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10-선우편

heanzu | 2018.10.26 15:13:12 댓글: 10 조회: 2062 추천: 9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3748295
요즘 수현이가 많이 고분고분해졌다.전에는 밥같이 먹자해도 철통 방어하던 녀석이 요즘은 내가 조금 밀어 붙이면 못 이기는척 다 받아준다.

금요일에도 저녁에 같이가자고 문자보내고 담배한대 태우는데 이층 사무실에서 내려와 주차장에 가는 녀석을 봤다.어느방향으로 나가나 봐뒀다가 후문으로 나가 녀석이 주차한데가서 기다렷다.기분좋은듯 걸어 오던 녀석이 나를 발견하고 똥 씹은 표정을 짓는다.나도 강수현이라는 꿀단지에 빠지긴 빠진 모양이다.녀석이 저런 표정까지 사랑스럽다.

성공적으로 수현의 차를 탔고 불닭볶음면 해준다길래 라면 끓여주나 했더니 진짜 불닭요리 해준다.이녀석 매력의 끝은 어딜가.픽업 같이 가려했는데 거절한다.거절했다고 내가 안갈것도 아니다.아침 일찍 부터 집앞에서 기다렸다.

아홉시쯤 문을 열고 나오는 녀석은 흰색티에 청바지를 입었다.양복 벗으니 더 어려보인다.대학생이래도 믿을거 같다.

무언가를 내려놓은것처럼 홀가분해 보이는 녀석의 모습은 보고 또 봐도 질리지않는다.조용히 녀석을 따라 다니다 보니 인파에 떠밀려 지하철에 탔고 여섯사람사이에 두고 녀석을 바라보고 있었다.근데 주변 사람들 낌새가 이상하다.본능적으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수현이 쪽으로 건너가는데 누가 자기를 만진다는 미친년 목소리를 들었고 황당해하는 수현이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앞에 앉았던 미친놈이 수현이 팔목을 잡는다.나도못잡아봤는데 사람들 사이를 뚫고 나와 손이 닿는 순간 미친놈 손목아지부터 쳐버렸다.생각 같아선 한대 더 날리고 싶었지만 오늘처럼 좋은날 재미없는 경찰서에 가기싫다.조용히 넘어가기로 마음먹고 수현이한테 마음 들킬 리스크까지 감수하면서 열변했고 멍때리는 사람들 사이를 뚫고 수현이 데리고 통조림 속 같은 지하철에서 빠져나왔다.

나오면 지하철에서 내가 한말 따질줄 알았는데 배곱잡고 웃는다.중점이 틀린거 아니냐고 물어 보고 싶었지만 저렇게 크게 웃는 모습도 처음이라 가만히 있었다.

수현이 먼저 밖에 나왔더니 당구장이 보인다.신이 있다면 오늘은 나를 돌바주려한 모양이다.어릴때 삼촌이 당구장을 운영했다.코흘리개때부터 당구를 접해서 웬만한 사람은 다 이길수 있다.첫판은 녀석 기분좋게 해줄려고 일부러 져줬다.이겼을때 수현이 표정변화를 보면서 속으로 뿌듯했다.그러나 바주는건 한판뿐이다.수현이 집에 밀고 들어갈수 있는 절호의 찬스 두번째판 부터는 실력을 여지 없이 보여줬다.세번째 판은 안치고 포기한단다.살짝 미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주말에 녀석집에 정정당당하게 붙어 있을수 있는기회라 포기하고 싶지 않다.

당장 오늘 점심부터 밥해달라고 하는데 싫다는 소리 안한다.차가운 얼굴 뒤에 숨은 이런 부드러운 모습이 나를 얼마나 미치게하는지 녀석은 모를거다.설마 냉면 비빔면까지 할줄 알가 의심하면서 날씨가 더우니 젤 먼저 생각나는 음식을 말했다.망설임 일도 없이 해준다고한다.

흰반팔 검은 반바지 입고 양념하고 면 삶는 수현이 뒤모습보고 있으니 취할거만 같다.늦은 점심이라 주방 창문으로 들어 오는 해볕은 녀석의 차가운 얼굴을 녹이는것같다.길고 하얀손으로 계란 섞고 있는데 내눈에는 왜 이렇게 섹시하게 보일가.쿵쾅쿵쾅 나대는 심장을 주먹으로 가슴 두들겨 진정 시켰다.

녀석이 해준 비빔면 먹으면서 내 잔머리가 얼마나 좋은일 했는지 다시한번 셀프 칭찬한다.골뱅이 넣고한 비빔면은 처음 먹어 보는데 너무 맛있다.매콤 쫄깃한 골뱅이가 신의 한수인것 같다.

내 모든걸 걸고 강수현은 내사람으로 만들고 싶다.
추천 (9) 선물 (0명)
IP: ♡.206.♡.19
악마의향기악마의향기 (♡.7.♡.142) - 2018/10/26 16:21:36

동성연애 찬성도 반대도 안하는 일인이지만
이글 읽으면서 웬지 달콤해지는 느낌이에요
추천하고 갑니다.

heanzu (♡.26.♡.135) - 2018/10/26 17:18:14

그게 제일 좋은 마인드인것 같애요 찬성도 반대도 안하는 중립 마인드 찬성 입니다.

rkddndrl (♡.96.♡.173) - 2018/10/26 18:48:08

이글을 본 뒤로는 동성연애에 대해서 너무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거 같애요.

heanzu (♡.196.♡.192) - 2018/10/26 22:08:33

너무 뿌듯하네요~감사합니다(^o^)

큐큐커피 (♡.88.♡.51) - 2018/10/27 07:48:05

이번집 보면서 저도 다시 연애하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ㅎㅎ가을타나보네요……

heanzu (♡.196.♡.192) - 2018/10/27 08:05:42

아침준비도 안하고 댓글보면서 흐뭇해하고 있어요,오늘도 열심히 써서 저녁에 11회 올리게요,(^_-)

한자연 (♡.13.♡.116) - 2018/10/27 12:13:39

잼잇게 잘 읽엇습니다.모든 연애하는 심리는 같은거네요..

heanzu (♡.103.♡.135) - 2018/10/27 12:20:16

네~보고만 있어도 설레고 이름만 불러줘도 좋고 손만 잡아도 떨리죠 .사람이 사람을 좋아 하는건데 다를리 없죠.

나이스만 (♡.235.♡.166) - 2018/10/29 10:54:42

재밌게 읽었습니다.

heanzu (♡.26.♡.135) - 2018/10/29 18:04:28

자주 들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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