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5. 충족

chillax | 2024.04.25 11:30:37 댓글: 0 조회: 73 추천: 1
분류교양서적 https://life.moyiza.kr/fiction/4563875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05


욕망은 필연이다

[충족]




“의욕의 주체는 영원히 애타게 갈망하는 탄탈로스와 같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욕망이 채울 수 없는 갈증이라는 점에서 탄탈로스와 비슷하다고 본다.

제우스의 아들 시필로스의 왕 탄탈로스는 신들이 사는 올림포스에 식사 초대를 받았다. 탄탈로스는 신들의 음식인 넥타르와 암브로시아를 훔쳐 발각됐다. 이를 괘씸하게 여긴 제우스는 탄탈로스를 지옥으로 떨어뜨린다. 물을 마시려고 하면 물이 마르고, 과일을 따 먹으려 하면 가지가 물러나서 그는 영원한 굶주림과 갈증에 시달린다.

인간은 탄탈로스의 운명처럼 목마름을 완벽하게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불행할 수밖에 없다.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모든 의욕은 욕구에서, 즉 결핍이나 고뇌에서 생긴다. 이 욕구는 충족되면 끝난다. 그러나 하나의 소망이 성취되더라도 열 개의 소망은 이뤄지지 않고 남는다. 더군다나 욕망은 오래 지속되고, 요구는 끝없이 계속된다. 즉 충족은 짧은 시간동안 불충분하게 이뤄진다. 의욕한 대상을 얻지 못하면 확고하고 지속적인 충족은 얻을 수 없다. 이는 마치 거지에게 늘 던져 주는 적선이 오늘 그의 목숨을 이어 주는 고통을 내일까지 연장시키는 것과 같다.”

두려움과 희망의

근원은 같다

우리의 욕망의 만족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우리의 의식이 의지에 사로잡혀 있는 한, 우리가 끊임없는 희망과 두려움으로 여러 충동에 내몰려있는 한, 우리가 의욕의 주체인 한 우리에게는 결코 지속적인 행복이 주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욕망을 충족해도 채워지지 않는 탐욕이 성취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충족된 욕망은 한정돼 있지만 충족되지 못한 욕망은 훨씬 더 많이 남아 있다. 이뿐만 아니라 그 욕망의 충족도 잠정적인 것이다.

원하는 것을 얻고 나면 곧 싫증이 나고, 늘 똑같은 갈증을 느끼며 삶을 갈망할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다나이데스 자매의 비극을 언급한다. 다나이데스 자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르고스 왕 다나오스의 50명의 딸로, 결혼하고 첫날밤에 각자의 남편을 죽인 죄로 지옥에서 밑 빠진 독에 물을 가득 채우는 벌을 받는다. 쇼펜하우어가 다나이데스 자매가 밑 빠진 독에 끊임없이 체로 물을 퍼 올리는 것에 비유한 이유는 그 행위에 끝이 없기 때문이다. 즉 욕망을 채우기 위한 행동은 결국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욕망이라는 갈증을

해소하는 방법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인간의 욕망이 끝이 없는 이유는 미슬로우 욕구 5단계설로 설명할 수 있다. 1단계 욕구는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욕구로 의식주, 수명 욕구 등이다. 2단계 욕구는 안전에 대한 욕구로 위험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다. 3단계는 소속감과 애정에 대한 욕구로 연애하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다. 4단계는 존경의 욕구로 명예, 권력, 성취에 대한 욕구다. 마지막 5단계는 자아실현의 욕구로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는 욕구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쇼펜하우어도 욕망의 여러 단계에 대해 언급했다
.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 가능한 건강이다. 살아 있어야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면서 잠시 행복의 착각 속에 빠져든다. 명예와 권력의 욕구는 타인의 마음에 비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허영이라며 비판한다. 자기실현의 욕망은 교육과 교양을 통해 반드시 실현해야 할 최고의 가치로 봤다.

프랑스의 정신 분석가인 자크 라캉은 인간의 욕망이 잃어버린 실재계(现实界)를 향해 있기 때문에 인간이 불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그 이상적인 상황을 일컫는 주이상스는 갓 태어난 아이가 엄마의 품 안에서 수유를 받는 것에 비유되는데, 성인이 되면 죽을 때까지 그런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채워도 채워도 충족을 모르고 결핍을 느끼는 대상은 명예, , 권력, 출세, 성공 등 셀 수 없이 많다.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이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최근 경제적인 자유를 얻기 위해 무리하게 빚을 내서 투자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대박을 노리다가 쪽박을 차는 경우도 많았다. 주식과 비트코인의 상승과 하락을 보면 사람들이 이성보다 광기에 지배받는 것처럼 보였다. 주식 토론방에서 종목을 추천하는 사람이 사기를 쳐서 많은 사람이 손해를 보는 사례도 있었다. 모두 인간의 탐욕을 보여 주는 예다. 한 방에 부자가 되고 싶은 인간의 절박한 심정을 보여 준다. 권력에 탐닉한 정치인들은 자신의 현재 지위에 만족하지 않고 최고의 권력을 꿈꾼다. 낮은 단계의 욕망은 그나마 충족이 쉬워도 높은 욕망, 인정과 존경과 같은 높은 가치는 혼자서는 성취할 수 없다. 이렇듯 인간은 무한한 욕망의 늪에 빠져든다.

가지면 더 갖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다 쓰지 못하거나 죽을 때까지 다 갖지 못한다. 인간의 욕망이 끝없는 목마름과 같이 영원히 충족할 수 없다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 그것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면 욕망의 크기를 줄일 필요가 있다.

풍족하지 않으면 궁핍해서, 풍족하면 권태로워서, 끝없는 욕망을 채우지 못해서 시달리는 것이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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