地球上唯一的韓亞 31~33

단차 | 2023.11.15 22:58:08 댓글: 2 조회: 192 추천: 1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17880
31


 경민은 살고 있던, 낡고 규모가 크지 않지만 어째선지 괜찮은 분위기를 풍기는 빌라를 통째로 사들였다. 한아는 잘 이해하지 못한 각종 기술들로 받은 특허를 큰 회사들에 팔아서 번 돈으로 말이다.


 “대기업의 배를 불리러 여기 온 건 아니지만 급전이 필요하니…… 부끄러워.”

  그런 급작스러운 결정을 내린 것은 경민에게 잠수함을 축조할 공간이 필요했고, 건물의 지하가 가장 적당한 장소로 보였기 때문이다. 

  건물주가 되었는데 우주적 기준에선 엄청 가난한 거라니 우습고 이상한 일이었다. 지구의 화폐로는 갚을 수 없는 빚, 한아를 만나러 오기 위해 든 비용 때문에 경민은 계속 묘한 심부름들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수만 년 전에 내란을 피해 지구로 도피해 심해에서 살고 있으리라 추측되는 망명객들에게 고향의 내란이 종식되었다는 소식을 알리러 가야 한다고 했다.

  “무슨 내란을 수만 년씩 하는 거야?”

  “그래서 우주 자유 여행권은 전쟁이 없는 별에만 주어지는 거야. 대단한 명예지.”

  “으으, 금방 또 자기 문명 자랑했어, 약간 재수 없다.”

  재수 없다는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친해진 둘은 한껏 기이한 상황에서도 수월하게 지내고 있었다. 지하에 철문을 설치하고 방음재를 잔뜩 붙여 만든 작업실에 한아는 거의 매일 방문했다.

  “심해 잠수함이라는 거, 어디서 살 수도 없고 골치 아프네.”

  “부품 하나 구하기가 이렇게 번거로워서야…… 국제 무기상한테 연락해야 할 판이야. 잘못하면 CIA한테 쫓기겠다. 국정원도 골치 아팠구만. 재밌어? 구경하는 거 지루하지 않아?”

  “응. 어디 가서 쉽게 할 수 있는 구경은 아니잖아.”

  “어차피 매일 올 거면 그냥 여기 살면 안 돼?”

  한아가 놀라자, 경민이 얼른 덧붙였다.

  “입주자 하나가 나간대. 같이 살자는 게 아니라 그냥 조그만 방을 하나 주겠다고. 같은 건물에 살자는 거야.”

  “흠, 나야 그러고 싶지만 엄마 아빠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네.”

  그러나 한아의 엄마 아빠는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좁은 집에 다 큰 딸을 데리고 살기 싫었던 모양이다. 뭔가 섭섭한 기분이 왕창 들 정도였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부모님을 위해서 같이 살고 있었던 부분도 없지 않았는데 사실 부모님 쪽은 딸을 그렇게나, 그렇게나 내보내고 싶었던 건가? 한아는 툴툴거리며 남들에게는 쓰레기 더미로 보일 법한 짐을 싸들고 경민의 건물로 이사했다.

  경민의 꼭대기 층 바로 아래에 방을 얻은 한아는 독립된 공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경민은 바로 옆에 있다가도, 혼자 있고 싶은 낌새를 조금만 보이면 눈치껏 피해주었기 때문이다. 지구인보다 눈치가 낫다니. 감각 변환기가 아주 예민한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 집에 익숙해져갈수록, 또 경민에게 익숙해져갈수록 짧은 대화나 식사를 위해 복도를 빙 돌아 건물의 다른 쪽 모서리에 있는 계단을 이용하기가 상당히 귀찮아졌다. 

  어차피 바쁜 다람쥐들처럼 오락가락할 게 뻔한데 뭐하러 둘러가나 싶어졌던 것이다. 두 사람은 가볍게 합의를 했다. 유리 남편은 바쁜 와중에 흔쾌히 경민의 층과 한아의 층을 잇는 간이 계단을 시공해주러 서울에 들렀다. 결국 두 집은 복층 구조의 한 집이 되었다.

  이윽고 아래층은 한아의 공간, 위층은 경민의 공간이었던 경계 구분마저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한아는 어느 날 아침 눈을 떠, 외계인과 완전히 동거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자연스럽고 단계적으로 진행된 일이었다.

  여러 난항이 있었지만 그새 잠수함이 완성되었고, 경민은 빌린 트럭에 그 알 수 없는 물건을 싣고 잠시 떠나야 했다. 

  경민을 보내고 한아는 빈집에 혼자 남겨졌다. 낡은 집의 구석구석에선 원래 누구 것이었는지도 모를 잡동사니들이 굴러나왔다. 한아는 창고를 정리하고, 욕실의 깨진 타일들을 교체하고, 냄새가 나는 곳엔 콩기름으로 만든 향초를 피웠다. 비닐봉지들을 모아 꽃모양으로 접어 정리하다가, 문득 생각했다. 역시 보고 싶네. 보고 싶잖아.

  그렇지만 뭔가 달랐다. 원래의 경민을 보냈을 때의 그런 몸이 간질간질하고 신경이 쏠리고 불안해지는 보고 싶음이 아니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심해를 헤매고 있어도 이어져 있는 보고 싶음이었다.

  기다리는 게 즐거울 수도 있구나. 이건 또 새로운데? 한아는 계단에 앉아 생각했다.

   

   

 32


 “주말에 고래 보러 갈래? 고래 좋아하지?”

  경민이 물었을 때, 한아는 얼떨떨하게 되물었다.

  “잠수함 타고?”

  “아니. 아픈 고래들이 해안에 올라올 거 같아. 도와주러 가자.”

  알고 보니 우주의 고래형 지능체들은 지구의 고래들을 매우 걱정해서, 그들을 돕기 위해 무슨 단체인가를 만들었다고 한다. 잘사는 친척이 못사는 친척을 돌보는 것 같다고 한아는 생각했다.

  왜 인류는 고래들에게 더 친절하지 않을까, 부끄러우면서도 직접 고래를 만나는 것 자체는 신이 났다.

  새벽 고속도로를 달려 포항 근처 바닷가에 도착하자, 정말로 십여 마리 고래들이 상당히 상태가 좋지 않은 모습으로 뭍에 올라와 있었다.

  “사람들이 보겠다. 고래 맛있다고 사람들이 좋아해. 이때다, 하고 잡을지도 몰라.”

  “응, 그전에 얼른 돌려보내야지.”

 
 경민이 주섬주섬 커다란 연질 캡슐들을 꺼냈다. 아주 큰 알약처럼 보였다. 한아의 팔뚝만한 것도 있고 허벅지만한 것도 있었다. 저걸 삼키려면 고래라도 목이 아플 거야, 한아는 멀찍이 서서 생각했다.

  “약효가 돌 때까지 기다려주자. 고래랑 얘기할래?”

  경민이 트렁크에서 오래된 라디오를 꺼내오며 말했다.

  “라디오로?”

  “이래 봬도 고래형 지능체를 위한 통역기라고. 나사에서도 탐을 낼 물건이야. 보통 고래들한테도 어느 정도는 통할 거야. 겁내지 말고 가까이 와.”

  한아는 제일 작은 고래에게 가까이 갔다.

  “안녕?”

  —배 아파.

  “많이 아파?”

  —숨쉬기 힘들어.

  “물을 좀 뿌려줄까?”

  —뭐가 잘못됐지?

 
 고래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한아는 죄책감을 느꼈다. 바다가 엉망이 된 걸 생각하면 인류가 괜찮은 종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졌다. 온갖 쓰레기를 버리고 오폐수를 흘려보내고 뜨겁게 만들고 유조선을 침몰시킨 다음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있었다.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배 아파. 뭐가 잘못됐지?

  —숨쉬기 힘들어.

  —오징어들은 다 어디 간 거야?

  —뭐가 잘못됐지?

  “대화가 반복되기 시작했어.”

  한아가 경민을 바라보았다.

  “응. 뭐가 잘못된 건지 고래들은 모르고, 알 수 없을 거니까…… 보호해줘야지.”

  경민이 작지만 강력한 견인기로, 고래들을 다시 바다에 끌어 넣어주었다. 고래들이 멀리 갈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었는데, 허리까지 물에 젖은 경민은 전혀 추워하지 않았다.

 

  한아가 경민이 일하는 현장에 자주 따라간 건 아니었다. 한아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고, 경민은 한아가 위험에 노출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대개의 날들엔, 저녁을 먹고 나서 여유롭게 망원경으로 다른 우주를 구경했다. 

  한아는 낡은데다 그리 크지도 않은 망원경이 대체 어떻게 기능하는지 알 수 없었고, 렌즈가 몸의 일부라는 경민의 말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다른 문명들에 대해 잔잔한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엔 경민의 별을 구경했다. 별 전체가 황철광처럼 빛났다. 종종 익숙한 초록빛들도 보였다.

  “사람들인가?”

  “아, 사람들 반 렌즈 반인 것 같다.”

  그쪽도 이쪽을 보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경민의 형제자매라 해야 할지, 뭐라고 불러야 할지 알 수 없는 개체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강한 집단 무의식 때문에 경민이 한아를 사랑하면, 그 별 전체가 한아를 사랑한다고 했다. 한아 역시 어째선지 우주를 건너오는 그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표면적이고 의식적인 것은 각자의 것이었지만, 더 깊은 곳은 강하게 묶여 있는 별이었다. 한아는 그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사랑이 약간 난감했지만 싫은 기분은 아니었다.

  “내 생각에 우리들은 곧 뿔뿔이 흩어질 것 같아. 모두 저길 떠나게 될 거야.”

  경민이 심각하게 미간 사이에 주름을 네 개쯤 만들고 말했다. 그럴듯한 표정이었다.

  “왜, 근사한 곳 같은데?”

  “하지만 저긴 너무…… 컴포트 존Comfort zone이야.”

  “그게 뭐가 나빠?”

  “안락하고 평화롭지만, 고민 없이 출아법으로 끝없이 자기 분열하는 것에 이제 모두 질린 거야. 이주율이 순식간에 늘 거야.”

  “너처럼 모두 떠나게 될까?”

  “응, 망원경 너머의 누군가를 찾아 떠나겠지. 내가 좀 유행시킨 것 같아서 책임감은 느끼는데……”

  “그 출아법이란 거 대체 어떻게 되는 거야?”

  한아는 물어보고 싶기도 물어보고 싶지 않기도 했지만 결국 물어보았다.

 
 “몸에서 조그맣게 자라나기 시작해서 일정한 크기가 되면 분리되는 거지. 하지만 난 분열하지 않을 거야.”

  “왜?”

  “나와 똑같은 누군가는 외로움에 전혀 도움이 안 돼.”

  한아는 문득 기분이 묘해졌다. 경민의 고향 사람들이 사랑하는, 혹은 사랑하게 될 우주 곳곳의 존재들을 생각했다. 

  집단 무의식 때문에 경민은 그 사랑도 희미하게나마 감지하고 함께 느끼고 또 꿈꾸고 있을 텐데, 질투가 났다. 사랑을 독점하고 싶은 질투인지, 아니면 그런 수많은 사랑의 지류들을 함께 느끼고 싶은 질투인지 분명치 않았다.

  며칠 후 조심스럽게 그 얘기를 하자 경민이 정색을 했다.

  “그렇지만 아직 대다수는 망원경 앞에서 짝사랑만 하고 있다고! 난 우리 세대에서 유일한 존재야. 직접 너한테 온 건 내가 처음이야. 그 희소성을 좀 알아줘.”

  “용감했네.”

 

  “다들 컴포트 존을 벗어나야 해. 자유 여행권도 있으면서 뭉개고 있으면 곤란하다고.”

  그랬으면 좋겠다, 다들 날아가서 부딪치면 좋겠다. 한아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경민이 와준 건, 왠지 대놓고 인정하긴 싫었지만 행운이었다. 우주적 행운. 한 반광물 생명체의 획기적 진화. 대단한 희생을 기반으로 한 기적. 뭐라고 이름 붙이든 간에 한아는 망원경 앞의 저녁들이 좋았다. 가끔은 점점 좋아지는 게 경민인지, 그 저녁 시간들인지 헷갈리기도 했지만.

  소리 없이, 먼 우주의 휘어진 빛들이 두 사람의 저녁에 내려앉았다.

   

   

 

 33


 휴화산 속에 우주선을 숨겨놓았는데 갑자기 화산 활동이 시작되었으니 우주선을 예인해달라거나, 청소년 외계인이 지구로 가출한 것 같으니 찾아달라거나, 지구의 자원을 불법으로 유출하는 무리를 색출해달라거나 하는 다소 무리한 지령이 경민에게 떨어지곤 했다.

  한아가 가장 충격을 받았던 일은, 우주의 사악한 무기상들이 지구의 유네스코 지정 문화재 밑에 다량의 무기를 묻어놓았을 때였다.

  “아니, 남의 행성 귀한 문화재 밑에 그게 무슨 막돼먹은 짓이래? 문화재를 화약고로 쓰다니 어떻게 그런 짓을 해?”

  “그러니 말이야. 지구의 무기들보다야 훨씬 안정적이긴 한데, 그걸 파내야 하는 내가 도굴꾼으로 오해받지 않는 게 문제다……”

  그 임무는 큰 곤란 없이 끝났지만, 때로 아슬아슬하게 실패하는 경우도 있었다. 빚을 갚아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한아는 어쩐지 그게 자기 탓인 것만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째서 우주 전체가 그렇게 자본주의적인 거지? 지구랑 그렇게 다를 것도 없잖아.”

  “미안, 기왕이면 부자 외계인이면 좋았을 텐데 가난해.”

  그러고는 경민은 망원경을 틀어 먼 곳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기 위해 행하고 있는 다양한 노력들을 보여주었다.

 

  “한때 저 별에는 괴로울 때 몸의 가장 연약한 부위에 귀한 결정이 맺히는 이들이 살았어. 그 사람들은 그 결정을 최고 단위 화폐로 인정해주었지. 더 고통스러운 사람들에게 더 큰 대가를 주기 위해서.”

  “그런데 어째서 지금은 저렇게 폐허야?”

  “시간이 지나자 모두 자해를 시작했거든. 비극과 고통과 그로테스크에 중독되어버렸어. 오이디푸스는 저기 가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거야.”

  경민은 다시 망원경을 조정했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한아가 눈을 비비며 물었다.

  “아무것도 없으니까. 저 좌표에는 예전에 기회와 가능성, 평행 우주를 거래하는 별이 있었어. 하지만 내부로 폭발해서 사라지고 없지. 말이 좋아 가능성이지, 가능성이야말로 너무 압축된 개념이라 잘못 다루면 위험해.”

  “우울하네. 우리는 언제까지나 빚쟁이들인 건가.”

  그러나 경민은 오래된 생물답게 현실적이긴 해도 회의적이진 않았다.

  “하지만 전 우주가 자본주의가 불완전하다는 생각에는 동의하니까. 새로운 노력들과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이 가혹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몰라. 지구도 재밌는 샘플이니 어쩌면 여기서 아주 다른 대안이 탄생할지도 모르고.”

  한아는 우주에서 공인되지 않은 화폐를 가진 별, 자각은 없긴 해도 알고 보면 이토록 가난한 변방의 별에 태어난 것이 새삼스러웠다.

  다행히 아폴로와 주영은 외화를 잘 벌어들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주영이 아폴로의 공연 영상이 담긴 알 수 없는 재생기를 보내왔는데, 둘 다 아주 좋아 보였다. 재생기는 한 번밖에 재생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저작권 때문이었다.

   

   


 

로즈박님이 100포인트 선물하셨습니다.
추천 (1) 선물 (1명)
IP: ♡.252.♡.103
로즈박 (♡.43.♡.108) - 2023/11/16 07:24:09

굿모닝~~단차님..빠짐없이 매일 올려주셔서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네요..ㅎㅎ
여긴 비가 와요..
기분이 뽀송한 하루 보내용~~

단차 (♡.252.♡.103) - 2023/11/16 07:29:11

굿모닝 로즈박님, 여기도 날씨가 흐렸어요. 아직 오지는 않는데요, 오늘 비가 오긴 온대요.
그래서 어디도 안 가려고요. ㅋㅋ

즐감해주시니 기분이 좋네요. 선물 감사드려요 (◍•ᴗ•◍)
로즈박님도 기분은 뽀송한 하루가 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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