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의 인연/히가시노 게이고 (34)

개미남 | 2019.06.14 11:28:44 댓글: 0 조회: 355 추천: 0
분류추리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3936820
유성의 인연/히가시노 게이고


2 - 9.

고이치가 이야기를 꺼내기 전부터 시즈나의 표정은 적잖이 긴장되어 있었다. 큰오빠의 호출을 받은 시점에 이미 뭔가 예감했는지도 모른다.
괜히 말을 빙빙 돌릴 것도 없이 고이치는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시즈나는 허를 찔린 듯 눈을 둥그렇게 떴다. 놀람과 낭패의 빛이 떠오르는 것을 고이치는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녀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웃고 있었다.
"그게 무슨 말? 나는 통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지금, 농담하는 거야?"
침대에 앉아 있던 시즈나는 두 오빠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다이스케는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듯이 서 있었다.
"물어본 건 내 쪽이야. 시즈나, 솔직하게 대답해 봐. " 고이치가 말했다.
시즈나는 "후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일, 있을 리가 없잖아? 왜 그러는 건데? 다이스케 오빠가 뭔가 이상한 소리를 했구나?" 다이스케를 흘겨보았다.
그가 침묵하는 것을 보고 확신을 가졌는지 시즈나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아까는 잠깐 신경질을 냈었지만, 그건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근데 큰오빠한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일러바치고, 정말 너무한 거 아냐?"
"네가 신경질 낸 게 화가 나서 내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는 거야?"
"아니야?"
다이스케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형한테 꼭 알려줘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말했어."
"내가 진짜로 유키나리를 좋아한다고? 어휴. 말도 안 돼." 시즈나는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고이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시즈나, 네가 어떤 마음인지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야. 우리가 지금 하려는 일은 아이들 장난이 아니야. 아차 한 발 잘못 디디면 도가미가 아니라 우리가 교도소에 들어가게 돼. 너한테 맡긴 레시피 작전은 이번 계획의 노른자고, 다카미네 사오리의 존재도 정말 중요해. 결국 너한테 모든 게 걸려 있는 셈이야. 그런 네가 조금이라도 유키나리에게 호의를 품고 있다면 그건 정말 큰 문제라고. 어때, 있는 그대로 말해줘."
시즈나는 머리를 설레설레 내저으며 고이치를 바라보더니 입가가 슬쩍 풀어졌다.
"오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그자는 우리 아버지와 엄마를 죽인 사람의 아들이란 말이야. 그런 사람을 내가 어떻게 좋아할 수 있겠어?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어!"
고이치는 그녀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우리 계획이 무사히 진행되면 도가미 마사유키는 체포될 거야. 당연히 <도가미 정>의 경영에도 영향이 미치겠지. 어쩌면 모든 체인점이 다 망할지도 몰라. 유키나리 역시 아무 피해 없이 무사할 리가 없어. 새 체인점을 낸다느니 하는 얘기는 두말할 것도 없고, 어쩌면 평생 남의 눈을 피해 살아가야 할지도 몰라. 나쁜 건 그자가 아니라 그 아버지 쪽이지만, 결과적으로 일이 그렇게 될 거야. 시즈나, 그래도 괜찮은 거지?"
"괜찮지, 그럼? 살인자의 아들인데 그 정도는 감수할 수밖에 없는 거 아냐?"
"그래도 너는 마음이 아프지 않은 거지?"
고이치의 말에 시즈나는 눈에 노기를 담았다.
"왜 내가 마음이 아파? 나는 복수하려는 거야. 유키나리도 마찬가지야. 자기 아버지가 벌어들인 돈으로 그만큼 자랐고 대학까지 다녔으니까 조금쯤 험한 꼴을 당해도 당연하다고 생각해. 그렇게 생각 안 하는 게 도리어 이상한 거 아냐?"
목소리를 높이는 그녀를 고이치는 손을 들어 제지했다.
"그렇게 큰소리 지를 건 없잖아. 이웃에 다 들리겠다."
"그래도 오빠들이 이상한 소리를 하니까‥‥‥." 시즈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고이치는 그녀를 바라보며 의자에 앉은 채 몸을 좌우로 까딱까딱 흔들었다. 이윽고 그 움직임을 멈추더니 후우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 말을 믿기로 하지. 나로서는 어떤 조그만 일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채로 넘어가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혹시나 하고 물어본 거야."
"못됐다. 나를 의심하다니." 시즈나는 고개를 숙였다.
"딱히 의심했던 건 아니야. 그저 확인했을 뿐이지. 이 이야기는 그만하자. 갑자기 호출해서 미안했다."
"이제 됐어?"
"응, 됐어. 레시피 작전, 잘해줘."
"응." 고개를 끄덕이며 시즈나는 침대에서 일어섰다.
시즈나가 나가는 것을 배웅해준 뒤에 다이스케가 고이치 쪽을 보았다. 석연치 않은 표정이었다.
"시즈나가 하는 말, 믿는 거야?"
고이치가 대답하지 않자 다이스케는 답답하다는 듯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내 감을 믿어달라니까? 시즈나라면 내가 가장 잘 알아. 형도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내가 시즈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았잖아? 시즈나가 작전상 연극하는 모습을 이 눈으로 수없이 봐었어. 그런 내가 하는 말이라구. 틀림없어. 나를 믿어줘."
고이치는 의자 팔걸이 위에 팔을 걸치고 뺨을 괴었다.
"누가 안 믿는대?"
"뭐? 하지만‥‥‥."
"네 말대로 나 역시 시즈나라면 환히 알아. 남자 문제로 저렇게까지 열을 내며 불끈하는 건 아마 처음일걸?"
"형‥‥‥."
"이제 와서 방향 전환할 수도 없고. 정말 큰일 났다." 고이치는 괴었던 팔을 풀더니 이번에는 이마를 짚고 고민에 빠졌다.

유키나리의 말을 듣자마자 기미코는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보였다. '예상했던 대로구나.' 그녀의 미간에 잡힌 주름을 보며 유키나리는 생각했다.
"전에도 말했지만, 내가 이래저래 신세를 진 사람이라니까? 별로 힘들 것도 없잖아요? 집 안을 한 바퀴 보여주는 것쯤이야."
"그야 그렇지만, 그 아가씨도 참 어지간히 염치가 좋구나."
"염치가 좋고 말고 할 게 뭐 있어요?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아니, 집에 찾아온다면 우리도 뭔가 대접해야 할 거 아니야."
유키나리는 어리둥절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말아달라고 그녀가 몇 번을 말했어. 한 바퀴 둘러보고 금세 돌아간다고 했다고."
"그래도 차 한 잔은 대접해야 할 거 아냐?"
"차 한 잔쯤은 내가 대접할게. 어머니한테 따로 뭘 해달라고 부탁하는 게 아니야." 유키나리는 부엌 입구에 선 채로, 안에서 빨래하고 있는 기미코를 향해 약간 거친 어조로 말했다.
"왜 떠들고 그러냐?" 거실 문이 열리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마사유키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는 조금 전에 막 돌아온 참이었다.
기미코가 부엌에서 나왔다.
"얘가 집에 여자를 데려오겠다지 뭐예요."
"호오." 마사유키는 뜻밖이라는 얼굴을 했다. "어디 사는 누군데?"
"이상한 사람 아니야. 아버지도 아는 여자예요. 다카미네 씨."
"아, 그 아가씨? 근데 우리 집에 무슨 볼일이 있어서?"
유키나리는 그녀가 이제 곧 유학을 떠날 예정이고, 그래서 서양식과 일본식을 절충한 주택을 한 번 구경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 거라면 뭐, 괜찮겠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어머니가 자꾸 반대해서요."
"얘는, 내가 언제 반대했다고 그래?"
그럼 뭐냐고요. 유키나리가 대꾸하려는데 집 전화가 울렸다. 기미코가 전화를 받았다.
유키나리는 한숨을 쉬며 거실 소파에 털썩 앉았다.
"너, 전에 묘한 소리를 했던 거 같은데. 다카미네 씨가 우리 식당과 똑같은 맛의 하야시라이스를 먹어본 적이 있다고 했던가?" 마사유키가 문득 물어왔다.
아버지 쪽에서 먼저 그 화제를 꺼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유키나리는 허를 찔린 듯한 기분으로 아버지를 마주 보았다.
"예, 맞아요. 그 하야시라이스를 내놓던 식당의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주인 되는 사람의 성씨는 야자키라고 하던데요. 뭔가 짐작 가는 거 없으세요?"
"야자키‥‥‥? 아니, 모르겠어." 마사유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치미를 떼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기미코가 뭔가 심상치 않은 얼굴로 다가왔다. 손에 무선 전화기를 들고 있었다.
"여보, 경찰서라는데?" 마사유키에게 말했다.
마사유키의 얼굴에 긴장의 빛이 내달렸다. 유키나리도 숨을 삼켰다. 체인점 어딘가에서 무슨 문제라도 일어났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어디 경찰이야?"
"가나가와 현경이래요."
"가나가와 현경?" 의아한 얼굴로 마사유키는 손을 내밀었다. 기미코가 내미는 전화기를 받아들고 귀에 댔다.
마사유키가 전화로 통화하는 것을 유키나리는 곁에서 들었다. 아무래도 상대가 집으로 찾아뵙겠다고 하는 듯했다. 자세한 용건에 대해서는 전화로 말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럼, 잠시 뒤에 뵙겠습니다." 마사유키는 전화를 끊었다. 유키나리를 바라보며 "뭔가 생각나는 거 있냐?" 하고 물어왔다.
"본점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유키나리는 말해보았다.
"그거라면 본점 직원들이 나한테 먼저 연락했겠지."
그도 그렇다고 생각하며 유키나리는 입을 다물었다.
30분쯤 뒤에 인터폰의 차임벨이 울렸다. 기미코의 안내를 받으며 응접실에 들어온 사람은 두 명의 형사였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체격 좋은 남자. 그리고 눈매가 날카롭고 여윈 남자, 이쪽은 50세 전후로 보였다.
나이 든 쪽이 요코스카 경찰서의 가시와바라라고 이름을 밝혔다. 젊은 쪽은 하기무라 형사라고 했다. 하기무라는 종이봉투를 들고 있었다.
"우리가 동석해도 괜찮을까요?" 유키나리가 물었다.
"물론 괜찮습니다. 가족 분들께도 확인하고 싶은 게 있으니까요." 가시와바라가 웃음을 띠며 대답했다.
두 형사와 마주하는 모양새로 유키나리는 마사유키와 나란히 앉았다. 기미코는 부엌으로 가 차를 끓이고 있었다.
"우선 좀 확인해주셨으면 하는 물건이 있습니다."
가시와바라가 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옆자리의 하기무라가 종이봉투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안에서 꺼낸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비닐봉투에 든 네모난 깡통이었다. 상당히 오래된 것인지 군데군데 녹이 슬어 있었다.
"뭡니까, 이게?" 마사유키가 몸을 내밀어 들여다보았다.
"본 적이 없으십니까?" 가시와바라가 물어왔다.
마사유키는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가시와바라는 유키나리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아드님은 어때요? 어디선가 본 적이 없습니까?" 나아가 부엌 쪽으로도 말을 건넸다. "저기, 부인께서도 좀 봐주십시오."
유키나리는 비닐봉투 안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사탕 깡통인 것 같군요."
"그래요. 20년 가까이 지난 것이고, 요즘은 팔지 않는 상품이지만."
기미코가 차를 내왔다. 각자 앞에 찻잔을 내려놓으며 테이블 위를 보았다.
"이 물건들은 뭐지요?"
가시와바라는 그녀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마사유키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전에 사쿠라기초에 사셨지요?"
"예. 벌써 10년도 더 된 일입니다만." 마사유키가 대답했다.
"이쪽으로 이사 오신 후, 원래 살던 곳에 가신 일은 없습니까? 안에 들어가본다든가."
"아뇨, 들어가본 일은 없습니다. 그 근처를 지나간 일이 있는 정도예요."
가시와바라가 유키나리 쪽을 보았기 때문에 "나도 대충 그런 정도인데요"라고 그는 대답했다. 형사가 질문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통 짐작이 가질 않았다.
"그래요? 실은 이 사탕 통은 그 집에 있었던 것입니다."
가시와바라가 하는 말의 의미를 유키나리는 언뜻 알아들을 수 없었다. 마사유키도 마찬가지였는지 의아한 얼굴로 형사를 마주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이 지금은 DVD 가게가 되었어요." 가시와바라는 말했다. "최근에 그 가게에 도둑이 들었는데 이 깡통은 그때 도둑맞은 모양입니다. 근데 이상한 일은 지금 그 가게 사람들은 이런 물건은 본 적도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 가지로 조사해봤더니 아무래도 이게 벽장의 천장 위에 감춰져 있던 것으로 보이더란 말예요. 그래서 전에 그곳에 사셨던 도가미 씨에게 문의해보려고 이렇게 찾아온 겁니다."
"천장 위에? 어디의 천장인데요?" 마사유키가 물었다.
"이층 벽장이에요. 점검구 옆의."
마사유키는 고개를 저었다.
"전혀 생각나는 게 없습니다. 그런 곳은 열어본 적도 없어요. 아, 혹시 네가 감춰뒀냐?" 유키나리에게 물어왔다.
"나도 모르겠는데요. 이런 건?"
아들의 말에 마사유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게 아닙니까? 아무래도 우리와는 관계가 없는 것 같군요."
"그러면 깡통 속에 들어 있던 물건을 확인해주시겠습니까?"
가시와바라가 말하자 아까와 마찬가지로 하기무라가 종이봉투에 손을 넣었다. 역시 비닐봉투를 꺼냈지만 이번에는 한 가지가 아니었다.
지갑, 루주, 콤팩트, 그리고 금시계ㅡ. 모두가 하나같이 오래된 물건들이었다.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것은 기미코였다. 그녀는 루주와 콤팩트가 들어 있는 비닐봉투를 집어 들고 찬찬히 들여다본 뒤에 고개를 흔들며 다시 제자리에 놓았다.
"내 것이 아닌데? 이런 건 쓴 적이 없어요."
"다른 물건은 어떻습니까? 지갑이라든가 시계라든가." 가시와바라가 마사유키와 유키나리를 번갈아 보았다.
나는 전혀 본 적이 없는데. 라고 유키나리가 중얼거렸을 때, 마사유키의 손이 쑥 나오더니 금시계가 든 비닐봉투를 집었다.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며 뭔가 생각에 잠긴 얼굴이 되었다.
"그것을 본 기억이?"
형사의 눈이 반짝 빛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 아니예요." 마사유키는 고개를 가로젓고 비닐봉투를 돌려놓았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 시계는 특별한 물건이죠." 가시와바라가 말했다. "어떤 가게의 신장개업 축하차 친구들이 가게 주인에게 선물한 것이라는군요. 그 가게라는 게 양식당이고 가게 이름은 <아리아케>라고 하는데, 혹시 아십니까?"
양식당이라는 말에 유키나리가 반응을 보였다. 저도 모르게 옆자리를 돌아본 것이다.
하지만 마사유키는 전혀 무표정이었다. 눈을 몇 차례 깜빡거린 뒤 "아뇨, 나는 모르겠는데요"라고 조용히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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