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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게는 사랑이 있을가?

말가죽인생 | 2023.09.15 12:44:38 댓글: 4 조회: 960 추천: 5
분류40대 공감 https://life.moyiza.kr/sympathy/4503061
날씨탓인지? 소슬한 가을바람이 불어치면서 여느때보다 낙엽도 이르게 다 떨어져나가는

느낌이다. 벌거숭이가 돼버린 앙상한 나무가지들을 보노라면 저 모습으로 어찌 다가올

혹독한 겨울은 보낼가 하는 쓸데없는 근심에 빠지기도 한다. 겨울의 거센 서북풍에

부러지지나 않을가? 쌓은 적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끊어지지나 않을가? 자연의

섭리라고는 하지만 달랑 한벌뿐이던 잎사귀마저도 없이 어찌 고독한 긴긴 겨울철을

지낼지? 나무가지가 그러면 나무뿌리는 더 어쩔가? 끊임없이 땅속깊이 뿌리를 내려야

되고 수분을 빨아들이기 위해 더 깊이 넓게 자양분을 섭취해 겨울을 나기위해 몸부림

치는중일것이다. 요즘 내 눈에 비춰지는 가을의 나무모습이다.

사랑? 나무에게는 사랑이라는것이 있었을가? 내 몸에 둥지틀어준 새가 사랑이였을가?

나무에 기생해는 해충을 잡아먹는 딱따구리가 진정한 사랑이였을가? 날다가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하는 새들이 로맨스였을가? 그늘밑에 앉아서 수다떨던 동네 아낙들이 사랑이였

을가? 나무는 그렇게 묵묵히 모든걸 내주는것 같다. 힘든 새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둥지를 트는 새들에게 안전을 주고 사람들에겐 그늘을 선사하고... 나무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바라고있을가? 나무도 제 수명을 다하고 쓰러지거나 혹은 번개맞아 쓰러지거나

기나긴 가뭄에 말라죽거나 한다. 이런 나무들에 대해 진정 가슴아파하는 새들이거나

그늘을 지워준 나무에 감사해하는 사람들 많을가? 나무에게는 사랑도 사치인것이다.

아예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냥 여느 나무들이 다 그렇게 사니

주어진대로 늙어죽을때까지도 사랑이란걸 모르고 살뿐인지도 모른다.

가을이다. 천고마비의 계절이고 수확의 계절이고 황금파도 물결치는 가을이라지만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에 괜시레 쓸쓸함을 느끼는 쓸데없는 감수성만 풍부한 한 남자가

겨울을 맞는 나무를 보면서 자신같아 보여서 몇번씩 되돌아보고있다. 그러면서 문득문득

아니...자꾸자꾸 슬픔과 외로움이 동반한 우울감이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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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5) 선물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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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cares (♡.65.♡.126) - 2023/09/15 20:48:49

이렇게 또 깊이가 있는 다른 레벨의 글을 적으셨군요.
나무의 그 너그러움과 외로움이 절실히 느껴지는 글이네요.
저에게 "나무"란 언제가 같은곳에서 꿋꿋이 그 존재만으로도 나의 마음을 평온하고 만들고 치유하는 그런 특별한 존재인것 같아요.
자유롭게 나는 새처럼 훨훨 날다가 그 너그러움이 그리울때 더이상 날 힘이 없을때 잠시 쉬었다 가지만 그 "나무"는 항상 그자리에 꿋꿋이 있을거라는 걸 알기에 그 존재 자체가 소중한것 같아요. 그러니 "나무"는 저를 살게 하는 힘인거죠.
저는 항상 그런 얘기를 해요. 다음생이 있다면 나무로 태여나고 싶다고.
그냥 사계절 내내 우직하고 강건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런 나무로 태여나고 싶어요.

이 글을 보고 생각나는 좋은 글귀가 있네요.
"겨울이 싫어 봄을 기다리는 사람은 곧 봄이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겨울이 그다지 절망적이지 않다.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도 지금의 겨울이 지나면 1년뒤 다시 찾아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잠시 겨울의 손을 놓아 줄 수 있다. 이렇듯 계절은 순환한다. 영원한 봄도, 영원한 겨울도 없다."

로즈박 (♡.39.♡.172) - 2023/09/17 05:17:53

우리 변호사님께서 가을 타시나봅니다..ㅎㅎ
갑자기 감성모드로 변하셧네요..

snow1025 (♡.81.♡.10) - 2023/09/18 13:41:38

ㅋㅋㅋ 나무도 우리 몰래 사랑을 하고 있을겁니다~~~ㅋㅋㅋ

나무인생에 힘든 겨울을 나기위해 뿌리를 있는 힘껏 뻗으며 노력하는 중에 서로 마음이 맞는 나무뿌리를 만나서 의지하고 사랑하며 같이 봄이오기를 기다려서 이쁜 나무잎으로 서로 유혹하고 즐겁게 지냅니당 ㅋㅋㅋㅋ

꼬래춤 (♡.108.♡.49) - 2023/09/22 11:38:36

하하하 많이 쓸쓸하고 외로운가 보네요~~~
원래 자신이 쓸쓸하면 멀봐도 다 외롭고 씁쓸해보이고 자신이 기쁘면 뭘봐도 즐겁게 보이고
자신이 행복하면 뭘봐도 행복하게 느껴지졍~

명년 가을엔
나무를 보고 멋잇다는 생각을 하고
울긋불긋한 단풍의 아름다움에 도취되고
우수수 떨어진 낙엽밟는 소리를 악기소리로들리고 시원한 가을바람에 피로를 날려버리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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