查拉图斯特拉如是说 3部 환영과 수수께끼에 대하여

단밤이 | 2023.12.28 15:35:36 댓글: 0 조회: 211 추천: 0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35095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환영과 수수께끼에 대하여
1
차라투스트라가 배를 탔다는 소문이 선원들 사이에 쫙 퍼졌다. 지극한 행복의 섬에서 온 한 사내가 그와 함께 배를 탔기 때문이다. 그러자 호기심과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차라투스트라는 이틀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슬픈 나머지 냉정하고 귀먹은 사람처럼 어떤 눈길이나 어떤 질문에도 대등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틀째 되던 저녁에 여전히 입은 다물고 있었지만 귀는 다시 열었다. 먼 곳에서 와서 먼 곳으로 가는 이 배에는 귀 기울여 들을 만한 진기한 것과 위험한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닌게 아니라 차라투스트라는 멀리 여행하면서 위험한 일을 두루 겪으며 살아가는 모든 자들의 벗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보라! 귀 기울여 듣는 동안에 마침내 그 자신의 혀가 풀렸고, 얼음장 같은 마음이 녹았다. 그러자 그는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그대들, 대담한 모험가와 탐험가들이여, 그리고 일찍이 교활한 돛을 이용해 무서운 바다를 항해한 자들이여.
그대들, 영혼이 피리 소리의 유혹에 빠져 온갖 미혹의 골짜기로 이끌리는, 수수께끼에 취하고 어스름을 즐기는 자들이여.
그대들은 겁먹은 손으로 한 오라기의 실을 더듬더듬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대들은 추측할 수 있는 곳에서는 규명하는 것을 싫어한다.
이제 그대들에게 내가 본 수수께끼를 들려주고자 한다. ㅡㅡ 가장 고독한 자의 환영을.
나는 최근에 죽음의 잿빛 어스름 속을 입술을 꾹 다물고 울적한 기분으로 걸었다. 우울하고 괴로웠다. 나에게는 하나의 태양만 진 것이 아니었다.
크고 작은 돌이 거칠게 박혀 있는 오솔길, 풀포기도 관목도 자랄 수 없는 외로운 오솔길. 이러한 산속의 오솔길이 내 발밑에서 도발하듯 달가닥거리는 소리를 냈다.
비웃듯이 달가닥거리는 소리를 내는 돌멩이 위를 말없이 걸었다. 미끄러운 돌을 밟으며 그렇게 힘겹게 올라갔다.
저 위로, 내 발을 아래로, 심연으로 끌어내리려는 영(靈), 나의 악마이자 대적인 중력의 영을 거슬러 올라갔다.
저 위로. 반은 난쟁이요 반은 두더지인, 절름거리며 나를 절름거리게 하는, 이 중력의 영은 내 위에 앉아 내 귓속에 납방울을, 내 뇌속에 납으로 만든 사상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오, 차라투스트라여." 그는 한 음절 한 음절 비웃듯이 속삭였다. "그대 지혜의 돌이여! 그대는 자신을 높이 던졌으나, 던져진 돌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오, 차라투스트라여, 그대 지혜의 돌이여, 그대 힘차게 내던져진 돌이여, 그대 별의 파괴자여! 그대는 그대 자신을 너무 멀리 던졌으나, 던져진 돌은 모두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대 자신에게 되돌아와 자신을 죽이는 돌을 너무 멀리 던졌다. 오 차라투스트라여. 하지만 그 돌은 그대 머리 위에 떨어질 것이다!"
이 말을 하고 난쟁이는 입을 다물었다. 침묵이 오래 계속되었고, 그 침묵은 나를 답답하게 했다. 이렇게 둘이 있으면 혼자 있는 것보다 정말 더 외로운 법이다!
나는 오르고 또 올랐고, 꿈꾸며 생각했다. 그러나 모든 게 다 내 마음을 짓눌렀다. 나는 심한 고통 때문에 지치고, 악몽 때문에 잠에서 깨어난 환자 같았다.
그러나 내 안에는 용기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그것이 지금까지 나의 모든 낙담을 사라지게 했다. 그 용기가 마침내 나에게 멈추라고 명령하고, 이렇게 말하도록 했다. "난쟁이여! 그대인가! 또는 나인가!"
용기, 공격하는 용기는 최고의 파괴자다. 공격할 때마다 승리의 함성이 울려 퍼진다.
인간은 가장 용감한 동물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모든 동물을 초극했다. 승리의 함성을 울리며 인간은 모든 고통을 초극했다! 하지만 인간의 고통은 가장 깊은 고통이다,
용기는 심연에서 느끼는 현기증도 파괴한다. 인간이 심연에 서 있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본다는 것 자체가 심연을 보는 것이 아닌가?
용기는 최고의 파괴자다. 용기는 동정도 파괴한다. 하지만 동정이야말로 가장 깊은 심연이다. 인간이 삶을 깊이 통찰할수록 고통도 깊이 통찰하게 된다.
그러나 용기는 최고의 파괴자다. 공격하는 용기, 용기는 죽음조차 파괴한다. 용기는 "그게 삶이었던가? 자! 그럼 다시 한번!" 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할 때 승리의 함성이 힘차게 울린다. 귀가 있는 자는 들어라!
2
"멈춰라! 난쟁이여!" 내가 말했다. "나인가! 아니면 그대인가! 우리 둘 중에 더 강한 자는 나다. 그대는 나의 심연의 사상을 알지 못한다! 그대는 이 사상을 감당할 수 없으리라!"
이때 내 몸이 가벼워졌다. 호기심 많은 난쟁이가 내 어깨에서 뛰어내렸기 때문이다! 난쟁이는 내 앞의 돌 위에 웅크리고 앉았다. 우리가 발걸음을 멈춘 곳에 바로 입구가 있었다.
"이 입구를 보라! 난쟁이여!" 나는 말을 계속했다. "거기에는 두 개의 얼굴이 있고, 두 개의 길은 여기에서 만난다. 지금껏 이 길을 끝까지 가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 뒤쪽으로 나 있는 기나긴 오솔길, 이 길은 영원으로 통한다. 그리고 바깥으로 나 있는 저 기나긴 오솔길, 그것은 또 다른 영원이다.
이 두 길은 서로 모순된다. 그것들은 서로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리고 여기, 이 입구에서 두 길이 만난다. 이 입구의 이름은 위쪽에 '순간' 이라고 쓰여있다.
하지만 난쟁이여, 누가 그 길을 따라 멀리 더 멀리 간다면, 그 길이 영원한 모순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러자 난쟁이가 경멸하듯이 나직하게 말했다. "직선은 모두 거짓이다. 진리는 모두 곡선이며, 그 자체는 원을 이루고 있다."
나는 화를 내며 말했다. "그대 중력의 영이여!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마라! 그러면 나는 절음발이 그대가 웅크리고 있는 그곳에 그대를 그대로 놓아둘 것이다. 내가 그대를 높은 곳에 데려오지 않았던가!
나는 말을 계속했다. "보라, 이 순간을! 이 순간이라는 입구에서 기나긴 영원의 오솔길이 뒤쪽으로 뻗어 있다. 우리 뒤에 영원이 놓여 있는 것이다.
모든 사물들 중에서 달릴 수 있는 것이라면 이미 언젠가 이 오솔길을 달리지 않았겠는가? 모든 사물들 중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면 이미 언젠가 일어났고 행해졌으며 달려 지나가지 않았겠는가?
그리고 이미 모든 것이 존재한 것이라면 이 순간을 뭐라고 생각하는가? 이 입구도 이미 존재한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그리고 이 순간이 미래의 모든 사물을 끌어당기는 방식대로 모든 사물은 굳게 연결되어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이 순간은 자기 자신마저 끌어당기고 있지 않은가?
모든 사물 중에서 달릴 수 있는 것은 바깥으로 나 있는 이 기나긴 오솔길을 다시 한 번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달빛을 받으며 느릿느릿 기어가는 이 거미와 달빛 그 자체, 그리고 입구에서 영원한 사물에 대해 속삭이는 나와 그대, 우리 모두는 이미 존재했던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그리고 되돌아와 우리 앞에 있는 또 다른 길, 그 길고 섬뜩한 오솔길을 달려가서, 우리는 영원히 되돌아올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렇게 나는 점점 더 소리를 죽여 말했다. 나 자신의 생각과 그 속내가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때 갑자기 가까이서 개 한 마리가 짖어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일찍이 개가 저토록 짖어대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었었던가? 내 생각은 과거로 달려갔다. 그렇다! 나의 어린 시절, 아득히 먼 과거로.
그때도 개가 그렇게 짖어댄 적이 있었다. 개들도 유령을 믿을 수밖에 없는 더없이 고요한 한밤중에, 개 한 마리가 털을 곤두세우고 머리를 위로 향한 채 떨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모습에 나는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바로 그때 보름달이 죽음처럼 말없이 집 위로 떠올랐다. 그 둥근 불덩어리는 바로 멈추어 섰다. 납작한 지붕 위에 조용히, 마치 남의 소유물 위에 서 있는 것처럼.
그러자 그 개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개는 도둑과 유령의 존재를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개가 짖는 소리를 듣고 또 한 번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난쟁이는 어디로 갔는가? 그리고 입구는? 거미는? 온갖 속삭임은? 내가 꿈을 꾼 것일까? 내가 깨어 있었던가? 별안간 나는 험준한 낭떠러지 사이에 서 있었다. 홀로 적막하게, 황량하기 그지없는 달빛을 받으며.
그곳에 한 사람이 누워 있었다! 그곳에! 털을 곤두세우고 날뛰며 낑낑거리던 개가 이제 내가 오는 것을 보고 다시 짖어댔다. 아니 울부짖었다. 나는 일찍이 개가 도와달라고 이토록 울부짖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던가?
그리고 정말이지, 그때 내가 본 것, 그러한 것을 다시는 보지 못했다. 나는 젊은 목자가 몸을 비튼 채, 구역질하고 경련하며 오만상을 찌푸리는 것을 보았다. 그는 한 마리의 크고 검은 뱀을 입에 물고 있었다.
나는 일찍이 인간의 얼굴에서 이토록 심한 구역질과 창백한 공포를 본 적이 있었던가?
그는 혹시 자고 있었던 걸까? 뱀이 그의 목구멍 속으로 기어들어가 그곳을 꽉 물었다.
나는 손으로 뱀을 잡아당기고 또 잡아당겼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뱀을 목구멍에서 도저히 빼낼 수 없었다. 그때 내 안에서 이런 울부짖음이 들렸다. "물어라! 물어뜯어라!
대가리를! 물어뜯어라!" 이렇게 내 안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나의 두려움, 나의 미움, 나의 구역질, 나의 연민, 나의 선과 악이 한꺼번에 내 안에서 소리를 질러댔다,
그대들 내 주위의 대담한 자들이여! 그대들 모험가와 탐험가들이여, 그리고 그대들 가운데 교활한 돛을 이용해 미지의 바다를 항해한 자들이여! 그대들 수수께끼를 즐기는 자들이여!
그때 내가 본 수수께끼를 풀어다오. 더없이 고독한 자가 본 환영을 설명해 다오!
그것은 하나의 환영이며 예견이기 때문이다. 그때 비유 속에서 나는 무엇을 보았던가? 그리고 언젠가 오고야 말 그 자는 누구인가?
뱀이 입속으로 기어 들어간 그 목자는 누구인가? 그러니까 가장 무겁고 가장 검은 것이 목구멍으로 기어 들어갈 인간은 누구일까?
하지만 목자는 내가 고함을 질러 그에게 일러준 대로 물어뜯었다. 물어도 제대로 물었다! 그는 뱀 대가리를 멀찌감치 뱉어버리고는 벌떡 일어섰다.
더 이상 목자도 인간도 아닌 자, 변화된 자, 빛에 둘러싸인 자로서 그는 웃고 있었다! 지금껏 지상에서 그처럼 웃은 자는 아무도 없었다!
오, 나의 벗들이여, 내가 들은 웃음은 인간의 웃음소리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제 갈증이, 도저히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이 나를 갉아먹는다.
이러한 웃음에 대한 그리움이 나를 갉아먹는다. 오, 이제 어떻게 견디며 살아갈 것인가? 그리고 지금 죽어야 하는 것을 어떻게 견딘단 말인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추천 (0) 선물 (0명)
IP: ♡.252.♡.103
23,512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나단비
2024-02-10
1
193
나단비
2024-02-10
1
270
나단비
2024-02-10
0
116
나단비
2024-02-09
0
105
나단비
2024-02-09
0
107
나단비
2024-02-09
0
118
나단비
2024-02-09
0
93
나단비
2024-02-09
0
117
나단비
2024-02-08
1
119
나단비
2024-02-08
1
102
나단비
2024-02-08
0
133
나단비
2024-02-08
0
100
나단비
2024-02-08
0
101
나단비
2024-02-07
0
121
나단비
2024-02-07
0
125
나단비
2024-02-07
0
96
나단비
2024-02-07
0
106
나단비
2024-02-07
1
132
나단비
2024-02-06
3
550
나단비
2024-02-06
2
188
나단비
2024-02-06
2
170
나단비
2024-02-06
2
138
나단비
2024-02-06
2
143
나단비
2024-02-05
2
105
나단비
2024-02-05
2
101
나단비
2024-02-05
2
144
나단비
2024-02-04
2
116
나단비
2024-02-04
1
151
나단비
2024-02-04
2
136
나단비
2024-02-04
2
209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