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푼첼 이야기

나단비 | 2024.01.28 14:34:02 댓글: 15 조회: 206 추천: 0
분류마음의 양식 https://life.moyiza.kr/freetalk/4543694
라푼첼
 
옛날에 어떤 부부가 있었는데 그들은 오래 전부터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웬일인지 좀처럼 아이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하느님은 그들의 소원이 성취될 조짐을 아내에게 안겨 주었습니다. 그녀의 뱃속에 아기가 생긴 것입니다. 그들 부부가 사는 집 뒤쪽에는 조그만 창이 하나 나 있었는데, 그 창으로는 매우 아름다운 꽃들과 식물들로 가득한 근사한 정원이 내다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정원은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정원의 주인은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 누구나 두려워하는 여자 마법사였습니다.

어느 날 그 아내는 창가에 서서 정원을 내다보다가 아주 탐스러운 상추밭을 발견했습니다. 그 상추들이 너무나 싱싱해 보여 그녀의 입에는 군침이 돌았습니다. 그녀는 그 상추가 몹시 먹고 싶었습니다. 날이 가면 갈수록 그것을 먹고 싶은 마음이 점점 더 간절해졌습니다. 그것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므로 그녀는 참느라고 몰라보게 몸이 쇠약해져 갔고 얼굴 역시 보기 딱할 정도로 창백해져 갔습니다. 그 모습을 본 남편이 놀라서 물었습니다.

“당신 어디 아프오?”

“우리 집 뒤 정원에서 자라는 저 상추를 조금이라도 먹지 못한다면 난 이대로 죽고 말 것 같아요.”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은 그 말을 듣고 아내를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해서 그 상추를 따 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날 어스름녘, 남편은 담을 기어올라가 마법사의 정원으로 뛰어내렸습니다. 그는 급히 상추를 한 움큼 뽑아 아내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녀는 즉시 그것을 샐러드로 만들어 정신없이 먹어 치웠습니다. 그런데 그 상추 맛이 어찌나 희한했던지 그 이튿날이 되자 아내는 그것을 먹고 싶은 마음이 예전보다 몇 배나 더 강해졌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서 다시 한 번 그 정원으로 넘어 들어가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어스름녘에 그는 다시 담을 넘어 정원으로 뛰어내렸습니다. 그러나 그가 땅에 발을 디디는 순간 그는 기절초풍할 정도로 놀랐습니다. 바로 눈 앞에 여자 마법사가 버티고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자 마법사는 화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어디 감히 도둑처럼 내 정원으로 침입해 들어와 내 상추를 훔쳐간단 말인가? 그대는 그 벌을 받아야 해!”

“오,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전 아주 곤란한 처지에 빠져 있기 때문에 이런 짓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제 아내는 창문을 통해 여기 있는 상추를 보고 이게 너무나 먹고 싶어서 시름시름 앓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걸 좀 가져다주지 않으면 아내는 얼마 못 살고 곧 죽을겁니다.”

그 말을 듣고 여자 마법사는 화를 조금 가라앉혔습니다.

“그대의 말이 사실이라면 얼마든지 상추를 뽑아 가도 좋소.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소. 그대의 아내가 아기를 낳으면 그 아기를 내게 주어야 하오. 아기의 앞날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 없어요. 내가 친엄마처럼 잘 돌봐 줄 테니까.”

남편은 그녀를 두려워한 나머지 순순히 그녀의 말에 동의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내가 딸을 낳자 여자 마법사는 이내 그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녀는 그 아기에게 ‘라푼첼(상추를 뜻하는 독일어)’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는 아기를 데려가 버렸습니다.

라푼첼은 무럭무럭 자라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열두 살이 되었을 때 여자 마법사는 그녀를 어느 숲 속에 있는 탑 속에 가두어 두었습니다. 그 탑에는 문도 계단도 없었고 맨 꼭대기에 조그만 창이 하나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곳으로 들어가고 싶을 때면 여자 마법사는 탑 밑에 서서 크게 소리치곤 했습니다.




“라푼첼, 라푼첼.
네 머리채를 늘어뜨리렴.”

라푼첼은 아주 길고 황금처럼 빛나는 탐스러운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자 마법사의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라푼첼은 땋아서 틀어 올린 머리카락을 내려 창문에 달린 고리 주위에 한 번 감았다가 20미터 이상이나 되는 아래로 늘어뜨렸습니다. 여자 마법사는 그것을 타고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른 뒤 어떤 왕자가 우연히 말을 타고 그 숲으로 들어왔다가 그 탑 곁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갑자기 아주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듣고는 말을 멈추고 그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노래를 부른 사람은 바로 라푼첼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고운 목소리를 숲에 울려 퍼지게 하는 것으로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왕자는 그녀가 있는 곳으로 올라가고 싶어 문을 찾아보았지만 문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는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갔지만 그 노래에 너무나 마음이 끌렸기 때문에 날마다 말을 타고 숲으로 와서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어느 나무 뒤에 서서 탑을 바라보고 있는데 여자 마법사가 다가와 노래의 주인공에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라푼첼 라푼첼,
네 머리채를 늘어뜨리렴.”



 
그러자 라푼첼은 길게 땋은 머리채를 아래로 늘어뜨렸고 여자 마법사는 그것을 붙잡고 탑으로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왕자는 그 광경을 보고 결심했습니다.

“저 머리가 저기로 올라가는 데 필요한 사다리 구실을 한다면 나도 한 번 시험해 봐야겠는걸.”

이튿날, 날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을 때 그는 탑 밑으로 가서 소리쳤습니다.
 
“라푼첼 라푼첼,
네 머리채를 늘어뜨리렴.”
 
그러자 기다란 머리채가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왕자는 그것을 붙잡고 올라갔습니다. 그가 탑 속으로 들어서자 라푼첼은 몹시 두려워했습니다. 남자라고는 생전 처음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왕자는 다정한 말투로, 자신은 그녀의 노래에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 그녀를 꼭 보아야만 마음이 진정될 것 같아 이렇게 오게 되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라푼첼을 사로잡았던 두려움은 가셨습니다. 왕자는 그녀에게 자기를 남편으로 받아들여 주지 않겠느냐고 물었습니다. 라푼첼은 젊고 잘생긴 왕자에게 마음이 끌려 이 사람이라면 늙은 어머니 고텔이 자기를 사랑해 주는 것보다 더 자신을 사랑해 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손을 그에게 맡기며 말했습니다.

“기꺼이 당신과 함께 가고 싶어요. 하지만 난 여기서 내려갈 수 있는 방법을 몰라요. 그러니 당신이 여기 올 때마다 비단실 한 타래씩을 가져다 주세요. 그것으로 사다리를 엮어서 다 되면 그걸 타고 내려가겠어요. 그러면 당신은 날 당신의 말에 태워서 데려갈 수 있어요.”

그들은 사다리가 다 만들어질 때까지 매일 밤마다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 노파는 낮에만 찾아오니까요.
한편 여자 마법사는 아무것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라푼첼이 그만 무심코 말을 꺼내고 말았습니다.

“어머니가 왕자님보다 훨씬 더 무겁게 느껴지니 웬일일까요? 내가 그분을 끌어올릴 때면 그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리로 올라오거든요.”

여자 마법사는 놀라서 소리쳤습니다.

“이런 빌어먹을 것! 이게 무슨 소리야 그래! 난 네가 바깥 세계와는 아예 접촉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날 속였구나!”

여자 마법사는 너무나 화가 난 나머지 라푼첼의 아름다운 머리채를 휘어잡아 왼손에 몇 번 감은 뒤 오른손으로 가위를 움켜 쥐고 싹둑싹둑 잘라내 버렸습니다. 그녀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은 그대로 땅바닥에 떨어졌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 잔인한 여자 마법사는 라푼첼을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황량한 땅으로 데려갔습니다. 그 곳에서 라푼첼은 큰 슬픔과 고통 속에서 지내야만 했습니다.

라푼첼을 추방해 버린 바로 그 날 여자 마법사는 가위로 잘라낸 라푼첼의 머리채를 창문에 달린 고리에 붙잡아맸습니다. 그리고 그 날 밤 왕자가 다시 왔습니다.
 
“라푼첼, 라푼첼,
네 머리채를 늘어뜨리렴.”
 
왕자가 소리치자 여자 마법사는 그 머리채를 아래로 내려 주었습니다.

왕자가 그것을 붙잡고 막상 올라와 보니 탑 속에는 사랑하는 라푼첼이 아닌 여자 마법사가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왕자를 노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조롱하듯 말했습니다.

“아, 왕자님께서 친애하는 부인을 데리러 오셨군 그래. 하지만 이제 그 아름다운 새는 둥지를 떠났어. 더 이상 울지도 않을거야. 고양이가 그 새를 물어가 버렸어. 그 놈은 당신의 눈도 할퀴어 버릴거야. 이제 다시는 그 년을 볼 수 없어. 다시는 그 년을 보지 못할거야!”

왕자는 슬픔으로 넋을 잃고 깊은 절망감 때문에 탑에서 뛰어내렸습니다. 그는 다행히 목숨을 건지기는 했으나 그가 뛰어내린 곳에 자라고 있던 가시나무에 눈을 찔려 장님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후 왕자는 그 숲을 방황하게 되었습니다. 식물 뿌리와 산딸기만으로 목숨을 이어 언제나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슬픔과 비탄에 싸여 지냈습니다. 그렇게 살면서 왕자는 여러 해를 떠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그는 라푼첼이 자신의 아이인 아들 딸 쌍둥이를 낳아 비참하게 살고 있는 그 황량한 땅에 이르렀습니다. 귀에 익은 어떤 여자의 목소리에 이끌려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똑바로 나아가 라푼첼이 있는 곳에 당도한 것입니다. 라푼첼은 한눈에 그를 알아보았습니다. 라푼첼은 그를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그녀의 눈물 두 방울이 그의 두 눈에 떨어지자 왕자의 눈이 다시 밝아졌습니다. 그는 시력을 되찾은 것입니다. 그는 라푼첼과 두 아이들을 자신의 왕국으로 데려갔습니다. 왕국 사람들은 그들을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그 후 그들은 오랫동안 매우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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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aro (♡.136.♡.15) - 2024/01/28 14:36:55

라푼젤을 가져올줄은 몰랐죠

난 라푼젤이 판도라라고 그렇게 생각했음 크하 ㅋ
물론 스토리는 다르나 그 단어가 이단어라고 생각.


라푼젤은 애니와 단문의 동화책으로 보긴 했으나
장문의 문체로 접하긴 첨이네요 .

나단비 (♡.252.♡.103) - 2024/01/28 14:40:17

디즈니에서는 스토리를 다르게 각색해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죠.
수동적인 여성상에서 그걸 깨는 새로운 캐릭터로 재탄생했죠. 만난 것도 왕자가 아닌 현상금 걸린 도둑이고요.

Figaro (♡.136.♡.15) - 2024/01/28 14:43:12

네 이야기는 늘 그시대의 대중들의 취향이나 선호되는 부분을 많이 반영하죠.
예 현시대에 왕자를 만나는건 죽었다 깨나도 힘들지만 수배중인 도둑은 오히려 이야기의 탄력성을 쥐어주고
손에 땀을 쥐고 보게 만드는 구조를 짜는데 일조하죠 ㅋ

나단비 (♡.252.♡.103) - 2024/01/28 14:44:35

트렌드반영해서 인어공주도 아마....

Figaro (♡.136.♡.15) - 2024/01/28 14:47:44

인어공주 이번에 찍은게 어떻다는건 아는데 전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근데 그거 잘했다고 생각해요.왜냐면 인어공주 맨날 미녀를 시켜봐야 말이죠.이런 동화
특히 디즈니 애니는 남자아이 관중보다 소녀관중을 겨냥한것이구요.

그렇다면 소녀 역시도 미녀가 많을까요 아니면 일반 외모가 많을까요
당연히 일반외모가 많죠.그리고 왜 흑인인가?흑인들은 자신들만의 전설이 없는가?
일단 저런 어려운 질문은 제쳐놓고요.흑인은 미국에서 흔히 보는 이웃들이니까 쉽게 접하길래
이웃소녀=흑인이라는 설정으로 그렇게 했다고 봅니다.

인어공주는 논란이 있다만.저는 디즈니의 선택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디즈니가 최근에 도박사업에 투자했다는 얘기가 돌던데.그것에 대해서는 조금 갸우뚱입니다 ㅋ

Figaro (♡.136.♡.15) - 2024/01/28 14:45:06

이글을 결말부분부터 우선 조금 읽으니,

노래
"당신은 모르실꺼야"가 떠 오르네요.거기 가사에서 "뜨거운 나에 눈물로 당신의 아픈곳을 깨끗이 씻어줄꺼야 허우허우~"ㅋㅋㅋㅋ

나단비 (♡.252.♡.103) - 2024/01/28 14:46:33

거꾸로 읽는다고요? ㅋㅋㅋ

Figaro (♡.136.♡.15) - 2024/01/28 14:48:41

좀 뭉텅 뭉텅 읽는 편이죠.

글을 읽어가는 시선이 그 초점이 만약 곤충이라면

저는
아마 파리?

난독증의 근원~!!

ADHDㅎㅎㅎ독해력 제로 ㅋ

Figaro (♡.136.♡.15) - 2024/01/28 14:50:41

아하 애니에서 라푼젤은 출생의 비밀이 있는 공주였는데 ㅎ
여기서는 서민의 딸로 나오네요 ㅎ

나단비 (♡.252.♡.103) - 2024/01/28 14:55:03

원작은 서민이네요 ㅋㅋ

Figaro (♡.136.♡.15) - 2024/01/28 14:55:29

라푼첼은 상추였군요.마녀의 이름은 코텔이었군요.호텔 아니구요.코텔?코털 아니구요.흠.....코텔 아니군요.고텔이군요.
고텔....음..고 .모..아니구요.크하.텔...텔?

나단비 (♡.252.♡.103) - 2024/01/28 14:58:05

네? 아..네 ㅋㅋ

Figaro (♡.136.♡.15) - 2024/01/28 15:06:28

이러면서 외우는 법이죠 ㅋ가져가ㅣ는 식의 외움이 아니라.좀 뭔가 주입식교육에 대항(?)해서 나역시도 나의 무언가를 주입해 넣겠다?뭐 이런 뉘앙스?ㅋ

나단비 (♡.252.♡.103) - 2024/01/28 15:08:05

고텔.고시텔? 높은 곳에 사는 마녀라서 고텔?

Figaro (♡.136.♡.15) - 2024/01/28 15:10:49

고층 호텔?ㅋㅋ고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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