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주의] 엄마는 똥쟁이

언감재밴새 | 2023.11.04 09:13:12 댓글: 3 조회: 542 추천: 4
분류50대 이상 https://life.moyiza.kr/sympathy/4514615
  저번달에 아이가 독감마무리로 설사단계에 진입했을때의 이야기 입니다 . 
 
 약간 , 아니 좀 많이 더러우므로 비위 약하신 분은 뒤로가기 눌러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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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토요일엔 똥을 일곱번이나 쌌다. 물처럼 흐른다 . 

일요일엔 네번으로 줄었으나 역시 물처럼 싼다. 

대망의 월요일 --- 

상태가 좀 호전되어 이제 배도 안 아프고 상태도 좀 좋아졌으나 여전히 설사는 설사다 . 

정성스럽게 에코백 하나 따로 준비해서,   갈아입을 여분의 바지, 속옷, 양말, 면티 를 차곡차곡 접어서 넣고 ,  물티슈와 손소독젤도 챙겼다.  그리고 어지럽혀진 옷을 따로 챙겨 오도록 비닐주머니도 여러장 넣어서 준비했다. 

우리는 이 봉다리를 -- 설사봉투 -- 라고 부르기로 했다. 

" 학교 가서 혹시라도 똥이 새면 화장실 가서 잘 갈아입고 마무리 할 수 있지 ? " 
" 응 ! 나 다 알아서 할 수 있어 ! "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하교시간이 되었는데 
집에 들어오면서 한다는 첫 소리가 

" 엄마 ! 나 샤워 시켜줘야 돼 !! " 

뭔가 싶어 봤더니 똥냄시가 난다 . ㅋㅋ

최대한 침착하게 " 알았어 ~ " 라고 하면서 
옷을 벗기면서 어떻게 된거냐 물어봤더니 

" 아니 , 하루 종일 내가 잘 참고 있었거든 , 
근데 이제 막 버스 타고 집에 와야 하는데 
방구 마려워서 슬쩍 방구만 끼려고 했거든 ?
근데 똥이였어 ! " 

" 그럼 후딱 화장실에 가서 갈아입지 그랫어 ㅋㅋ "

" 버스를 타야 해서 그럴 수가 없었다니깐~  
뒤에 앉은 지예(같은 반 친구)가 어디서 똥냄새 난다고 계속 그러는걸  내가 그런 거 아니라고 딱 잡아 뗐어 !!! " 

" 응 그랬구나 , 마지막이라 긴장이 풀려서 힘이 다 빠졌나바 , 잘햇어 , 엄마가 씻어줄게 ~  
엄마도 어릴때 뭘 잘못먹어서 설사 심하게 할 때도 있었어 ~  얼마나 심했는지 기침을 하는데 똥이 나왔다니깐 , 독감 걸리면 그럴 수도 있어 , 별거 아니야 ~  "

" 엄마도 그런 적 있어 ? 엄마도 숨 쉬다가 똥 나와 ? " 

" 그럼 , 아프면 몸이 정상이 아니니까 그럴 수도 있지 , 정상이야 , 약 잘 먹고 잘 쉬면 금방 나아 ,  어제보다 오늘 더  괜찮은거 아니야 ? "

" 어제는 네번 , 오늘은 두번~ "

" 그럼 내일은 한번만 쌀 수도 있어 ㅋㅋ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내일도 설사봉투 들고 가 ~ 내일은 버스탈때도 조심해 ." 

"응 , 내일은 내가 완벽하게 잘 할 수 있어." 

사뭇 진지하고 당당하게 말하는 너에게 피식 웃음이 나왔으나 , 똥을 싸고도 이정도로 침착하다면  어데 내놔도 기죽을거 같진 않겠다는 생각에 위로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 똥냄새가 어떻게 다 가려졌겠냐만 ... 

눈치 주지 않고 버스 운행해주신 선생님들께도 고맙고 , 

애들끼리지만 알면서도 눈감아 준 친구들도 기특하고 고맙고 ,
 
똥 싸고도 기죽지 않고 상처받지 않고 당당하게 집까지 와서 샤워시켜달라고 하는 너에게 제일 고맙고 , 

너랑 같은 편이 되기 위해서 엄마는 언제나 똥쟁이가 될 준비가 돼있단다 ~ 



추천 (4) 선물 (0명)
IP: ♡.39.♡.127
로즈박 (♡.39.♡.172) - 2023/11/04 18:11:13

아..독감도 설사를 하는군요..
근데 독감걸려서 채 낫지 않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셧네요..

언감재밴새 (♡.145.♡.32) - 2023/11/04 20:06:00

병원에서 독감은 다 나았다고 가도 된답데다, 설사는 항생제랑 먹어서 일시적으로 하는거라고 합니다 ~

언감재밴새 (♡.145.♡.32) - 2023/11/04 20:20:00

독감이나 코로나같은 전염성 있는 질병은 학교 갈라믄 병원에서 다시 검진받고 완치 확인서 받아갖고 가야 해요 ~^^ 그래야 그동안 병가 낸거 인정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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