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화원 ㅡ 복도에서 들리는 울음소리

단밤이 | 2023.12.31 06:58:33 댓글: 2 조회: 228 추천: 1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35840
The Secret Garden

(비밀의 화원)

복도에서 들리는 울음소리
그곳에 온 직후에는 메리 레녹스가 보기에 하루하루가 똑같았다. 매일 아침 벽걸이 양탄자가 걸린 방에서 잠을 깨면, 마사가 벽난로 깔개에 꿇어앉아 불을 피우고 있었다. 매일 아침 놀 거리라고는 전혀 없는 놀이방에서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나면, 창가에서 사방으로 뻗어 하늘까지 닿을 듯한 드넓은 황무지를 지켜보았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나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 집 안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밖으로 나갔다. 메리는 이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잘한 일이라는 사실을 아직 몰랐다. 오솔길과 진입로를 빨리 걷거나 뛰기 시작한 덕에, 천천히 흐르던 피가 빠르게 움직이고, 황무지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맞서 싸우며 몸이 점점 더 튼튼해지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그저 몸을 데우고 싶어서 달렸을 뿐이었다. 메리는 얼굴을 찰싹 때리고 지나가며 요란한 소리를 내는 데다 눈에 안 보이는 거인처럼 방해를 하는 바람이 미웠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히스 들판 위로 불어온 차고 신선한 공기를 깊이 들이마실 때마다 메리의 폐는 깡마른 몸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뭔가로 가득 찼고, 두 볼에 발그레한 화색이 돌았으며, 멍하던 두 눈은 총기로 반짝이게 되었다.
그렇게 며칠을 하루 종일 밖에서 놀고 난 어느 날 아침 잠이 깬 메리는 허기가 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아침을 먹으려고 앉았을 때, 예전처럼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귀리죽 그릇을 보며 옆으로 밀어놓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메리는 숟가락을 들고 죽을 먹더니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오늘 아침에는 귀리죽을 잘 드시네요. 그죠?" 마사가 말했다.
"오늘은 귀리죽이 맛있네." 메리도 자기 행동에 살짝 놀라며 말했다.
"음식 들어갈 배가 생긴 건 다 황무지 공기 덕이여요." 마사가 대꾸했다. "먹구 싶은 만큼 먹을 음식이 있으니, 아가씨는 행복하셔요. 우리 집에는 아무것도 집어넣을 게 없는 위장을 가진 사람이 열둘이나 되죠. 매일 밖으로 나가서 뛰어노셔요. 그러면 점점 뼈에 살이 붙구 누르께한 안색도 좋아질 거여요."
"난 놀지 않아." 메리가 말했다. "놀 만한 게 아무것도 없는걸."
"놀 게 아무것두 없다구요!" 마사가 소리쳤다. "제 동생들은 막대기하구 돌멩이를 가지구 놀아요. 여기저기 뛰어다니구 소리두 지르구 황무지에 있는 것들 관찰도 하구요."
메리는 밖에서 소리를 지르며 놀지는 않았지만, 여러가지를 관찰했다. 달리 할 일이 없었다. 메리는 정원들 주위를 뱅뱅 돌고, 미슬스웨이트 주변에 난 오솔길을 돌아다녔다. 가끔 벤 웨더스태프가 없는지 찾아보기도 했다. 몇 번이나 일하는 노인과 마주쳤지만, 노인은 너무 바빠서 메리에게 눈길도 주지 않거나 몹시 퉁명스럽게 굴었다. 한번은 메리가 노인에게 다가가자 삽을 집어 들고 홱 돌아서 가버렸는데, 꼭 일부러 그러는 것 같았다.
어느새 메리에게는 다른 곳보다 더 자주 들르는 곳이 생겼다. 담장으로 에워싼 여러 정원들 바깥으로 난 긴 산책로였다. 그 산책로 양쪽으로는 꽃이 한 송이도 없는 화단이 있고, 담장은 담쟁이덩굴이 빽빽하게 뒤덮고 있었다. 그 담장에는 담을 구불구불 기어가는 짙푸른 잎들이 유난히 더 무성한 부분이 있었다. 오랫동안 그 부분만 방치되었던 모양이었다. 나머지 부분은 깔끔하게 다듬어두었지만 샌책로 끄트머리 쪽은 손질이 되어 있지 않았다.
벤 웨더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누고 며칠이 지나, 메리는 이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우뚝 멈춰 서서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했다. 무심코 멈춰 선 채 바람에 하늘거리는 기다란 덩굴손을 올려다본 순간, 선홍색 한 줄기가 보이더니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렸다. 그곳, 담장 꼭대기에 벤 영감의 친구 붉은가슴울새가 앉아 있었다. 울새는 작은 머리를 한쪽으로 갸웃한 채 앞으로 몸을 내밀어 메리를 바라보았다.
"와!" 메리가 소리쳤다. "너구나, 너 맞지?" 메리는 울새가 사람 말을 알아듣고 대답을 해주리란 듯 말을 거는 걸 전혀 이상하게 느끼지 않았다.
울새가 대답을 했다. 메리에게 온갖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듯 짹짹짹 재잘거리며, 담장 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울새가 사람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메리 아가씨는 다 알아들을 것 같았다. 울새는 이렇게 말한 듯했다.
"좋은 아침이야! 바람이 상쾌하지 않니? 볕이 따뜻하지 않아? 모든 게 근사하지 않니? 우리 같이 재잘거리고 폴짝폴짝 뛰어다니고 짹짹거리자. 어서! 어서 해봐!"
메리가 웃기 시작했다. 울새가 담장에서 폴짝거리고 담장을 따라 파르르 날아가자, 메리도 따라 달렸다. 아픈 사람처럼 누렇게 뜬 얼굴에, 빼빼 마르고 못생긴 가여운 메리.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메리의 얼굴이 예뻐 보였다.
"나는 네가 좋아! 네가 좋다고!" 메리는 산책로를 타닥타닥 뛰어가며 소리쳤다. 그리고 지저귀는 소리를 흉내 내고 휘파람을 불어보려고 했다. 사실 휘파람을 어떻게 부는지 메리는 전혀 몰랐다. 그래도 울새는 메리의 노력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메리에게 재잘거리며 휘파람을 불어주었다. 마침내 울새가 날개를 활짝 펼치고, 나무 꼭대기를 향해 날아올랐다. 그곳에 앉아 더 크게 노래하기 시작했다.
메리는 그 모습을 보자 울새를 처음 본 순간이 떠올랐다. 그때 녀석은 나무 꼭대기에서 왔다갔다했고, 메리는 과수원에 서 있었다. 지금은 과수원 반대편이자 담장 밖에 서 있었다. 지금은 과수원 반대편이자 담장 밖에 서 있었다. 훨씬 아래쪽이었다. 그런데 담장 안쪽에 울새가 앉아 있던 나무가 있었다.
"저 나무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정원에 있어." 메리가 혼잣말을 했다. "문이 없는 정원이야. 울새가 저곳이 집인 거야. 저 정원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만 봤으면 소원이 없겠어."
메리는 오솔길을 뛰어가, 처음으로 정원에 나왔던 날 아침에 들어갔던 녹색 문으로 갔다. 그리고 좁은 길을 달려 다른 문으로 들어가 다시 과수원으로 들어갔다. 과수원에 서서 담장 반대편에 있는 그 나무를 올려다보았다. 마침 그 나무에서 울새가 노래를 막 끝내고 부리로 깃털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저기가 그 정원이야." 메리가 말했다. "분명해."
메리는 담장을 따라 빙 돌며 과수원 담장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하지만 지난번 알아낸 사실을 다시 확인했을 뿐이었다. 역시나 그 담장에는 문이 없었다. 이번에는 채마밭을 가로질러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기다란 담장을 따라 난 산책로로 나왔다. 그 산책로를 끝까지 걸어가며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어디에도 문은 없었다. 반대편으로 끝까지 걸어가며 유심히 살폈지만, 문은 없었다.
"정말 이상해." 메리가 중얼거렸다. "벤 웨더스태프 영감은 문은 예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고 했어. 하지만 10년 전에는 분명히 문이 있었을 거야. 고모부가 열쇠를 묻었으니까."
이 일은 메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잔뜩 주었다. 덕분에 메리는 점점 흥미가 생겼고, 미슬스웨이트에 오게 된 것도 더는 속상하지 않았다. 인도에서 메리는 항상 덥고 너무 나른해서 무슨 일이든 관심을 가질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그런데 황무지에서 불어온 신선한 바람이 어린 뇌에 쳐져 있던 거미줄을 날려버리면서, 아이의 정신은 잠에서 서서히 깨어났다.
메리는 거의 하루 종일 집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 날이 저물어 저녁을 먹으려고 앉으면, 배가 고프고 졸리고 푸근했다. 마사가 수다를 떨어도 성가시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마사의 수다가 좋아진 것 같았다. 그래서 큰맘 먹고 마사에게 질문을 해보기로 했다. 메리는 저녁을 다 먹은 후, 벽난로 앞에 깔아둔 깔개에 앉아서 마사에게 질문을 했다.
"왜 고모부는 그 정원을 미워해?" 메리가 물었다.
메리는 마사에게 좀 더 있다가 가라고 했고, 마사도 싫지 않았다. 마사는 나이도 어리고 형제자매들이 복작거리는 시골집에 익숙해서, 넓기만 한 아래층 하인들 구역이 몹시 지겨웠다. 그곳에서는 마부들과 고참 하인들이 마사의 요크셔 말투를 놀리고 보잘것없는 시골 아가씨라고 업신여기는데다, 자기끼리만 모여 앉아 소곤거렸다. 마사는 말하는 게 좋았다. 게다가 인도에서 살았고 '까만 사람들' 에게 시중을 받던 낯선 아이는 마사의 관심을 끌 만한 유별난 사건이었다.
마사는 앉으라는 말을 기다리지도 않고 깔개에 앉았다.
"아직두 그 정원에 대해서 생각허구 계셔요?" 마사가 말했다. "그러실 줄 알았어요. 저두 그곳에 관해 첨 들었을 때 그랬거든요."
"고모부는 왜 그곳을 싫어해?" 메리가 끈질기게 물었다.
마사는 두 발을 제 몸 아래로 밀어 넣어 한결 편하게 앉았다.
"저택에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를 들어보셔요." 마사가 말했다. "오늘 밤에 황무지로 나가면 똑바루 서 있지두 못허실 거여요."
메리는 직접 듣기 전에는 '휘몰아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거인이 집을 뒤흔들고 안으로 들어오려고 벽과 창문을 마구 두드리기라도 하는 듯, 저택 주위를 빙빙 돌며 무시무시하게 으르렁거리는 텅 빈 소리를 뜻하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거인이 집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인지 석탄이 발갛게 달아오르도록 불을 피워놓은 방 안이 매우 안전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고모부는 왜 그렇게 그곳을 싫어하냐니까?" 메리가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물었다. 마사가 그 이유를 안다면 어떻게든 알아낼 작정이었다.
결국 마사는 아는 대로 다 털어놓았다.
"명심허셔요." 마사가 말했다. "메들록 부인은 이 이야기를 허면 안 된다구 허시죠. 이 저택에는 이야기하면 안 되는 것들이 잔뜩 있어요. 크레이븐 씨 분부거든요. 그 분은 자기 문제는 하인들이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하셔요. 사실 그 정원이 아니었다면, 주인님도 지금처럼 되지 않으셨을 텐데. 그곳은 크레이븐 부인이 주인님과 결혼하시구 만든 정원이여요. 마님이 그곳을 너무 좋아하셔가지고 두 분이 직접 꽃을 가꾸셨죠. 정원사들은 아무두 들어갈 수 없었어요. 주인님과 주인마님은 그 정원에 들어가서 문을 닫아놓구 책을 읽구 이야길 나누구 하면서 몇 시간이구 머무르셨어요. 마님에겐 약간 소녀 같은 면이 있었대요. 거기엔 가지가 휘어져 의자만치 생긴 늙은 나무가 한 그루 있었어요. 마님은 그 가지위로 장미가 자라게 했구, 종종 그곳에 앉아 계셨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거기 앉아 계시는데, 가지가 뚝 부러진 거여요. 마님은 바닥으로 떨어지셨구, 너무 심하게 다쳐서 다음 날 숨을 거두셨어요. 의사 선생님들은 주인어른이 이성을 잃구 돌아가실 거라구 생각했대요. 그래서 주인님이 그 정원을 싫어하시는 거여요. 그 후로 아무두 그 정원엘 들어가지 않았어요. 주인님은 누가 그 정원을 입에 올리는 것두 금지하셔요."
메리는 더는 물어보지 않았다. 대신 벽난로의 빨간 불길을 바라보며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바람이 어느 때보다도 요란하게 '휘몰아치는' 것 같았다.
바로 그 순간 메리에게 아주 좋은 일이 일어났다. 사실 메리가 미슬스웨이트가 저택에 온 후로 좋은 일이 네 가지 있었다. 메리는 자신과 울새가 서로를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피가 따뜻해질 때까지 바람 속을 달리기도 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몸에 좋은 허기를 느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가여워하는 마음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메리는 몸도 마음도 점점 좋아졌다.
그런데 바람 소리를 듣고 있으니, 다른 소리가 섞여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바람 소리와 거의 구별되지 않아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다. 희한한 소리였다. 꼭 어디선가 아이가 우는 소리 같았다. 가끔 바람 소리는 아이 울음소리처럼 들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메리 아가씨는 이 소리가 집 밖이 아니라 안에서 들리는 소리라고 꽤 확신했다. 멀리서 들렸지만, 분명히 집 안에서 났다. 메리는 고개를 돌려 마사를 보았다.
"지금 누구 우는 소리 들려?" 메리가 말했다.
마사가 갑자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아뇨." 마사가 대답했다. "바람 소리여요. 바람 소리는 가끔 누가 황무지에서 길을 잃구 엉엉 우는 소리처럼 들려요. 바람은 온갖 소리를 다 만들어내어요."
"그래도 한번 들어봐." 메리가 말했다. "소리가 집 안에서 나. 저 기다란 복도를 따라 어딘가에서."
바로 그 순간 아래층 어디에선지 문이 열린 게 분명했다. 엄청난 강풍이 복도를 따라 불어닥쳐, 두 사람이 앉아 있는 방의 문이 쾅 하고 열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자리에서 뛰어오르듯 벌떡 일어났을 때, 초가 꺼지면서 저쪽 복도 끝에서부터 울음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또렷하게 방으로 밀려 들어왔다.
"바로 저 소리야!" 메리가 말했다. "내가 말했잖아! 누가 우는 소리라고. 게다가 절대 어른이 아니야."
마사가 얼른 달려가, 문을 꼭 닫고 열쇠를 돌려 잠갔다. 하지만 문을 완전히 닫기 전에, 두 사람은 복도 저 끝 어딘가에 있는 문이 쾅 하고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 이윽고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 심지어 '휘몰아치던' 바람마저도 잠시 잦아들었다.
"바람이여요." 마사가 고집스럽게 말했다. "바람이 아니라면 어린 부엌데기 하인 베티 버터워스였을 거여요. 걔는 하루 종일 이가 아팠으니깐요."
하지만 마사의 태도에서 어딘지 석연찮고 난처해하는 기색이 느껴져, 메리 아가씨는 마사를 빤히 바라보았다. 메리는 마사의 말을 조금도 믿지 않았다.
​​
추천 (1) 선물 (0명)
IP: ♡.252.♡.103
뉘썬2뉘썬2 (♡.169.♡.51) - 2024/01/05 05:00:33

황무지에서 뛰여다니고 울새랑 교감한걸로 메리가 저렇게 생기잇는 사람으로 변한다면
나중에 정원에 꽃이피면 대박나겟네요.

나는지금 노트북으로 이소설 읽고잇는데 만약 꽃이 피여난 정원에서 책을읽는다면 넘
나 황홀할것 같아요.근데 마님은 왜하필 높은가지에 앉아가지고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
햇는지.높은데 앉아서 전체풍경을 바라보고 싶엇을까요?

단밤이 (♡.252.♡.103) - 2024/01/05 08:00:30

나무에 올라가면 기분이 좋아요. 저도 사과배나무에 한번 올라가봤는데 마치 새가 되어 나무와 깊게 교감하는 느낌이었어요. 어릴때 이야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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