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막판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다. 길고 긴 240초였다. 하프타임에 앞서 대기심이 숫자 ‘4(분)’를 알리자마자 악몽을 맛본 터였다. 홈팀은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원정팀에 눈깜짝할 새 동점을 허용했다. 2만 5000여명이 찾은 경기장이 일순간 정적에 휩싸였다가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다. 그래도 끔찍한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상해신화가 최종 3-2 승리를 일궜다.
상해신화가 16일에 있은 하남건업과의 슈퍼리그 18라운드 홈경기에서 이겼다. 상해신화가 이전 리그에서 거둔 승리는 지난달 21일 강소소녕과의 14라운드 원정(1-0), 홈에서 이긴 것은 4월 7일 북경인화(5-1)가 마지막이다.
K리그1 전북 현대를 ‘절대 1강’의 반렬에 올려놓은 최강희 감독과 토종 꼴잡이 김신욱의 합작품이었다. 상해신화에 함께 안착한 지 두 경기 만에 값진 승점 3을 얻었다.
온몸이 무기인 김신욱의 활약이 눈부셨다. 8일 입단한 그는 하북화하전에서 데뷔꼴을 터트린데 이어 이날도 전반 17분에 꼴맛을 봤다. 코너킥 경합 도중 흘러나온 공을 놓치지 않고 밀어 넣었다. 2경기 련속 꼴로 그는 팀 내 득점랭킹 3위가 됐다. 외국인 공격 콤비 이갈로(7골·나이지리아), 모레노(6골·콜롬비아)의 뒤를 따랐다.
상해신화는 17라운드까지 가장 낮은 홈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4점(1승 1무 5패)에 그쳐 하위 다툼을 벌이는 북경인화(10점·3승 1무 5패), 천진천해(6점·6무 3패)보다 저조해 큰 실망을 샀다. 25년 오랜 력사를 자랑해온 상해신화가 갑(甲·2부) 리그로 강등 될 위기에 놓였다는 사실만으로도 현지에서는 대단한 충격이다.
어쨌든 이겼다. 분위기도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한 승부를 극복하며 반전의 계기를 연 상해신화는 당분간 대진이 나쁘지 않다. 충분히 승점을 빼앗을 만한 상대들로 련승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현지의 기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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