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씨앗 이야기

단차 | 2023.11.19 12:11:21 댓글: 4 조회: 200 추천: 1
분류마음의 양식 https://life.moyiza.kr/freetalk/4518967
옛날, 어느 나라의 왕이 나이가 들어 더 이상 나라를 다스리기 어려워졌어. 자식이 없었던 왕은 나라를 다스릴 만한 사람을 찾아 왕위를 물려주기로 결심했지. 왕은 나라 안의 모든 아이에게 꽃씨를 하나씩 나눠 주며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아이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널리 알렸어.

아이들은 꽃씨를 하나씩 받았어. 마음씨 착한 피터도 꽃씨를 받아 화분에 심고 날마다 물을 주었어.

"어서 자라서 예쁜 꽃을 피워라."

피터는 꽃씨가 어서 싹을 틔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피게 해 달라고 기도했어. 그리고 누구보다 정성껏 꽃씨를 돌보았어.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화분에서 싹이 나지 않았어.

'이렇게 오랫동안 싹이 나지 않는 걸 보니 아무래도 화분이나 흙에 문제가 있나 봐.'

피터는 당장 꽃씨를 다른 화분에 옮겨 심고 새 흙을 덮었어. 그리고 싹이 트기만을 눈이 빠지게 기다렸지.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덧 두 달이 지났어. 이제 며칠 후면 후계자가 결정되는 날이야. 하지만 피터는 울고만 싶었어. 지난 두 달 동안 한시도 화분 곁을 떠나지 않고 가슴을 졸였지만, 꽃은커녕 싹도 나지 않았거든.

드디어 운명의 날이 밝았어. 나라 안의 모든 아이가 화분을 들고 왕궁으로 향했어. 아이들이 든 화분에는 색색의 고운 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어. 아이들이 왕궁에 모여들면서 빨간 꽃, 노란 꽃, 하얀 꽃 등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 온 왕궁을 뒤덮었어.

그런데 참 이상한 일도 다 있지. 다른 사람들은 하나같이 탄성을 지르며 즐거워하는데, 왕은 이마를 잔뜩 찡그리고 있는 거야. 아이들의 화분을 확인할수록 왕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어.

어느덧 왕의 발걸음이 피터 앞에서 멈추었어. 피터는 잔뜩 풀이 죽어 고개를 푹 숙인 채 빈 화분을 들고 있었어. 왕이 피터에게 물었어.

"어째서 빈 화분을 들고 있느냐?"

피터가 울먹이며 대답했어.

"꽃씨를 화분에 심고 정성껏 가꾸었지만, 싹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 말에 왕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어.

"드디어 찾았구나. 나는 성실하고 정직한 아이에게 나라를 물려줄 생각이었다. 네가 바로 내가 찾던 그 아이다."

왕은 왜 빈 화분을 들고 있던 피터를 후계자로 선택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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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252.♡.103
단차 (♡.252.♡.103) - 2023/11/19 12:13:11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려면 물·공기·빛·온도 등의 조건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해. 피터는 씨앗에게 알맞은 환경을 만들어 주었지만, 씨앗 자체에 문제가 있었어. 왕이 나눠 준 꽃씨는 뜨거운 물에 삶은 것이었거든.


씨앗을 높은 온도에서 삶으면 단백질이 응고돼 성질이 변해. 그래서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고 수분과 양분도 흡수할 수 없어. 엄마가 요리할 때 채소가 익으면 “숨이 죽는다”라고 말하는 걸 들어 본 적 있니? 그것처럼 씨앗도 삶거나 볶으면 숨이 죽어 버려서 싹을 틔울 수 없어.


그렇다면 어째서 다른 아이들의 꽃씨는 싹을 틔우고 꽃도 피운 거지? 그래, 거짓말을 한 거야. 싹이 안 나는 씨앗을 버리고 다른 씨앗을 심었으면서 시치미를 뚝 뗀 거지. 삶은 씨앗을 끝까지 지킨 아이는 피터뿐이었어.

김삿갓 (♡.38.♡.229) - 2023/11/19 12:34:07

우리단차도 피터같은 아이구만

이야기도사 (♡.212.♡.214) - 2023/11/19 13:30:56

왕이 삶아서 말린 씨앗을 나누어주었다고 옛날에 이야기를 본 적 있는것 같아요.ㅎㅎ

단차 (♡.252.♡.103) - 2023/11/19 13:33:06

저도 어릴 때 동화책에서 본게 생각나서 가져와봤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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