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밤

점점 작아지는 요즘

말가죽인생 | 2019.11.19 11:53:03 댓글: 24 조회: 3604 추천: 11
분류연애·혼인 https://life.moyiza.kr/family/4025209
한때는 하늘을 찌를듯한 기세로 밖에서나 집에서나 큰 소리 좀 치면서 살았었는데...
몇년전부터 점점 기죽어가는 자신의 모습이 싫어납니다. 여자는 애가 둘이면 완전
사나워지고 억세지는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내가 엄하게 몇마디만 해도 눈물코물 쥐여짜던
그 한없이 여리고 착하던 여자가 아닙니다. 휴... 그럭저럭 넘 못난 남자도 아니건만은 요즘
진짜 가정적인 남자로 변해갈수록 요구만 높아지는 이 여자때문에 부산해서 못살겠습니다.

큰소리 떵떵 치며 살던 옛날이 그립지만 흘러간 청춘처럼 이젠 돌아올거 같지 못합니다.
이게 집안일이란게 영 축이 안나고 해도 티가 안나더라구요. 온종일 쓸고 닦고 해도 애들이
집들어와 한시간만 널어놓으면 청소했는지 말았는지 알리지 않고 맨날 새롭게 해먹이려하니
료리를 뭘 해야 될지 일주일만에 손들었습니다. 다 먹고는 설겆이를 해야 되고 저녁이 되면
또 반찬거리를 고민하고 아침이면 묵은밥과 채는 애들한테 못먹인다해서 5시에 일어나 밥짓고
채소하고 애들 깨워 밥먹이고는 또 거두매하고 집 거두고 오늘엔 거울까지 반짝반짝하게 닦아라해서
걸레들고 온 오전 집안먼지를 닦았습니다. 울 엄마 알았으면 얼매나 가슴 아파하겠습니까? 곱게곱게
손에 물 한방울 묻히지 않게 하면서 키운 가문의 장손에 큰 아들을 이렇게 부려먹는걸 알면 ㅎㅎㅎ

에라 이게 다 남자가 돈을 못벌고 여자를 좀 돈 벌게 하니 받게 되는 푸대접이 아니겠습니까? ㅎㅎㅎ
내가 돈 벌어올때 안해가 집에서 고이 애들 키우며 지내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빨리 일자리 찾아야지...
열흘되게 지금까지 안해본 전업주부로 전락해보니 그동안 안해가 참으로 수고많았겠다하는 생각도
갈마들면서 내가 좀 거들어주지 못했던 나날들이 후회되네요. 헌데 잘해줄수록 여자들도 습관되네요.
이젠 밥먹고는 척 나앉아 내가 설거지하길 기다리면서 휴대폰이나 놀고 시키는 일이 점점 많아지네요.
내 요즘 자꾸 내 손 들여다봅니다. 행여나 주부습진이란게 생기지 않을가해서요... 그리고 하늘같은
남자가 집안일을 하면 좀 칭찬이라도 해줘야 되는데...<어떻게 맨날 칭찬해주겠슴까? 제절루 알아서 하쇼.>
괘씸함다. 그래두 도리는 있으니 듣기는 들어야 되고...양반가문이라서 제가 참습니다. 여자가 말이야...
예술이 좀 있고 애교가 많아야 되는데...이거라구야...잘해줘도 칭찬도 않하고 아무리 도와줘도 맨날
피곤하단 소리만 하고...그래두 이만큼 <탈태환골>했을 정도로 집안일까지 해주는 남자 어디 있슴까?
참 옛날에는 내가 멀 해도 다 멋있다며 졸졸 따라댕기던 여자가 애 둘 낳고 십년되니 이젠 내가 슬슬
눈치보며 살아야 될 신세가 됐으니 세월이 무서운지? 엄마가 돼버린 여자가 무서운 법인지? 내가 점점
작아지는지? 휴...칭찬 한마디 못받아도 마저 반짝거리게 닦아놔야겠슴다. 까딱하다 밥 늦게 먹었다고
뒤지게 욕먹던 딸처럼 정시나게 욕까지 먹을까봐 새가슴이 돼서 걸레질이나 더 해야겠슴다.흑흑흑
추천 (11) 선물 (0명)
IP: ♡.50.♡.128
쌰모펑짼쓰호즈 (♡.173.♡.136) - 2019/11/19 12:08:12

여자들도 부모 자식임니다 댁만 부모 있는게 아님니다
댁이 하는 일은 평상시 여자들 삼분의일도 안됨니다
힘들게 생각마쇼 뼈마디 굵다매서 여자보다도 힘 못
쓰면 되겠음니까

말가죽인생 (♡.50.♡.128) - 2019/11/19 13:26:50

ㅉㅉㅉ 연애혼인방은 남자들이 적어서 이런가요?
내 편해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네요. 하긴 나도 요즘
집에서 주부생활하니 모이자에 들락거릴 시간 있으니깐.
남자들을 그것도 집안일 해주는 남자들 어여삐 봐주세요.ㅋㅋㅋ

기계사람 (♡.243.♡.94) - 2019/11/19 12:21:52

가정일을 도와준다고, 아직도 이렇게 생각하니 문제죠...ㅋㅋㅋ
더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 때에야, 철이 들도, 자신이 작아진다고 생각되지도 않게죠잉......카카카

말가죽인생 (♡.50.♡.128) - 2019/11/19 13:30:32

바깥일이나 가정일이나 힘든건 마찬가지더라구요. 허구한 날 가정일에 파묻혀 살아온
내 안해가 직접 일해보니 그 수고스러움을 알게 되더라구요. 근데 이렇게 너무너무 잘해주면
더 잘난척 할가봐 좀 두렵기도 하고...날 짼빼처럼 깔볼가봐도 두렵기도 하네요...

naver2016 (♡.63.♡.27) - 2019/11/19 12:42:37

ㅎㅎㅎㅎ이집은 어쩐지 곱게 자란 남편분이 앞으로도 큰 소리 못칠것 같은 느낌이요 ~~
님 부인님이 시집 잘 간거져 ㅋㅋㅋㅋ

말가죽인생 (♡.50.♡.128) - 2019/11/19 13:28:21

내 큰소리 치며 살날을 기대하며 칼을 갈고 있습니다.
ㅋㅋㅋ 그래두 앞으로는 쭈욱 집안일 좀 도와주려구요.

은실v (♡.55.♡.204) - 2019/11/19 13:13:14

글두 웃기게 잘 쓰네요 ㅎㅎㅎ

말가죽인생 (♡.50.♡.128) - 2019/11/19 13:33:22

칭찬으로 들을게요. 제가 또 일할때엔 힘들고 슬퍼도 표현은 웃기게 해서 그런거죠.
찬찬히 보니 아직 내 손 주부습진까진 안왔네요. 에라... 집안일도 다 사람하는일인데
이참에 집에 틀어앉아 진정한 가정주부나 확 돼볼가합니다. 짬짬히 시간을 짜내서
모이자에 들락거리는 재미도 쏠쏠하고말입니다. ㅎㅎㅎ

꽃보다지지미 (♡.162.♡.108) - 2019/11/19 13:33:51

행복해보이네요 화이팅 ㅋㅋㅋㅋㅋ

깨끗한빗자루 (♡.92.♡.79) - 2019/11/19 19:02:11

여자한테 죽었다하고사는게 잘사는거예요

오렌지다 (♡.70.♡.55) - 2019/11/19 20:08:38

여자가 결혼을하고 애낳고하고나면 애교가없어진다.남자가 여자를꼬시다가 손에들어왔다싶으면 더는 꼬시지않는것과같은것.

단차 (♡.251.♡.162) - 2019/11/19 22:21:49

투덜거려도 이미 좋은 남편이네요. 와이프가 뒤늦게 복 받았네요. 쭉 행복하세요.

화이트블루 (♡.239.♡.196) - 2019/11/20 00:20:06

굿~ 잘하셨어요 ! 집안에 박혀서 가사일 하는 남자들 불쌍하죠.. 하지만 기죽지 마시고 어험 큰소리할땐 하세요. 아님 上房揭瓦 给脸不要脸함다. 예즨에 돈벌어다줫는데 지금은 쉬겟다 하세요!
저는 일하기 싫은 권태기오면 대놓고 我罢工啥也不管了 你找人做吧 합니다. ㅋㅋ 그럼 지가 또 알아서 하네요. 집하고 일 같이 겸비해 관리하려할때는 정말 지쳐납니다

김만국2000 (♡.163.♡.131) - 2019/11/20 07:16:32

ㅎㅎ 수고많으십니다.

8호선 (♡.50.♡.114) - 2019/11/20 09:03:34

글도 참 잼잇게 감칠맛나게 잘 쓰시네요 ㅎㅎ

이젠 슬슬 와이프눈치도 살피며 사는 중년에 들어섯나바요 애 둘이면 남편도 집일 도와주며 살아야 늙으막에 더운밥 차려질건데요

金星이 하던말 생각나네요
要么给我爱 要么给我钱 要不然给我滚

앞을봐요 (♡.237.♡.41) - 2019/11/20 09:45:20

간만에 웃기는 글 보게 되서 ㅎㅎㅎ.추천입니다.

인생만사새옹지마 (♡.136.♡.169) - 2019/11/20 12:08:55

새가슴 웃겼음다 하하하
좋은 남편이네 화이팅!!!

우주의쪼가리 (♡.36.♡.131) - 2019/11/20 13:03:17

밑에꺼 뚝 짤라버리세요 ㅎ ㅎ

스쿠알렌프러스 (♡.242.♡.132) - 2019/11/20 21:55:07

작아진다는것이 다르케생각하면 커지는것이 아닐까요

호접란 (♡.209.♡.134) - 2019/11/21 08:27:28

바다같은 마음으로 그동안 고생많앗던 와이프 감싸주셔유 ㅎㅎ

오나전 (♡.224.♡.229) - 2019/11/21 22:49:42

금전만능의 시대입니다
여자든 남자든 잘 버는 사람이 나가서 벌고 나머지 사람이 살림을 해야죠. 어쩔수 없는 시대의 변화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gac (♡.112.♡.29) - 2019/11/22 16:11:32

집안일 돕는 남편이 제일 멋잇어요,
마누라 요리못한다고 꼴기없이 인터넷에 수하던 남편보다 백배낫네요.

milllionaire (♡.78.♡.125) - 2019/11/23 12:56:38

님이 아내를 부려먹는 모습을 아내가 배웠다는 생각은 안하고 습관이라는 말도 안되는 단어로 이유를 찾네요

세월아가지마오 (♡.177.♡.58) - 2019/12/18 16:18:15

잼있슴다. 지루하던 일상에 웃고 감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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