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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되지 않은 END

0순이 | 2002.01.11 10:22:18 댓글: 1 조회: 6733 추천: 4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383
  세상에 태여 나서 처음으로 가슴이 아프다는게 뭔지를 알았습니다. 나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그 사람이랑 헤어지고 나서.
  4년을 한 사람만 바라보며 행복해 했던 나였기에 갑자기 세상 끝에 내동댕이 쳐진 기분이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페인이 돼버린 기분이었습니다. 첫사랑은 의례 그런거라는 선배님들의 위로를 눈물로 씹어 삼키며 이젠 혼자라는 사실에 제법 익숙해져 갈 무렵, 나에게로 한 남자가 다가왔습니다.
  그 사람은  “해피엔드” 라고 부릅니다. 좋은 결과라는 의미의 아이디를 보는 순간 따뜻한 감동을 느끼며 나는 인사말을 건넸고 이렇게 우리의 만남은 진실이나 허위로 간단히 이름 지을 수 없는 제3의 공간--인터넷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메말라 가는 인간의 정감을 가슴아파하며 네모난 컴퓨터를 마주하고 진실 아닌 진실을 열심히 갈구하는 불쌍한 인간들 사이에 끼여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끄나불을 쫓고있던 나에게 그와의 대화는 신선한 것이었습니다.그 사람은 무척이나 낙관적인 사람 같았습니다. 이렇게 살아도 한 생, 저렇게 살아도 한 생인데 같은 값이면 분홍치마라고 아름답고 좋게 끝나는 한 생을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또 그걸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다고, 충실한 하루 하루가 행복하기만 하다고…
  사랑에 대해, 인간에 대해, 이 세상에 대해 실의를 품은 채 시뿌연 나날을 보내던 나에게 있어서 그는 정녕 한줄기 해맑은 해빛이었습니다. 점차 컴퓨터를 마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와의 대화 속에서 행복해 하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얘기를 하고 있노라면 가슴이 따뜻해  지고 차분해져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이야기 속에 끌려 들어가군 하였습니다.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그의 사고방식은 모든 것에 실망해 있는 내게 약이 되어 주었습니다. 때로는 오빠처럼 때로는 애인처럼 내 아픈 상처를 쓸어 안아주고 보듬어 주었습니다. 그는 어떤 모습일까?  키는 클가?  잘 생겼을가?  지금쯤  뭘하고 있을가?  모든게 궁금해 지기  시작했고 내 머릿속은 언제부턴가 그 사람에 대한 상상으로 꽉 차있었습니다.
  그도 가끔은 나에 대한 궁금증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우리는 서로가 조심스레 만남을 회피하고 있었습니다. 처절한 삶의 현장에서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아름다움은 이미 얼마 남아있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기에.
  기대와 실망, 상상과 현실, 이 사이를 오가며 하나씩 하나씩 아름다움을 잃어가는 삶.
  해피엔드: 어느 계절을 좋아하세요?
  어느날 그가 물었습니다.
  님프: 눈이 내리는게 좋아요.
  해피엔드: 겨울을 좋아한다는 얘기네여, 눈은 착한 사람들이 사는 곳에만 내린답니 다.  하늘의 축복이니까. ^_^
  그가 길다랗게 대답했습니다.
  님프: 그래서 요즘은 눈이 적게 내리나 보죠?
  님프: 속이고 속고, 자기만을 위한 세상이니까.
  한참은 무거운 침묵이 흘렀습니다.
  해피엔드: 우리 만납시다.
  님프: ?
  해피엔드: 하늘이 축복하는 날 만나기로 합시다. 예정돼 있는 만남이 아니긴 해도 언젠가큰 눈이 내리는 날 축복 받는 만남을 만들어 보시죠?
  요즘도 우리는 서로가 누구인지를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여전히 서로에 대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하얀 눈이 내리는 그 날 하얗게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


****************************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항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
                                                <홀로서기>에서.

* 네로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2-06-03 06:01)
* 네로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2-06-24 10:27)
추천 (4) 선물 (0명)
IP: ♡.99.♡.208
예진사랑 (♡.219.♡.144) - 2002/06/25 13:09:53

그러나 얘기하고 싶은건..
여긴 어디까지나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사이버세상이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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