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화원 ㅡ "땅을 조금 가질 수 있을까요?"

단밤이 | 2024.01.12 08:33:49 댓글: 12 조회: 652 추천: 2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39675
The Secret Garden

(비밀의 화원)


"땅을 조금 가질 수 있을까요?"
어찌나 빨리 달렸는지 메리가 방에 도착했을 즈음에는 숨이 턱에 찼다. 앞머리는 마구 헝클어진 데다, 두 볼은 밝은 분홍색이었다. 점심은 이미 차려져 있고, 마사가 바로 곁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가씨, 좀 늦었어요." 마사가 말했다. "어디 계셨을까요?"
"나 디콘을 만났어!" 메리가 말했다. "디콘을 만났다고!"
"걔가 올 거라구 생각하였어요." 마사가 기쁨에 겨워 말했다. "제 동생 마음에 드셔요?"
"나는, 내가 보기엔, 디콘은 아름다워." 메리가 단호하게 말했다.
마사는 허를 찔린 듯했지만, 기쁜 표정도 숨기지 못했다.
"음." 마사가 말했다. "걔는 태어났을 때부터 최고였어요. 허지만 우리 가족은 걔가 잘생겼다구 생각한 적 없어요. 코가 너무 위로 들렸으니깐요."
"나는 그렇게 들린 코가 좋아." 메리가 말했다.
"그리구 눈은 너무 댕그랗구요." 마사가 살짝 의구심을 느끼며 말했다. "뭐냐, 눈동자 색깔은 예쁘지만요."
"난 동그란 눈이 좋아." 메리가 말했다. "그리고 눈동자색깔은 황무지의 하늘과 똑같아."
마사가 흡족한 듯 환하게 웃었다.
"어머니는 걔가 항상 고개를 들어 새들하구 구름을 바라봐서 눈동자가 그런 색이 되었다구 말하셔요. 허지만 디콘은 입이 너무 크다니깐요, 그렇지 않아요?"
"나는 디콘의 입이 커다래서 좋아." 메리가 고집스럽게 말했다. "내 입도 그랬으면 좋겠어."
마사가 기꺼운 듯 깔깔 웃었다.
"아가씨 얼굴에 그렇게 큰 입이 달리면 아주 우스울 거여요." 마사가 말했다. "아가씨가 디콘을 만나면 그렇게 생각헐거라구 생각했어요. 꽃씨하구 원예 도구는 마음에 들었어요?"
"디콘이 그것들을 가져왔는지 어떻게 알았어?" 메리가 물었다.
"제 동생이 그걸 안 가지구 오리라는 생각은 눈곱만큼두 허지 않은걸요. 그것들이 요크셔에 있는 한 디콘은 꼭 가져올 거여요. 그만큼 믿음직한 아이니깐요."
메리는 마사가 혹시라도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계속할 까봐 전전긍긍했지만, 마사는 그러지 않았다. 마사는 씨앗과 원예 도구에 무척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메리를 당황하게 한 순간이 딱 한 번 있었다. 마사가 꽃씨를 어디에 심을 작정인지 물었던 것이다.
"그 문젤 누구한테 물어보았어요?" 마사가 물었다.
"아직 아무에게도 안 물어봤어." 메리가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
"음, 저라면 수석 정원사한테는 안 물어볼 거여요. 그분은 너무 으스대니깐요. 로치 씨 말이여요."
"그 사람은 본 적도 없어." 메리가 말했다. "정원사 조수들과 벤 웨더스태프 영감님밖에 못 봤어."
"제가 아가씨라면 벤 영감님한테 물어볼 거여요." 마사가 조언을 해주었다. "많이 괴팍허시기는 해두, 겉으로 보이는 거에 반두 나쁜 분이 아니여요. 크레이븐 씨는 그 영감님이 원하는 대루 하게 해주세요. 왜냐면 벤 영감님은 크레이븐 부인이 살아계셨을 때두 여기서 일했구 언제나 마님에게 웃음을 선물해주신 분이니깐요. 마님이 그 영감님을 좋아하셨어요. 아마 그 영감님이라면 어디 사람들 눈 안 띄는 곳에 땅을 찾아주실 거여요."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고, 아무도 가지려는 사람이 없고, 아무도 내가 그 땅 가지는 걸 싫어하지 않으면, 그곳을 내가 가질 수 있을까?" 메리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안 그럴 이유가 없잖아요." 마사가 대답했다. "아가씨가 피해를 주는 것두 아닌데."
메리는 최대한 빨리 점심을 먹었다. 테이블에서 일어나자마자, 제 방으로 달려가 다시 모자를 썼다. 그런데 마사가 메리를 불러 세웠다.
"아가씨한테 말헐 게 있어요." 마사가 말했다. "점심을 먼저 드셔야겠다 싶어서 기다렸어요. 오늘 아침에 크레이븐 씨가 돌아오셨는데, 아가씨를 보구 싶어하시는 모양이어요."
메리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사라졌다.
"저런!" 메리가 말했다. "왜! 대체 왜! 고모부는 내가 왔을 때는 보고 싶어하지 않으셨잖아. 고모부가 그러셨다고 피처 씨가 전해줬는데."
"음." 마사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메들록 부인은 그게 제 어머니 때문이라구 하셔요. 어머니가 스웨이트 마을에 가셨다가 주인님을 만나셨어요. 어머니는 지금껏 한 번두 주인님한테 말을 건 적이 없지만, 주인마님은 예전에 저희 집에 두세 번 오신 적 있어요. 주인님은 잊으셨지만, 어머니는 안 잊으셨죠. 그래서 마음 단단히 먹구 주인님을 불러 세웠어요. 어머니가 아가씨에 대해서 뭐라구 하였는지 모르지만, 그 말 때문에 주인님이 내일 다시 떠나시기 전에 아가씨를 만날 생각을 허시게 되었나 봐요."
"오!" 메리가 말했다. "내일 또 가시는 거야? 천만다행이야!"
"주인님은 한참 후에나 돌아오실 거여요. 가을이나 겨울까지 안 오실지두 몰라요.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실 거여요. 항상 그러시니깐요."
"오! 정말 좋아. 정말 기뻐!" 메리가 다행이라는 듯 말했다.
크레이븐 씨가 겨울이나 가을까지만이라도 돌아오지 않으면, 비밀 정원이 되살아나는 모습을 지켜볼 시간이 있을 것이다. 설령 그 사실을 알고 고모부가 그곳을 빼앗는다고 해도, 메리에게는 적어도 추억만큼은 남게 될 것이다.
"고모부가 언제 나를 보자고......."
메리는 말을 끝까지 할 수 없었다. 문이 홱 열리며 메들록 부인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메들록 부인은 제일 좋은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모자까지 썼고 남자 사진이 붙어 있는 커다란 브로치로 옷깃을 고장했다. 그 사진은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메들록 씨의 컬러사진이었는데, 메들록 부인은 옷을 잘 차려입어야 할 때면 항상 그 브로치를 달았다. 부인은 긴장했고,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아가씨 머리가 엉망진창이네요." 메들록 부인은 재빠른 말투로 말했다. "가서 얼른 빗으세요. 마사, 아가씨에게 제일 좋은 옷으로 입혀드려. 크레이븐 씨가 서재로 아가씨를 데려오라고 하시는구나."
발그레했던 메리의 두 볼이 창백해졌다.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고, 자신이 또다시 뻣뻣하고, 못생기고, 말 없는 아이로 되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메리는 메들록 부인의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제 방으로 갔고, 마사가 그 뒤를 따랐다. 옷을 갈아입고 마사가 머리를 빗겨주는 동안 메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꽤 단정한 모습이 되자, 메리는 잠자코 메들록 부인을 따라 복도를 걸었다. 그곳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메리는 고분고분하게 메들록 부인을 따라가 크레이븐 씨와 만날 것이다. 고모부는 메리를 좋아하지 않을 테고, 마찬가지로 메리도 고모부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메리는 고모부가 자기를 어떻게 생각할지 알았다.
메리는 그 저택에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따라갔다. 마침내 메들록 부인이 어느 문을 두드리자 누군가 대답을 했다. "들어와요." 두 사람은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벽난로 앞에 놓인 안락의자에 어떤 남자가 앉아 있었다. 메들록 부인이 그 남자에게 말했다.
"메리 양이 오셨습니다, 주인어른." 부인이 말했다.
"아이를 여기 두고 가보게. 데려가야 할 때가 되면 종을 울리겠네." 크레이븐 씨가 말했다.
메들록 부인이 방에서 나가 문을 닫자, 또다시 못생긴 아이가 되어버린 메리는 가만히 서서 여윈 두 손을 맞잡고 비틀기만 했다. 안락의자에 앉은 남자를 보니 등이 굽었다기 보다는 높이 솟은 두 어깨를 구부정하게 구부린 모습이었다. 머리카락은 새까맣고, 간간이 흰머리가 보였다. 남자가 높은 어깨 위로 고개를 돌려 메리를 보며 말했다.
"이리 오렴!"
메리가 다가갔다.
크레이븐 씨는 못생긴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게 비참한 표정이 아니었다면, 미남일 얼굴이었다. 크래이븐 씨는 메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염려되고 조마조마한 듯 했다. 눈앞의 여자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모양이었다.
"잘 지내니?" 고모부가 물었다.
"네." 메리가 대답했다.
"다들 너를 잘 보살펴주고?"
"네."
크레이븐 씨는 메리를 흝어보더니, 짜증스럽게 이마를 문질렀다.
"무척 말랐구나." 크레이븐 씨가 말했다.
"점점 살이 찌고 있어요." 메리는 이렇게 대답하면서, 자신의 말투가 유난히 퉁명스럽다고 생각했다.
고모부의 얼굴리 어찌나 불행해 보이던지! 크레이븐 씨의 검은 두 눈은 메리를 전혀 보지 않는 듯, 다른 것을 바라보는 듯했다. 게다가 도무지 메리에게 생각을 집중하지도 못하는 것 같았다.
"너를 잊고 있었어." 크레이븐 씨가 말했다. "내가 어떻게 기억할 수 있겠니? 네게 가정교사나 유모나 그런 사람을 붙여주려고 했어. 그런데 깜박 잊어버렸구나."
"저......" 메리가 말문을 열었다. "저......" 바로 그때 목이 콱 막혀버렸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니?" 크레이븐 씨가 물었다.
"저는, 저는 다 커서 유모가 필요하지 않아요." 메리가 말했다. "그리고 제발, 가정교사도 붙이지 말아주세요."
크레이븐 씨가 다시 이마를 문지르며 메리를 보았다.
"소워비 부인도 그렇게 말하더구나." 크레이븐 씨가 마음이 딴 데 가 있는 것처럼 중얼거렸다.
그러자 메리가 용기를 쥐어짰다.
"혹시, 마사의 어머니 말씀인가요?" 메리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그래, 그런 것 같구나." 크레이븐 씨가 대답했다.
"그 부인은 아이들에 대해서 잘 알죠." 메리가 말했다. "아이가 열둘이나 되니까요. 잘 알아요."
크레이븐 씨는 어쩐지 정신이 번쩍 든 모양이었다.
"너는 뭘 하고 싶니?"
"밖에 나가서 놀고 싶어요." 메리는 자기 목소리가 떨리지 않기를 바라며 대답했다. "인도에서 살 때는 밖에서 노는 게 싫었어요. 여기서는 밖에서 놀면 배가 고파요. 그래서 점점 더 살이 찌죠."
크레이븐 씨는 메리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소워비 부인이 밖에서 놀게 하면 네게 좋을 거라고 하더구나. 아마 그럴 거야." 크레이븐 씨가 말했다. "부인은 네가 몸이 더 튼튼해져야 가정교사도 붙일 수 있을 거라고 했어."
"밖에서 놀 때 황무지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튼튼해진 기분이 들어요." 메리가 힘주어 말했다.
"어디에서 노니?" 크레이븐 씨가 물었다.
"어디에서든 다 놀아요." 메리가 열을 내며 말했다. "마사의 어머니가 제게 줄넘기를 보내주셨어요. 그래서 줄넘기를 하면서 뛰어다녀요. 그러면서 새싹들이 땅에서 솟아나기 시작했는지 주위를 둘러봐요. 저는 나쁜 짓은 하지 않아요."
"그렇게 겁먹은 표정은 짓지 마라." 크레이븐 씨가 염려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쁜 짓을 할 리가 없잖니, 너 같은 어린아이가!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려무나."
메리는 손을 얼른 목에 댔다. 너무 흥분해서, 목을 콱 틀어막고 있던 덩어리가 밖으로 튀어나오는 모습을 고모부가 볼까 봐 말이다. 메리는 고모부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그래도 돼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불안해하는 메리의 작은 얼굴을 본 크레이븐 씨는 아까보다 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겁먹은 표정 짓지 말라니까." 크레이븐 시가 외치듯 말했다. "물론 되고말고. 나는 네 후견인이란다. 어떤 아이가 와도 형편없는 후견인이 되겠지만. 나는 네게 시간이나 관심을 할애해줄 수 없어. 몸이 너무 아프고 좋지 않은 데다, 정신이 딴 데 팔려 있거든. 하지만 네가 이곳에서 행복하고 편안하게 지내기를 바란단다. 나는 애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 하지만 메들록 부인이 네게 필요한 것은 다 준비해줄거야. 오늘 너를 보자고 한 건, 소워비 부인이 너를 만나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란다. 딸에게서 네 이야기를 들었다더구나. 그 부인은 네게 신선한 공기와 자유가 필요하고, 여기저기에서 뛰어놀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더구나."
"그분은 아이들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으시니까요." 메리가 또다시 자신도 모르게 불쑥 대답했다.
"그렇겠지." 크레이븐 씨가 말헀다. "황무지에서 나를 불러 세우기에 주제넘다고 생각했단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더구나. 크레이븐 부인이라면, 그 아이를 따뜻하게 대했을거라고." 크레이븐 씨는 죽은 아내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워 보였다. "존경할 만한 부인이야. 지금 너를 만나보니 그분이 분별력 있는 말을 했다는 걸 알겠구나. 원하는 만큼 나가 놀거라. 여기는 무척 넓은 곳이니 얼마든지 가고 싶은 곳에 가서, 하고 싶은 걸 하며 놀아. 달리 원하는 게 있니?" 크레이븐 씨는 문득 생각이 난 듯한 태도로 덧붙였다. "장난감이나 책, 인형이 갖고 싶니?"
"혹시......" 메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땅을 조금 가질 수 있을까요?"
어찌나 열을 내며 말했는지, 메리는 자기 말이 얼마나 이상하게 들리는지, 자신의 의도와 얼마나 다르게 들리는지 미처 깨닫지 못했다. 크레이븐 씨는 몹시 놀란 표정이었다.
"땅이라고!" 크레이븐 씨가 거듭해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이냐?"
"씨앗을 뿌릴 땅요...... 씨앗들을 키우고...... 걔들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려고요." 메리가 더듬더듬 말했다.
크레이븐 씨가 메리를 잠시 보더니, 한 손을 재빨리 눈으로 가져갔다.
"정원을 몹시 좋아하나 보구나." 크레이븐 씨가 천천히 말했다.
"인도에서는 정원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메리가 말했다. "항상 아프고 피곤했거든요. 그리고 너무 더웠고요. 가끔 모래밭에 화단을 만들어서 꽃을 꽂아뒀어요. 하지만 여기서는 그런 것과 달라요."
크레이븐 씨가 일어서서 천천히 방을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땅이라." 크레이븐 씨가 중얼거렸다. 메리는 자신이 고모부에게 뭔가를 떠오르게 한 모양이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고모부가 발걸음을 멈추고 메리에게 말을 건넬 즈음, 고모부의 검은 눈은 부드럽고 따뜻하게 바뀌어 있었다.
"땅이라면 원하는 만큼 가져도 돼." 크레이븐 씨가 말했다. "너를 보니 과거에 땅과 그곳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몹시 좋아하던 사람이 떠오르는구나. 네가 원하는 땅을 찾으면." 미소를 짓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쓰도록 해. 그곳이 생명을 얻도록 만들어보려무나."
"어느 땅이든 가져도 돼요? 아무도 원하지 않으면?"
"어디든." 크레이븐 씨가 대답했다. "자, 됐다! 이제 가거라. 피곤하구나." 크레이븐 씨는 종을 울려 메들록 부인을 불렀다. "잘 지내거라. 난 여름 내내 집을 비울 거란다."
메들록 부인이 어찌나 빨리 들어오는지, 메리는 부인이 복도에서 기다렸으리라 짐작했다.
"메들록 부인." 크레이븐 씨가 말했다. "아이를 만나보니 소워비 부인의 의도를 알겠군요. 이 아이는 가정교사에게 수업을 받기 전에 좀 더 건강해져야 합니다. 아이에게 단순하고 건강한 음식을 준비해주세요. 정원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챙기지는 말아요. 저 아이는 자유와 신선한 공기와 실컷 뛰어노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소워비 부인이 종종 아이를 보러 올 거예요. 가끔 아이가 부인의 집을 찾아가도 되겠군요."
메들록 부인은 기쁜 듯 보였다. '졸졸 따라다니면서' 메리를 챙기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마음이 한결 편해진 모양이었다. 사실 메들록 부인은 메리를 보살피는 일이 지겹다고 생각해 최대한 덜 마주치려고 했다. 게다가 마사의 어머니를 좋아하기도 했다.
"고맙습니다. 주인어른." 메들록 부인이 말했다. "수전 소워비와 저는 함께 학교를 다녔습니다. 하루 종일 다녀도 그 사람만큼 분별력 있고 마음씨 좋은 사람은 못 보실 거예요. 제게는 아이가 없지만, 수전에게는 열둘이나 있죠. 그애들보다 건강하고 착한 아이들도 보기 힘들 거예요. 그러니 메리 아가씨가 그 아이들에게 해코지를 당할 리도 없습니다. 저 역시 아이에 대해서라면 수전 소워비에게 조언을 구한답니다. 수전은 건강한 마음의 소유자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사람이지요."
"알겠소." 크레이븐 씨가 대답했다. "이제 메리 양을 데리고 가고 피처를 보내주시오."
메리의 방이 있는 복도 끝에서 메들록 부인이 돌아가자, 메리는 날 듯이 제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서는 마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마사는 점심 그릇을 치우자마자 서둘러 돌아와 있었다.
"나도 이제 정원이 생겼어!" 메리가 소리쳤다. "어디든 내가 원하는 데다 정원을 만들 수 있어. 한동안은 가정교사도 오지 않을 거야! 네 어머니가 나를 보러 오실 거래. 그리고 나는 네 집으로 놀러갈 수도 있어! 고모부가 나 같은 어린 아이가 무슨 해를 끼치겠냐면서 하고 싶은 건 뭐든 해도 된다고 하셨어. 어디서든 말이야!"
"어머나!" 마사가 기뻐했다. "주인어른이 정말 친절하시네요. 그렇죠?"
"마사." 메리가 진지하게 말했다. "고모부는 정말 좋은 분이야. 그런데 얼굴이 너무 비참해 보이고 이마를 내내 찡그리고 계셨어."
메리는 최대한 빨리 정원으로 나갔다. 메리는 최대한 빨리 정원으로 나갔다. 메리는 생각보다 더 오래 자리를 비웠으며 디콘이 8킬로미터를 걸어서 집으로 가려면 일찌감치 출발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담쟁이덩굴 아래 문으로 살짝 들어가 보니, 점심을 먹으러 갈 때 디콘이 일을 하던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원예 도구들은 나무아래 가지런히 모여 있었다. 메리가 사방을 둘러보며 얼른 그곳으로 달려갔지만, 디콘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디콘은 벌써 돌아갔고, 비밀 정원은 텅 비어 있었다. 담장을 넘어날아 들어와, 장미 덤불에 내려앉아 메리를 지켜보는 울새를 제외하면 말이다.
"가버렸어." 메리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했다. "오! 정말로, 정말로. 디콘은 숲의 요정이었던 걸까?"
그떄 장미 덤불에 꽂혀 있는 하얀 것이 메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종잇조각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디콘에게 보내려고 마사에게 써준 편지 조각이었다. 그 종이가 장미 덤불에 난 기다란 가시에 꽂혀 있었다. 메리는 이내 디콘이 그 쪽지를 두고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종이에는 삐뚤빼뚤한 인쇄체 글자와 함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처음에는 그 그림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자꾸 보니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는 둥지 그림이었다. 그 아래 인쇄체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또 오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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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252.♡.103
뉘썬2뉘썬2 (♡.169.♡.51) - 2024/01/13 09:31:07

메리는 디콘을 엄청 좋아하는 눈치네요.이쁘다하고 보면 쭈바제처럼 생겨도 이쁘지요.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는가가 중요하죠.디콘은 같이 정원을 가꿔갈 동지니깐요.

메리가 비밀정원에 완전꽂혀서 고모부랑 대화할때 긴장해하는 모습이 섬세하게 그려졋
어요.고모부가 땅을갖도록 허락하고 여름내내 집을 비운다고 햇으니 이제 메리가 그땅
의 주인이 되겟네요.

단밤이 (♡.252.♡.103) - 2024/01/13 09:47:26

쭈바제 ㅋㅋ 너무 웃겨요. 사람이 매력있으면 뭐 어째도 예쁘게 보이죠.

뉘썬2뉘썬2 (♡.169.♡.51) - 2024/01/13 09:51:03

코가들리고 입이크다하니깐 ㅋㅋ 못생겨도 하는짓이 이쁘고 꿈과생기가 잇는사람은
이뻐요.

단밤이 (♡.252.♡.103) - 2024/01/13 09:56:54

그러게요. 묘사를 보면 눈 말고 이쁜데가 없어보이는데 메리눈엔 다 이뻐보이니까 신기하죠 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4/01/13 10:29:51

메리가 좋아하는 정원에 관심이 잇으니까요.같은목표와 취미를 갖고잇으니까
어딜바두 이쁘죠.ㅋㅋ

단밤이 (♡.252.♡.103) - 2024/01/13 10:33:09

저도 여신님 어딜 봐도 예뻐요 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4/01/13 10:53:35

데헷~

단밤이 (♡.252.♡.103) - 2024/01/13 10:54:24

(◍•ᴗ•◍)

뉘썬2뉘썬2 (♡.169.♡.51) - 2024/01/13 10:57:21

(●'◡'●)嘻嘻
중어타자 정상으로 돌아왓어요.컴퓨터가 왓다리갓다리 하네요.ㅋㅋ

단밤이 (♡.252.♡.103) - 2024/01/13 11:00:56

컴터가 말을 가끔 안듣나요? ㅋ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4/01/13 11:01:51

가끔 调皮하는같아요.ㅋㅋ

단밤이 (♡.252.♡.103) - 2024/01/13 11:02:52

컴터도 장난칠줄 아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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