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삶

whocares | 2023.09.03 20:04:40 댓글: 16 조회: 993 추천: 5
분류30대 공감 https://life.moyiza.kr/sympathy/4500133
언어란 참 신기하고 잼있는 예술인것 같다.

이런 글을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이중/삼중 언어 사용자들이 언어를 바꿀때마다 다른 자아가 되는 모습이나,

때와 용도에 따라 (각기 다른 자아에 따라) 언어를 기능적으로 선택하여

사용하는 사례들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오늘은 에 따라 변화되는 언어 사용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중국의 영어교육이 기본적 기능을 했다고 생각했던건 고중 졸업하고 미국에 금방 왔을때다.

학교 다닐때 영어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서 과외를 따로 받은적이 없었다.

미국 유학 준비할때 아이엘츠 시험은 시험준비를 별로 많이 하지 않았는데

한번에 학교에서 원하는 시험성적을 받을수 있었다. 시험은 잘 보는데 대화가 잘 안되는게

영어를 배우는 대부분 아시아권 사람들의 문제인데, 그 당시 나는 미국 비자면접을 영어로

보았는데 물어보는 말을 다 알아듣고 대답도 딱 제대로 했던것 같다. 그리고 미국에 처음

와서 홈스테이라고 미국 가정에서 지내게 되었다. 생각지도 않게 너무 잘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대화는 가능했다. 이게 조금 놀라웠다, 지금 돌이켜보면 스피킹도 따로 공부하지 않았던

시대였는데 그 일상적인 대화를 할수 있다는 자체가 학교에서의 영어교육이 그만한 힘을 발휘한게

아닌가 싶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처음에 수업을 들을땐 필기를 할수가 없었다. 그 당시 알아는 들었지만

바로 동시 필기를 할 정도는 아니였다. 그렇게 한 개 수업씩 들어가다가 2년이 되어갈쯤에

한가지 변화를 발견하였다. 그건 바로 내가 수업을 듣는 동시에 노트에 적고 있었던 것이다.

딱 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문제가 또 생겼는데, 전업수업을 들으면서 교수님들이

인도, 한국 베트남 등 다른 문화권 분들이셔서 악센트가 심해서 가끔 뭐라고 말하는지

잘 들리지 않았다. 제일 난이도가 있었던 건 베트남 교수님이 하는 영어가 제일 힘들어서

수업을 바꿨던 기억이 있다. 베트남 말처럼 영어를 구사하셔서 정말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어야 시험을 보겠는데 나한테는 최악의 수업이었다. 한족 친구들은 한국 교수님이

하시는 영어가 어렵다고 하는데 우리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이라 나한테는 어렵지 않았다.ㅋㅋㅋ

인도권 교수님들은 워낙 많으셔서 나의 특기가 인도권 분들의 영어를 잘 알아듣는것이었다.

후에도 이득을 많이 봤는데 외국계회사다 보니 다른 나라 분들과 같이 프로젝트를 할 일이 많은데

IT나 이런쪽 은 대부분 인도분들이셔서 전화상으로도 교류가 원만하게 잘 되었었다.


귀국하여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면서 거의 여러나라 사람들과 계속 같이 일하였는데 일할때 사용하는

언어는 거의 영어였다. 메일, 업무, 미팅, 프리젠테이션 등등 대부분 영어로 업무교류를 하였다.

그러다가 개인적 사유로 일을 몇년 쉬게 되었는데, 전업자격증 시험이나 책은 영어로 항상 보고 있어서

괜찮았는데 문제는 영어로 대화를 하지 않아서 혀가 굳어지고 발음이 잘 안되었다.

언어를 습득하면 완전 내것이 된다고 느슨한 마음이였는데 외국에 사는 친구랑 통화하다가

말이 내가 생각한대로 되지 않아서 그 다음날부터 바로 매일 30 분정도 시간을 내어 영어로 된

뉴스를 소리 내어 따라 읽으며 발음 교정을 하면서 감을 유지하였다.

그러다가 한국에 가서 부득이하게 영어시험을 보게 되었는데 그렇게 자신있었던 영어가 듣기 쓰기보다

스피킹이 생각했던것 처럼 잘 되지 않았다. 그럴수밖에 없었던게 중국에 살면서 집에서는

연변말을 하고 밖에서는 친구나 동료들과 한족말만 하니 영어언어 사용빈도가 현저히 낮아지고

사고방식도 영어와 동떨어진 환경이여서 불보듯 뻔한 결과지만 마음은 안 좋았다.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 불안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미국에 다시 와서 학교를 다니면서 매일 일상 언어가 영어로 변화 되었다.

처음에 와서 느낀건 예전에처럼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다.

나 예전에 영어 잘했었는데..라는 생각을 가끔 하면서

그후 수업을 듣거나 공부할때도 영어를 사용하고 친구들이랑 매일 통화하거나 문자할때도 영어로

그리고 휴식할때 친구들이랑 와인 한잔 하면서 인생에 대해 논할때도 영어로 하고

친구나 가족들이랑은 연변말을 거의 매일 하는거 빼고는 거의 90프로 이상은 영어를 사용하는 중이다.

미국에 온지 3개월이 딱 된 시점에서 우 버 기사분이랑 신나게 이 얘기 저 얘기 수다를 떨고 차에서

내리면서 느낀게, 내 영어가 돌아왔구나!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언어 기능이 생각지 않게 원상복귀가

된 기분이 들었다. 딱 3개월이 걸렸던것 같다. 하지만 난 또 한가지 (한족말) 를 점점 잃어가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지만 나는 이젠 알고 있다. 잠시 내려놓을 뿐이지 잃어버리는 건 아니라는 걸!


전체적인 나의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의 습득을 봤을때 내가 선택한 삶 (환경)에 따라

사용 능숙정도가 변화가 되었는데 유일하게 언어 사용빈도나 능숙정도가 변함이 없었던 것은

나의 모국어인 조선말이 였던것이다. 아직도 난 연변말을 찰지게 잘한다는 ㅋㅋㅋ

현대적인 우리 삶은 전세계의 존재하는 수많은 언어들이 공존해야만 삶을 다채롭게 할수 있고

사회적 이득을 주는 영어를 잘 사용하는게 현실적으로는 유리한 부분이다.

영어나 다른 외국어를 잘 구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민족의 언어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주 사용는것도 아주 중요한 삶의 한 부분인 것 같다.

내가 읽었던 책 중에 좋은 글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저자 줄리 세디비의 책 "이중 언어의 기쁨과 슬픔 " 중에

"모국어와 조국, 고향의 삶이 묻어 있는 언어를 소중히 지키고 가꾸어야 공용어를 사용하는데에 더욱

유리하다는 사실, 모국어가 내 안에 깊숙히 자리 잡고 있어야 나의 단단한 내면과 자존감을 바탕으로

자신있게 드러낼 수 있으며 국제 사회에서 하고 싶은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이자 회원분들은 어떤 "언어"를 제일 잘 하시는지요?

p.s. 최근 알게된 유튜버 "일만하는 연변인"는 미국의 대학 교수님이신데 우리 연변 조선족이시다.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연변말로 방송을 하시는데 이 분은 빛과 같은 존재 이시고
완전 존경스럽고 멋진 분이신 것 같다.






로즈박님이 100포인트 선물하셨습니다.
추천 (5) 선물 (1명)
IP: ♡.191.♡.145
뉘썬2뉘썬2 (♡.203.♡.82) - 2023/09/03 21:25:42

나두 어렷을때부터 언어를 많이 연구햇댓는데.
아름다운 우리 연변말을 제일 잘하죠.

언어를 사용할때 정제된언어과 고급언어를 써
야하는데 그렇지못한 사람들이 가끔잇죠.

whocares (♡.191.♡.145) - 2023/09/03 22:18:02

저도 연변말을 제일 잘한답니다.ㅋㅋ

굳이 고급적인 언어에 중점을 둘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진심이 정확히 전달될 정도로만 구사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로즈박 (♡.39.♡.172) - 2023/09/04 06:29:25

저도 이번에 연길에 와서 느낀건데 갑자기 중국말이 잘 안되더라구요..ㅋㅋ그것도 그럴것이 미국에서 중국말을 할 기회가 잘 없엇으니까요..대신 거의 멕시칸친구들하고만 일을 햇으니까 스페인어에 영어에 완전 짬뽕..ㅋㅋ
이게 환경이 참 중요하다는걸 느꼇어요..
여기 한국에 잇는 친척.친인들은 다들 10년 이상 20몇년잇다보니 그분들도 이제 중국말을 잊어먹엇다고 다들 그러더라구요..
그런데 그렇게도 오래 잇어도 연변말만은 잊어버리지 않고 연변사람들끼리 만나면 그렇게나 연변말을 다들 잘하더라구요..ㅎㅎ

whocares (♡.191.♡.145) - 2023/09/04 09:03:42

우리 로즈박님 스페인어 하시다니 ㅋㅋ 저도 조금 해요.
다음에 시간나면 스페인어 마스터 해야겠어요. 잼있더라구요.
환경에 따라 많이 변하는것 같아요. 그래도 어디에 살던
가족이랑 친구들이랑 연변말 계속 하니 항상 잘하는것 같아요.
미국에서 걸어다며 연변말 하면 너무 좋더라구요 저는.

일초한방울 (♡.104.♡.169) - 2023/09/04 07:17:14

영어 잘하는 사람이 젤~부러워요!
대학교때 제2외국어로 영어 배웟앗는데 버버리 영어 ,,문장만 이해할 정도…지금은 물론 거이 잊어바렷고요 ㅋ
모국어가 조선어인데 현재 상황이 애둘이 다~중국유치원 중국 학교 다니다보니 조선어는 거이 모르는 상태라,,전 조선어 중국어 짬뽕이예요 어느언어 잘한다고 할수도 없어요 ㅜㅜ
그와중에 일본어회사 다니는데 자꾸 일본어도 튀어나와요 흠

whocares (♡.191.♡.145) - 2023/09/04 09:04:55

일초한방울님은 그럼 중국말 더 잘하시겠어요.
일본어까지 하시다니...언어 여러개 하시는 분들은
새로운 언어두 쉽게 잘 배우시더라구요.

코테츠 (♡.18.♡.44) - 2023/09/04 08:25:36

언어가 환경영향을 받는건 너무 이해되네요.
일본에 와서 처음 몇년은 정말 일본사람들하고만 놀다보니 중국말이 너무 어색햇는데
후에 일땜에 맨날 중국사람들하고 만나니 이젠 일본어랑 중국말이 편하고 오히려 연변말 단어를
까먹을때가 많네요.ㅋㅋㅋㅋㅋ
한때 한국분들이랑 많이 놀다보니 연변말보다 한국말이 더 잘 이해돼요 ㅋㅋㅋㅋ

whocares (♡.191.♡.145) - 2023/09/04 09:06:56

네 맞아요. 환경 영향을 받아서 이미 배웠던거라면 3개월정도면 바로 제대로 하게 되더라구요.
연변말은 꾸준히 하다보니 까먹지 않아요. 사투리랑 엄청 하거든요 저는 ㅋㅋㅋ
대학교 다닐때 한국가게에서 알바를 4년넘게 하니 한국말을 한국사람처럼 했었는데ㅋㅋ 후에 안하니 또 되도래미됐어요.

스노우캔들 (♡.154.♡.86) - 2023/09/04 09:25:25

한족동네에 오래 살아서 이젠 한어가 편해요. 물론 조선말을 젤 잘하긴 하는데 평소에 안쓰다 보니 가족과 대화할때 단어가 생각이 안나서 한어를 많이 섞어 말하곤 하죠 ㅎㅎ

whocares (♡.191.♡.145) - 2023/09/04 09:28:38

그렇겠네요.
그럼 한족말 할때 본인이 더 매짠것 같아요 아님 조선말 할때 더 매짠것 같나요? ㅋㅋㅋㅋㅋ

스노우캔들 (♡.154.♡.86) - 2023/09/04 09:34:51

한어를 막 매짜게 잘하는건 아니고 생활상 용어나 업무상 용어들을 한어로 먼저 접하다 보니 한어가 편한것 같아요.
조선어는 친한 조선족과는 말이 술술 잘 나가는데, 모르는 사람이나 이상분과는 표준어, 존경어를 쓰는게 어색하고 부담스러울때 있죠.
모이자 놀면서 조선어 글쓰는 수평이 제고된것 같아요 ㅎㅎ

whocares (♡.191.♡.145) - 2023/09/04 09:42:06

모르는 사람과 조선말은 좀 신경이 많이 쓰이긴 한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다들 한국말 비슷한 우리말 하는것 같아요.

sherry (♡.171.♡.214) - 2023/09/04 11:02:46

난 지금은 주로 중국말을 쓰는것 같네요.
절강xx이란 곳에 나온지 20년이라 애들 어릴땐 조선말로 대화 하다가
애들이 조선말을 잊으니 차츰차츰 조선말 하고 다시 중국말로 번역해 주다가, 귀찮아져서 중국말로 일상적인 대화를 한답니다.

학교 다닐때 배운건 일어, 하지만 하는일이 무역 수출업이라 학원 다니며 영어를 배웠고
지금까지 영어 서류 보고 작성하고 내가 하는 일 관련 영어 메일 까지는 보는 정도,
또 집에 딸애가 학교 다니며 영어를 배우니까 단어 정리를 해주고, 과문 외우는거 봐주다 보니
귀에 영어가 좀 잘 들리는 편입니다.

whocares (♡.88.♡.151) - 2023/09/04 21:35:15

sherry님은 그럼 중국말 더 잘하시겠네요.
가끔 보면 중국말 넘 잘해서 한족분인가 하다가 조선말 한마디씩 툭 튀어 나오는 분을
만나면 멋있어 보이드라구요 ㅋㅋㅋ

영어가 잘 들리시다니 쉽지 않은 일이죠.
관심이 있으시면 간단한 말이라도 스피킹을 좀 시도해보세요.
그럼 여행 다니거나 추후 도움이 많이 되실거예요.

apple1012 (♡.228.♡.246) - 2023/09/06 13:56:32

번마다 느끼는건데 글을 참 잘 쓰시네요, 논리적이고 조리정연하고 쉽게 읽힐수 있게 ^^
영어스피킹 잘하는 사람 너무 부러워요 ㅎㅎㅎ

whocares (♡.191.♡.100) - 2023/09/06 23:39:08

칭찬해줘서 제가 입이 또 귀에 걸려서 글 하나 또 썼지뭐예요.
자주 하면 누구나 다 잘해요, 그런 환경이 아니라뿐이죠.

30,212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다가온인연
2009-10-13
0
76628
단차
2023-10-25
11
1158
Reminiscent
2023-10-21
7
1351
기억을걷는시간
2023-10-21
9
1338
먹가이버
2023-10-20
3
1050
먹가이버
2023-10-20
7
1659
가만히있어
2023-10-19
8
1758
Reminiscent
2023-10-13
6
1431
말가죽인생
2023-10-11
4
1226
말가죽인생
2023-10-02
0
1103
whocares
2023-09-29
3
1385
유리벽
2023-09-29
4
914
백세시대건강
2023-09-19
6
1307
yingxiong
2023-09-18
3
1174
뉘썬2뉘썬2
2023-09-18
2
1060
말가죽인생
2023-09-15
5
961
whocares
2023-09-15
4
1176
whocares
2023-09-13
10
1649
진달래8
2023-09-12
11
1801
숙이19
2023-09-12
8
3061
whocares
2023-09-10
4
1092
whocares
2023-09-09
2
833
whocares
2023-09-09
7
1224
말가죽인생
2023-09-08
8
1110
whocares
2023-09-06
9
2066
말가죽인생
2023-09-04
12
1381
whocares
2023-09-03
5
993
whocares
2023-09-02
5
955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