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탐내도 될까? (66회)

죽으나사나 | 2024.04.14 06:33:21 댓글: 33 조회: 292 추천: 1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60910
너를 탐내도 될까? (66회) 너한테 실망이야.

그자한테 납치당해 있은 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래서 곁에 사람들이 있을 땐 별게 아니라 생각했다.

그러나 삽시간에 찾아온 정적과 어둠은 호언장담하던 내 얕은 심리를 간파하기라도 하듯 바로 두려움이라는 선물을 선사했다.

무서웠다.

잡힐 것만 같았고 또 그 공간에 갈 것만 같았다. 어떻게 도망을 쳤는데… 또다시 돌아갈 것만 같아서 숨이 안 쉬어질 정도였다.

그래서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한 거였다. 잡히면 무슨 변을 당할지 몰라서 거친 비 사이를 뚫고 열심히도 뛰었다. 

한 여름에 쏘아 붙는 빗물의 온도는 당연히 차갑지는 않았지만 두려움으로 뜨거웠던 머리는 비에 맞자 차츰 식어가기 시작했다. 

뛰던 발걸음이 차차 느려지고 그 자리에 멈추었다. 

“쏴아아아—”

골목길에 들어선 그곳은 빗소리 외에는 조용했다. 

여기가 어디지…?

난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병원에 있던 내가 어느새 신발도 못 신은 채 밖으로 뛰쳐나왔고 무작정 뛰었던 그곳이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거친 바닥을 맨발로 뛰어서 그런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발바닥이 욱신거리며 통증이 올라왔다. 

전화…

다행히 휴대폰은 손에 쥐어있었다. 

한치의 고민도 없이 그 사람한테 전화를 했다. 

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

긴 다리로 하정의 집 아래 가로수를 툭툭 건드리던 서울이가 골목길에 들어서는 자동차 엔진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동네에 어울리지 않는 고급 세단인 검정 차는 서울과 멀지 않은 곳에서 멈추었고 차 내부는 찐한 선팅으로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내 조수석 문이 열렸고 누군가가 내리면서 그 얼굴을 확인했다. 

누나다.

무겁게 꾹 잠겼던 마음이 순간적으로 풍선을 단것처럼 위로 솟구치는 걸 느꼈다. 

하정을 본 기쁜 마음에 성큼 앞으로 내딛던 서울이 발이 멈추었다.  운전석에서 보고 싶지 않은 인물도 덩달아 내렸기 때문이었다. 

누나는 권기혁이 운전한 차에 같이 집으로 돌아왔다. 

권기혁은 보닛을 빙 돌아서 하정에게 다가갔고 많이 수척해진 그녀를 부축했다. 

”누나.“

하정은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권기혁은 그녀를 보살피고 있어서 앞에 있는 서울을 발견 못했고 그런 하정을 부른 건 서울이었다. 

”서울아…“

하정이 고개를 들어 서울을 확인했다. 

하정이가 마주한 서울의 얼굴에 그늘이 가득했다. 

“내가 누나를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서울의 입에서 부드럽던 평소와 달리 날선 음성이 쏟아져 나왔다.

”병원에 돌아와보니 사람은 없지. 전화는 딴 사람이 받지를 않나. 그 뒤로는 아예 꺼져 있는 전화에 내가 얼마나 미칠 지경이었는지 누나는 모르지!”

분명,

만나면 조용히, 차분하게 물어보고 싶었다. 

왜 권기혁이 집에 갔었는지. 무슨 일인지 정말 차근차근 물어볼 참이었다. 

근데 권기혁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하정을 보자 어느새 참고 참았던 이성이 엇나갔고 폭발했다. 

“연락은 해줄 수 있었잖아!”

화가 잔뜩 오른 서울이가 권기혁의 손이 닿은 하정의 팔을 거칠게 낚아챘다. 

“이봐요, 박서울 씨. 무슨 일인지도  모르면서 이렇게 사람을 다짜고짜 다그치면…”

“대표님.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그만 돌아가 주세요.“

참다못한 기혁이가 미간을 잔뜩 구긴 채 앞에 나서며 하정을 보호하려고 했고 하정은 그의 몸을 급히 막아서며 마주 섰다. 

기혁이 역시 기분이 확 잡쳤는지라 떠날 생각이 없었다. 

그대로 하정을 지나쳐 더 나아가려고 했다. 하정의 떨리는 손끝이 그의 셔츠 자락을 꽉 잡지만 않았더라면 기혁이 역시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떨고 있으면서도 나보고 가라고 하다니…

미간 사이가 확 구겨진 기혁이가 그제야 저를 간절히 올려다보는 하정과 눈이 마주쳤다. 말간 눈동자가 아련했다. 밤새 몸살로 입술은 부르터서 짝짝 갈라져 있었다. 이럴 때가 아니라 집에 들어가서 더 쉬어야 할 사람이었다. 

그렇게 몇 초를 응시하다 어느새 날섰던 눈매가 차분해지며 기혁은 잇새로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서 기다릴게요.”

“아니. 가세요. 그래야 해요.”

단호한 그녀의 말에 기혁이 헛웃음을 쳤다. 

그러나 그녀를 더 난감하게 할 생각은 없었고 자신은 지금은 이 자리를 떠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되면서 기혁은 뒤로 한발 물러섰다. 

“그래요. 제가 필요하면 전화하고요.”

자리에 굳은 채 꿈쩍을 안 하는 서울을 힐끗 쳐다보고는 세단 쪽으로 성큼 걸어갔다. 

기혁의 차가 유유히 떠나자 하정은 그제야 몸을 돌려 아직도 제 팔을 꽉 잡고 있는 서울을 쳐다보았다. 

서울이가 화가 났다. 

그때 호텔 라운지에서 마주쳤던 그 화난 얼굴임이 틀림없었다. 

“말해 봐. 왜 권기혁이네 집에 갔었는지. 난 도저히 납득이 안 가니까.”

다행히 아까보다는 조금 화를 삭인 목소리였다. 

“미안해. 혼자 있으니 갑자기 무서웠고 그래서 무작정 병원 밖으로 뛰쳐나갔는데… 어딘지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

하정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뒷말을 못 잇자,

“권기혁한테 연락을 했다고?”

서울이 음을 올리며 묻는 말에 하정은 그저 조용히 머리를 끄덕이었다. 

하,

서울의 입에서 실소가 나갔다. 

“그 순간에도 권기혁을 생각했던 누나가 참… 권기혁을 잊으려고 한 거 아니었어? 내가 도와준다고 했잖아. 왜 그러는 거야? 강은서 얼굴은 어떻게 보려고 그러는 거야?!”

따지 듯이 하정을 몰아붙이면서 또 겨우 잠재웠던 욱한 감정이 치고 올라왔다. 

하정은 아무 말을 못 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나를 봐. 윤하정.”

답이 없었고 움직임도 없었다. 서울은 그녀의 뾰족한 턱 끝을 들어 올렸다. 

들려진 얼굴에 시선은 그제야 서울과 억지로 마주하게 되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표정의 하정이. 

흔들리는 갈색 눈망울이 오늘따라 짜증이 났다. 

“… 미안해. 서울아.“

제 아래 입술을  꾹 깨물고 있던 그 작은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뭐가 미안한데?“

조소하 듯 서울이가 캐물었다. 

”너한테 연락을 못 해서.“

네가 아닌 대표님한테 연락을 해서.

뒷말은 하정에 의해 삼켜졌다. 

서울은 하정의 그 말에 뭔가를 더 말하려다 입을 꾹 다물었다. 제 눈을 피하려고 하는 하정의 눈을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 

“도저히 포기 못 하겠어? 권기혁을.”

서울이가 아픈 하정의 정곡을 무참히 찔러댔다. 

“아니. 그게 아니라…”

“됐어.”

그녀의 팔을 잡았던 손을 놓았다. 

“너한테 실망이야. 윤하정. 우리, 그만 끝내.”

서울은 그 말을 끝으로 하정의 옆을 매정하게 스쳐 지나갔다. 

하정의 돌처럼 굳은 몸은 저에게서 멀어져 가는 서울을 잡을 여력이 없었다. 그저 멍하니 앞만 응시했다. 

골목길의 끝에 검정 외제차가 시동을 끈 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간다고 했던 기혁이가 아무래도 하정이 걱정이 되어 멀지 않은 곳에 주차를 하고 주시하고 있었다. 

얼마 안 지나 깨나 상처받은 얼굴을 한 서울이 모습이 보였다. 주위에 뭐가 있는지 관심이 없었고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그곳에서 사라졌다. 

어젯밤,

안달 나고 화났을 박서울에게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 안 한 채 부러 하정이가 제 집에 있다는 말만 흘리고 휴대폰 전원을 꺼버렸다. 전화가 왔었다는 말을 하정에게 끝까지 하지 않았던 건 이제 와서 박서울한테 조금 미안함이 들었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았다. 하정의 옆에서 기웃거리는 저 애송이를 떨궈야 했으니. 

왜지?

저 자신에 묻고 입꼬리를 한쪽만 올려세웠다. 

하정의 옆에 항상 있던 박서울이 거슬렸고, 이제 그 장애물을 걷어내는 건 제 일이 되었으니. 

나쁜 새끼라 칭해도 어쩔 수 없었다. 이미 저는 은서나 윤하정에게 개새*는 되어 있었으니. 

올라갔던 입매를 내리며 기혁은 차에서 내려 하정이네 집 앞까지 걸어갔다. 

집안으로 들어갔는지 하정의 모습은 안 보였다. 

한참을 물끄러미 하정이가 살고 있는 빌라를 올려보던 기혁은 휴대폰을 꺼내 이한에게 문자를 보냈다. 

***
"... 은서야."
이한에게 문자를 보내던 중 새로운 메시지가 떴다.
은서한테서 온 문자였다.
<아저씨. 이제야 말하게 되어서 죄송해요. 저 2주 뒤에 스페인으로 가요.>
상상도 못한 문자에 기혁은 그 길로 은서네 집으로 향했다. 초인종을 누르니 저번과는 다르게 은서가 바로 나왔다.
스페인이라니...
갑자기 무슨 소리인지 감이 잡히지 않은 기혁이가 그녀의 해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자 보고 오신 거죠?"
오늘따라 유독 밝은 은서와 마주한 기혁은 웃을 수가 없었다. 은서가 이상한 소리를 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어쩌죠? 남자친구가 금방 올 거라 안까지는 못 들어갈 거 같아요."
미소를 지은 은서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들썩이는 제스처까지 보태어 말했다.
"무슨 말이야, 갑자기."
그냥 듣고 있기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말 그대로예요. 남자친구가 스페인으로 갈 기회가 생겼고 저는 일단, 한 달 정도 여행을 해보려고요."
태연하게 뱉는 은서의 말에 기혁이 너털웃음을 지었다.
누가 그런 말에...
"은서야."
"어, 준우야. 왔어?"
뭐라도 말하려던 기혁의 등 뒤에서 낯선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은서는 그를 몹시도 반갑게 맞이했다. 남자는 금방 기혁의 앞에까지 다가왔다.
남성 평균 키 이상인 약간 가무잡잡한 피부 톤의 남자. 입매를 살짝 올릴 때 인상 깊었던 건 한쪽 볼에 깊이 팬 보조개였다. 기혁이가 본 사내는 피부 색깔 와는 다르게 순둥순둥한 이미지의 남자였다.
"아저씨, 전에 내가 얘기한 적 있죠? 오랜만에 동창을 만난 적 있다고요. 그 동창이에요. 이름은 신준우. 지금은 제 남자친구고요."
어느새 준우의 팔을 조용히 감은 은서가 밝은 톤으로 기혁에게 그를 소개했다.
장난을 친다고만 생각했던 은서가 정작 남자까지 등장시키며 그럴 듯 얘기하자 기혁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그 자리에 정지되었다.
강은서.
너...
아니란 것쯤은,
그 정도는 기혁이도 알고 있었다.
"단둘이 얘기하고 싶은데."
은서만 바라보는 눈길이 짙었다.
준우의 팔소매를 꼭 잡고 있던 은서가 난감한 기색을 보이며 준우한테 고개를 돌렸다.
"미안, 나 아저씨랑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러는데 먼저 들어가 있을래?"
준우는 그런 은서가 난처하지 않게 바로 고개를 끄덕이었고 앞에 있는 기혁에게 간단히 목례를 하고 은서네 집으로 들어갔다.
준우가 들어가고 현관문이 닫히는 걸 확인한 기혁이가 은서의 얼굴을 살폈다. 여전히 옅은 미소를 머금은 은서는 낯설었다. 

그렇게 웃지 마… 

이게 아니잖아. 은서야. 

마음이 착잡해진 기혁이 미간이 서서히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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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101.♡.99
글쓰고싶어서 (♡.136.♡.182) - 2024/04/14 10:08:34

은서는 신분땜에 하정땜에 자신이 기혁한테 사랑으로 다가가는것을 거부하네요,씁쓸합니다..처음부터 봐온 작품이라 쭉 보려구요,작가님 수고하세요.

죽으나사나 (♡.101.♡.99) - 2024/04/14 11:27:16

어쩌다보니까 은서는 그런 인물이 되어 버렸네요.

힘나요 (♡.208.♡.74) - 2024/04/18 07:12:40

잘 보고 갑니다 ㅎㅎㅎ

힘나요 (♡.208.♡.74) - 2024/04/18 07: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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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나요 (♡.208.♡.74) - 2024/04/18 07:13:20

잘보고 갑니다 ㅎㅎㅎ

힘나요 (♡.208.♡.74) - 2024/04/18 07:13:32

잘 보고 갑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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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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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나요 (♡.208.♡.74) - 2024/04/18 07:15:31

힘나요 (♡.208.♡.23) - 2024/04/25 13: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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