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선생

묘산 | 2019.01.23 18:25:53 댓글: 3 조회: 2304 추천: 1
분류단편 https://life.moyiza.kr/mywriting/3831150


대학을 마치고 갓 부임한 윤리선생은
예쁘장한 외모와 몸매로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다.
우리들의 수다에 단골로 등장했으며 심한녀석은
편지, 선물 등의 애정공세도 펼쳤다..
학교가 남학교라 여자면 다 예뻐보이기도 했지만
나이가 많은 여자는 무조건 아줌마로 치부했던
나조차도 윤리선생님은 참 이쁘장하게 생겼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런 녀석들의 상상을 깨고
윤리선생님은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결혼을 했다.
결혼소식을 들은 이 후 녀석들은 윤리선생의 수업시간에
참 많이 산만했고. 어설픈 질투심을 표출하며 웅성되기 시작했다.
도대체 얼마나 잘난 녀석인데 윤리선생님을 꼬셨지?
분명 갑부집 아들일꺼야.. 여자는 돈에 약해..ㅎㅎㅋㅋ..
이렇게 녀석들이 산만함이 점점 심해지자
윤리선생님은 잠시 한숨을 쉬더니 분필을 내려놓았다.
윤리선생 ; "이녀석들아 도대체 뭐가 궁금한거야?"
김군 ; "선생님.. 왜 결혼하셨어요?"
윤리선생; "왜 결혼하긴.. 결혼할 사람을 만났으니 결혼했지."
김군 ; "그 남자 돈이 많아요?"
윤리선생 : "이녀석들이... 그래.. 이 이야기도 윤리일지 모르니깐
오늘은 내 남편 자랑으로 수업을 대신하자.."
순간 산만했던 녀석들의 분위기가 고요해지고
윤리선생님에게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윤리선생...
내가 내 남편은 대학에서 만났지... 모범생도 아니였고,
친구들과 놀러다니기 좋아하고, 돈은 없고, 뭐 그런 사람이였다.
당시 난 학교앞에서 친구와 자취를 했는데. 친구녀석이
사귀는 남자는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연수원에 다니는 사람이였지..
난 친구가 너무 부러웠어.. 똑똑하고, 집안 빵빵하고..
미래의 판검사. 메너도 좋고..어느 상황이던 유식하게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모습들..
여자들이 참 바라는 그런 결혼상대였으니 말이다.
우리 넷이서 술자리도 몇 번 같이했는데 그때마다 지금 내 남편이
참 초라해보였었다. 헤어질 생각도 몇 했었지.
신체 건강하고 활달한 것 빼고는 가진게 참 없어 보였거든..
근데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뀐 중대한 사건이 있었다.
늦은 밤 친구와 술 한잔 하고 집에 가다가 어둑한 골목길에서
치한을 만난거야.우린 웃도리가 다 찢기고 참 무서운 상황이었지.
마침 순찰을 돌던 경찰들 때문에 무사했지만 그땐 정말...
온몸이 떨려서 견딜 수가 없었어...
그렇게 경찰서에 가서 상황진술을 하고 있을때
내 남편하고 친구의 남자친구가 경찰서에 도착했어..
둘 다. 집이 멀어 집에는 연락을 못하고 우선 남자친구를 부른거야.
친구의 남자친구
사법 연수원을 다닌던 그 남자가 먼저 도착했는데
우릴 보자마자 잠시 머뭇거리더니 곧바로 형사에게 다가가서
"상황 좀 말씀해주시죠, 이여자 당한겁니까? 안당한겁니까?
라고 말하는거야..
형사가 어리둥젏한 표정을 보이자 그 남자가 아주 차분히
그리고 냉철하게 여짓껏 내가 멋있었다고 생각하는
그 유식한 표정으로 다시 묻더라고...
"이 여자 강간당했읍니까? 아님 미수입니까?
그때 내 지금의 남편이 도착했어,
남편은 그 남자와 아주 상반되게 들어오자마자 한마디 말도없이
자기 윗도리를 벗어 날 덮어주고 치한을 취조하는 형사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말하더군,..
"형사님, 나 지금 이새끼 몇대 때려야겠는데 체포하려면 체포하시죠"
그러면서 치한에게 주먹을 날렸어..
순간 경찰서사 살벌해졌지 그리고 형사에게 가서..
"오늘은 제 여자친구가 너무 많이 놀랬으니 이만 데려가 쉬어야겠습니다.
그 말만 던지고 내 손목을 잡고 경찰서에서 나왔어..
그게 내가 남편하고 결혼한 이유다..
내가 만약 그 친구와 같은 그런 사람을 만났다면
사람관의 관계,특히 사랑하는 사람간의 관계까지
그 유식한 논리로 재단하려 들겠지..
이 후에 내 친구는 경찰서에서 그렇게 논리적으로 묻는 남자에게
막 소리지르며 "그래 나 당했다,.. 어쩔껀데.."라고 말했고
그 남자는 움찔하더니 그 길로 경찰서를 나가
다신 연락이 없었단다..
옭고 그름은 없다, 단지 느낌의 차이겠지..
그 차이에서 어느것이 더 와닿는지는 직접 판단하도록..
'오늘 수업 끝'
추천 (1) 선물 (0명)
IP: ♡.2.♡.42
미니온v (♡.35.♡.170) - 2019/01/23 19:21:55

잘보고갑니다~

그리워보고싶어 (♡.106.♡.162) - 2019/01/24 08:40:41

윤리선생 멋있어요

금금이 (♡.112.♡.139) - 2019/01/28 20:42:09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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