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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18)

혜원1008 | 2018.12.18 12:18:19 댓글: 11 조회: 2219 추천: 13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796004

나 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혜원

4 장 투쟁의 꽃

(2)

동물은 다 자기 영역을 지킬려고 하는 본성을 타고났다. 사람은 동물에서 아주 많이 벗어났다고 한낱 동물 보다는 훨씬 더 지능적이라고들 떠벌리고 있지만 사실 동물적인 그러한 본성들은 하나도 버리지 못했다. 우리의 불쌍한 경숙이는 악마의 굴에서 드디어 성공적으로 탈출할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방심하여서는 않되였다. 왜냐면 경숙이는 아직 그 나라사람이 아니였으니까.. 어디까지나 경숙이는 외국에서 그것도 아주 드럽고 못사는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팔려온 어린 색시일뿐이였으니까.. 그런 경숙이를 이 나라가 쉽게 받아주리라는것은 큰 오산이였다. 그런데다가 경숙이는 너무 어렸고 아무런 사회경험이 없었다. ‘사회에서 살아남음으로서의 필수 요소인 튀지말기를 경숙이는 알지 못하였고 그저 열심히 한다고 한것이 동료들의 눈에는 경숙이만 돋보이고 싶어서 그래서 결국은 동료들을 다 이겨먹겠다는 모습으로 비춰진것이였다. 사람들은 자기 밥그릇을 지켜야 했고 그러한튀는행동을 하는 경숙이는 그 밥그릇을 지키기에 최대의위협이 되어버렸다. 이윽고 설렁탕집은 그냥 사람들이 따뜻한 국물을 먹으러 찾아오는 식당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치열한 밥그릇싸움이 벌어지는 전투장이 되어버렸다. 그리되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우리의 경숙이였다.

아무리 사회경험이 없는 경숙이여도 무언가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것을 서서히 느끼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얼굴엔 웃음을 한가득 걸었지만 경숙이한테 힘든 일만 떠맡기기 시작했고 경숙이가 한 일에 대하여는 홀장(홀에 책임반장)이던 주방장이던 만족하지 못하고 무언가 꼬투리를 잡고는 나무랐고 급기야는 니네 중국에서는 그렇게 일하니...’라는 인신공격 또한 이어졌다. 그러한 상황들은 사장님이 자리만 비우면 그 정도가 더 심해지고 빈번해졌다. 무릇 홀에서 발생하는 모든 잘못된 일들은 다들 입을 모아서 경숙이 잘못이라고 핀잔을 했고 가끔은 사장님도 그 말이 진짜라고 믿는 눈치였다. 결국 경숙이가 일한지 채 두달을 못 지나서 사장님은 경숙이 때문에 직원들의 단결에 문제가 생겼다며 경숙이보고 일을 관둬라고까지 했다. 그들은 결국 한편일수밖에 없었다. 경숙이는 외국인이니깐 말이다... 그렇게 짤리고 난뒤 경숙이는 쓸쓸히 숙소로 향했다. 강변한테는 굳이 알리지 않았다. 더 이상 폐끼치기 싫었던 경숙이는 그 다음날 여인숙 주인장 한테서 벼룩신문 한가득 찾아왔고 거기서 동그라미를 쳐가면서 닥치는대로 일거리를 찾기 시작했다.

일할수 있는 곳은 사실 많았다. 딱히 학력이나 경력이 있는것이 아니여서 사무직은 할수 없었지만 여기저기 식당에 공장에 경숙이만한 나이때 직원들을 구하는데는 많았다. 경숙이는 닥치는대로 일을 했다. 대부분 식당에서 홀이나 주방에서 일을 했고 레파토리는 똑같았다. 너무 열심히한 나머지 짤리지 않으면 월급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일부 않줄려고 하느 사장들이 많았다. 그러한 부분도 사실은 경숙이가 중국에서 왔으니 돈을 않줘도 어쩔수없다는 약점을 이용하는 것이였다. 매일 매일 사정하고 다른 직장 가서 일을 하면서 퇴근하고는 원래 가게에 가서 밀린 월급을 받을려고 마음고생하는 그런 나날들이 이어졌다. 억울하고 분했다. 가끔은 쌍욕이 저절로 터져나왔다. ‘ㅆ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배운 욕이였다. 사실 정확한 뜻이 무언지는 잘 몰랐다. 단지 그런 힘들고 억울한 상황이 오면 입속으로 저런 욕이라도 해야지 견딜수가 있었다. ‘ㅆ발 남조선새끼들...’ 한국이라고 부르기로 결심해 놓고 열받을때면 아직도 남조선이라고 튀어나왔다. 그리고는 주름 자글자글 하던 임할매랑 푸근한 큰아버지 같던 황태공장공장장이랑 그리고 강변의 얼굴이 떠올랐고 그런 욕을 한것에 대하여 그분들게 너무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욕하지 말자.. 이 나라 전체가 잘못된게 아니라 그 몇몇 사람들이 잘못된거야.. 착한 사람들도 많잖아. 내가 더 강해져야지..저런 인간들한테 당하지 않으려면 내가 더 단단해 져야 해) 경숙이는 이를 악물로 그 모든것을 견뎌 냈다. 그리고 시간이 감에 따라 점점 더 드세여 졌고 강인해 졌다. 월급을 않줄려고 오만가지 방법을 다 쓰는 사장 머리채도 뜯어 봤고 돈 적게 줄라고 핑계대는 가게에서 울상을 하고 하루종일 버텨보기도 했다. 들어오는 손님한테 줄줄이 하소연까지 하면서 불쌍한 눈물도 두어 방울 달고 말이다. 결국 그런 사장들은 더이상 경숙이를이겨먹지는 못했다. 마지못해 줄 돈을 주면서 경숙이 한테 들릴정도로 큰소리로 푸념을 했다. <저게 중국에서 와서 싸가지가 없어... >라면서 말이다. 상관이 없었다. 일을 한것만큼의 댓가는 확실하게 챙겼고 그 돈으로 집에 생활비를 보태는게 경숙이의 최종 목표 였으니 말이다.

여러 식당들을 전전 하다가 경숙이는 황태공장공장장님이 알려줬던 그 친구분 공장이 생각이 났다. 사실 설렁탕집 관두고 그리로 연락을 해보긴 했지만 공장이 인천 쪽이라 서울이랑 거리가 좀 있어서(그땐 지하철 노선이 많지 않을때라 인천에서 서울 올려면 한창 와야 했었다.) 이혼확정이 될때까지는 서울에 있고 싶다고 보류를 했던 부분이였다. 결국 식당보다는 그래도 공장이 조금은 더 안정적이지 싶어서 경숙이는 은희언니랑 통화하면서 그분분에 대하여 공장장님께 한번 더 부탁을 했고 공장장님은 고맙게도 흔쾨히 받아들였다. <내일 당장 전화해놓을테니 찾아가보라고 그러세요> 결국 공장장님의 주선으로 경숙이는 인천에 있는 원단제조공장에 취직하게 되었다. 제조공장에서의 일은 식당보다는 꽤 할만했다. 다들 맡은바 부분이 확실하게 나누어져 있어 경숙이가 열심히 한다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으니 말이다. 그렇게 새로운 일을 배워가는 재미에 잔업비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재미까지 더해져 한창 일에 매진하고 있는 우리의 경숙이를 결코 신은 그냥 편하게냅두지는 않았다. 사람은 끼리끼리 모인다고 원단공장의 사장님도 황태공장공장장만큼이나 사람이 참 좋았다. 나이도 꽤 많았으니 경숙이를 절친이 부탁한 막내딸이라고 생각하고 잘해주려고 애썼다. 문제는... 물론 어디에나 문제가 있어야지 정상이지.. 세상 그 어디에나 완벽한건 없으니 말이다. 특히 우리의 경숙이 한테 그렇게 완벽한 직장이 생길 따윈 없었다. 원단공장은 철저히 가족운영 방식이 였고 공장 세세한 업무 관리를 해주는 사람은 원단사장의 친동생이였다. 직함은 부장이였고 다들 남부장이라 부르던 그 사람은50대 초반의 평범한 꽤 친절한아저씨였다. 문제는 그 친절함이였다. 그 친절함은 과도한 스킨십으로 이어 졌고 공장에 있는 여직원들은 남부장이 떳다 하면 다들 피해다니기 바빴다. 어깨라도 스쳤다 하면 꼭 한번 안을려고 하던가 지나가면서 엉덩이 한번이라도 때려야지 지나가니까 말이다. 그런 상황은 중국에서 왔다는 경숙이 한테는 더 심하게 표현이 되었다. 느닷없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경숙이 뒤에 슬금슬금 와서는 와락 안고 온갖 기회를 엿봐서 경숙이 몸을 만지려고 했다. 그 손길은 꼭마치 뱀이 몸에서 스멀스멀 기어다니는듯 징그러웠고 그 기분은 너무 드러워 그런 일이 있고 나면 경숙이는 밥도 잘 못 먹었다. 이젠 남부장 그림자만 봐도 경숙이는 경기를 일으키듯 소스라쳐 놀라기까지 했고 남부장 몸에서 나는 담배찌든내가 항상 주변에서 느껴져 경숙이는 하루하루 지쳐겼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누군가에게 말할수가 없었다. 말한다고 편들어줄 사람도 없었고 사장님한테는 차마 당신 동생이 나한테 추행한다고 말을 할수가 없었다. 경숙이는 그렇게 묵묵히 참아가면서 피해가면서 일을 했다.

그런 상황이야 어찌됐건 경숙이 귀하신청 면접일자는 잡혀졌고 면접관은 이것저것 질문하고 경숙이가 꽤 정확하게한국식발음을 한다는것에 엄청 흡족하는 눈치였다. 면접은 생각한대로 쉽게 통과가 되었고 경숙이는 이제부터 국적이 나올때까지 시간만 보내면 된다고 강변이 더 좋아했다. 물론 그날도 그들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는 짜장면을 먹으면서 축하했고 그날만큼은 경숙이가 계산했다. 이제 경숙이도 돈버는사람이니 강변한테 짜장면정도는 사줄수 있으니 말이다.

일터에서 얼마나 고달프던 어떤 힘든 일을 겪던 경숙이는 참을만 했다. ‘옛날에 비하면 이것또한 천당이였으니까. 거기에 경숙이는 다달이 집에 꽤 많은 금액(사실은 월급거의 대부분)을 보낼수 있어서 지금 상황이 너무 만족스러웠다. 전화 저쪽 편에서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는 꽤 밝았고 그게 지금으로서 경숙이한테는 제일 큰 성과로 와닿았다. 그렇게 몇달이 흐르고 그날따라 말수가 적으신 아버지가 수화기를 들고는 경숙이 한테 부탁을 해왔다. <경숙아 내 친구한테 들었는데 니 남조선국적 따면 부모를 남조선에 가게끔 신청해줄수 있다드라. 나두 남조선가서 돈을 벌수 있게 그거 신청 좀 해줘봐라.> 솔직히 은희언니 한테 그 얘기를 벌써 들었더랬다. 하지만 경숙이는 그게 그렇게 반가운 소식은 아니였다. 경숙이가 겪어왔던 한국생활을 그 누구에게 추천할만큼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였다. 더군다나 사랑하는 가족한테는 더 권하기 싫었고 이런 고생스런 삶은 자기 혼자로 끝이 나야 된다고 생각했다. <아부지.. 그게 그리 쉬운게 아님다. 아부지는 직장도 있잼까? 엄마도 아프고 한데 아버지는 집을 떠나지 말고 돈은 내가 벌어서 부쳐줄테니 그냥 중국에서 출근하다가 나중에 투이슈(정년퇴직) 할 준비나 하쇼.> 거절하는 뜻이 비춰지자 아버지는 다급해났다. <사실 우리 단위 좀 문제 있어서 그런다. 아마 일부 직원들이 쌰강(구조조정) 맞을거 같은데... 나두 그 명단에 들거 같다. 그리구... 지금 니 시집갈때 받은 돈으로는 엄마 치료비로 벌써 많이 썻고 나머지는 남겨둬야 할거 같고 이제 집도 낡았구 해서리 너 혼자 고생시키지 않고 나도 같이 가서 벌어서 우리 놘치러우(집중난방아파트) 하나 사놓을라고 그런다....> 그 뒤에도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는 구구절절 많았다. 혜숙이 얼마 안남은 대학시험준비에 철용이가 나중에 대학갈때 들 비용이랑 할머니 환갑잔치도 해야하고 등등등.... 경숙이가 다달이 아껴쓰고 아껴먹고 해서 보내는 돈으로는 택도 없다는 말이였다. ‘가족이라는 무거운 짐이 경숙이는 처음으로 버거웠다. 2년전에 경숙이는 그저 엄마 투석비를 마련할려고 시집을 왔더랬다. 그 부분이 어느정도 해결이 되었고 경숙이는 이제나마 숨쉬고살수 있게 되었는데 가족들의 목표는 그새 더 부풀어 있었다. ‘그냥 원래대로 사세요라고 차마 말을 해줄수는 없었다. 잘 살고 싶은 그들의 마음을 어째 이해를 못하겠는가... 결국 경숙이는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했었다. 그리고 결코 한국에는 길거리마다 금덩어리가 널려있는줄 아는 그래서 기어코 이 천당에 오겠다는 아버지를 경숙이는 말릴수가 없었다.

1990년대 중국은 쌰하이(직장관두고 장사에 나서는것)바람이 불었고 여기저기 정상적으로 굴러가던 멀쩡하던 국유기업들은 개인들 손에 헐값에 넘어갔고 (그땐 청보우라고 했다.) 결국 개인기업이 된 회사들은 너도나도 구조조정을 하여 일부 금액만 던져준채 열심히 수십년 일한 직원들은 강제적으로 일터에서 쫓아냈고 그렇게 쫓겨난 사람들은 그게 부당한지도 모른채 나라의 ‘쌰하이봄바람’을 받들어 장사의 장짜도 모른채 서둘러 장사꾼이 되어버렸다. 그런 중국전반적인 분위기에 맞춰 우리의 조선족들이 최대로 모여사는 자치주에는 새로움 바람 즉 남조선행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집집마다 남조선가면 엄청난 돈을 번다며 모든 방법을 총동원 하여 동포들을 한없이 반겨줄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향하고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경숙이는 꽤앞서가는 사람이였고 주변에서는 경숙이 아버지를 부추기고 또 부추겼다. < 날래 남조선 가서 돈 벌어 집으 사라이.. 우린 갈 방법이 없어서 못가는데 당신네는 얼매나 좋소..> 평소에 별로 친하게 진하던 사이도 아닌데 아버지 친구들은 자기 일인양 재촉하며 ‘걱정’을 해줬다.

경숙이가 한국에 온지 어언 3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경숙이는 오매불망 기다리던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한국 신분증을 받아든날 경숙이는 처음으로 소주 한병을 다 마시고 왕창 취했었다. 혀가 풀린지도 모르고 경숙이는 집에 전화를 걸었고 아버지 한국수속은 내가 꼭 해준다고 장담까지 했었다. 그리곤 수화기를 내려놓구는 또 한바탕 울었다. 이젠 더이상 막막해서 우는 울음도 아니였고 절망과 슬픔이 뒤섞여서 떨어지는 눈물이 아니라 진짜 새롭게 살수 있는다는 기쁨의 눈물이였다. 이젠 더이상 중국사람이라고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을것 같았고 드디어 그 대단한’ ‘한국사람이 된 순간이였다. 그 모든 순간에 강창휘는 묵묵히 경숙이 옆에 있어줬다. 술에 취해 횡설수설 하는 경숙이 몰골은 꽤 웃겼지만 창휘는 그냥 참고 그 옆을 지켜주었다. 창휘가 경숙이를 좋아하냐고? 사실 경숙이에 대한 창휘의 마음은 훨씬 더 복잡 미묘했다. 일부 좋아하는 감정도 있었겠지만 그것보다는 혈혈단신으로 외국에 와서 삶을 위해 투쟁하는 여전사 같은 경숙이를 탄복하는 마음도 섞여있고 거기에 오로지 자신의 힘을 모아 한 인간이 더 인간답게살수 있게끔 만들어줬다는 부분에서 경숙이의 인생은 창휘한테 전리품을 바라보는 성취감을 주기도 했다. 창휘한테 경숙이는 어떨땐 애 같았고 어떨땐 누나 같고 가끔은 엄마같아서 저도 모르게 마음속에서 꺼낸적이 없는 힘든 일들을 토로하고 위로를 받는 그런 존재가 되어갔다. 그리고 경숙이 한테 창휘는 한국에서 만난 최대의 귀인이였고 제일 믿음직스러운 나이도 국적도 뛰어넘는 친구였다. 두 사람 사이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다. 그 이상이 되어서도 않되였다. 경숙이는 이혼녀였고 창휘는 유부남이였으니까 말이다...

국적을 취득하고나면 법적으로 경숙이는 한국인인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건 그냥 법적인 문제고 국적만 취득하면 더이상 외국인에 대한 편견 같은게 없을거라는 생각은 경숙이의 착각이였다. 직장동료들은 그를 결코 한국사람으로 보지는 않았다. 어쩌다 회식할때마다 동료들은 중국이 지금 쌀밥을 마음껏 먹나요?’아니면 집에서 농사짓겠죠..’라고 당연히 아는듯이 지껄여왔고 경숙이는 구태여 거기에 어떤 설명도 가하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경숙이가 두가지 언어의 글들을 다 알아본다고 믿지도 않았다. 경숙이 한테 그런 무시는 일상이였고 그건 일도 아니였다. (적어도 니네보다는 유식하다 내가)이런 생각 하면 그것들을 다 무시할수가 있었다.

사람은 어디에서 어떤 식으로 태어나는가를 선택하지 못한다. 어떤 인종으로 어떤 모양새로 어느날 어느곳에서 태어나는가를 결정하는것은 전적으로 신의 영역이였다. 하지만 우리 이 나약한 인간들은 그 결정권도 없는 주제에 감히 가소롭게도 그런 인간에게 급을 매긴다. 그리하여 이세상에는 백인과 흑인의 분쟁이 끊임이 없고 게르만민족을 하늘높이 치켜세운 2차대전도 있었고 지금 이 같은 피부색에 같은 민족으로 거듭났지만 태어난 고향을 가지고 등급을 매기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그건 어쩔수가 없는 문제였다. 이미 흘러간 세월을 돌이킬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경숙이는 그 부분은 구체적으로 생각치 않기로 했다. (언젠간 중국이 한국을 경제적으로 뛰어넘는 날이 올것이라. 그때까지 두고보자...)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그것또한 별개의 문제였다. 한국의 경제 상황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커진 오늘날의 중국상황을 보면서 수많은 한국인들이 중국에서 새로운 성공을 취득할려고 오만가지 연줄을 만들어 갈즘에 그들은 우리한테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었다. ‘조선족이라고 말이다. 그리곤 구태여 중국사람을 나누어 부른다. ‘오리지날중국인과 조선족이라고 말이다. 참으로 대단하고’ ‘머리들이좋은 대한민국이였다.

암튼 그땐 모든걸 참고 견뎌야 했고 경숙이는 그 옛날지옥같은 생활에 비하면 그래도 꽤 살만은 했다. 하지만 아무리 경숙이가 옛날 생각하면서 지금의 문제를 덮고 넘어가려고 참고 넘기려고 해도 현실은 결코 경숙이를 편하게 내버려두지는 않았다. ‘완벽할만큼 좋은 직장도 결국 문제는 있었고 지금의 최대 문제는 남부장이였다. 그리고 그 문제는 쌓이고 쌓여 이제 터질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도 경숙이는 저녁늦게 야간잔업까지 마치고 숙소로 향하고 있었다.(공장건물 옆에 숙소건물이 따로 있었다.) 원체 자정가까이 된 시간이였고 경숙이도 너무 피곤하여 비몽사몽이였으니 뒤에 누군가가 따라온다는 눈치는 못챈채 곧장 숙소건물을 올랐고 2층 복도에 막 들어설려는데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경숙이를 덮쳤다. 경숙이는 찍소리도 못한채 그 검은 그림자에게 끌려서 비여있는 숙소 방안에 내동댕이 쳐졌다. 고함을 지르려는 경숙이 입을 손으로 틀어막으며 검은 그림자는 경숙이 옷을 찢을라고 안간힘을 썻다. 창밖에서 비춰들어오는 달빛으로 경숙이는 똑똑히 보았다.그 검은 그림자는 남부장이였다. 경숙이는 필사적으로 반항 했고 무릎팍으로 남부장 남근을 가격했다. 남부장이 고통스레 몸을 웅크리는 순간 경숙이는 그 품에서 튕겨져 나왔고 문을 열려는 경숙이 한테 남부장이 소리 질렀다.<중국에서 온 이혼녀 주제에 어디에서 비싸게 굴어? 너 그러고도 여기 남아서 일을 할수 있을거 같으냐? > 순간 경숙이는 멈칫했다. 내일 짤린다는 말이였다. 남부장은 멈칫하는 경숙이를 향해 슬금슬금 다가오면서 그 징그러운 목소리를 차분히 깔며 설명을 덧붙였다. < 내 말 잘 들으면 너 일 안하고도 지금보다 돈을 훨씬 더 많이 벌게 해줄게... 너 돈벌러 왔잖아 우리나라에...어차피 머 처녀도 아니고 너 좋고 나좋고 않그래?..> 경숙이 등뒤에 거의 다 다가온 남부장 한테 경숙이는 젖먹던 힘들 다 해서 힘차게 싸다귀를 한대 갈겼다. 그리곤 고통스레 얼굴을 부여잡은 남부장한테 한마디 하곤 그 방을 박차고 나왔다. <내 당장 굶어죽어도 니같은 새끼랑 놀아줄 생각은 없다. 쓰레기 같은 놈> 경숙이는 그길로 숙소의 짐들을 잡히는대로 챙겨가지고는 공장에서 나와버렸다.

달빛아래 보따리 하나 품에 안고 경숙이는 걷고 또 걸었다. 당장 이 밤중에 어디 갈데는 없었지만 더 이상 무섭지는 않았다. 나오기 전에 남부장 그 물건을 걷어차서 빙신을 만들지 못한게 분할 뿐이였고 아직도 혼자 사는 여자에 이혼녀를 그것도 중국에서 온 여자를 없이여기는 현실에 원통할 뿐이였다. 경숙이는 경찰서에 들릴가도 생각해보았지만 그 결과는 뻔히 보였다.경숙이가 신고 한다고 남부장이 습관을 바꿀리도 없었고 그는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사장의 남동생이니 짤릴 일도 없을것이고 무엇보다도 경숙이는 동료들의 시선이 두려웠다. 가득이나 평소에 경숙이 한테 각별히 찝적대는 남부장을 보면서 동료들은 여자가 처신을 잘해야 한다고 대놓고 말까지 했는데 지금 이런 일이 생겼다 그러면 무조건 경숙이가 꼬리쳤다고 할게 뻔했다. 그때 상황은 없이 사는 나라에서 온 거기에 이혼까지 한 돈이 제일로 중요한 우리의 경숙이가 사장 남동생 한테꼬리를 치는게맞는 시나리오였으니까 말이다.

미련은 없었다. 경숙이는 밤새 걸어서 고속버스역까지 왔다. 갈곳은 따로 없지만 더이상 인천에 머무르긴 싫었다. 새벽 첫차를 타고 경숙이는 서울로 향했다...

다음회에 계속......

추천 (13) 선물 (0명)
IP: ♡.223.♡.35
kim제니하루 (♡.34.♡.209) - 2018/12/18 14:11:42

빨리 좋은사람 만나야 하는대 혼자서 엄청 힐들거에요

핑핑엄마 (♡.194.♡.121) - 2018/12/18 14:23:53

외롭고 힘들고 아프고 처량하고 눈물겨운 타향살이....그래도 강변이 있어 경숙이는 견딜만 한건 같네요.무게있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잘살아보세839 (♡.164.♡.104) - 2018/12/18 14:28:39

경숙이는 공부를 결심하는걸까요? 아님 기술을 배울까요?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하루빨리 찾으시길 바랍니다.

신짱 (♡.228.♡.82) - 2018/12/18 14:40:13

참 인생 한번 다양하네요.
타향살이 서러움은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르죠.
다음회 기대합니다.

이쁜아짐 (♡.131.♡.162) - 2018/12/18 16:45:04

이세상에는 착한사람도 많지만

쓰레기같은 인간들도 적지않네요 ㅠㅠ

혜원님~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보라빛추억 (♡.6.♡.74) - 2018/12/18 17:07:12

오랜만에 모이자에서 수준있는 글을 보아서 감개무량합니다.
보통 소설들은 살을 많이 보태서 가공하는 글이니 재미있는게 당연한건데, 실화를 이렇게 재미있게 쓴다는건 쉽지 않죠.
작가님의 수준에 탄복하고 갑니다.

이 글을 보려고 요새 매일 자작글마당에 들락날락합니다. 지난 주말에는 언제면 오를가 매일 몇번씩 들어가봤는데 없어서 서운했구요. ㅎㅎ

전 경숙이와 강변이 뭔가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전 님이 복선을 깔았다고 나름대로 느꼈거든요. 경숙이가 그 마을에서 도망치면서 임할매를 어머님이라고 부른거 하며, 강변이 준 명함장을 부적처럼 간직하고 있었던거 하며, 강변의 아내가 매일 이혼하자 한다는거 하며 다 복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의 넘겨짚기와 다르게 나간다 해도 재미는 있습니다. 이게 다 글을 읽는 재미가 아니겠습니까?

작가님이 요즘에 많이 바빠졌다 한거 같은데 건강을 지키면서 글도 많이 올려주세요. 경숙이도 작가님도 항상 응원합니다.

형단 (♡.189.♡.90) - 2018/12/18 23:37:14

참 어린 나이에 심신이 너무 고달프네요,오늘도 잘 보거 갑니다.

기계사람 (♡.171.♡.175) - 2018/12/19 08:01:57

중국경제가 많이 커진 후 한국에서 조선족과 한족(오리지날 중국인) 을 구분하여 부르는 것고 첨 알았네요,
한국사람앞에서 엄청 센양하면 한국사람들이 감히 업신여기지 못할갑니다, 기계의 노하우

해무리 (♡.66.♡.19) - 2018/12/19 09:28:09

글을 참 잘 쓰시네요..
글속의 주인공은 부모님 교육이 하나도 없이 정글속에 내던져 져서 인생을 하나하나 배워가네요 . 어쩜 인생공부를 하면서 성장하는거가 가장 빨리 적응하는 길 같아요.

(♡.36.♡.111) - 2018/12/19 12:15:16

포인트 가져가요

천리지척 (♡.224.♡.129) - 2018/12/19 16:01:23

순탄치않고 곡절많은 삶이 어리고 순수했던 경숙이를 억척녀로 만들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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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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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나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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