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화

해수욕장만화방16

제주소설가 | 2019.11.02 18:48:57 댓글: 2 조회: 409 추천: 2
분류연재소설 https://life.moyiza.com/fiction/4007170

해수욕장만화방 16

뜸을 들이듯 한 동안 서 있던 여인이 고개를 돌렸다.

어머! 오셨어요?”

내가 온 줄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돌아 선 여인은 양사장이다. 희숙이 언니. 그녀가 무슨 일 일가?

! 양사장님이 어쩐 일입니까?”

저녁식사에 초대하려고요. 6시까지 꼭 오세요.”

마치 거절하지 말라는 뜻이 가득 담긴 그런 초대였다.

! 거절을 못하게 하시는 군요. 갈게요.”

! ! 그럼 저녁에 다시 뵐게요.”

양사장은 만화방을 나가려다가 다시 발걸음을 멈추고 섰다.

! 그리고 저 그림 누가 그린 것이죠?”

무슨 그림 요? ! 저것.”

그때서야 양사장이 뭘 그렇게 정신 놓고 바라보느라 내가 들어온 것도 몰랐는지 알 수 있었다. 바로 희숙의 고교생 모습을 그린 내 그림이 책상위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성혁씨가 그린 그림이군요? 제 동생 희숙이 고교시절 모습인데.”

! 맞습니다. 희숙씨 모습입니다.”

제 동생을 좋아하세요?”

! 그럼요. 희숙씨 찾으러 이곳에 온 걸요.”

! 그랬군요. 그랬어요. . 이제 알겠어요. 저녁에 뵐게요.”

양사장은 그렇게 말을 남기고 도망치듯 만화방을 나갔다. 나는 멀리 사라지는 양사장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었다.

“.........!?”

양사장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반대쪽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큰 소리가 오가고 있었다. 나는 무슨 일인가 호기심에 천천히 그곳으로 다가갔다.

! 늙은 변태 놈아!”

팔뚝에도 허벅지에도 징그러운 뱀 문신이 있는 여인이 비키니 차림으로 서서 화를 내며 욕을 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양. 고씨 두 노인들이 그 앞에 멀뚱멀뚱 서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경찰 두 명이 신고를 받고 달려온 듯 여인에게 자초지종을 묻고 있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젊은 년이 에비도 없나? 어디다 욕지거리야?”

고씨 노인은 아직도 사태 파악을 못한 듯 오히려 큰소리치고 있었다.

그러게 못된 년.”

양씨 노인도 한마디 거들고 있는 모습에 나는 이제 저 노인들이 정신을 차릴 차례라고 생각했다.

! 저 변태 늙은이들이 내 여기를 찍고 있지 뭐에요.”

여인은 경찰들의 물음에 자신의 성기부분을 손으로 가리키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고 보니 그 여인의 비키니가 유난히 작고 망사처럼 돼있어서 여인의 성기의 털이 다 보이는 상황이었다. 고씨와 양씨 두 노인으로서는 그런 모습을 보고 찍어두려고 해수욕장을 출근하는 노인들이니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핸드폰을 들이댄 모양이다.

어디 두 어르신들 핸드폰 이리 줘보세요.”

경찰 둘이 두 노인 핸드폰을 뺏다시피 해서 하나씩 나눠들고 열어보기 시작했다. 나는 두 노인들을 바라보았다. 두 노인들 눈과 내 눈이 마주쳤다. 헌데 두 노인들이 나한테 한쪽 눈을 찡끗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괜히 그런 걸 가르쳐 드렸군.”

난 두 노인의 눈을 피해 경찰관을 바라보았다. 경찰관 둘이 고개를 갸웃 거린다. 내 예감이 맞은 모양이다.

이것 봐요.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요.”

경찰들이 여인에게 두 노인의 핸드폰을 보여주며 말했다.

못된 사람일세. 옷차림새도 그렇고.”

노출이 너무 심한 거지.”

할아버지들에게 욕지거리하는 것 봐요. 제대로 된 인간인가.”

모여 있던 사람들이 한마디씩 하며 여인을 탓했다. 여인은 두 노인들 핸드폰을 살펴보다가 사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얼른 핸드폰을 경찰에게 돌려주고 황급히 자리를 피해 달아났다.

모여 있던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가고. 두 노인과 나만 남았다.

제자야 고맙다.”

고씨 노인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 암 고맙지. 잘못했으면 쇠고랑 찰 뻔 했잖아.”

양씨 노인도 한마디 한다.

제자가 폴더를 통째 삭제하라고 알려줘서 그렇게 했으니 망정이지 큰일 날 뻔 했잖아.”

맞아! 사진 찾아서 삭제하려고 했으면 시간도 많이 걸렸을 텐데 말이야. 바탕에 폴더를 놔뒀다가 급하면 얼른 폴더를 삭제하라고 가르쳐줘서 고맙다 제자야.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경찰한테 잡혀갔을 거야.”

양씨 노인과 고씨 노인이 한마디씩 하는 것을 보면 그 짓이 얼마나 나쁜 짓이란 것은 알고 있는 노인들이므로 더 나쁜 짓이라고 볼 수밖에. 괜히 언젠가 두 노인들이 걱정돼서 가르쳐 줬던 폴더 삭제방법을 두 노인들은 미리 대비해두고 다녔던 모양이다. 그러고 보면 두 노인들은 상습적인 것이다. 다행인 것은 그동안 찍어 모아두었던 사진들을 통째 삭제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고맙다. 제자야 잠시 기다려라.”

고씨 노인이 부지런히 걸어 동네 골목으로 사라졌다.

그래. 제자야. 잠시 기다려라. 나도 줄게 있단다.”

양씨 노인도 고씨 뒤를 따라 동네 골목으로 사라졌다.

잘하는 짓이네요.”

만화방으로 돌아오는 나에게 윤마담이 다가오며 한마디 했다.

? 무슨?”

두 노인들에게 빠르게 삭제하는 방법을 가르쳐 드렸죠?”

윤마담은 참 아는 것도 많고 눈치도 빠른 것 같다. 나는 그냥 입가에 미소만 지으며 윤마담을 바라보았다.

잘하셨어요. 아무튼 두 노인들도 구하고 그 못된 사진들도 다 삭제시켰으니 잘하신 거 에요.”

윤마담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그렇죠? 윤마담이 칭찬을 하시니 잘한 것 같네요. 하하........”

나는 호탕하게 웃었다.

차 한 잔 주실래요?”

윤마담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묻는다.

! 들어오세요.”

나는 윤마담과 만화방으로 들어갔다.

저도 버섯 차 한 잔 주세요.”

윤마담이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 버섯 차?”

알고 있어요. 운동 삼아 산행하다가 버섯을 채취해서 차로 마신다면서요?”

어라! 그걸 어떻게? 참 소식이 빠르시네요.”

나는 냉장고에서 시원한 마른진흙버섯 차를 꺼내 유리컵에 두 잔 따랐다. 오름이나 둘레 길을 걷다보면 흔하게 보이는 버섯이다. 허나 이 마른진흙버섯이 장수상황이라 부르며 위장과 면역력에 효능이 좋다는 것은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버섯이다. 차로 마시면 맛도 좋지만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을 정도로 면역력이 놓아진다.

며칠 전 고씨와 양씨 노인에게 한잔씩 대접한 것이 소문이 난 모양이다. 그러고 보면 아마도 사진 폴더를 통째 삭제하는 방법 역시 두 노인들이 윤마담에게 말했을 것이다.

헤헤........ 제자야 우리도 한잔 줘라.”

윤마담과 막 차를 한 모금 마시려는데 두 노인들이 만화방으로 들어왔다.

앉으세요.”

나는 얼른 일어나 냉장고로 가며 말했다.

헤헤....... 이거 받아라.”

이것도 받아라.”

고씨 노인은 손에 들고 온 것을 내게 주며 말했다. 양씨 노인은 손에 들고 온 것을 탁자에 올려놓고 말했다.

고씨 노인이 들고 온 것은 계란 한판이다. 유정란으로 집에서 기른 토종닭이 낳은 알이다. 양씨 노인이 들고 온 것은 한치 다섯 마리였다. 요즘 제주도는 한치가 제철이다.

호칭도 바꿔야죠. 가르쳐 준 사람을 제자야 하고 부르면 되겠어요?”

윤마담이 짐짓 엄한 말투로 한마디 한다. 윤마담 표정을 보니 아마도 이 모든 것이 윤마담이 장난을 친 모양이다.

그럼 어떻게?”

고씨 노인이 윤마담에게 묻는다.

나이는 어려도 가르쳐 준 사람은 스승이라고 부르잖아요. 몰라서 물어요?”

윤마담이 두 노인에게 야단치듯 톡 쏴 부쳤다.

알았어. 알았다고. 제자야! 그럼 앞으로 선생님이라 부를게. ?”

고씨 노인이 말을 하며 내 눈치를 살폈고. 양씨 노인은 곁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내 눈치를 살핀다.

. 무슨 말씀이세요?”

나는 말을 하다말고 윤마담을 보았다. 윤마담이 손가락으로 자신에 입에 대고 나에게 말하지 말라는 뜻을 보내고 있었다. 해서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잘 생각 하셨어요. 앞으로 꼭 선생님이라 부르세요. 맛있는 것 있으면 꼭 선생님과 나눠 드시고요. 안 그랬다간 아시죠?”

윤마담이 두 노인에게 한마디 하자 두 노인들은 안절부절 못하는 꼴이 분명 두 노인들이 윤마담에게 약점을 잡힌 모양이다.

그럼. 그럼. 우린 약속을 잘 지킨다고.”

! ! 약속 잘 지키기로 양가와 나를 따를 사람은 없지.”

두 노인들은 황급히 버섯 차를 들이키고 도망치듯 나가 버렸다. 난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그냥 윤마담을 바라보았다.

호호........ 별일 아니에요. 같이 술 한 잔 했더니........”

윤마담은 얼굴을 붉히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냥 무표정하게 윤마담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래요. 뽀뽀까지 했어요.

윤마담이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

두 노인들과 뽀뽀를?”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을 거라는 것은 느꼈지만 설마 뽀뽀를.

그게 소원이라는데 어떻게 해요. 소원 들어 드렸죠.”


추천 (2) 비추 (0) 선물 (0명)
IP: ♡.188.♡.227
서초 (♡.2.♡.162) - 2019/11/05 13:59:16

잘 봤습니다.
다음집 기대합니다.

김만국2000 (♡.208.♡.157) - 2019/11/15 16:37:33

참재밋네요 다음집봐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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