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화원 ㅡ 정원 열쇠

단밤이 | 2024.01.03 09:38:49 댓글: 2 조회: 261 추천: 1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36694
The Secret Garden

(비밀의 화원)

정원 열쇠
그 일이 있고 이틀 후, 메리는 눈을 뜨자마자 벌떡 일어나 앉아 마사에게 소리쳤다.
"황무지를 봐! 황무지를 보라고!"
폭풍우가 멎었고, 회색 안개와 구름도 지난 밤 바람에 쓸려갔다. 바람조차 사라져, 눈부시게 새파란 하늘이 황무지 위로 둥근 천장처럼 높이 걸려 있었다. 메리는 하늘이 이토록 푸를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인도의 하늘은 뜨겁고, 타는 듯했다. 하지만 이곳 하늘은 깊고 서늘한 푸른색이어서, 흡사 바닥이 없는 아름다운 호수의 수면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둥근 천장처럼 높디높게 솟은 푸른 하늘 여기저기에, 눈처럼 새하얀 양털 같은 작은 구름들이 둥둥 떠 있었다. 저 멀리까지 뻗은 황무지 세상은, 우울한 검보라색이나 지겹도록 따분한 회색이 아니라 부드러운 푸른색으로 보였다.
"네." 마사는 유쾌하게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새 폭풍우가 끝났어요. 한 해 중 이즈음 황무지는 이런 풍경이여요. 폭풍우는 온 적도 없구 다신 안 올 것처럼, 하룻밤 새 떠나버려요. 그게 다 봄이 오구 있기 때문이여요. 봄이 되려면 아직두 멀었지만 분명 봄은 오구 있어요."
"영국은 늘 비가 오거나 우중충한 줄 알았어." 메리가 말했다.
"에구? 아니여요!" 마사는 시커먼 솔들 사이에 꿇어앉으며 말했다. "절대루 일없다 맹세허지요!"
"그게 무슨 뜻이야?" 메리가 진지하게 물었다. 인도의 원주민들은 몇몇 사람들만 알아들을 수 있게 다양한 말투로 말하곤 했다. 그래서 메리는 자신이 알아들을 수 없고 마사가 말을 해도 놀라지 않았다.
마사가 처음 만난 날 아침에 그런 것처럼 깔깔 웃었다.
"아이구 이걸 어째." 마사가 말했다. "메들록 부인이 그러면 안 된다구 했는데두 또 요크셔 말투로 말해버렸어요. 제 말은 요크셔 날씨는 절대루 그렇지 않다는 뜻이여요." 느리고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요크셔 말투를 안 쓸라구 할수록 말하는 데 오래 걸리니깐요. 요크셔는 해가 나는 날이면 세상 어느 곳보다두 화창허답니다. 시간이 흐르면 황무지를 좋아하게 될 거라구 말하였잖아요. 조금만 기다리면 황금색 가시금작화가 활짝 피구, 양골담초며 히스 꽃이 만발하구, 보이는 곳마다 보라색 방울꽃이 피어 있구, 셀 수 없이 많은 나비들이 팔랑거리구, 꿀벌이 윙윙거리구, 종달새는 지저귀면서 하늘로 솟아오르는 풍경을 보게 될 거여요. 그때까지 기다려보셔요. 그러면 아가씨두 디콘처럼 해가 뜨자마자 밖으로 나가 하루 종일 놀구 싶어질 테니."
"내가 저기까지 갈 수 있을까?" 메리는 창으로 저 멀리 푸른 황무지를 바라보며, 아쉬운 듯 물었다. 그 푸른색은 너무나 신선하고 광활하고 근사해, 마치 천국의 색깔 같았다.
"몰르지요." 마사가 대답했다. "제가 보기에, 아가씨는 태어난 후로 다리를 별루 쓰지 않은 모양이니 말이어요. 그래서야 8킬로미터는 못 걸을 거여요. 우리 집까지 8킬로미터거든요."
"너희 집을 보고 싶어."
마사는 잠시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메리를 보더니, 광을 내는 솔을 집어 들고 다시 쇠살대를 박박 문지르기 시작했다. 마사는 작고 못생긴 메리의 얼굴이 첫날 아침에 봤을 때만큼 뚱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수전 앤이 몹시 갖고 싶은 게 있을 때 짓는 표정과 조금 비슷했다.
"어머니한테 여쭈어볼게요." 마사가 말했다. "어머니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거의 언제나 해답을 찾아내는 분이셔요. 오늘은 제가 외출하는 날이니까 집에 갈 거여요. 오! 정말 좋아요. 메들록 부인은 제 어머니를 많이 생각해주셔요. 어쩌면 부인이 어머니한테 직접 말씀해주실 수두 있어요."
"나는 네 어머니가 좋아." 메리가 말했다.
"그럴 줄 알았어요." 마사가 광을 내며 대꾸했다.
"나는 한 번도 네 어머니를 만난 적 없잖아." 메리가 말했다.
"그럼요, 그렇구말구요." 마사가 대답했다.
마사는 다시 발뒤꿈치를 깔고 앉았다. 그리고 잠시 어리둥절하다는 듯 손등으로 코끝을 문질렀지만, 결국 긍정적으로 말을 끝맺었다.
"음, 우리 어머니는 분별력이 있구 근면하구 마음씨두 좋구 깔끔하셔서, 어머니를 직접 봤든 안 봤든 상관없이 누구라두 좋아하지 않을 수 없어요. 외출 날 집으로 갈 때면, 저는 너무 좋아서 황무지를 펄쩍펄쩍 뛰어간다니깐요."
"나는 디콘이 좋아." 메리가 덧붙였다. "그리고 디콘도 한 번도 못 봤어."
"그럼요." 마사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새들두 걔를 좋아한다구 말하였잖아요. 토끼들두, 야생 양들두, 조랑말들두, 여우들두요. 궁금해요." 마사는 생각에 잠신 채 메리를 바라보았다. "디콘이 아가씨를 어떻게 생각하려나."
"좋아하지 않을 거야." 메리가 심술궂고 냉담한 태도로 말했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
마사가 다시 생각에 잠긴 듯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가씨는 아가씨가 마음에 드셔요?" 마사는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메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곰곰이 생각을 했다.
"음, 좋아하지 않아." 메리가 대답했다. "하지만 전에는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어."
마사가 집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는지 살짝 웃었다.
"예전에 어머니가 이러셨어요." 마사가 말했다. "어머니가 빨래를 하구 계시는데, 제가 심통이 잔뜩 나서 사람들 흉을 보지 않았겠어요. 그랬더니 어머니가 고개를 돌려가지구 저를 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런 성질머리 고약헌 아가씨 같으니라구! 거기 그렇게 서서 이 사람두 싫다, 저 사람두 싫다. 그러는 너는 네가 마음에 드냐?" 그 말을 들으니 웃음이 터지지 뭐여요. 그러구 나서는 얼른 정신을 챙겼어요."
마사는 메리에게 아침을 차려주자마자 한껏 기분이 좋아져서 방을 나섰다. 마사는 황무지를 8킬로미터나 걸어서 집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를 도와 빨래를 하고, 한 주동안 먹을 빵을 굽고, 최대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메리는 마사가 저택에 없으니 그 어느 때보다 외로웠다.그래서 최대한 서둘러 정원으로 나갔다. 나가서는 제일 먼저 분수 정원을 열 번이나 빙빙 돌았다. 몇 번이나 돌았는지 잘 기억하며 뛰었다. 마침내 열 번을 채우자,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햇살이 비치니 그곳 전체가 전과 다르게 보였다. 높고 깊고 푸른 하늘이, 황무지는 물론이고 미슬스췌이트 위로도 둥글게 펼쳐졌다. 그래서 메리는 계속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둥둥 떠다니는, 눈처럼 하얀 작은 구름에 드러누우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보았다. 첫 번째 채마밭으로 들어가니, 벤 웨더스태프가 다른 정원사 두 명과 함께 일을 하고 있었다. 날씨 변화가 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 모양이었다. 벤은 메리를 보더니 먼저 말을 걸었다.
"봄이 오구 있소." 벤이 말했다. "봄 냄새 나지 않소?"
메리가 코를 킁킁거려보니, 정말 냄사가 나는 것 같았다.
"신선하고 축축하고 좋은 냄새가 나." 메리가 말했다.
"그것이 바루 비옥하구 건강한 땅 냄새라오." 벤이 땅을 파며 대답했다. "땅두 뭔갈 키울 준비를 허니 기분이 좋은 거라오. 씨를 뿌릴 때가 되니깐 흥이 난 게지. 겨울에는 할 일이 아무것두 없어서 땅두 지겹단 말이오. 저기 정원에서는, 곧 있으면 컴컴헌 땅속에서 식물들이 꿈틀거릴 거요. 태양이 그녀석들을 따뜻허게 데워주구 있으니. 얼마 후면 파릇파릇허니 시커먼 땅을 뚫구 올라온 새싹들을 보게 될 거라오."
"어떤 새싹들이 나와?" 메리가 물었다.
"크로커스하구 아네모네하구 수선화들이라오. 그 꽃들을 본 적 없으시오?"
"없어. 인도는 너무 덥고 습해. 그래서 비만 오면 모든 게 녹색이야." 메리가 말했다. "그래서 하룻밤 사이에 쑥 자라는 줄 알았어."
"여긴 하룻밤 새 쑥 자라지 않는다오." 웨더스태프가 말했다. "자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오. 여기에서 얼굴을 조금 더 내밀구 저기에서 싹이 조금 더 올라오구, 오늘은 여기 잎이 또르르 펼쳐지구 다음 날은 또 다른 잎이 펼쳐진다오. 잘 지켜보구려."
"그럴 거야." 메리가 대답했다.
바로 그때 메리의 귀에 날개가 살며시 파닥거리는 소리가 또 들렸다. 메리는 그 울새가 또 왔다고 단숨에 알아차렸다. 울새는 무척 앙증맞고 발랄했다. 메리의 발 가까이까지 폴짝거리며 뛰어오더니 머리를 갸우뚱 기울이며 어찌나 수줍게 메리를 바라보는지, 메리는 벤 웨더스태프에게 이렇게 질문을 했다.
"저 울새가 나를 기억하는 것 같아?" 메리가 물었다.
"아가씨를 기억하냐구요!" 웨더스태프가 버럭 하면서 말했다. "사람들은 물론이구 이 채마밭에서 양배추 한 포기 한 포기를 다 기억하는 녀석이오. 지금까지 녀석은 이 근처에서 여자아이를 한 번도 못 봤소. 그래서 아가씨에 대해서 다 알아낼 작정이라오. '녀석'에게 뭘 숨기려는 생각은 하지두 마시오."
"저 울새가 사는 정원에서도 컴컴한 땅 속에서 식물들이 꿈틀거리고 있어?" 메리가 물었다.
"무슨 정원 말씀이오?" 웨더스태프가 다시 뚱해지며 툴툴거리듯 말했다.
"장미 나무들이 있는 거기." 메리는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 꽃들은 다 죽었어? 아니면 다는 아니더라도 여름이면 다시 살아나? 그 정원에 장미가 있기나 해?"
"저 녀석에게 물어보구려." 벤 웨더스태프는 울새를 향해 어깨를 움츠리며 말했다. "저 울새가 유일하게 그 대답을 아니깐. 지난 10년동안 그 안을 본 사람은 아무두 없다오."
메리는 10년이면 긴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10년 전 메리가 태어났으니까.
메리는 생각에 잠긴 채 느린 걸음으로 그곳에서 나왔다. 울새와 디콘과 마사의 어머니가 좋아진 것처럼 그 정원도 좋아졌다. 마사도 점점 좋아졌다. 이렇게 보니 메리는 좋아하는 사람이 꽤 많았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데도 말이다. 메리는 울새도 좋아하는 사람들 가운데 한 명으로 쳤다. 메리는 담쟁이덩굴로 뒤덮이고 나무 꼭대기들이 보이는 기다란 담장 밖으로 난 산책길로 발길을 돌렸다. 메리가 그 산책길을 두번째로 와다갔다하며 걷는데, 가장 흥미롭고 흥분되는 일이 메리에게 일어났다. 모두 벤 워더스태프의 울새 덕분이었다.
새가 짹짹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다. 메리가 왼쪽에 있는 꽃 한 송이 없는 화단을 보니, 울새가 메리를 따라온 게 아니라는 듯 여기저기 폴짝거리며 땅속에서 올라온 새싹들을 쪼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메리는 울새가 자신을 따라왔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그 사실이 어찌나 기쁘고 놀랍던지, 몸이 살짝 떨릴 지경이었다.
"나를 기억하는구나!" 메리가 외쳤다. "기억하지? 너는 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
메리가 다정하게 재잘거리고 말을 붙이자, 울새도 폴짝폴짝 뛰면서 꼬리를 샐룩거리고 재잘댔다. 그 모습이 마치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울새의 붉은 조끼는 공단처럼 반지르르 윤이 났다. 녀석이 작은 가슴을 한껏 부풀리자 어찌나 멋지고 의젓하고 귀여운지, 울새는 자신이 아주 중요한 존지이며 얼마든지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메리 아가씨는 자신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도 울새가 허락하듯 가만히 있자, 평생 심통만 부렸다는 사실도 잊은 채 허리를 숙이고 말을 걸고 울새의 노랫소리를 흉내 내보려고도 했다.
오! 생각해보라! 그렇게 가까이까지 메리가 다가오도록 울새가 곁을 내준 것이다. 녀석은 무슨 일이 있어도 메리가 울새를 향해 손을 뻗거나 아주 조금이라도 놀라게 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 울새는 진짜 사람이니 모를 수 없었다. 그것도 이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좋은 사람이니 말이다. 메리는 너무 행복해서 숨도 쉴 수 없었다.
그 화단은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곳은 아니었다. 여러해살이식물들은 겨울 동안 휴식을 취하도록 줄기를 베어내서 꽃은 없었다. 하지만 화단 뒤편에서 자라는 크고 작은 덤불들이 있었다. 그 덤불들 아래를 폴짝거리고 뛰어다니는 울새를 지켜보던 메리는 녀석이 갓 패헤진 흙이 자그마하게 언덕을 이룬 흙더미에서 뛰는 모습을 보았다. 울새는 벌레를 찾으려고 그 흙무더기 위에 멈춰 섰다. 얼마 전 개가 두더지를 잡으려고 그 흙무더기 위에 멈춰섰다. 얼마 전 개가 두더지를 잡으려고 애를 쓰며 꽤 깊은 구멍을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흙이 여기저기 파헤쳐져 있었다.
메리는 왜 구멍이 있는지 영문을 모른 채 멍하니 그곳을 바라보았다. 바로 그때 새로 파헤친 땅에 거의 묻혀 있는 물건이 보였다. 녹슨 쇠나 청동으로 만든 고리처럼 보였다. 울새가 근처 나무로 포르르 날아올라 가자, 메리는 얼른 손을 뻗어 그 고리를 집에 들었다. 잘 보니 단순한 고리가 아니었다. 오랜 세월 땅속에 묻혀 있었던 것처럼 보이는 낡은 열쇠였다.
메리 아가씨는 똑바로 서서, 마치 겁에 질린 듯한 표정으로 손끝에서 달랑거리는 열쇠를 바라보았다.
"어쩌면 이건 10년 동안 땅에 묻혀 있었을지도 몰라." 메리가 속삭이듯 말했다. "이게 정원의 열쇠일지도 모른다고!"
​​
추천 (1) 선물 (0명)
IP: ♡.252.♡.103
뉘썬2뉘썬2 (♡.169.♡.51) - 2024/01/05 05:41:24

일없다 는 조선족 말투인데 ㅋㅋ 새들을 관찰못해봐서 몰랏는데 새들이 새싹을 쪼아먹고
벌레를 잡아먹네요.개는또 두더지를 잡네요.열쇠를 찾아냇으니 메리는곧 울새가사는 비밀
의정원에 들어가겟네요.

나는내가 좋아요.여기몇몇 회원들도 좋아하구요.나는 단밤이를 기억할거예요.단밤이는 모
이자에서 제일예쁘니까요.

단밤이 (♡.252.♡.103) - 2024/01/05 08:07:51

이 소설에서 요크셔 말투를 한글로 번역하면서 한국사투리로 바꿨더고요. 어디 지방 사투리인지 모르겠어요. 충청도 사투리 같기도 하고요.

자기를 가장 좋아해야 해요. 저도 저를 좋아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좋아해요.
저도 여신님 기억할거에요. 예쁜 마음을 써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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