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의 인연/히가시노 게이고 (25)

개미남 | 2019.06.12 11:45:00 댓글: 2 조회: 836 추천: 1
분류추리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3935480
유성의 인연/히가시노 게이고


1 - 25.

유키나리가 집어든 것은 새우와 아보카도 샐러드였다. 땅콩 버터의 향기를 확인해가며 그것을 입안에 넣었다. 눈을 감고 저작한 뒤에 천천히 삼켰다. 입안에 남은 뒷맛도 중요한 점검 항목이었다.
"꽤 좋은데?" 눈을 뜨며 그는 말했다. "감칠맛이 남기는 하는데 나쁜 맛은 아니야. 이거라면 하야시라이스의 맛을 방해하지는 않겠어."
옆에서 불안한 기색으로 지켜보던 요코타가 그제야 안도한 듯 입가를 헤실헤실 풀며 웃었다.
유키나리는 <도가미 정> 히로오 점에 와 있었다. 폐점 시간은 진즉에 지나서 식당 안에 손님은 없었다. 하지만 유키나리 앞의 테이블에는 몇 개나 되는 접시가 차려져 있었다. 그것들은 아자부쥬반 점의 메뉴로 앉힐 요리 후보들이었다. 오늘 밤에는 런치 메뉴에 대해 검토하고 있었다. 중심 품목인 하야시라이스와 함께 내놓을 샐러드는 몇 가지 종류를 나란히 내놓고 손님이 선택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그렇다고 값싼 느낌을 주는 것들을 늘어놓고 싶지는 않았다. 단품 요리로서도 시각적으로나 맛으로나 전혀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하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최종적으로 땅콩 버터를 선택했군. 참깨 소스 쪽은 어땠지?" 유키나리가 요코타에게 물었다.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이쪽이 더 하야시라이스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거든요. 참깨 쪽도 한 번 만들어볼까요?"
"아니, 괜찮아. 나도 이쪽이 낫다고 생각해. 요코타 씨와 의견이 일치해서 다행이네."
유키나리의 말에 요코타는 흐뭇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히로오 점에서는 중심적인 존재감을 가진 요리사였다. 원래 유키나리가 스카웃해온 인물이었다. 그를 아자부쥬반 점의 요리장으로 데려가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마사유키의 허락도 얻어두었다.
"이걸로 샐러드는 대충 결정이 됐군. 스프도 거의 정해졌고. 이제 남은 건 디저트야. 내가 가장 자신이 없는 분야인데‥‥‥."
유키나리가 메모를 해가며 얼굴을 찌푸렸을 때, 뒷정리를 위해 남아 있던 점원이 다가왔다.
"저어, 사장님이 오셨어요."
"아버지가?" 유키나리는 점원의 등 뒤로 시선을 던졌다.
입구 쪽에서 회색 정장을 입은 마사유키가 나타났다. 그 즉시 요코타는 직립 부동의 자세를 취했다.
"오늘 영업에서 뭔가 실수라도 했나?" 유키나리는 요코타에게 작은 소리로 물었다.
글쎄요. 라고 요코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키나리. 너한테 할 얘기가 있어. 잠간 괜찮겠냐?" 마사유키가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그건 괜찮은데. 집에 돌아간 다음에 하면 안 될까요?"
"그것도 생각했는데. 되도록 빠른 편이 좋겠다 싶어서 그래. 네가 여기서 메뉴에 대해 상의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었고 해서." 마사유키는 유키나리 쪽으로 다가오더니 테이블 위를 훑어보았다.
"샐러드냐?"
"런치 메뉴예요. 하야시라이스하고 한 세트로 내놓으려고요. 회의, 곧 끝나니까 잠깐 기다리세요."
"아니, 지금 당장이야. 너희에게 더 이상 쓸데없는 노력을 하게 해서는 안 되지."
메모를 들여다보려던 유키나리가 마사유키의 말에 일순 몸이 굳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알아듣지 못했다. 다시금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마사유키는 뭔가 말을 하려다 곧바로 입을 다물고, 곁에 있는 요코타와 젊은 점원을 보았다.
"미안하지만 유키나리와 둘이서만 할 이야기가 있어. 잠깐 자리를 좀 피해주겠나?"
요코타는 당황한 표정이었지만 흘끔 유키나리를 바라본 뒤에 , 알겠습니다. 하고 주방으로 향했다. 젊은 점원도 그 뒤를 따라갔다.
유키나리는 아버지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쓸데없는 노력이라니? 설마 아자부쥬반 점의 개업을 다시 생각해본다는 건 아니겠죠? 미리 말해두겠는데, 이 단계에서 중지한다는 건‥‥‥."
마사유키는 얼굴 앞에서 크게 손을 내저었다.
"누가 그렇다고 했냐? 아무튼 앉아서 이야기하자." 그러면서 옆의 의자를 끌어당겨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유키나리는 따라 앉지 않고 그대로 선 채 팔짱을 꼈다.
"들썽들썽하잖아. 좀 앉지그래?"
"이대로도 괜찮아요. 어서 용건이나 말해보세요."
마사유키는 한숨을 내쉬고 아들을 올려다보았다. 은근히 위압적인 눈초리였지만 유키나리는 멈칫하지 않으려고 배에 힘을 꾹 주었다.
"개업에 앞서서 한 가지만 방침을 변경해야겠어. 이미 결정한 일이니 토를 달지 마라."
"방침 변경? 그건 이상하죠. 이번 점포에 대해서는 모두 제게 맡기기로 하셨잖아요? 어떤 점포로 만들 것인가 하는 방침도 제가 정했구요. 한 가지도 아버지에게 의지한 게 없어요. 그걸 아버지가 변경하신다는 거예요?"
"그래. 모든 것을 너한테 맡겼어. 하지만 단 한 가지. 나한테 의지한 게 있어. 그게 뭔지는 너도 알지?"
눈을 쓰윽 치켜뜨고 쳐다보는 바람에 유키나리는 마음이 뒤흔들리면서도 급히 생각을 굴렸다. 짚이는 건 한 가지밖에 없었다.
"하야시라이스‥‥‥?"
"그래. 하야시라이스. 지금까지 새 체인점을 낼 때는 점장이 될 사람에게 반드시 오리지널 하야시라이스를 만들도록 해왔어. 하지만 너는 원조 하야시라이스를 쓰게 해달라고 했고 나도 일단은 승낙했었지."
유키나리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있었다.
"그걸 철회하겠다구요?"
"그래. 다른 점장들과 마찬가지로 너도 새로운 하야시라이스를 만들어내. 그걸 아자부쥬반 점의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라고."
유키나리는 팔짱을 풀고 허리에 손을 짚은 채 아버지를 내려다보았다.
"아, 잠깐만요. 이제 와서 그럴 수는 없지요. 원조 <도가미 정>의 맛을 되살린다는 게 아자부쥬반 점의 콘셉트예요. 새로운 하야시라이스를 만들라는 건 그걸 밑바탕부터 무너뜨리는 일이라구요."
"각 체인점마다 개성이 다르다는 게 원래 <도가미 정>의 특징이야. 우리는 단순히 점포 확장을 하려는 게 아니야."
"그거야 나도 알죠. 다 알면서도 원조의 맛을 사용하려고 했던 거예요. 지금 그 원조의 맛을 제공하는 체인점은 어디에도 없어요. 간나이 본점에서조차 내놓지 않잖아요? 아자부쥬반 점에서 그걸 내놓는다고 해서 다른 체인점과 중복되는 것도 아니라구요."
마사유키는 표정을 바꾸는 일 없이 고개를 저었다.
"다른 점장들은 모두 독자적인 하야시라이스를 만들려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어. 그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체인점이 좌절하지 않고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거야. 너에게도 똑같은 노력을 요구하는 게 공평하다는 것이야. 그렇지 않으냐?"
유키나리는 말이 막혔다. 마사유키의 말이 옳았기 때문이다. 실은 유키나리 스스로도 꺼림칙한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도가미 정>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하야시라이스를 어떻게든 자신의 손으로 부활시키고 싶었다. 편하게 올라타겠다는 게 아니었다. 좀 더 특별한 면에서 다른 점장이 겪어야 했는 것과 똑같은 노력을. 아니, 그 이상의 노력을 해나갈 마음이었다.
"아자부쥬반 점은 그 하야시라이스를 부활시킨다는 전제 하에서 모든 것을 결정해왔어요. 와인도 재료도 메뉴도‥‥‥. 그걸 모두 원점으로 돌리라는 거예요?" 유키나리는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그런 경험이 모두 쓸모없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너는 경영자로서 실격이야. 냉큼 다른 길을 찾아." 마사유키는 의자에서 일어섰다. "처음에 말했지만 이미 결정한 일이야. 다시 번복하는 일은 없어. 하지만 앞으로는 일절 네가 하는 일에 참견하지 않으마. 그건 내가 약속하지. 개업 시기에 대해서는 다시 상의해보자."
유키나리는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아버지의 눈을 보았다.
"왜 이제 와서 그런 결정을? 이유를 말해주세요."
"방금 말했잖니. 공평하게 하겠다는 것뿐이야."
"그럼 왜 전에는 좋다고 하셨어요?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으면 좋았잖아요."
"그 점에 대해서는 내가 사과하마. 너에게 사과하는 게 아냐. 다른 점장들에게야. 내가 잠깐 제 식구에게 마음이 약해졌었다. 반성하고 있어."
빙글 발길을 돌려 마사유키는 걸음을 뗐다. 유키나리는 그 등에 노성을 퍼붓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그런 짓을 해봐야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아버지가 앉았던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온몸에서 스르륵 힘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유키나리 씨. 라는 소리가 들렸다. 얼굴을 들자 요코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서 있었다.
"이야기 들었어?" 유키나리가 물었다.
요코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왔다.
"앞으로가 큰일이군요. 대표 상품의 맛을 바꿔야 하니까요."
말투가 비관적은 아니어서 그나마 유키나리에게는 구원이었다. 하지만 요코타도 내심 답답해할 게 틀림없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어. 하지만 아버지 말대로 지금까지의 경험이 다 날아가는 건 아니야. 열심히 해보자구."
예에. 라고 고개를 끄덕이고 요코타는 테이블 위의 요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유키나리는 아버지와의 대화를 되짚어보았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는 알아들었지만, 역시 이해가 되지 않았다.
퍼뜩 생각하는 것이 있었다. 혹시ㅡ.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하야시라이스 이야기를 했던 것은 사오리와 식사를 한 날 밤이었다. 그녀가 예전에 똑같은 맛의 하야시라이스를 먹었다고 한 이야기를 유키나리는 그날 집에 돌아가서 말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아버지의 기색이 뭔가 이상했었다.
그 이야기가 아버지의 생각에 뭔가 영향을 끼쳤던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이야기의 어떤 부분이 중요한 문제였는가. 그리고 왜 그것을 아들에게 털어놓고 말하지 않는 것일까.
유키나리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사오리의 번호를 액정화면에 불러냈다. 하지만 발신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 다시 마음을 돌리고 가만히 머리를 저었다.
사오리에게 물어본다 해도 대답을 얻어낼 수 있을 리 없다. 우선, 무엇을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도가미 마사유키가 빌딩에서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고이치는 당황했다. 예상보다 빨리 나온 것이다. 도로를 끼고 맞은편 빌딩에 마침 감시하기에 적당한 커피숍이 있어서 그곳에 들어가 막 커피를 사든 참이었다. 고이치는 서둘러 커피를 마시고 커피숍을 뛰쳐나왔다.
고이치는 도가미 마사유키가 간나이의 <도가미 정>을 나올 때부터 계속 미행하며 따라왔다. 한 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도가미는 요즘도 한 주에 몇 번씩은 본점 주방에 직접 나갔다. 그때마다 이동할 때는 자동차를 이용했다. 그 차는 식당에서 50미터쯤 떨어진 월세 주차장에 세워두고 있다.
원래 고이치는 그 주차장에서 목적을 실행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본점이 문을 닫기 1시간 전쯤부터 그 부근에서 잠복을 시작했다.
하지만 오산이 발생했다. 본점의 문을 닫은 후, 도가미는 직원과 함께 식당을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담소하며 주차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동행한 사람도 그곳에 차를 세워둔 모양이었다.
그 시점에서 고이치는 오늘의 목적을 단념했다. 도가미 마사유키가 혼자여야 한다는 게 절대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완전히 포기할 수 없어 도가미가 몰고 가는 벤츠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자칫하면 들킬 위험성도 있었지만, 어딘가에서 찬스를 잡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그는 미행을 계속했다. 단지 도가미가 곧바로 집으로 돌아갈 눈치를 보인다면 그때는 다음에 다시 나오자고 마음먹었다. 그럴 경우에는 전혀 찬스가 없을 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찬스가 돌아왔다. 그의 벤츠가 자택이 아니라 <도가미 정> 히로오 점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핸들을 잡은 채 자기도 모르게 휘파람을 불었다.
도가미는 근처 빌딩 지하 주차장에 벤츠를 세웠다. 고이치도 그 주차장의 조금 떨어진 자리에 자신이 타고 온 라이트밴을 세웠다. 도가미가 차에서 내려 나가는 것을 확인한 뒤, 문을 열었다.
도가미가 히로오 점을 찾은 이유는 명확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차장의 영업시간을 생각하면 그리 오래 있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예상보다 더 이르게 도가미 마사유키가 히로오 점에서 나온 것이다.
고이치는 급한 걸음으로 주차장에 돌아왔다. 다행히 도가미의 차 주변에 인적은 없었다. 그래도 주위의 기척에 주의해가며 그는 점퍼 호주머니에서 한 가지 물건을 꺼냈다.
자신들에게는 소중한 물건이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것이었다. 그토록 소중한 것을 이런 일에 이용해도 되는지 고이치는 고민했다. 자칫하면 두 번 다시 자신들의 손에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토록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계획을 성공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고이치는 계획대로 일을 꾸며놓고 재빨리 돌아와 자신의 차 안에 숨었다. 그다음에는 도가미 마사유키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잠시 뒤에 엘리베이터 홀 쪽에서 양복차림의 도가미가 걸어 나왔다. 혼자였다. 고이치는 숨을 삼킨 채 지켜보았다.
도가미는 차 키를 꺼내더니 벤츠로 다가갔다. 운전석 쪽으로 돌아가 록을 풀었다.
차 문이 열리는 것을 보고 고이치는 입술을 악물었다. 그 물건을 도가미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했다. 그대로 차에 오르더니 문을 닫았다.
아, 또 나와야 하는가. 하고 고이치가 혀를 찼을 때. 차 문이 다시 열렸다. 도가미는 몸을 반만 내밀고 아래쪽을 보고 있었다. 이윽고 무언가를 주워 올렸다.
긴장감이 고이치를 덮쳤다. 도가미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자신의 다음 행동이 달라지게 된다. 그 물건을 가진 채로 차를 출발시킨다면 어떻게든 저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도가미의 행동은 고이치가 예상했던 대로였다. 주웠던 것을 다시 원래 자리에 되돌려놓고 차 문을 닫은 것이다. 시동을 걸고 매끈하게 차를 출발시켰다.
시야에서 벤츠가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고이치는 차에서 내렸다. 벤츠가 정차되어 있던 공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가 그 자리에 가져다놓은 물건은 거의 똑같은 위치에 놓여 있었다. 장갑을 낀 손으로 집어 올려 준비해둔 비닐 봉투에 넣었다.
성공이야. 라고 고이치는 마음속에서 다이스케와 시즈나를 향해 부르짖었다. 놈이 첫 번째 덫에 걸려들었어ㅡ.
웃음이 스멀스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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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50.♡.44
마지막이야 (♡.104.♡.209) - 2019/06/12 12:53:45

하루에도 몇번씩 새로 올린 글잇나
확인해봐요.. ㅎㅎ
너무 재밋게 잘읽엇어요...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연가99 (♡.234.♡.219) - 2019/06/12 22:31:00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오늘도 단숨에 잘 읽었습니다.
내일도 잘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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