地球上唯一的韓亞 11

단차 | 2023.11.13 13:05:43 댓글: 4 조회: 149 추천: 2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17290
11


 

  주영은 일주일에 걸쳐 만남에 응한 세 명의 진술을 재확인하고 있었다. 

  한 명은 유학 준비생이라 학원 앞에 찾아가야 했고, 나머지 둘은 회사원이라 각각의 회사 근처에서 만났다. 

  미디어학부가 아닌 경찰대에 진학해야 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혹은 탐정 제도가 있는 나라에서 태어나야 했다고 뒤늦게 진로에 대한 성찰을 하는 주영이었다.

  마지막 회사원이 확신 없이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녹색 섬광요?”

  놀라는 티를 내지 않으려 애쓰며 주영이 되물었다.

  “그게 제가 확실히 봤다고 말씀드리기에는 뭐한데, 아무래도 저도 꽤 놀란 상태였으니까요. 하지만 한순간 눈앞이 아주 강한 녹색으로 번쩍했어요.”

  “유용한 정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주 큰 도움이 되었어요.”

  세 명 다 같은 진술을 하고 있었다. 녹색 섬광. 요전날 저녁에 주영의 창밖에도 그런 불빛이 스쳐가지 않았던가? 캐나다가 아닌 서울 한복판이었지만. 

  주영은 아폴로에게 일어난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어쩌면 자신과도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혼란에 빠졌다. 팬클럽 관계자의 소행인가? 설마 팬클럽 운영에 불만을 품고 이 모든 짓을? 아득한 의문이었다. 

  주영은 팬클럽 운영을 공정하게 하려고 항상 노력했다. 권력욕 같은 건 없었다. 돈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투명하게 관리하고, 회원들끼리 갈등 상황을 해결하고, 공연장 예절을 다잡는 정도였다. 

  다른 팬클럽들과 비교해서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모두 불만이 없는 건 아니었다. 

  얼굴 붉힐 일 많고 번거로운 상황에 자주 놓이면서도 계속해온 것은, 팬클럽이 망하기 시작하면 얼마나 쉽게 끝장나는지 잘 알기 때문이었다. 욕을 먹어가면서도 아폴로를 지켜주고 싶었다. 그런데 만약 자신 때문에 아폴로가 화를 당한 것이라면?

  생각에 빠져 있는 주영의 주의를 끌며, 앞의 남자가 말했다.

  “아폴로씨 정말 실종일 줄은 몰랐어요. 홍보의 일종인가, 그렇다면 이상하네, 했었죠. 쑥스럽지만 저도 팬이었는데 걱정이네요.”

  “팬이시군요…… 그럼 별건 아니지만 사인 CD라도 감사의 표시로……”

 

 “꼭 무사히 돌아오시길 바랄게요.”

  남자가 가고 나서도 주영은 한동안 계속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런 순간에도, 주영의 머릿속을 맴도는 선율은 아폴로의 것이었다. 가끔은 자기 전에 흥얼거린 노래가, 깨어나서도 그대로 이어질 정도였다.

  나는 꿈도 안 꾸나보다, 주영은 아침마다 웃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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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234.♡.82
로즈박 (♡.43.♡.108) - 2023/11/13 16:53:02

좀 길~게 올려주시지..
깍쟁이시네..ㅎㅎ

단차 (♡.234.♡.82) - 2023/11/13 17:10:47

여기는 하루에 게시글 다섯 개밖에 못 올린다네요. 내일 다섯 편 올려드릴게요.

이 소설은 제가 좋아해서 세번 네번 읽었어요.ㅋㅋ

정세랑 작가는 넷플릭스에서 볼수 있는 "보건교사 안은영"의 원작자인건 아시죠? 저는 이 작가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참 마음에 들고 재밌더라고요.
로즈박님, 오늘도 찾아와주셔서 고마워요. 내일 여기서 또 뵐게요.ㅋㅋ

산동신사 (♡.224.♡.187) - 2023/11/13 18:08:21

잘보았습니다. 팬클럽에 관해서 많이 알게 된것 같습니다. 쉬운일이 아니네요.
내일 또 보러 오겠습니다. 수고 했어요.

단차 (♡.234.♡.82) - 2023/11/13 18:31:42

팬클럽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네요. 저는 샤이팬이라서 저정도는 못 할 것 같아요.
산동신사님 오늘도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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