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밤

아슴챟다

김석천 | 2019.11.14 19:10:27 댓글: 8 조회: 731 추천: 4
분류기타 https://life.moyiza.kr/goodwriting/4023864
요즘은 왜서인지 기분이 통 나지 않는다.
뭔가 재밋거나 열정이 막 솟구치는것을 찾아보려고
워이씬에도 기웃거리고 콰이써우에도 기웃거리고
좋은 영화를 찾아보느라고 했지만 도무지 웃을일도 없고
격정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뭔가를 사려고 작은 백화에 들렸다가 돌아오려고
문을 확 밀려는데 흐릿한 유리문밖에 꼬부장한 로인의 그림자가 보이기에
확 당겨서 열어젖혀주었다.
대뜸 환히 웃는 쪼굴쪼글한 할머니의 얼굴이 보이고
<에구 미안해라> 하고 나를 스쳐 들어가고
그뒤엔 새하얀 이를 들어내고 역시 환하게 웃는 할아버지가
<아슴챘으꾸마> 하며 들어가더라.
할머니의 웃음을 보면서도 무뚝뚝했던 내가 할아버지의 웃음까지 보고는 웃었다.
참 오랜만에 내심 오래도록 웃었다.

손 전화로 웃기는걸 찾아 보면서 하하 웃은적이 꽤 있었지만
분명 그런 웃음들은 그저 그순간뿐이였고, 겨울의 점심에 비춘 해빛에
언땅이 잠시 녹았다가 얼어버리는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 두 로인의 웃음에 내가 웃었던지 말았던지 확실치 않으나
내 마음에는 분명 무엇인가 따뜻하고 흐뭇한 기류가 흘러들었던것만은 분명하다.

참 고마운 일이지 않는가~
추천 (4) 선물 (0명)
IP: ♡.208.♡.239
쌰모펑짼쓰호즈 (♡.151.♡.178) - 2019/11/15 03:48:57

길옆을 지나가다 보면 휠체어에 할머니 앉히고 뒤에서 할아버지가
휠체어 밀고 있고 할머니는 할아버지 탈까봐 양산 높이 치켜들고
거리 쇼핑하고 있는거 보면 저도 그래요 얼굴에 저절로 모르게
웃음이 나옴다 우리도 이제 늙으면 저렇케 늙어야지 하면서
감동 받슴다 사람이라면 아마 다 느낄수 잇을겜다

김석천 (♡.208.♡.239) - 2019/11/15 15:54:42

맞습니다. 아바이아매들이 같이 다니는거 보면 감동이지요.
아바이 무거운거 다 걷어들고 앞에서 젱젱 가면
뒤에서 아매는 <그거 좀 나르 줍소>하면서 쫓아가구,

인생만사새옹지마 (♡.136.♡.87) - 2019/11/15 06:25:49

우리말이 참 정답죠?
우리 삶이 참 살만하죠? 정을 나누면서 말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내마음도 따뜻해지고 살짝 뭉클하네요.
왜냐하면 우리가 늙어가고 있다는것 ㅋㅋㅋㅋㅋ
이쁘게 늙읍시다~~

김석천 (♡.208.♡.239) - 2019/11/15 16:04:13

그러게 말입니다!
아슴챟다라는 말에는 고맙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이 함축되여 있지요.
마음이 맞고 언어가 통하는 사람들끼리 한 마을에서 늙어가면서
서로 채소도 나눠먹고 세치네탕도 끓여먹고
밤이면 모닥불 피워놓고 감자랑 옥시도 구워먹으면서 같이 늙읍시다.
드문드문 도투막질하면 몇일씩 말두 아이하면서 ㅋㅋ

nilaiya (♡.116.♡.204) - 2019/11/15 08:22:24

글 보고 나도 모르게 덩실덩실 ㅡ ㅎㅎ

김석천 (♡.208.♡.239) - 2019/11/15 16:05:26

아야!? 오늘은 막걸리 제대로 하신같은데 말입니다. 하하~

김만국2000 (♡.208.♡.157) - 2019/11/15 17:17:24

좋네요 아주 좋습니다.

김석천 (♡.245.♡.180) - 2019/11/16 18:32:26

함께여서 더 좋습니다, 자주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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