이치는 형사들에게 말했다.
"다리?"
백발 머리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엄마 다리, 양말을 신고 있었어요. 근데 왜 누워 있을까 하고. 그래서 안을 들여다봤는데‥‥‥."
그다음 상황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알 수 없어 고이치는 말이 막혔다.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뛰어든 것은 하얀 바탕에 뻘건 것이 번져 있는 천이었다. 일순 그것은 일장기처럼 보였다. 그것이 도코의 상반신을 덮고 있었고 그녀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게 깃발이 아니라 피에 물든 에이프런이라는 것을 깨달음과 동시에 부엌 쪽을 향해 쓰러져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는 엎드린 자세였다. 티셔츠의 등판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고이치도 움직일 수 없었다. 온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딱 굳어버렸다.
고이치의 꽁꽁 얼어버린 몸을 풀어준 것은 등 뒤에서 들려온 소리였다. 가게 문은 여닫힐 때마다 아주 조금씩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어렸을 때부터 그 소리가 귀에 익은 고이치는 거기에 반응했다.
그는 시즈나를 등에 업은 채로 천천히 뒷걸음질쳤다. 신발을 신고 식당으로 나왔다. 다이스케가 다가오는 참이었다.
고이치는 동생에게 뭔가 말했다.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단지 그의 말에 다이스케가 새파랗게 질려 후르르 떨기 시작했던 것만은 생각났다.
"너무 놀라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어서‥‥‥."
고이치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동생들을 이층에 데려다놓고 식당 전화로 경찰에 신고했어요. 그다음에는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백발 머리의 형사는 침묵하고 있었다.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아래로 시선을 떨어뜨린 고이치는 알 수 없었다.
"오늘 밤은 이 정도로 괜찮을 거 같은데요?"
가시와바라가 말했다.
"마음이 좀 진정되면 뭔가 생각날지도 모르고요."
"음, 그렇군."
백발 머리가 고개를 끄덕이는 기척이 들렸다.
"오늘 밤에 아이들은 어디로 가지?"
"그건 아직. 아, 근데 물어보니까 근처에 사는 친척은 없는 모양이에요. 일단 고이치 군의 담임선생에게는 연락을 했습니다만."
가시와바라가 대답하고 있었다.
"그럼, 오늘 밤에 갈 곳이 정해지면 알려줘요. ㅡ저기, 고이치 군."
백발 머리가 고이치의 이름을 불렀다. 고이치가 얼굴을 들자 형사는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피곤할 텐데 미안하구나. 하지만 아저씨들도 어서 빨리 범인을 잡고 싶어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줘."
고이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형사가 자리를 뜨자 가시와바라가 빈자리로 옮겨 앉았다.
"목마르지 않아?"
고이치는 고개를 저었다.
"아저씨‥‥‥."
"응, 뭐지?"
"동생들한테 가도 돼요?"
가시와바라는 당황한 듯한 얼굴을 했다.
"아, 그건. 글쎄‥‥‥, 실은 조금 있다가 이층도 조사에 들어갈 거야. 그러니까 거꾸로 동생들한테 이층 방을 비워달라고 해야 돼."
고이치는 가시와바라를 보았다.
"거기 그냥 있으면 안 될까요? 우리 얌전히 있을 거예요."
"아, 미안하지만 그건 그럴 수가 없어. 되도록 상세하게 현장을 조사해야 하거든. 오늘 밤에 너희가 지낼 곳을 우리 쪽에서 준비하마."
"시즈나‥‥‥, 내 여동생은 아직 자고 있을 거예요. 그 애, 잠이 많아서."
"깨우기가 딱해서 그러니?"
"보통 때 같으면 깨워도 괜찮지만 지금은‥‥‥, 그냥 자게 놔뒀으면 좋겠어요. 여동생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니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그냥 기분 좋게 자고 있으니까‥‥‥ 아무튼 오늘 밤만이라도 그냥 편안히 자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말하는 사이에 문득 가슴 안쪽이 타는 듯이 뜨거워지는 것을 고이치는 느꼈다. 시즈나의 잠든 얼굴이 머릿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살해된 것도 힘들었지만, 그런 사실을 어린 여동생에게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에 그의 마음은 거세게 뒤흔들렸다. 그걸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어서 고이치는 절망적인 기분이었다.
가슴에 치밀어 오른 것이 눈물이 되어 흐르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사체를 보았을 때도 울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것을 어떻게도 멈출 수가 없었다. 고이치는 옆에 있던 냅킨을 화락 움켜쥐고는 얼굴을 덮었다. 와와와. 하고 울음소리를 울렸다. 꾹 참는 것 따위 할 수가 없었다.

요코스카 경찰서에서 첫 수사회의가 열린 것은 아침 8시를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현장에 뛰어나갔던 수사원들은 거의 대부분 한숨도 자지 못했다. 하기무라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야마베와 함께 <아리아케> 주위를 훑고 돌아다녔다. 하지만 건져 올린 건 하나도 없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수확은커녕 깨어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도 힘들었던 것이다. 편의점이며 포장마차, 라면집 등에 가봤지만,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는 잡지 못했다.
그건 다른 수사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기동수사대 쪽에서도 별다른 보고는 없었다. 회의를 진행하는 현경의 계장도 어딘지 초조한 기색을 보였다.
아리아케 부부가 살해된 것이 오전 0시에서 2시 사이라는 건 거의 틀림이 없었다. 장남의 증언이 근거가 되었다. 경찰에 신고가 들어온 시각은 기록에 의하면 오전 2시 10분이므로 사체를 발견하고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는 그의 증언과 일치하였다.
부부는 거실 겸 침실에서 칼에 찔려 살해되었다. 두 사람에게 사용된 흉기는 각각 달랐다. 아리아케 유키히로는 서양식 식칼로 등 뒤에서 찔렸다. 칼날의 길이가 30센티미터 가까이 되는 것으로, 칼끝이 몸을 관통하여 가슴 앞까지 튀어나와 있었다. 아마 즉사에 가까웠으리라는 게 부검의 쪽의 의견이었다.
아내인 도코도 서양식 식칼에 찔렸지만, 이쪽은 흔히 나이프라고 하는 작은 칼이었다. 남편과는 반대로 가슴 쪽에서부터 찔렸다. 다만 그녀의 목에 손으로 조른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흉기는 확실히 숨을 끊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 듯했다.
두 가지 흉기가 모두 피해자의 몸에 꽂힌 채로 남아 있었다. 다시 뽑아내기가 힘들었다는 이유도 있을 테지만, 범인으로서는 흉기를 남겨두어도 꼬리를 잡힐 위험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는 게 옳을 것 같았다. 두 개의 흉기 모두 <아리아케>의 주방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문은 묻어 있지 않았다. 지문을 지웠거나 혹은 천 장갑을 끼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감식반의 의견이었다.
범행 시에 약간의 격투는 있었던 모양이지만, 집 안을 뒤진 흔적은 없었다. 하지만 당연히 어딘가에 보관되어 있을 터인 가게 매상금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을 보면, 카운터에서 손으로 들 수 있는 금고 같은 것을 훔쳐갔을 가능성도 있었다. 이런 쪽의 문제에 대해서는 아이들에게 확인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단독범인가, 아니면 복수의 범인에 의한 소행인가, 결론을 내릴 수 있을 만한 증거가 현재로서는 없었다. 피해자와 면식이 있는 사람의 범행인지 어떤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흉기를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고 해서 사전 계획성이 없었다고 단언할 수도 없었다. 양식당에 다양한 식칼이 있다는 건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든 오늘 하루의 탐문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건 명백했다.
전체적인 회의가 끝난 뒤, 현경 본부의 수사1과가 중심이 되어 역할 분담이 정해졌다. 하기무라와 가시와바라 등 관할서 형사들도 팀에 들어갔다.
하기무라는 옆에 앉은 가시와바라를 보았다. 그는 턱을 괸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잠을 자는 게 아니라는 건 다른 한쪽 손가락이 책상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았다.
"아이들은 어떻게 했어요?"
하기무라는 작은 소리로 물었다.
"여관에 있어."
가시와바라는 턱을 괴었던 손을 내려 목덜미를 주물렀다.
"시오이리에 있는 여관. 큰아들의 담임선생님이 함께 있을 거야."
"가시와바라 씨가 데려갔어요?"
"아니, 나는 경찰차에 태우는 데까지만."
"어떻던가요?"
"아이들?"
"예."
가시와바라는 후우, 한숨을 내쉬었다.
"막내딸은 그때까지도 자고 있었어. 큰아들이 제발 깨우지 말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경찰이 품에 안고 경찰차에 태워줬어."
"그 딸아이는 부모가 살해되었다는 걸 아직‥‥‥?"
"아직 모르지. 그래서 큰아들이 그냥 편히 자게 해달라고 한 거야."
가시와바라는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아직도 말을 못했는지도 모르겠네. 그 담임선생이 좀 설명을 해주려나. 어쩐지 시원찮게 생긴 아저씨였는데. 괜찮을까 몰라."
어린 딸아이에게 대체 어떤 말로 부모가 살해된 참극을 전해야 좋을까. 하기무라는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자신이 그 역할을 떠맡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어떻습니까?"
"큰아들은 아주 똑똑해. 수사1과 친구들이 질문하는 데도 대답을 잘했어. 옆에서 듣고 있으면서 참 대단하다고 감탄했네."
"동생 쪽은요?"
"동생은 ㅡ."
가시와바라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아예 아무 말도 못해. 경찰차에 탈 때도 무슨 인형 같더라고. 눈이 까무룩 가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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