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매의 최종귀처

봄봄란란 | 2019.03.20 18:31:03 댓글: 2 조회: 1120 추천: 1
분류생활잡담 https://life.moyiza.kr/lifejob/3873177

외할매네는 십남매였습니다.오남오녀중에서 둘째였습니다.
19살에 교사인 울 외할배한테 시집가서 울 엄마와 밑에 삼촌 둘을 키웠습니다.
외할매는 재봉사였습니다.자기집에서.주요로 조선족치마저고리하고 삼배옷하고 장례식때 입는 옷들을 했습니다.뜨문뜨문 양복도 했습니다.솜씨가 좋아서 그동내에는 좀 이름이 날려있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옷을 맡겼습니다.

제 밑에 남동생이 하나 생긴후 치과하는 아버지하고 이발관하는 엄마가 절 돌볼수 없어서 외할매한테 맡기게 되였습니다.전 일곱살 학교가기 전까지 삼사년을 외할매집에서 자랐습니다.

외할매의 옷만드는 모든것들이 어릴적 제눈에는 모두 신기했습니다.창가옆에 놓은 자방침소리가 늘 집안에 잘가닥잘가닥하면서 울렸습니다.

제 어릴때만해도 어디 지금처럼 군음식이 많았겠습니까?마화를 아주 좋아했습니다.먹고싶으면 자방침돌리고 있는 외할매등뒤에 걸상밟아 올라가면서 사돌라고 졸라댔습니다.그때의 마화가 참 맛있었습니다.

엄마아빠옆으로 간후 매년 여름방학이고 겨울방학이면 엄마는 우리를 델고 친정갔습니다.신났습니다.앞밭.뒤밭.처마에 걸쳐있는 거미줄.멀리 있는 산들.그리고 앞또랑...너무나 정겹고 익숙했습니다.

어언간 몇십년이 지나서 지금은 제가 여름방학이면 제 애들을 델고 외가집에 놀러가게 되였습니다.

제가 소학교 사오학년인가 그때 외할배는 간암으로 세상을 뜨셨습니다.그후로 장장 삼십여년을 외할매는 혼자서 농촌에서 사셨습니다.앞밭뒤밭 가꾸고 나무패고 석탄 들루고 모두 혼자였습니다.기가 세서 그 누가 손 하나 빌리지 않고 절약하면서 사셨습니다.

이러던 할매가 이젠 팔십넘게 되였습니다.아무도 할수 없게 되였습니다.힘이 쪽 빠졌습니다.

결국 올 아침 양로원으로 가게 되였습니다.엄마가 근 몇년동안 옆에 있어서 보살폈지만 울 엄마도 이젠 육십넘은 노인이 되여서 더는 보살필 힘이 없어졌습니다.

할수 없었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화장실에서 엄마하고 외할매 이 일에 대해 메세지주고받고 하는데 눈물이 그저 펑펑 쏟아지는게 멈추지를 않았습니다.엄마가 불쌍하고 안타까왔습니다.

다 아들아들하는데 저도 좋고 울 고모도 좋고 울 엄마도 좋고 결국엔 다 딸이 마지막까지 효녀노릇을 해야 했습니다.아들이 먼 필요있는가 싶었습니다.

아무리 걱정해도 옆에서 앓는 사람 대면하는 사람보다 퍽 낫습니다.엄청 힘듭니다.마음도 몸도.머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릅니다.그저 눈물만 흘리는수밖에.대꾸하지 않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는 외가집이라는 갈곳이 없게 되였습니다.쓸쓸합니다.

살면 얼마 산다고.사람 해치는 일 말고는 아직 정정할때 하고픈거 다 하고 죽어야 합니다.

날이 저물때면 집생각 나서 안우는지 외할매가 걱정됩니다.새 환경에 적응잘할지도 걱정됩니다.

양로원~여기서 바로 천당으로 갑니다.
외할매의 최종귀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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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선 (♡.50.♡.128) - 2019/03/20 21:29:38

할머니를 양로원에 보내는 엄마마음은 더 아플곳겉아요

나도 요즘 울 아버지모시고 병원 다녀왓는대요 래일 입원수속하러가요 남동생네는 가계하느러 바쁜지라 내가 나서서 다해요

지금 양로원은 이전보다 시설이 좋아 괜찮을거애요

Eurozone17 (♡.114.♡.177) - 2019/03/22 06:16:46

쥔장아지메가 어쩌다 좋은 문장을 올리셨네요.
그타고 전에 문장들이 영양가 없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요즈음 세상의 노인네들의 행복지수가 어쩌면 저의
할배,할매시절보다 떨어지는것같네요.
그때는 그래도 노인네들이 연세 들어서도 거의 자식들손에서 생을 마감하셨는데, 현시대는 특히 노무현대통령님이 당선된후로는 중국의 젊은 조선족들이 대거 한국 진출한이래 고향에는 단지 노인네들만 (혹은 손주들을 돌보시며...) 자취하시는기 수두룩했지요, 그러다가 행동이 불편하시면 자식들이 방법없이 노인네들을 양로원에 보내더라구요.
근데 양로원에 들어가신후에도 무슨 영문이신지는 딱히 모르지만 다들 오래는 사시는것같지않더라구요,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요... ...
이런 현상은 단지 쥔장아줌마의 외할머니뿐만아니라 많은 조선족분들의 최종귀로가 될것같네요.
노후의 문제라 더 심사숙고하게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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